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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Author: 강로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7-19 20:35:22
“파트너요?”

그 말을 들은 이청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가 들은 건 예비 명단이 아니라 조씨 가문의 파트너로 최종결정되었다는 얘기였다! 심지어 최후의 평가도 건너뛰고서 말이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모두 다 틀림없는 사실인가요?”

이청아가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어떻게 거짓일 수가 있겠어요? 믿기 힘드시다면 내일 계약을 체결하러 회사에 와서 확인해 보세요. 됐어요. 전 바빠서 이만 끊어야 해요.”

간단한 두 마디를 끝으로 상대가 전화를 끊었다.

이청아는 놀람과 동시에 새어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예비 명단에서 삭제될 거란 얘기에 의기소침해하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조씨 가문의 파트너가 된 것이다.

행복이 너무나도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물론 그녀는 경쟁에서 이긴 것엔 양의성의 그 통화가 가장 큰 작용을 했다고 생각했다. 다만 전화 한 통만으로 조씨 가문의 결정을 뒤바꿀 정도로 양씨 가문의 영향력이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 대표님, 결과가 나온 거예요?”

장 비서가 물었다.

“맞아.”

이청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보기 드문 환한 웃음을 지었다.

“조씨 그룹 매니저가 직접 말해줬어. 내가 조씨 가문의 파트너로 선정되었다고!”

그 말에 장 비서가 환호성을 질렀다.

“너무 잘됐네요! 전 잘 될 줄 알고 있었다고요!”

“양 도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순조롭지 못했을 거예요.”

이청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맞아요. 맞아요! 양 도련님은 정말 대단해요. 몇 마디 말로 다 해결해버리다니요!”

장 비서가 연신 감탄하며 말했다.

“아니에요. 다 제 아버지의 공이죠.”

양의성이 웃으며 말했다.

말은 겸손했지만 그 표정에 드러난 득의양양함은 전혀 감춰지지 않았다.

사실 그는 마음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언제부터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하셨단 말인가?

“유진우 씨! 봤어요? 이게 바로 차이라는 거예요!”

장 비서가 돌연 뒤에 앉은 유진우를 보며 조롱했다.

“양 도련님은 단 한마디 말로 파트너 자리를 따냈어요. 반면 당신은요? 도대체 무슨 재주가 있어요?”

“그런 말 하지 마. 그래도 공짜로 얻어먹는 건 잘하잖아.”

양의성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먹고 싸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뭐예요? 하긴, 능력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지금처럼 쓰레기가 되지는 않았겠죠!”

유진우가 반응하지 않자 장 비서는 더더욱 그 정도를 더해갔다.

“그 여우가 있었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자신이 선택한 남자가 얼마나 무능한지 똑똑히 봤으면 좋았을 텐데.”

“말 다 끝났어? 끝났으면 비켜. 공연 보는 데에 방해되니까.”

유진우가 덤덤히 말했다.

“왜요? 고작 몇 마디 들었다고 짜증 나요? 생각해보세요. 당신한테 양 도련님의 반 만큼이라도 능력이 있었다면 이런 말을 들었겠어요?”

장 비서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뭐라고? 그럼 나도 좀 알아야겠어. 양의성에게 대체 무슨 능력이 있는데?”

유진우의 얼굴이 점점 차가워졌다.

그가 점잖다고 해서 아무나 모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에게도 인내할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양 도련님은 전화 한 통으로 조씨 가문의 파트너 자리를 따냈어요. 이게 바로 능력이죠!”

장 비서가 득의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양의성이 했다는 거 확신해? 증거라도 있어?”

유진우가 반문했다.

“양 도련님이 아니면 뭐 당신이 하기라도 했어요? 제 주제를 알아야죠!”

장 비서가 쏘아붙였다.

“이봐, 유씨, 그럼 넌 조씨 가문에서 왜 돌연 생각을 바꿨다고 생각하는데?”

양의성이 오만한 얼굴로 유진우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맞아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 있는데 부정한다고 없는 일이 되겠어요?”

장 비서가 말을 보탰다.

“너무 확신하지 마. 내가 너라면 누가 도왔는지 확인부터 해 볼 거야. 엉뚱한 사람한테 굽신거리면 안 되니까.”

유진우가 냉정히 말했다.

“내가 보기엔 당신은 지금 질투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에요! 자기가 모자라니까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도 꼴 보기 싫은 거죠!”

장 비서가 소리쳤다.

“마음대로 생각해.”

