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05화 건달의 소행

작가: 손라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 애 삼촌이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남자의 눈 밑에 매서운 빛이 언뜻 지나갔다.

두식이 오늘 이런 짓을 벌인 첫 번째 원인은 돈이고, 두 번째 원인은 가흔을 제대로 혼내줘 짓밟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거다.

“그리고 그 여자가 먼저 우리 여정한테서 60억을 먼저 뜯어냈어. 난 고작 100억 요구했으니 많지 않아.”

두식은 입꼬리를 움직이며 건들거렸다.

“저 여자 꽤 괜찮아 보이던데, 이따가... 헤헤헤...”

사람들은 바로 눈치챘지만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두식 형님, 이렇게 좋은 건 형님 먼저 즐겨야죠. 저희는 나중에 하면 됩니다.”

“그래! 의리 있네. 돈 받으면 사람당 1억씩 줄 테니까 가서 즐겨.”

“감사합니다, 두식 형님.”

“두식 형님 멋지십니다!”

“차 준비했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동서남북으로 흩어지면 그 사람들은 잡고 싶어도 못 잡습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어요. 우리 차 대포차라서 경찰들도 찾지 못할 겁니다.”

“응, 돈 받으면 미련 없이 떠나자고.”

“네. 그럼 저 안의 여자는...”

두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잡아당겼다.

“여자는 손 안 대면 가슴이 근질거리고 손 대면 중독되거든. 형이 먼저 맛 한번 볼게.”

“...”

가흔은 두식의 변태 같은 목소리에 속이 뒤집혀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을 해댔다.

만약 이대로 앉아서 모든 걸 운명에 맡기면 무슨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걸 가흔은 알고 있다.

때문에 반드시 스스로 도망쳐야 한다.

가흔은 먼저 팔을 움직여 보았다. 다행히 남자들은 가흔에 대한 경계심이 무겁지 않아 밧줄을 꽉 묶지 않았다.

이에 가흔은 힘껏 몸부림쳤다. 하지만 다음 순간, 문이 열리더니 두식이 변태 같은 표정을 지으며 가흔에게 걸어왔다.

심지어 두 눈은 마치 늑대가 사냥감을 노리는 것처럼 집요하고 날카로웠다. 그 순간 가흔은 심장이 철렁해 목소리마저 떨렸다.

“뭐 하려는 거야? 오지 마.”

가흔은 두식에게서 멀어지려고 점점 뒤로 물러났다.

그때 두식은 입꼬리를 비틀며 제 바지 버클을 풀어 헤치더니 점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06화 왜 이렇게 빨리 오는 거야?

    그때, 남자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자기가 즐기려던 게 방해를 받자 두식은 언짢은 듯 전화를 무시했다.“젠장!”그러면서 핸드폰을 아예 옆으로 던져버렸다.하지만 전화벨이 끈질기게 울려대자 두식은 결국 욕설을 퍼부었다.그렇다고 별다른 수가 없었기에 잠시 가흔을 놔주고 핸드폰을 손에 쥐더니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받았다.“누구야?”이미 조바심이 날 대로 나버린 하성은 상대가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말했다.“돈 준비됐어, 당신이 말한 곳에 뒀는데, 사람은?”“이렇게 빠르다고?”두식이 언짢은 듯 시간을 확인하며 투덜대자 이미 인내심을 잃은 하성은 순간 욱해 버럭 소리쳤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사람 어디 있냐고!”두식은 바닥에 있는 가흔을 흘긋 보더니 콧방귀를 뀌었다.“그렇게 조급할 거 뭐 있어? 돈 받으면 사람은 자연적으로 풀어준다니까.”하성은 주변을 빙빙 돌며 두리번댔지만 아무것도 없어 이를 갈았다.“말한 대로 해야 할 거야. 돈 가지고 당장 사람 풀어.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두식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가 두 똘마니를 불렀다.“물건 도착했대. 가서 확인해.”“네, 형님.”“내 부하가 지금 확인하러 갔으니 확인하고 말해.”말을 마친 두식은 전화를 끊고 뒤돌아 가흔을 바라보며 언짢은 기분을 달랬다.방금 끓어오른 욕망이 다시 그를 자극해 속이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젠장, 왜 이렇게 빨리 오는 거야?”하지만 가흔은 이미 절망하여 바닥에 누운 채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속에서부터 모욕감이 피어올라 마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방금 가흔은 전화 건너편에서 하성의 목소리를 들었다.그리고 하성이 현장에 왔다는 걸 알았다.가흔은 하성이 왜 왔는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형편없는 모습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때 한참 동안 고민하던 두식은 이대로 포기하자니 너무 아까워 다시 가흔에게 접근했다. 거의 손에 넣을 수 있는 걸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으니까.“넌 내 손에서 도망칠 생각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07화 대신 막아주다

