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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따뜻한 남자

“아니!”

김하늘이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그냥 좀... 이상해서...”

평생 혼자 모든 걸 책임지고 해결하는 삶을 살아온 김하늘은 갑작스러운 소은해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송구스러웠다.

연애를 할 때도 항상 김하늘이 먼저 리드하는 쪽이었는데 왠지 소은해 앞에서만큼은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 대신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항상 그녀만을 바라만 봐주는 소은해의 모습에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리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아니, 너무 행복해서 오히려 불안할 지경이었다.

“그럼 천천히 적응해 나가면 되지. 우리 오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멋있는 척 다하고 다니지만 너도 알지? 사실은 그냥 애야 애.”

잠깐 고민하던 김하늘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얻은 사랑인데... 행복한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그래. 시간 지나면 적응되겠지. 아, 너야말로. 동하 씨랑 오래 가네? 난 솔직히 두 사람... 곧 헤어질 줄 알았거든.”

김하늘이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동하 씨가 좋은 사람인 건 맞지만 뭐 여러 모로 네 스타일은 아니잖아? 난 네가 은인에 대한 고마움? 그런 마음인 줄 알았는데...”

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그러게.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그런데 동하 씨랑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좋아하는 사람이랑 손을 잡고 날씨 좋은 날 산책하는 기분이랄까?”

소은정은 저번 연애는 다르게... 라는 말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3년 동안 박수혁만 바라봤지만 손끝 한번 허락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소은정은 이미 사랑에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런 그녀에게 전동하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구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소은정의 미소에 김하늘의 입가에도 웃음이 피어올랐다.

다행이야, 좋은 사람 만나서... 은정이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날 점심, 소은정은 작품 촬영을 마치고 쉬고 있는 손호영과 점심 약속을 가졌다.

윤시라의 악행이 드러나며 손호영의 이미지가 좋아진 건 사실이었지만 매일 수많은 신인들이 쏟아지는 연예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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