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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내가 디자인한 작품이 아니에요

“이 사진 잘 나왔네.”

상혁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컴퓨터 액정에 뜬 사진을 바라봤다.

“이 사진은 입학 첫날 찍은 걸 거예요. 사진 찍는다는 소리에 대충 똥머리 하나 매고 찍은 거예요.”

하연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한 페이지씩 넘겨보니 대학생 때의 일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심지어 매번 기말시험에 디자인했던 작품들과 성적도 눈앞에 훤했다.

하지만 본인의 작품집을 클릭한 순간, 하연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상혁은 하연의 변화를 이내 눈치채고는 화면에 뜬 작품을 바라봤다.

“왜 그래? 무슨 문제 있어?”

하연은 고개를 돌려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아니에요. 이게 아니에요.”

“왜? 뭐가 잘못됐는데?”

하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상혁 오빠, 이건 내가 디자인한 작품이 아니에요. 그런데 왜 내 파일에 들어 있지?”

마침 그 대화를 들은 Kelly는 다급히 설명했다.

“학생 정보에 대한 파일은 사실대로 기록돼 있어서 잘못될 리 없는데? 혹시 잘못 안 거 아니야?”

하연은 고개를 저으며 자기 생각을 고수했다.

“아니에요, 교수님.”

하연은 손을 들어 화면을 가리켰다.

“제가 대학 시절 디자인한 작품에 본명으로 사인한 적 없어요. 모두 영어 이니셜 HY로 했어요. 그런데 이 두 작품을 보면 본명으로 최하연이라고 적혀 있잖아요...”

상혁은 얼른 하연의 손이 가리키는 대로 확인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위에는 최하연이라고 본명으로 적혀 있었다.

상혁은 얼른 하연과 눈빛을 교환했다. 하연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기에, 상혁은 절대 하연이 이런 일에서 실수하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신했다.

하지만 왜 하연의 디자인이 아닌 작품이 하연의 이름으로, 그것도 학교 파일에 있는 건지는 의문이었다.

하연은 마우스로 뒤 페이지를 계속 확인했다. 하지만 확인하면 확인할수록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면서 점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제 졸업 작품도 모두 사라졌어요. 이건 제 작품이 아니에요.”

하연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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