유진우가 귀찮음에 말했다.

“유씨! 너 증거 필요하다며? 그래! 내가 오늘 우리 둘의 차이를 똑똑히 보여주지!”

양의성은 차갑게 웃음 짓고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버지...”

“또 무슨 일이야?”

핸드폰 저편에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묻고 싶은 게 있어서요. 조 회장님과의 얘기는 어떻게 됐어요?”

“얘기는 무슨! 나 지금 회의하는 중이라 그럴 시간 없어! 기억해! 다음엔 이런 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

“네?”

양의성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어 무정한 ‘뚜’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순간 양의성의 얼굴에선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 유진우의 앞에서 으스댈 생각에 잔뜩 들떴었던 그는 이런 진실을 마주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부탁한 게 아니라면 대체 누가 했단 말인가?

설마 그냥 우연인 건가?

“양의성, 아버님께서 뭐라고 하셨어? 얘기해 줘.”

유진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양의성의 뒷자리에 앉았던 그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었다.

실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 실시간으로 경직되어가는 그의 표정이 다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양 도련님, 통쾌하게 말씀해 주세요. 저 사람에게 두 사람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정확히 알게 해줘야죠.”

장 비서가 재촉했다.

양의성은 눈까풀이 파르르 떨렸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 아버지가 이미 본인이 조씨 가문에 부탁했다고 하셨어. 아니면 청아 씨는 파트너 자격을 얻지 못했을 거야.”

그 말에 유진우가 이마를 찌푸렸다.

양의성이 저렇게까지 뻔뻔할 줄이야. 사람들이 뻔히 보고 있는데도 거짓말을 늘어놓다니. 그것도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유진우 씨! 들었어요? 양씨 집안에서 도움을 줬다고 말했는데도 믿지 않더니, 아직도 할 말 있어요?”

장 비서가 또다시 비딱한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양의성이 거짓말을 했다고 말한다면 믿을 수 있어요?”

유진우가 돌연 반문했다.

“유진우! 그만해!”

그때 옆에 있던 이청아가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이제 억지 좀 그만 부려! 네가 양의성 씨를 질투하고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이유 없이 비난하지는 말아야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이청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질려버린 듯한 얼굴로 쏘아붙였다.

그녀는 굳이 따지고 싶지 않았지만 모함과 비난을 멈추지 않는 유진우의 모습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질투? 비난?”

유진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니까 네 눈엔 내가 고작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는 거지?”

“지금 네 행동을 봐. 아니야?”

이청아가 차가운 얼굴로 반문했다.

그 말에 유진우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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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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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안 의원.유진우는 애꾸눈 노인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이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유진우 씨! 이 대표님이 위험해요! 얼른 와서 도와주세요!”장 비서는 입을 열자마자 도움을 청했다. “위험이라니 무슨 일이야.”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 당신 때문이에요! 이 대표님이 유진우 씨가 걱정된다고 조훈 어르신과 대화하러 들어갔다가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어요. 위험이 있는 게 분명해요!”장 비서의 말투가 급박했다. “장난쳐? 내 일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거기 가서 뭐 하는 거야!”유진우의 낯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당신 도대체 양심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이 대표님은 당신을 구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요!”장 비서는 울분에 차서 소리 질렀다. “어디 있는데.”“대박 그룹이요.”“금방 갈게.”다른 말도 없이 통화를 끊은 유진우는 그대로 대박 그룹을 향해 갔다. ...한편, 대박 그룹.이청아는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있었다. 아까 마신 술의 취기가 확 올라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문제는 들어올 때 가방과 핸드폰을 다 뺏겨버려서 구조 전화를 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어떡하지?’그녀가 대책을 세우고 있을 때 사무실의 문이 다시 열렸다. 가운을 입은 조훈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옷은 아직도 안 벗은 거야? 굳이 내가 나서야겠어?”조훈의 시선이 이청아를 한번 훑었다. 지금의 이청아는 마치 잘 익은 복숭아와도 같았다. 온몸에서 매혹적인 향기가 나는 듯했다. 얼른 한 입 베어 물어 맛보고 싶었다. “조훈 어르신, 제발 고정하세요. 반 시간 안에 나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사람을 심어놓았습니다. 지금 경찰이 오고 있을 겁니다.”이청아가 경고했다. “뭐? 네까짓 게 나를 겁박해?”조훈은 차갑게 웃었다.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으냐. 한 가지 알려 주자면 경찰서에도 내 사람이 가