    가흔은 저한테로 날아오는 몽둥이를 보자 일순 굳어버렸다.그러다 몽둥이가 점점 가까워져 가흔에게 닿으려 할 때 어디서 누군가 튀어나와 두식의 등을 발로 걷어찼다. 그 힘이 어찌나 셌는지 두식은 비틀거리다 결국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하성 오빠.”가흔은 놀랍고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때 하성이 빠른 걸음으로 가흔에게 달려와 손을 꼭 잡으며 물었다.“괜찮아?”가흔은 어눌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나마 무사한 가흔을 보자 하성 역시 가슴에 막힌 돌멩이가 내려가는 기분이었다.“무사하다니 다행이야.”하지만 하성은 등 돌린 터라 뒤에서 두식이 살금살금 기어 일어나 몽둥이를 들고 다가오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몰랐다.“조심해요!”그때 가흔이 하성을 밀쳐버리고 몸으로 몽둥이를 막았다. 곧이어 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몽둥이에 머리를 맞은 가흔은 눈앞이 캄캄해져 앞으로 넘어졌다.“가흔아!”하성은 가흔의 이름을 불리며 앞으로 달려가 부축하고는 두식을 인정사정없이 발로 걷어찼다.하성은 두식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기에 온 발에 힘을 싫은 채 쉴 새 없이 두식을 차댔다.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한 두식은 비명소리를 꽥꽥 내질렀지만 하성은 듣지 못한 것처럼 온 힘을 다해 두식을 혼냈다.그러다 한참 뒤, 두식은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고, 하성은 그제야 동작을 멈추었다.“가흔아, 어때?”하성은 걱정 가득한 말투로 물었지만 손에는 점차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그리고 손을 확인한 그는 그게 모두 가흔의 머리에서 난 피라는 걸 발견했다.가흔은 눈앞에 뭇별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정신이 점점 아득했고, 하성의 얼굴도 두개로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손에 힘이 빠져 툭 늘어지더니 의식이 점멸 되었다.“두식 형님!”소문을 듣고 헐레벌떡 달려온 똘마니들은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보고는 하나둘 하성에게 달려들었다.“감히 우리 두식 형님을 다치게 해? 오늘 네놈을 죽이고 말 거야.”항성은 두 눈은 이미 새빨갛게 충혈된 채로 쉴 새 없이 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08화 서로 관심하다

    병원에 도착한 가흔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났다.가흔 머리의 상처는 꽤 심각했다. 뇌진탕인 데다 상처가 찢겨 몇 바늘 꿰매기까지 했다.하연이 문을 열고 병실로 들어서더니 걱정스럽게 물었다.“가흔아. 어때? 괜찮아?”가흔은 입을 꾹 다물며 미안한 기색을 드러냈다.“미안해, 너한테 폐 끼쳤네.”평소 가흔이 이토록 내외하고 소외감 느껴지게 구는 걸 제일 싫어하는 하연은 얼른 가흔의 손을 잡았다.“너 나한테까지 그럴 거야?”가흔은 그제야 표정을 가다듬고 눈을 내리깔았다. 가흔도 하연이 저를 진심으로 대하고 항상 자매 같은 친구로 대한다는 걸 알고 있다.가흔 역시 그렇고. 하지만 출생과 신분 대문에 가흔은 늘 민감하다.그도 그럴 게, 하연과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니까.“하연아, 저기 그... 괜찮아?”가흔이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하성이다. 그동안 가흔이 항상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은 하성 말고는 없었으니.“걱정하지 마. 오빠는 튼튼해서 아무 문제 없어. 그런데... 그렇게 걱정되면 왜 병실로 들이지 않아? 하성 오빠가 널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가흔은 말없이 이불을 꽉 움켜쥐더니 한참 동안 머뭇거리다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 돌아가라고 해.”하연은 여전히 고집부리는 가흔을 어쩔 수 없어 마지못해 동의햇다.“그래, 오늘 밤은 예나 불러 너 돌봐주라고 할 테니 그동암 몸조리 잘해. 그리고 널 이렇게 만든 사람은 이미 잡아들였어, 나머지는 나한테 맡겨.”“그래... 혹시 누가 시켰는지는 알아냈어?”“응, 그런데 이 일은 상관하지 마. 지금은 네 건강이 우선이니까.”“그래.”가흔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조금 홀가분해진 듯했다. 이윽고 하연과 눈을 마주치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하연아.”“됐어. 나한테 예의 차릴 필요 없어.”그 뒤로도 한참 동안 수다를 떤 뒤 하연은 병실을 나섰다. 하연이 나와 문을 닫기 바쁘게 하성이 달려와 하연의 팔을 잡아당겼다.“가흔은 어때? 나 들어가도 돼?”하연은 고개를 돌려 가흔의 병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09화 건강검진

