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의 합공을 받는다면 강린파 보스라고 해도 죽을 수밖에 없어요!"사람들 속에서 진성혁이 조롱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디. "이래서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 거예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거만하게 미쳐 날뛰었으니 죽어도 싸요!"연지유는 팔짱을 끼고 고소한 듯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오래된 선입견 때문에 그녀는 유진우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반감을 갖고 있었다. 하여 그에게 닥친 이 불행을 내심 반가워했다."정말 살길이 없겠네." 서인아가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큰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에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격조차 없었기 때문이다."이놈아! 이제 넌 독 안에 든 쥐야. 그만하고 항복해!" 조군해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다시 조금 전의 차분함과 침착함을 되찾은 것이다."유진우,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즉시 조일명을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조윤지가 이미 승리를 거머쥐기라도 한 듯 오만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유진우! 더 이상 쓸데없는 저항 하지 마. 너한텐 이제 어떤 승산도 없어. 항복해!" 조군표의 얼굴에 살기가 번뜩거렸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유진우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저런 재앙 같은 놈은 즉각 처리해 후환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조일명을 구출해야 한다."흐흐흐..." 유진우의 손에 붙잡힌 조일명이 돌연 기이한 웃음을 터뜨렸다. "유진우야, 유진우, 네가 강린파의 보스라는 게 무슨 소용이야? 네가 아무리 싸움을 잘한 들 뭐하겠어? 주위를 둘러봐, 모두 내 사람들이야. 나와 싸울 수 있겠어? 상황파악 됐으면 무릎 꿇고 잘못을 빌어. 그럼 내가 넓은 아량을 베풀어 용서해줄지도 모르니까.""날 용서한다고? 하하..." 유진우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저들이 널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난 이미 널 죽일 거라 마음먹었어. 아무도 막지 못해!""허세 좀 그만 부려. 머릿수로 압도한다는 것이 뭔지 아직도 이해 못 한 것 같네. 멍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10m 높이의 산이 순식간에 산산조각나며 시커먼 재로 변해버렸다. 연못까지도 단번에 반으로 분리되었다. 심지어 그 안의 물은 잠시 조각나는 현상까지 보였다. 마치 칼로 잘린 두부처럼.그야말로 끔찍한 광경이었다!그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한동안 숨 막힐 듯한 침묵이 흘렀다.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단 한 번의 간단한 손짓으로 몇십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산을 파괴하고 연못까지 두 동강 내버렸다. 이게 사람이라고?!"내...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죠? 저놈 진짜 무도 마스터예요?""잠깐만! 생각났어요! 요즘 강호에 소년 무인 마스터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던데, 설마 저 사람?""세상에! 저놈 괴물 아닌가요?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벌써 무도 마스터라니요. 정말 무서운 일이네요!"...잠시의 고요함이 지나간 뒤, 주변은 삽시간에 떠들썩해졌다. 놀람, 혼란, 두려움, 경외, 모든 표정이 다 섞여 있었다. 특히 연지유, 진성혁, 서인아 세 사람은 더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유진우가 저런 신분을 갖고 있을 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무도 마스터, 그들에게는 평생을 노력해도 불가능한 존재였다. 어쩌면 그들은 무도 마스터라는 존재를 올려다볼 자격조차 없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크나큰 충격에 조군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모두 가셨다. 평소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녀석이 천하무적 무도 마스터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이제 일은 심각해졌다!조군해뿐만 아니라 조씨 가문 일원들 모두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강린파의 리더이기만 했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도 마스터의 신분을 가진 이라면,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일반 사람들에게 있어 무도 마스터는 전혀 다른 차원의 존재로, 천하무적이라는 표현으로도 형용할 수 없다. 이들, 소위 정예병이나 고수로 불리는 사람들은 무도 마스터 앞에선 그야말로 개미 새끼에 불과하다."어때? 아직도 저들이 널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유진우