    Last Updated :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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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4화

    그 무엇보다도 배신이 가져온 심리적 충격이 가장 컸다. “유장혁 씨, 제가 한 가지 충고하겠어요.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크다고 하잖아요. 호룡각이 비록 큰 타격을 입었지만 남은 잔당들 역시 여전히 강력한 세력입니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이청성은 엄중한 말투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 겁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제가 혼수상태에 있던 이 사흘 동안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유진우가 다시 물었다. “당신 말에 생각난 게 있네요.” 이청성은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 “황실 정보에 따르면 최근 호룡각 잔당들이 연경을 떠난 것 같아요. 그들이 운영하던 은밀한 사업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고 하더군요.” “연경을 떠났다고요? 어디로 갔죠?” 유진우는 다급히 물었다.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여러 정황으로 판단해 보면 호룡각 잔당들은 서경으로 향한 것 같아요.” 이청성이 말했다. “서경?” 유진우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설마 서경왕부를 노리려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되겠어요! 지금 바로 서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유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상처가 땅겨 아팠고 이내 숨을 들이켰다. “움직이지 말아요!” 이청성은 그의 어깨를 눌렀다. “지금 당신은 원기가 크게 손상됐고 관통상을 입었어요. 비록 제가 옥로고를 발라줬지만 완전히 회복하려면 며칠 더 쉬어야 해요.” “시간이 없어요! 호룡각은 이미 준비를 마쳤을 테니 이번 서경행에는 큰 음모가 있을 거예요. 반드시 그들을 막아야 합니다!” 유진우는 단호히 말했다. “지금 당신 상태로 어떻게 막으려는 건가요?” 이청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채원진의 실력은 깊이를 알 수 없고 곁에는 강력한 고수들이 있어요. 당신이 전성기라 해도 그들을 막기 어렵겠죠. 지금처럼 부상 중인 상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3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유진우는 점차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의 상반신은 두꺼운 붕대로 감겨 있었고 팔다리는 무겁고 힘이 없었으며 숨결 또한 매우 약했다. “나 안 죽었나?” 유진우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고 방 안의 환경을 둘러보았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와본 적이 있는 곳 같았다. “깨어났군요?” 이때, 이청성이 맑은 죽 한 그릇을 들고 천천히 방으로 들어왔다. “당신 부상이 심각했지만 기초 체력이 좋아 다행히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저를 구했나요?” 유진우는 놀란 기색을 띠며 물었다. “그럼 누구겠어요?” 이청성은 담담히 대답했다. “전에 내가 준 호신 부적이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의 심맥을 지켜주고 강력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어요. 덕분에 당신을 저승 문턱에서 끌어낼 수 있었죠.” “그 호신 부적에 그런 기적 같은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런 귀한 물건, 혹시 남은 거 없나요? 두어 개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유진우는 뻔뻔스럽게 말했다. 어쩔 수 없었다. 최근 그의 상황이 너무 위험했다. 강적을 만나지 않으면 가까운 주변에서 내통자가 나오기 일쑤였다. 며칠 만에 몇 번이나 생사를 오갔으니 목숨을 지킬 보물이 간절히 필요했다. “흥! 당신은 그걸 장바구니에 들어 있는 배추쯤으로 아는 건가요? 있다고 쉽게 줄 수 있는 물건인 줄 알아요?” 이청성은 짜증 섞인 말투로 답했다. “호신 부적 하나를 만들려면 제가 10년의 수명을 소모해야 해요. 게다가 호신 부적이 파괴되면 저도 그만큼 부상을 입어요. 지금껏 제 생에 단 두 사람에게만 호신 부적을 준 적 있습니다. 한 사람은 우리 아바마마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에요.” “10년 수명을 소모한다고요? 그렇게 귀한 건가요?” 유진우는 깜짝 놀랐다. 수명을 대가로 만든 보물은 확실히 범상치 않았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매우 컸다. 특히 이처럼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소모품이라면 그 가치가 더욱 어마어마했다. “제가 농담하는 줄 알았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2화