    하성은 설명을 길게 늘어놓았다.“하연아,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여자애가 용기를 내어 나 대신 공격을 막아줬는데, 신경 쓰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아니, 가흔이 왜 오빠를 구해줬는지 모르겠어요?”그 말에 하성은 더 어리둥절해졌다. 그 표정을 본 하연은 한숨을 푹 내쉬며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그럼 오늘 왜 그곳에 나타났어요?”“문자를 받았거든. 가흔이 위험하다고 해서 문자에서 요구한 대로 현금 인출해서 구하러 간 거였어.”“그럼 그때 기분은 어땠어요?”“기분? 하연아, 그런 긴급상황에서 기분이 어땠겠어. 당연히 속이 타들어 가고 급하지.”하성은 그제야 그때 자신이 급박했던 것 외에 머릿속에 오로지 가흔에 대한 걱정뿐이었다는 게 떠 올랐다.하성은 가흔이 다칠까 봐 걱정했고, 가장 먼저 가흔이 무사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게다가 소식을 접한 순간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불안함과 당황함을 느꼈다.“오빠, 그동안 가흔도 우리랑 오랫동안 함께 있었잖아요. 그런데 가흔한테 정말 특별한 감정을 못 느꼈어요?”하성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는 가흔과 함께했던 매 순간이 떠 올랐다. 게다가 무엇 때문인지 분명 아주 오래전 일들인데 머릿속에 너무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오빠, 설마 가흔이 오빠 좋아하는 거 모르는 건 아니죠?”하연의 말은 마치 나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하성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충격적인 소식에 하성은 몸이 뻣뻣하게 굳어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것처럼 되물었다.“뭐라고? 가흔이 나를 좋아한다고?”그 말을 하는 순간 하성은 왠지 심장이 두근거렸고 저도 모르게 기쁘고 설렜다.하연은 하성의 반응에 답답한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사실 하연은 가흔 대신 답변을 받아내고 싶었다. 만약 하성이 정말 가흔에게 마음이 있다면 하연은 제대로 두 사람을 이어줄 생각이고, 반대로 마음이 없다면 가흔을 설득해 자기 오빠를 잊고 더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할 생각이었으니.“오빠, 제대로 답변해 줘요. 대체 가흔한테 마음이 있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10화 왜 고백하지 않은 줄 알아?

    “네?”상혁은 고개를 돌려 하연을 바라보더니 사뭇 진지한 얼굴로 분석했다.“가흔이 그렇게 오랫동안 네 오빠를 좋아하면서 왜 고백하지 않은 줄 알아?”하연은 흠칫 놀라 고개를 마구 저었다.사실 하연도 그 부분이 늘 이상했다. 하연이 아는 가흔은 목표가 명확하고 한 가지 일을 확정하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게다가 주얼리 디자인을 좋아해서 열심히 연구한 끝에 이제는 세계 패션계에서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의 위치까지 올라왔고, 혼자 자기만의 브랜드도 만들었다.이것만 봐도 가흔이 얼마나 우수한지, 또 얼마나 집요한지 알 수 있고, 한 가지 일을 확정 지으면 끝까지 견지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가흔이 하성에 대한 감정 역시 그렇다.그동안 일편단심 하성만 좋아하고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하지만 남녀 사이의 감정을 아는 건 당사자뿐이다.“이유가 뭐예요? 상혁 오빠는 알아요?”상혁은 하연의 손을 잡고 나란히 밖으로 나가더니 천천히 설명했다.“가흔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가흔이 독립적이고 사업심이 강하고, 능력 있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사실은 아주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야, 우리가 아는 것처럼 강하지도, 자신감 넘치지도 않아.”그러고 보니 하연은 저도 가흔의 생각을 읽지 못할 때가 많았다는 걸 느꼈다.‘그동안 절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말할 자격 없네.’“상혁 오빠, 오빠는 어떻게 발견했어요? 가흔은 절대 우리 앞에서 말한 적 없는데.”상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하연이 조금 실망하자 이내 위로했다.“감정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거야. 우리는 더 중요한 일이 남아 있어.”그 말에 상혁과 눈빛을 교환한 하연은 곧바로 이해했다는 듯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확실히 그 인간 말종 쓰레기들 좀 만나 봐야겠어요.”상혁은 하연을 데리고 곧장 교외로 향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목적지인 FL 그룹 소유의 폐기 창고에 도착했다.이 창고의 위치는 매우 은밀해 아는 거의 사람이 없고 오가는 사람도 없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11화 곽대철을 알아?

