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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벗어

딸의 질문에 신호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시라도 여기 있는 거야? 그걸 왜 이제야 말해?”

“우연히 알았어요. 합석하실래요?”

신지연의 코웃음에도 신호민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너 드디어 시라를 받아주기로 한 거야? 그래. 어차피 한 가족 될 사이인데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지.”

이때 홀에 앉은 소은정을 발견한 신호민은 조금 당황한 듯 싶었으나 미처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신지연이 그의 팔을 끌고 룸쪽으로 향했다.

복도 안쪽 룸 앞에 도착한 신지연이 거침없이 문을 열어젖히고 날카로운 두 여자의 비명소리가 선후로 울려 퍼졌다.

“아악!”

“아악!”

각각 신지연과 윤시라의 목소리였다.

한편, 딸의 뒤에서 안쪽의 상황을 확인한 신호민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거칠게 딸을 밀친 신호민이 바로 룸 안으로 쳐들어갔다.

“윤시라, 이 천박한 게 네가 감히 날 배신해?”

그 뒤로 비명소리와 온갖 물건들이 넘어지고 부숴지는 소리가 우당탕탕 들리고 흐트러진 옷차림의 전기섭이 룸에서 가장 먼저 걸어나왔다.

잔뜩 굳은 얼굴에 맞기라도 했는지 입가에 터져있었고 얼굴 여기저기에 여자의 손톱에 할퀸 자국이 가득했다.

윤시라가 감히 그의 얼굴에 손을 댈 리는 없을 테고 방금 전 몸싸움 도중 신지연에게 긁힌 것으로 보였다.

셔츠 단추를 다시 채운 전기섭이 룸 쪽을 돌아보더니 퉷 하고 침을 뱉었다.

“진짜 재수가 없으려니까...”

방금 전 룸에 들어가마자 먼저 온갖 육탄 공세를 해온 건 윤시라였다.

윤시라가 온갖 미인들을 돌아가며 만나본 전기섭의 마음에 들 리는 없었지만 방금 전 도도한 소은정의 얼굴이 떠오르며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받아준 것이었는데...

떠나기 전까지도 소은정의 테이블을 힐끔힐끔 바라보던 전기섭이 레스토랑을 나서고 디저트를 즐기던 소은정의 입가에 드디어 미소가 피어올랐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두 사람 룸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거야...

비록 전기섭은 윤시라와 처음 보는 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허영심 가득한 윤시라가 돈 많고 잘생긴 전기섭을 가만히 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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