    놀랍게도 그는 바로 유진우에게 중상을 입은 사철수였다. “사 장로님, 부상당하셨습니까?” 용좌에 앉아 있던 가면을 쓴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쉰 듯한 음색이었다. “작은 부상입니다. 죽지는 않겠지요.” 사철수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는 사이 그는 다시 또 기침하며 피를 토해냈다. “보아하니 꽤 심각한 것 같은데 이 약을 복용하십시오.” 가면을 쓴 남자가 갑자기 손을 휘두르자 검은색 약이 공중으로 튀어 날아갔다. “감사합니다.” 사철수는 약을 재빨리 잡아들고는 망설임 없이 머리를 젖혀 그것을 삼켰다. 호룡각의 영단묘약은 엄청 귀중한 보물로 아무리 심각한 부상이라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영단묘약은 상층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송 어르신...” 사철수가 뭔가를 말하려던 찰나 가면을 쓴 남자가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지금 저는 채 씨입니다. 저를 채 선생이라 부르든 채 각주라 부르세요. 과거의 이름은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채 각주.” 사철수는 몸을 낮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 장로님, 제가 맡긴 임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가면을 쓴 채원진이 물었다. “유장혁의 심장을 칼로 찔렀습니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지금쯤 이미 죽었을 겁니다.” 사철수가 보고했다. “훌륭하네요!” 채원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 장로님, 또 한 건의 큰 공을 세우셨군요!” “채 각주, 당신이 시킨 대로 했으니 제 딸을 풀어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철수는 간절히 부탁했다. 그가 여전히 호룡각의 명을 따르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딸 때문이었다. 그의 사랑하는 딸은 이미 호룡각에 의해 감금된 상태였다. 1년에 한 번밖에 얼굴을 볼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가 조금이라도 명령에 불복하거나 배반하려는 기색을 보이면 그의 생명은 물론 딸 역시 끔찍한 고문과 굴욕을 겪게 될 터였다. 이것이 호룡각이 간첩을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단순하고도 폭력적이며 매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1화

    삼 분 후, 모든 호룡각의 킬러들은 이미 피를 뿌린 채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온몸이 피로 물든 유진우는 흔들리며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다. 그의 몸은 점점 약해지고 있었고 내면의 강력한 진기 역시 모두 사라지면서 그는 이제 거의 죽음에 가까웠다. 눈앞의 풍경은 점점 흐릿해지고 심장박동은 거의 멈춰 있었다. “이렇게 많은 위험을 겪고도 결국엔 내가 내 사람의 손에 죽다니, 정말 웃기네.” 유진우는 차가운 웃음을 짓고 가슴에 박힌 칼을 내려다보며 두 손으로 칼을 움켜잡고 힘껏 뽑았다. 순간,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죽을 때 칼이 몸에 꽂혀 있는 건 보기 싫었다. 칼을 빼자 유진우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결국 ‘쿵!’하고 땅에 쓰러졌다. 이내 의식이 완전히 끊어졌다. 유진우가 쓰러질 때 그의 몸에 항상 지니고 있던 부적이 갑자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빛은 금빛으로 변하며 유진우의 이마에 흡수되더니 사라졌다. 영혼 부적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그 안의 강력한 에너지가 유진우의 사지와 백골을 휘감으며 퍼졌다. 이전에 사철수가 뿌린 이상한 독은 이 에너지에 접촉하자마자 급속히 분해되었고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었다. 유진우의 내부 상처와 방금 뚫린 치명적인 칼자국도 이 에너지를 받고 조금씩 회복되었다. 그 에너지 안에는 생명의 기운이 넘쳐흘러 원래 생명을 잃었던 유진우를 천천히 죽음의 문턱에서부터 끌어당기고 있었다. 이 시각, 수십 리 떨어진 어느 비밀 저택에서 명상 중이던 이청성은 갑자기 몸이 움찔하더니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그녀의 완벽한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호신 부적이 손상된 건가?” 이청성은 이마를 찡그리며 손가락으로 수를 놓으며 계산을 했고 그 결과를 확인하고 얼굴이 크게 변했다. “큰일 났다!” 생각할 틈도 없이 이청성은 곧바로 마법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몸을 한 줄기의 빛으로 바뀌더니 황급히 어딘가로 향했다. 이 시각, 호룡각의 비밀 기지 안에서는 가면을 쓴 한 남자가 금색 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0화