    하연은 일순 눈빛이 어두워졌다. 이 일의 자초지종은 하연도 진작 알아봤다. 하지만 고작 60억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이미 많이 봐준 처사다.그런데 그 일을 계기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안에 있는 강두식은 안여정의 외삼촌이야. 저 사람 말로는 안여정이 너무 억울한 일을 당해 이런 계획을 세웠다더라고.”하연은 그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이런 상황이었어?’“그럼 이 일 안여정과는 상관있어요?”하연의 말이 떨어지자 상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하연에게 건넸다.그리고 영상 하나를 재생했다.영상 속 여정은 눈물범벅이 되어 흐느끼며 말하고 있었다.“최 사장님, 이번 일은 저와 상관없어요. 저는 모르는 일이라고요. 그냥 외삼촌한테 하소연 좀 한 건데, 삼촌이 그런 짓을 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하연은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어 그대로 핸드폰을 꺼버렸다.“본인은 아예 깨끗하게 발 빼겠다는 거네?”이번 일이 아무리 여정이 지시한 게 아니라고 해도 절대로 책임을 벗을 수 없다.“정말 네 말 대로 아무 상관 없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남에게 납치를 지시하는 건 콩밥 신세를 져야 할 테니까.”하연의 어두운 눈빛으로 핸드폰을 내려놓더니 상혁과 시선을 교환했다.“들어가서 뭐라 하는지 들어봐요.”이윽고 말을 마친 뒤 성큼성큼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강두식은 누군가 들어오자 무척 흥분하는 모습이었다.“나 풀어주러 온 거지? 당신들 이렇게 나를 감금하는 거 불법이야. 그런데 나 풀어주기만 하면 과거 일을 묻어둘 수 있어. 아무 일 없었던 거로 할 수 있다고.”하연은 너무 어이없어 피식 웃었지만 미소가 눈까지 닿지는 않았다. 하연은 한 걸음 한 걸음 두식에게 걸어갔다.“아무 일도 없었던 거로 하자고? 그건 당신한테만 너무 좋은 처사 아닌가?”하연의 목소리는 마치 12월의 서리처럼 뼈를 에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 심지어 두식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당신 누구야? 뭐 하자는 거야?”하연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두식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12화 하연 아가씨는 내 보스야

    하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두식은 하연이 곽대철의 이름에 겁먹었다고 생각해 더 보충했다.“왜? 무서워? 무서우면 당장 풀어줘. 늦어서 대철 형님이 오기라도 하면 너희들 제명에 못 죽어.”“풀어달라고? 꿈 깨. 감옥에 처넣으면 모를까.”두식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나를 감옥에 넣는다고? 그럴 능력은 있고? 우리 대철 형님은 비즈니스계와 조폭계에 모두 발 담고 있는 분이셔.”“그래? 그럼 오늘 그 곽대철 형님이 너 구하러 오나 보자고.”하연은 말하면서 핸드폰을 꺼내 들더니 곧바로 곽대철한테 전화했다.그걸 본 두식은 당연히 하연이 허세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여자인 하연이 조폭계를 주름잡는 거물 곽대철과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하지만 웬걸? 연결음은 약 두 번 정도 울리더니 곧바로 곽대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흑흑, 보스. 처음으로 저한테 먼저 연락한 거 아시죠? 내가 이렇게 귀한 경험을 하다니...”하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볼 일 있어서 전화했어요.”“무슨 일인데요? 보스 명령이라면 뭐든 따를게요.”“혹시 강두식이라고 알아요?”대철은 머릿속으로 한참 동안 이름을 검색하다가 겨우 뭐가 생각난 듯 대답했다.“알죠. 제 부하 중 한 명이에요.”하연은 눈을 들어 두식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어찌나 날카로운지 두식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이윽고 확신 없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너 정말 대철 형님을 안다고?”두식은 저절로 말하고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대철 형님이 어떤 인물인데. 조폭계에서 명성을 널리 알린 분인데, 고작 명문가 아가씨가 그런 거물과 알고 지낼 리 없어.’‘분명 나를 겁주는 걸 거야.’“허세 좀 그만 부려. 대철 형님이 어떤 분인데. 네까짓 게 알고 지낸다고?”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하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핸드폰을 두식에게 던져주었다. 이윽고 두식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대철의 분노 가득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강두식! 너 이 자식 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513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연이 비웃으며 두식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왔다.“무슨 헛된 꿈을 꾸는 거야? 당신한테는 콩밥 먹게 하는 게 오히려 과분한데?”두식이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하연 아가씨는 그럼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 건데요?”“이렇게 납치하는 걸 좋아하니 여기서 실컷 머무시는 게 어때? 어차피 외진 곳인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거야.”아까 여러 번 좌회전과 우회전을 해서 도착한 것을 보아하니 확실히 여기는 평일엔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 틀림없다.두식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하연 씨! 제발 살려줘요! 우리를 여기에 남겨두면 우리는 죽게 될 거예요.”외진 곳에 방치되어 있다간 배고파 죽을 게 뻔하다.“이제야 무서운 줄 아네. 가흔을 납치할 때는 배짱이 아주 두둑한 줄 알았는데?”하연이 상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상혁 오빠, 제 아이디어 어떤 것 같아요?”상혁은 하연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싱긋 웃었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아주 좋은 것 같아.”그 말에 하연이 웃음을 터뜨렸다.“저 사람들을 기둥에 묶어, 기억해, 매듭을 지어.”수하는 곧바로 명령에 복종했다.“이제는 당신들의 운명에 달려 있어. 사람이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면 기껏해야 7일까지 버틸 수 있다고 들었는데 당신들이 나를 대신해서 실험 좀 해봐.”하연은 놈들의 겁에 질린 시선을 바라보며 웃음을 점점 거두었다.“이...”“상혁 오빠, 가요.”“응.”상혁은 하연과 함께 나란히 창고를 떠나 차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차에 오를 때 손을 뻗어 하연의 머리를 막아줬다.차가 움직이자, 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강두식 등 사람들의 비명소리만 외진 창고에 울려 퍼졌다.“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차에 오른 하연은 물티슈로 손가락을 깨끗이 닦았다.“상혁 오빠, 도와줘서 감사해요. 오빠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이 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상혁이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다듬어 주며 말했다.“나한테 무슨 고맙다는 인사를 다 하는 거야? 너무 내외하는

