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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일단 헤어져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젓는 아버지의 모습에 그의 어깨에 기댄 소은정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아빠. 괜히 걱정만 끼쳐드리고...”

전인권 회장... 여기까지 사람을 보내? 내가 너무 방심했어.

시무룩한 딸의 모습에 소찬식이 미소를 지었다.

“아니다. 지금 네 아빠 뒷방 늙은이 취급하는 거니? 그런 걸로 겁 먹을 사람으로 보여? 이 아빠가 가장 걱정되는 건 너야. 전동하 대표 때문에 네가 위험해질까 봐... 너 정말 전동하 대표랑 계속 만날 생각이니?”

소찬식이 오랫 동안 고민하던 질문을 던졌다.

“일단 며칠 동안 본가에서 지내는 게 어떻겠니? 같은 오피스텔에서 살면 사람들도 오해할 테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전동하 대표의 상황이 안타깝긴 했지만 더 걱정되는 건 소은정 쪽이었다.

적어도 자신의 손길이 닿는 곳에 지내야 마음이 놓일 것만 같았다.

그의 말에 소은정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망설이던 소찬식이 말을 이어갔다.

“아빠도 너희 두 사람 사이를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건 아니야. 일단 헤어졌다가 전동하 대표가 이번 일을 제대로 해결하면 그때...”

깊은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그의 말을 끊었다.

“아빠, 아빠 말씀 무슨 뜻인지는 알겠어요. 그런데 이미... 늦었어요.”

“늦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저번에 파티에서 전인권 회장을 만났는데 저랑 동하 씨가 만나는 거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어요. 동하 씨 말고 전인권 대표와 만나보는 게 어떠냐는 말에도 거절했고요. 그리고 지금 헤어진다고 말하면 오히려 전에 사귀었다는 걸 인정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전동하 대표가 불리해지니까 버린다고 사람들이 수군댈 수도 있고요.”

소은정의 말에 소찬식은 침묵하고 소은호는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전인권? 그 늙은이 노망이 났나. 어디서 들이댈 걸 들이대야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 뒤로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빠졌고 소찬식도 더 이상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다음 날, 소은정은 마사지를 받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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