    이제 유진우가 할 수 있는 건 함께 죽는 것뿐이었다. “응?” 유진우의 빠른 철권을 맞닥뜨린 사철수는 눈이 커지며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막았다. “펑!” 둔탁한 소리와 함께 사철수의 두 팔이 그대로 부러졌고 그의 몸은 마치 자루처럼 10미터 정도 날아가다가 땅에 떨어졌고 입에서는 피가 터져 나왔다. “배신자!” 유진우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를 터뜨리며 계속 공격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사철수는 상황이 급박해지자 두 손으로 인을 그렸고 발을 힘껏 구르자 갑자기 그의 몸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한 무더기의 옷만 남았다. 이건 분명히 기문둔술이었다. “와!” 사철수가 도망친 뒤 유진우는 거칠게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그는 흔들리며 쓰러질 듯한 몸을 지탱했다. 전 상처가 아물지 않았고 몸은 독에 중독되었으며 가슴을 관통한 그 칼이 여전히 그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제 유진우는 죽음 직전까지 다가갔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전하!” 손도운은 절망하며 소리를 질렀지만 중상을 입은 상태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진우 형님!” 왕현 역시 비틀거리며 일어설 수 없었다. 세 사람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고 게다가 호룡각의 킬러들이 여전히 주변에 많았다. “왕현 씨! 손도운을 데리고 먼저 가요!” 유진우는 부서진 몸을 힘겹게 지탱하며 어떻게든 쓰러지지 않으려고 했다. 칼이 몸에서 뽑지 않는 한 대략 한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진우 형님! 그럼 형님은요?” 왕현은 당황스러워하며 물었다. 세 사람 중 유진우의 부상이 가장 심각했다. “걱정하지 마요. 저는 수련이 깊으니 죽지 않아요.” 유진우는 겨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만 떠들고 손도운 데리고 가요!” 왕현은 계속 말하려 했지만 유진우의 호통에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손도운을 부축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호룡각의 킬러들은 두 사람을 쫓지 않고 오히려 유진우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분명했다. 다른 두 명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39화

    유진우는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자신을 습격한 사철수를 보며 순간적으로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그는 내통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의심해 왔다. 왕현, 유공권 등도 그중 하나였지만 유독 사철수만은 의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철수는 그동안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왕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래서 그는 사철수에 대해 항상 죄책감을 느껴왔고 그랬기에 아까 전심을 다해 치료해 주었던 것이다. 자신이 독에 걸리고 상처를 입어도 사철수를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왕부의 결사대원이었고 마치 가족처럼 여기던 사철수가 뒤에서 칼을 꽂을 줄은... ‘도대체 왜?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아저씨? 뭐 하시는 거예요?” 유진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장혁아, 미안하다. 이렇게 해야만 했어.” 사철수의 얼굴은 복잡해 보였고 그 눈빛에는 죄책감이 섞여 있었다. “예전에 내가 말했지. 그때의 진실을 조사하지 말라고. 그런 건 죽음을 부를 위험이 크다고. 그런데 왜? 왜 너는 그걸 듣지 않았니? 너는 잘 살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스스로 죽으려 드는 거야?” “당신... 도대체 누구야?” 유진우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나 사철수는 서경 중군 부장이지만 그전에 내 진짜 신분은 호룡각의 밀사였다.” 사철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호룡각의 밀사?” 유진우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사철수가 호룡각에서 보낸 첩자라는 사실을. ‘그렇다면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들이 그를 습격한 것은 사철수가 미리 정보로 전달했기 때문일까? 그리고 그때 터졌던 검은 독기 역시 사철수의 짓이라고?’ 사철수는 일부러 자신을 독에 중독시켜 유진우에게 독을 풀게 하면서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가 공격할 기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얽힌 계략은 그를 완벽하게 속여왔고 지금까지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던 것들이 전부 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38화