최신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22화 왜 굳이 스스로 적을 만들어요?

    상혁은 한 손으로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사실 꽤 좋은 거래였어. 아쉽네.” 이 순간, 그가 사업을 하는 사람의 태도로 하연의 말을 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었다. 하연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말문이 막힌 채 그대로 서 있었다. 하연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상혁의 눈에 잠깐 비쳤는지, 결국 그는 약간의 연민을 보였다. “부남준을 만났어?” 하연이 고개를 들었다. “네 몸에서 부남준이가 좋아하는 남자 향수가 나네. 오늘 부남준이 정다영 씨와의 만남은 순조로웠나?”하연은 상혁이 모든 걸 이미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설마 당신이 주선한 거였어요?” 상혁이 모호하게 미소를 지었다. “정다영 씨는 재능 있는 남자를 좋아해. 이 사회에서 부남준은 정다영 씨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지.” 하연은 드디어 기억났다.“정다영의 아버지가 지금도 DL그룹의 이사였고, 정다영과 부남준의 결혼은 부남준에게 득이 될 뿐이야.” “왜 굳이 스스로 적을 만들어요?”상혁은 하연의 다리를 힐끔 보았다. 그녀는 아직 발목이 완전히 낫지 않은 듯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이 오기 전까지 누가 적인지 알 수 없어.”하연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 생각에는 정다영이 부남준과 결혼하면 두 집안이 단단히 결속되고, 상혁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결국 가족의 지지가 없이는 부남준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혁은 하연을 지나쳐 서류를 들고 검토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늦었어. 이제 돌아가.” 그는 밤새도록 잠을 잤고, 이미 시간이 늦었지만 하연은 움직이지 않고 의자에 주저앉아 무언가를 깊이 생각했다. 상혁이 이미 계획을 세운 것 같다면, 하연도 자신이 정다영을 굳이 경고할 필요가 없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일보다 더 급한 문제가 있었다. 조승원이 계약을 취소했고, 지금 하연에게 남은 시간에 새로운 땅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손이현은 하연이가 굴복하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그녀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21화 이게 무슨 대답이에요?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상혁이 바로 하연을 밀어냈다. “몸이 더럽고, 냄새도 안 좋으니, 나가라.” 상혁이 자신에게 말하듯 말했다. “전에 당신도 나를 이렇게 많이 챙겨줬잖아요.” 하연은 고집스럽게 상혁의 곁으로 다가갔다. “술주정뱅이.” 상혁은 그녀의 밝은 눈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원신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외부에 있는 원신민을 불렀다. 하연이 다시 상혁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원 비서는 이미 갔어요. 여기엔 나만 있어요.” 상혁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 하연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원신민은 말했다. [대표님, 오늘 검토하셔야 할 서류는 모두 최 사장님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우선 충분히 쉬세요. 정규인 문제는 해결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상혁은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씻기 시작했다. “정규인은 떠났나요?” [새로운 사업을 받았고, 이익을 얻었으니 당연히 떠났습니다. 오후 비행기로 떠났습니다.]“고경수의 딸이 임신한 거 아니었나요?” [같이 가지 않았습니다. 정규인은 그렇게 위험을 무릅쓸 용기가 없었습니다.] “확실한가요? 그 아이는 누구의 아이죠?” [정규인의 아이입니다. 검사 결과는 최 사장님이 드린 서류에 있습니다.]상혁은 씻고 나와 머리가 한결 맑아졌다. 문을 열었을 때, 하연은 발코니에 서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는 서류에서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승원아, 도대체 왜 갑자기 우리와 계약 해지하려고 한 거야?” 하연은 정태훈에게서 연락받았다. 승원이 일방적으로 DS그룹과의 계약을 취소했다는 소식이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하연은 마치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었다. 승원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계약 취소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면서, 그동안 쌓아온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나도 분명히 말했잖아. 이건 우리 둘 사이의 계약이고, 다른 사람은 상관없어.”[알아, 하지만 존이가 예전에 내 목숨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20화 남준 오빠

