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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인자하신 어머님

“회장님께서 이렇게 깨어있는 분이신 줄 몰랐습니다...”

신수학의 말에 소찬식이 손사래를 쳤다.

“솔직히 저희 때야 다 어렵게 자랐죠. 날 때부터 재벌인 사람이 몇이나 있었습니까? 저도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SC그룹을 설립했었죠. 그리고 회장님이 뭡니까. 사돈이라고 부르세요. 아, 저희가 준비한 예단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 볼까요?”

호칭에서 바로 예단으로 화제가 넘어가니 신수학도 윤혜정도 얼떨떨할 따름이었다.

“일단 현금 30억에 신혼집은 양평에 있는 300평짜리 별장으로 하죠. 아, 평소 출퇴근할 때 지낼 빌라도 100평 정도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액세서리로는...”

잔뜩 신난 소찬식이 말을 이어가려던 그때, 신수학이 어색한 기침이 들려왔다.

“회장님, 벌써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너무 이르지 않을까요?”

“별말씀을요. 이런 건 미리미리 정해 둬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들 모두 진심으로 나리가 마음에 들거든요.”

소찬식이 인자한 미소로 신나리를 돌아보고 신나리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소찬식의 진심어린 칭찬에 신수학과 윤혜정의 묘하게 실려있던 긴장감이 자취를 감추었다.

솔직히 올 때까지만 해도 소 씨 일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거만하게 나온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날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더 화려한 저택 규모에 조금 압도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소찬식을 비롯한 가족들의 열정은 그들의 상상을 훨씬 초월했고 오히려 그런 마음을 지닌 채 이곳을 찾은 자신들이 옹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오는 칭찬이 있으면 가는 칭찬도 있어야 하는 법.

신수학이 입을 열었다.

“은찬이도 훌륭한걸요. 우리 나리랑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아, 물론 아드님이 훨씬 더 대단한 과학자지만 말입니다. 해마다 내는 논문에 받는 상만 세어봐도... 웬만한 학자들이 평생을 노력해도 닿지 못할 수준입니다. 저희 나리도 그 동안 아드님을 롤모델로 생각해 왔고요. 솔직히 아드님 같은 남자를 또 어디서 만나겠습니까.”

아들 칭찬에 소찬식이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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