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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배상금 2천억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모연은 천천히 걸어오며 마치 반갑기라도 한 듯 부드럽고도 우호적인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번에 하연은 절대 모연의 이런 겉모습에 쉽게 속을 리 없다.

“임모연 씨, 저한테 뭐 설명할 거 없나요?”

그 말에 모연은 피식 소리 내 웃더니 억울하다는 듯 두 손을 편 채 어깨를 으쓱거렸다.

“설명? 무슨 설명이요? 여기까지 온 건 나랑 배상에 대해 논의하러 온 게 아니에요? 제 작품을 그렇게나 많이 표절했으면서 그동안 그거로 수입이 꽤 짭짤했겠어요.”

“전에 가게 매출 괜찮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 배상은 문제없죠? 아니면 배상으로 끝나지 않고 법률적 절차를 밟고 싶나? 그렇다면 뭐 끝까지 싸워 드리죠.”

“...”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마치 진짜인 것처럼 줄줄 말하는 모연을 하연은 싸늘하게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전 표절한 적 없어요.”

하연이 짤막한 한마디로 제 태도를 표명하자 모연은 씩 웃었다.

“그 말을 누가 믿어요? 사실이 눈앞에 있는데, 아직도 발뺌할 생각인가요?”

“진실이 무엇인지는 잘 알 텐데? 그런데 좀 궁금하네요, 그 원고는 대체 어디서 났어요?”

모연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최하연 씨, 표절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뭐 하러 쓸데없는 변명을 해요? 원고는 당연히 제가 그린 거죠. 그것도 최하연 씨보다 훨씬 전에.”

“그럴 리 없어요.”

“최하연 씨는 참 포기를 모르네요? 끝까지 가보자는 거예요? 뭐, 괜찮아요. 증거는 언제든 내놓을 수 있으니까.”

모연은 말이 끝나자마자 부하를 시켜 본인이 디자인한 원고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확인해 본 결과, 그 디자인은 하연의 디자인과 싱크로율이 90퍼센트에 달했다.

게다가 디자인 마감일은 모두 7년 전으로 되어 있고, 종이 역시 시간이 꽤 오래 지난 것처럼 보였다.

“잘 봤죠? 최하연 씨?”

하연은 너무 믿을 수 없어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이럴 수가?’

그때 모연이 말을 이었다.

“최하연 씨, 이 얘기는 이만하고 배상 건에 대해서 예기합시다. 그래도 합의 볼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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