    하연이는 멀리서 송혜선이 정다영을 칭찬하는 소하연 은은하게 들렸다. 그 내용은 대부분 과찬이었다. “졸업 후에 이곳에 남을 계획인가요, 아니면...” “우리 정씨 가문은 외동딸이니까, 당연히 곁에 두겠죠.” 하미주는 단호했다. 다영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망설였다. 그녀는 외부 세상을 보고 싶으며 큰 야망을 키웠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단순히 집에서 기다리며 맞선을 보거나 결혼하는 것 이상이었다. “그거 좋네요. 다영 씨, 남준은 계속 여기에 익숙하니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남준에게 연락하면 돼요.” “그렇게 하면 민폐겠죠.” 하미주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송혜선은 다영이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고, 이미 마음속으로 계산을 끝냈다. “무슨 걱정이세요, 아이들끼리는 공통된 언어가 있는 법이잖아요. 우리 남준은 기꺼이 도와줄 텐데, 다영이는 어때요?” 다영은 조금 전 남자에게서 느꼈던 은은한 향기를 떠올리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남준 오빠가 귀찮아하지 않는다면, 저도 기꺼이 좋겠어요.” 그 말을 들은 송혜선은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보시죠’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미주는 딸이 의외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놀란 듯했다. 그녀는 딸이 반항심 강한 줄 알았지만, 남준에게 마음이 있는 것을 보고 조금 의아해했다. 화분 뒤쪽에서 하연의 핸드폰이 ‘딩’소리를 내며 울렸다. 하연 고개를 들고 말했다. “남준 오빠.”남준은 그 소리에 흠칫하며 당황했다.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요. 남준 오빠는 여기서 마음껏 즐겨요.” 하연은 착하게 미소 지으며 가방을 들어 올리고는 가볍게 돌아섰다. 남준이가 따라올지 신경 쓰지 않은 듯,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하연 이미 다영의 연락처를 손에 넣었고, 또 다른 소식도 받았다. 즉, 오늘 상혁이 바로 옆 식당에서 접대 중이라는 것이었다. 전날 과음한 그는 방에 묵고 있었고,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모든 정보를 준 사람은 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19화 남준 씨의 개인 번호를 받고 싶어요

    “우리 남준이는 타고난 재능이 좋지 않으니,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해요.” 송혜선의 말에 하미주는 더욱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 우리 집안이 혜선 사모님의 사정을 잘 몰라서 소홀히 했던 점이 있네요.” “무슨 말씀이세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남준은 다영을 데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그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다영은 계속 남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다음에 제가 밥을 살게요. 연락처 좀 알려주시겠어요?” 그제야 남준은 그녀를 한 번 보고, 비서에게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다영은 멈추지 않고 말했다. “제가 남준 씨의 개인 번호를 받고 싶어요.” 남준은 핸드폰을 다시 집어넣으며 말했다. “저는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습관이 없어요.” “제가 저장할게요.” 다영은 긴장했지만, 동시에 솔직하고 대담했다. 남준은 벽에 기대며 숫자를 읊어주었다. “다영 씨,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해 주세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남준은 다영에게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같이 안 가요?” “회사에 일이 있어서 급히 돌아가야 해요.” 그제야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엘리베이터에 탄 다영은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남준을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봤는데, 갑자기 번호를 누르며 말했다. “그런데, 남준 씨의 그 작품은 정말 멋졌어요. 웅장하면서도 제가 그림 안에 서글픔과 고독이 느껴지더군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 남준은 잠시 멈칫하며 그녀를 다시 보았다. 그의 감정은 가려졌지만, 차분히 대답했다. “다영 씨께서 제 작품을 감상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다른 작품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다영의 눈빛에는 이미 애정이 담겨 있었다. “제 번호를 이미 받지 않았나요?” 다영은 거절당하지 않았다는 것에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 하연은 이 호텔의 VIP 회원이었기 때문에, 호텔 지배인이 직접 안내했다. “정다영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18화 어떤 장애물도 문제가 되지 않아

