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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드러난 비밀

칠흑같이 어둡고 아름다운 하연의 눈동자에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확고함이 있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을 마주한 서준은 마음이 텅 비는 듯하여 천천히 손을 놓았다.

“예전에는 분명 널 속인 적이 있지만, 이혼하고 나서는 단 한 번도 없었어. 너도 내가 어떤 마음인지 잘 알잖아.”

“내가 말한 건 그게 아니라, 결혼하기 전이야.”

온몸을 움찔거리던 서준은 입술을 꽉 다문 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뭐?”

‘난 분명히 묻어두려고 했어, 얼굴을 보고도 모르는 사람 대하듯 할 생각이었다고. 하지만 한서준이 계속 치근덕대는 상황에서 바보처럼 넘어갈 수는 없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네 잘못을 인정하기만 하면 너를 남자로서 존경할게. 그런데 넌, 인정할 용기조차 없는 것 같네.”

하연은 한마디 한마디를 느리고 정확하게 말하며, 점차 어두워지는 서준의 표정을 주시했다.

“네 형은 알아? 네가 그 사람을 대신해서 나랑 결혼했다는 사실을.”

순간, 서준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알고 있었구나.’

‘그런데... 어떻게 알게 된 거지?’

그가 한참 후에야 어렵게 입을 열었다.

“우리 형을 만난 거야?”

하연은 확답하지 않았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나한테 해명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찾던 사람은 네가 아니라 네 형이었어. 하지만 너는 그걸 알면서도 말해주지 않았지. 아니, 오히려 신분을 속이고 나랑 결혼했고, 한씨 가문에서 집안일이나 하면서 내 청춘을 허비하게 했어!”

“재밌었니, 한서준?”

하연이 한 걸음씩 다가서며 서준을 압박하자, 그는 천천히 물러서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꼭꼭 숨겨오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은 서준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는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벼운 느낌이 들었으며, 눈앞이 어두워지고 심장이 계속해서 가라앉는 것 같았다.

“넌 모든 걸 알면서도 내가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만 봤어. 날 B시에 가두어 네 비서로 일하게 했고, 한씨 가문을 위해 헌신하게 했어! 그 오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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