    두 손이 맞붙으며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유진우는 몸을 한 번만 움찔했을 뿐인데 모든 힘을 가볍게 막아냈다. 반면,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유진우의 한 손에 의해 수십 미터나 날아가며 땅에 떨어졌고 코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온몸의 경락이 반쯤 부서져버렸다. “너... 너 어떻게 이렇게 강한 거지?”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가슴을 움켜잡았고 얼굴에는 놀람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유진우는 분명 독에 중독되었고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런데 어떻게 단순한 한 방으로 나를 이렇게 쉽게 물리친 거지? 우리의 실력 차이가 이렇게 컸던 건가?’ “내가 기습당하기 전에 내 실력을 조사하지 않았나?” 유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입가에는 검은 피가 묻어 있었다. 사철수 몸속의 독은 이미 모두 빠져나갔고 목숨에 지장은 없었다. 유진우 자신은 부상을 입고 독에 중독되었지만 깊은 수련 덕분에 당장 쓰러지지는 않았다. “넌 아무리 강해도 결국 그냥 무도 마스터에 불과하다. 우리는 충분히 널 죽일 수 있어!”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큰 소리로 외쳤다. 호룡각이 파괴된 날, 그곳의 고위 인물들은 대부분 죽임을 당했다. 남은 사람들은 각자 흩어져 싸웠고 사실상 더 이상 조직을 구성할 수 없었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는 잘 모르지만 서경 왕부의 음모였고 유진우가 그 모든 일의 주범이라고 알고 있었다. 오늘 그는 유진우가 서경 왕부의 밀사를 만나러 온다는 비밀 정보를 받고 이곳으로 온 것이다. 복수를 꿈꿨지만 상대가 이토록 강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흥! 만약 내가 그저 평범한 무도 마스터였다면 아마 오래전에 죽었을 거야. 지금 살아있는 게 기적이지.” 유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대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건가?”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눈을 크게 뜨며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유진우가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라면 이렇게 젊은 나이에 대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일이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37화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빠르고 정확하게 내리쳤다. 전신의 강기를 극한까지 끌어올렸고 뒤에서 기습 공격을 한 탓에 방어할 틈이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유진우가 여전히 사철수를 치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주변 상황을 전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긴 칼을 내리칠 때 유진우는 재빨리 호신 진기를 발동시켜 몸에 방어막을 만들었다. “쾅!”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의 긴 칼이 유진우의 호신 진기를 강하게 가격했다. 그 충격으로 잔잔한 물결처럼 진기의 파장이 퍼져 나갔다. 엄청난 반동에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의 칼은 튕겨져 나가고 그는 몸이 휘청이며 뒤로 물러섰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자신은 전력을 다해 칼을 내리쳤고 심지어 기습 공격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유진우는 죽지는 않아도 크게 다쳤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를 보면 전혀 흔들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자신이 밀려서 뒤로 물러섰다. ‘이 어린놈이 나보다 더 강하다고?’ “윽!” 그때, 치료 중이던 유진우가 갑자기 검은 피를 토했다. 얼굴은 온통 새카맣게 변했다. 방금 전 독기는 너무 강력해서 유진우의 몸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막을 수 없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사철수를 치료하는 데 너무 많은 진기를 소모한 탓이었다. 그로 인해 독소를 억제할 수 없었고 그대로 오장육부에 침투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의 기습에 맞서려고 무리하게 방어를 했고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충격이 겹쳐 결국 피를 토하게 된 것이다. “하하하, 결국 너도 다 죽어가고 있구나!”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유진우가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며 웃음을 터뜨렸다. ‘엄청 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한 방에 바로 무너지네.’ “이번엔 너의 목숨을 가져가겠다!”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떨어진 칼을 다시 움켜잡고 유진우에게 달려들어 한 번 더 칼을 휘둘렀다. “전하!” 중상을 입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36화

    “난 너랑 시간 낭비할 생각 없어! 꺼져!”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가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는 더 이상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맹렬히 공격을 시작했다. 원래 서로 비슷한 수준이던 손도운은 금세 밀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실력은 결국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전에 손도운이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와 팽팽하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의 뜨거운 혈기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가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손도운의 그 우세는 사라졌고 남은 건 오직 순수한 실력 차이였다. 이제 싸움은 더 이상 간단한 기술이나 혈기 싸움이 아니었다. 실력의 차이가 승패를 가를 수밖에 없었다. “죽어라! 죽어라!” 붉은 옷을 입은 암살자는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공격을 퍼부었다. 그 공격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격렬해졌다. 손도운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직 방어할 뿐 반격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3분 내로 손도운은 완전히 패배할 것이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 모습을 본 유진우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고 앞에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경계심이 솟구쳤다. 아직 반응하기도 전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발아래에서 검은 안개가 퍼져 나갔다. 유진우는 본능적으로 호신 진기를 발동시켜 방어막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 검은 안개는 마치 영혼처럼 유진우의 호신 진기를 뚫고 그의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더욱 기이한 것은 이 안개가 눈, 귀, 입, 코, 그리고 피부의 모든 모공을 통해 침투해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이지?” 유진우는 깜짝 놀라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아무리 많은 것을 봐왔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호신 진기마저 막지 못하는 이런 괴이한 안개는 대체 뭐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유진우는 곧바로 기운을 모아 독을 빼내려 했다. 비록 이 검은 안개가 매우 이상하긴 했지만 그의 실력이라면 그것을 제거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장혁아! 괜찮아?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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