    “설령 제가 왕씨 가문을 하연 씨에게 준다고 해도, 하연 씨는 받지 않을 거잖아요.”이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남산 땅은요? 당신이 왜 제가 그걸 받을 거라고 생각하죠?”짧은 침묵이 흘렀다.하연의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자신이 겨우 얻어낸 또 다른 부지를 이현이 몇 마디로 취소시켜 버렸다.“앞으로 제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하연은 차갑게 말하며 다시 돌아가 가방을 집어 들었다.“우리 회사와 계약 해지를 한 계약서라도 썼나?”승원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계약서도 없으니, 우리 계약은 그대로 진행할 거야. 내가 보증금도 곧바로 입금할게. 승원아, 협력은 우리 둘이 한 것이지, 다른 사람이 끼어들 자격은 없어. 잘 기억해.”하연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고, 그 분노는 차갑고 단호했다.그녀는 가방을 들고 단호히 자리를 떠났다.승원은 멍한 표정으로 한쪽에 앉아 있는 이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봐, 진심이야? 정말로 하연을 여자 친구로 만들려고?” 오랜 침묵 끝에 이현은 조용히 대답했다. “응.” 승원은 놀란 눈으로 이현을 바라보았다. “네가 농담하는 줄 알았어. 너 정말 하연이가 누구인지 알기나 해? 최씨 가문이 그렇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집안이라고 생각해? 게다가 하연의 전 남친은 세계 50대 기업의...” “부상혁 말이지, 알아.” 이현은 아주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승원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현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아까 먹다 남긴 음식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마치 굳은 결심이 담긴 듯한 모습이었다. “난 그저 과거의 후회를 만회하고 싶을 뿐이야. 지금 어떤 장애물도 문제가 되지 않아.” ...‘미녀4총사’의 톡방이 톡을 끊임없이 계속 문자를 올리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남산 땅을 가져왔다는 건 정말 큰 공을 들였다는 의미야. 하연아, 지금 그저 앉아서 득을 보면 되는 건데, 왜 안 받아?]여은이는 전형적인 사업가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17화 또 무슨 거래인가요?

    하연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이현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쳤다.“명준 도련님, 무슨 일이죠?”낯설고 차가운 목소리였다. 하연이는 이전에 단순한 가게 사장인 ‘손이현’을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이현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떠올랐다. “제가 F국에 온 건 하연 씨 때문이에요.” 하연은 즉시 손을 들어 그 말을 막았다. “저 때문에요? 그런 말 더는 듣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가족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에요. 명준 도련님이 저를 위해 왔다는 말, 감당할 수 없어요.” 이현은 깊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연 씨도 시간이 좀 필요한 걸 알아요. 그래서 제가 하연 씨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려고 했어요.” 좁은 복도에는 사람들이 오가며 두 사람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명준 도련님, 저와 거리를 유지해요. 여긴 B시가 아니에요. 소문이라도 나면 곤란해요.” 하연은 한 걸음 물러서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그래요? 지금 분명히 하연 씨가 저를 직면할 용기가 없어서 그렇게 말을 한 것 같아요.” 이현은 앞으로 다가가 하연을 잡아당겨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발코니로 데리고 갔다. 여기는 아무도 없었다. 이현은 본래의 신분을 되찾고 난 뒤, 그의 기세가 전보다 훨씬 거칠어졌다. 예전처럼 자신을 숨기지 않고, 다소 건방진 태도를 드러냈다. “지금 하연 씨가 두려워하고 있잖아요. 도망치고 숨고 싶잖아요.” 하연은 아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무심히 바라보며 말했다.“설마 이게 전직의 버릇인가요?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정의 내리기 좋아하는 거요? 날 얼마나 안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저랑 얼마나 이야기를 나눠봤고, 무슨 일을 겪었는데요?”“전 한명준이라는 사람을 몰라요. 제가 아는 사람은... 손이현, 그 다정한 가게 사장이에요. 한씨 가문의 한명준 도련님이 아니에요.”이현은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만약 제가 아직도 손이현이라면, 하연 씨는 저에게 제대로 대답해 줄 건가요?” “저는 손이현 씨를 친구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16화 저는 한명준이라고 합니다

    남자의 시선이 하연을 향해 불꽃처럼 타올랐다. 그 시선에는 전혀 놀람이 없었고, 그는 곧바로 일어나 승원과 악수를 했다. “존! 내가 누구를 데려왔는지 봐. 너 이 친구를 기억하니?” 승원은 자랑스럽게 하연을 소개했다. “당시 우리 대학교에서 유명했던 여신이야. 재능과 아름다움이 뛰어나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변함없네.” 이현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모든 걸 공개했다. 하연의 몸은 순간적으로 굳었다. “맞아, 내가 당시 너한테 러브레터를 부탁했잖아. 오늘 직접 확인했어. 하연이는 그 편지를 못 받았다고 하더군.” 그의 시선은 하연에게 고정되었다. “난 그 편지를 전달하지 않았어.” “뭐?” 승원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때 우리 대학의 모든 남학생이 최하연 씨에게 마음을 품었어. 나도 예외는 아니었지.” 이현은 바로 당시의 진실을 밝혔다.하연은 이현의 눈을 피하며 입술을 다물었다. “선생님은 누구신가요? 저랑 아는 사이였나요?” 이현은 큰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저는 한명준이라고 합니다. 대학 시절 최하연 씨가 다녔던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고, 최하연 씨의 아름다움을 본 적이 있죠.” 이현은 이제 자신의 본래 신분, 한명준이라는 이름을 이미 인정했다. 이 사실은 B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알려진 일이었다. 하연은 그의 손을 잡지 않고, 비웃으며 말했다. “바람둥이인가 보군요. 기억에 남지 않네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승원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존이 바람둥이라니, 그럴 리가 없지. 존은 재능이 넘치는 사람이고,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해. 악을 벌하고 정의를 세우는 정직한 경찰이었지.” 승원은 장난스럽게 이현의 팔꿈치를 치며 말했다. “다 너 때문이야. 그때 내가 러브레터를 제대로 전달했다면, 지금쯤 난 이미 최씨 가문에 들어가서 사위가 되었을 텐데, 너도 알지? 최씨 가문의 사위라는 자리가 얼마나 귀한 자리인지.” 이현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데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15화 러브레터

