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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해커 X

“하하하, 최하연. 정말 주제를 모르는구나?”

모연은 그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어버렸다.

건너편에서 ‘뚜뚜’하고 들리는 소리에 하연은 핸드폰을 꽉 움켜쥔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잠깐 뒤 어디론가 전화했다.

“둘째 오빠, 지금 바빠요?”

하경은 본인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번호를 다시 한번 확인하더니 농담조로 물었다.

“하연아, 네가 웬일로 나한테 다 전화하를 해? 정말 놀랍네.”

하연은 그 말에 입을 삐죽 내밀었다.

“내가 뭐 평소에 전화 안 했나? 그건 그렇고, 오빠...”

“말해. 무슨 일인데?”

“헤헤. 별일은 아니고. 나 뭐 하나만 도와줘요.”

“우선 들어나 보자.”

“혹시 컬럼비아 대학 서버에 들어와 학생들 자료 확인해 볼 수 있어요?”

하연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건너편에서 기침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그러다 한참 뒤 놀란 듯한 하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설마 나더러 해킹하라는 건 아니지?”

“음... 사실 누가 학교 서버에 들어와서 학생들 자료 수정한 기록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래요.”

하연은 모연이 자료를 조작했다고 의심하기에 특별히 하경에게 이 일을 부탁했다.

“알아듣기 쉽게 말할게. 사실 학교 서버는 국가 시스템에 속해서 보안관리국에서 책임지고 있어. 일반 해커는 들어갈 수 없어. 들어갔다 해도 아무 흔적도 안 남기고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없어. 아무리 나라도 발각 안 될 거라고 보장 못 해.”

하연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오므렸다.

‘둘째 오빠도 방법이 없는 건가?’

“그런데... 한 사람이라면 가능할 지도.”

그때 귓가에 들리는 하경의 말에 하연은 눈을 반짝였다.

“그게 누구예요? 얼른 알려줘요.”

“그분은 내 우상이야. 해커 X라고 실력이 그야말로 신들렸다고 보면 돼. 그분 상대는 아마 없을걸. 계속 해커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분이니까.”

하경의 목소리에는 존경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한창 흥분한 듯 말하던 하경은 한숨을 푹 쉬었다.

“이번 생에 그분과 한 번이라도 겨루어 보면 여한이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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