    하연은 와인잔을 들고 조용히 일어났다. 슬기의 잔과 건배할 때, 살짝 아래로 내려 의도적으로 두 센티미터 낮게 맞추었다. 그런 작은 움직임에도 하연의 속내가 담겨 있는 듯했다.“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네요.” 하연은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슬기는 긴장한 듯 표정을 굳혔다. 조금 전 하연의 태도는 부드러웠지만, 압도적인 위압감을 느꼈다.식당을 나선 하연은 빠르게 걸었고, 정태훈은 바로 뒤를 따랐다. “정말 그 땅을 포기하는 건가요? 우리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있나요? B시에서는 빠르게 결정을 내리라고 계속 재촉하고 있어요.” 하연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곁눈질로 문 앞에 멈춰 있는 아스톤 마틴을 보았다. 부상혁의 차였다. 그 남자의 뒷모습은 이미 골목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그 순간마저도 찰나처럼 지나갔다.“F국은 내가 잘 아는 곳이야. 대학 때 친했던 동창이 있는데, 지금도 토지 개발 관련 일을 하고 있어.”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차에 타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상혁이 들어간 것이 슬기를 만나기 위한 건지 아닌지 하연은 알 수 없으며, 또한 자신에게 승산이 없을까 봐 두려웠다.3층, 상혁은 회의실로 들어가기 전에 부하의 보고를 들었다. “최 사장님이 주 대표님의 거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상혁의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 “사람들은 다 왔나?” “예, 이사회 이사 세 분이 안에 계십니다.” 상혁이 문을 열려고 할 때, 부하가 상혁을 막고 한마디 덧붙였다. “정규인 사장님도 안에 계십니다.” 정규인은 사업이 철회된 후 F국에 머물면서 상혁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남준이 부씨 가문으로 돌아온 건 상혁에게 큰 충격이었다. 아직까지 상혁도 여전히 남준이 얼마나 많은 지지 세력을 가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고, 심지어 부건국은 이미 부남준의 편에 섰을 가능성이 컸다....다음 날, 하연은 서여은 도움으로 대학 동창인 조승원과 만날 수 있었다. 하연과 승원의 대화는 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914화 제가 최선을 해보려고요

    역시 사업가는 말솜씨가 뛰어났다. 주슬기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고, 돌아서는 순간 하연과 눈이 마주쳤는데,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하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연도 가볍게 답례했다. 그제야 설도진은 상황을 파악한 듯 급히 하연의 방으로 들어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원래는 시간 맞춰 최 사장님을 뵈어야 했는데, 중간에 주 대표님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렇게 늦었습니다...” 정태훈이 한쪽에서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설 사장님, 이건 너무 하시는 것 아닙니까? 분명 DS그룹에서 먼저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하연이 손을 들어 정태훈의 말을 가로막았다. “설 사장님, 저도 직설적으로 말씀드리죠. 남산 그 땅에 대해서...” “이미 ZT그룹이 매입했습니다.” 하연이 눈을 들어 설도진을 쳐다보자, 그의 눈에 담긴 강렬한 시선에 설도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설 사장님, 저희와 이미 의향서를 작성했지 않습니까?” “알고 있습니다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땅의 원래 소유권은 ZT그룹에 있었습니다. 제가 잠시 그 땅을 소유하고 있었을 뿐인데, 이제 ZT그룹에서 다시 가져가겠다고 하니 거절할 수 없었죠.” 설 사장은 술 냄새를 풍기며 안타까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ZT그룹은 저에게 큰 은혜를 준 곳이기도 해서요.” 의향서 위반에 따른 위약금은 ZT그룹이 지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연은 상황을 이해하고 금세 냉정을 되찾았다. “다시 협상할 여지는 없는 건가요?” “계약은 이미 체결된 상태입니다. 최 사장님께서 정말 그 땅이 필요하시다면, 주 대표님과 직접 협의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주슬기.’하연은 눈을 감았다. “제가 일부러 땅을 빼앗으려던 건 아닙니다. 그 땅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제 친척 회사에서 그 땅을 원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방 안에서 두 여자가 마주 앉아 있었다. 슬기는 핸드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저번에 서여은이 취소했던 보도에서 나온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