"이의 있어!" "무도 마스터가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 하느님이라도 돼?" 위엄있고 단단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군복을 입은 건장한 중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깨에 새겨져 있는 별, 근엄한 표정... 성큼성큼 옮기는 발걸음 사이사이에서 태산 같은 강력한 파워가 느껴졌다. 온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에 사람들은 그를 쳐다볼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 그의 뒤에는 완전 무장한 정예병들이 따르고 있었다.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검은 갑옷을 입고, 허리에는 장검을 찬 채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압권이었다한눈에 봐도 치열한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병사들임을 알 수 있었다."조 장군님!" 중년 남자를 본 조일명은 얼굴에 구세주라도 본 듯 화색이 돌았다. 절망에 절여졌던 눈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오셨어! 오셨어! 대단한 분이 드디어 오셨어!" 조군표는 너무 좋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절망적인 순간, 지원군이 때마침 도착한 것이다. "세상에! 조유빈 장군님이시잖아요? 저분이 어떻게 이곳에?!" "잘 몰라서 묻는 건데, 조 장군님이 그렇게 대단한 분인가요?" "당연하죠! 조 장군님은 범표사 4대 장군 중 한 명이에요. 지위는 붉은띠 홍연 여제의 바로 밑이죠. 아래론 수십 만의 군대를 통솔하고 계세요!" "와! 그렇게 대단하다고요?" "조 장군님이 직접 오셨으니 이제 흥미진진하겠네요!" 조유빈이 문에 들어서자마자 현장이 떠들썩거렸다. 용국에는 다섯 개의 정예 부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범표사이다. 그 모두를 아우르는 통솔자가 바로 용국의 가장 압도적인 전투력을 지니고 있는 조홍연이다. 그 밑에는 네 명의 장군이 있는데, 모두 전쟁에서 패한 적 없는 무적의 존재이다. 특히 조유빈은 강하면서도 현명한 군 통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조홍연의 직계 가족이기도 하기에 크나큰 권력을 거머쥐고 있다! 전체 범표사에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반면 그는 십만 대군을 장악하고 있다!무도 마스터든 뭐든 그의 손에선 가루가 될 뿐이다.이것이 바로 군부대의 힘이다!"유진우! 들었어? 네가 자신하던 그 힘은 조 장군님 앞에서는 새 발의 피에 불과해. 총에 맞아 벌집이 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날 풀어줘!" 조일명이 히죽거리며 말했다.조유빈이 있고, 범표사가 등을 받치고 있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는가?무도 마스터는 절대 군부대와 정면으로 맞설 수 없다."조유빈, 다시 경고할게. 네 부하들을 데리고 떠나. 그렇지 않으면, 난 너희 가문의 체면도 봐주지 않을 거야." 유진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 조유빈이 이마가 찌푸려졌다. "고작 강호 나부랭이 따위가 감히 날 협박해? 죽고 싶어?""난 너한테 분명 기회를 줬어.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후회해도 소용없어." 유진우가 경고했다."후회?" 조유빈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 애송이 놈아! 아직도 상황파악 못 해? 너희들은 이미 포위됐어. 내 명령 한 마디면 너흰 끝이야!""날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유진우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몰아붙이겠다면 어찌할 건데?"조유빈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설마 무도 마스터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 십만 대군이 움직이면 너 같은 건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 있어!""맞아요! 십만 범표사에 당해낼 사람은 없어요!""무도 마스터는 확실히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군부대 앞에서는 그저 오합지졸일 뿐이죠!"여러 사람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들이 보기에 개인의 출중함은 진정한 권력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었다.무공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총알을 막을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애송아! 지금부터 셋을 셀게!" 조유빈이 손가락 세 개를 내밀었다. "셋을 셀 때까지 항복하지 않으면 총공격할 거야!""하나...""둘...""셋..."셋 소리가 끝나자마자, 유진우는 돌연 모습을 감추더니 순식간에 조유빈 앞에 나타
"조유빈, 아직도 쓸데없는 일에 관여할 생각이야?"유진우의 손가락에 더욱 힘이 들어가 피부에 파고 들어갔다.조유빈은 숨이 턱턱 막혀오고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애송아! 경고하는데 함부로 날뛰지 마!"조유빈은 이를 꼭 깨물고 애써 침착한 척 말했다."장군을 해하는 것은 대죄야. 설사 군부가 너를 잡지 못하더라도, 진무사가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돼. 날 건드린다면 진무사가 결코 널 놓아주지 않을 거야!"나라는 법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무인은 협의로 불순함을 제거한다.나라에선 무림 고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특별한 기관인 진무사를 만들었다!진무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많은 강자들을 보유하고 있다.하늘 아래 모든 무인들은 그 드높은 산을 쉬이 건너뛸 수 없다.진무사는 평소엔 강호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인이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거나 나라의 중신을 해한다면, 반드시 나타나 엄격히 그 죄를 묻는다.무림 고수들에게 있어 진무사는 절대적인 위협 그 자체이다! "날 협박한다고?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유진우의 눈빛이 점차 어두워졌다."나는 단지 네게 경고하는 것뿐이야, 스스로 무덤을 파지 말라고 말이야." 조유빈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너는 어린 나이에 꽤 훌륭한 성과를 이루었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야. 난 네가 이후 더 높은 곳으로 날 수 있다고 믿어. 하지만 만약 지금 선을 넘는다면, 네 미래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이 자리에서 막을 내릴 수도 있어. 너 스스로 잘 생각해봐.""그래서, 여전히 날 막겠다고?" 유진우가 냉담한 표정으로 물었다."똑똑히 알아둬. 난 네게 기회를 주고 있는 거야. 지금 떠난다면, 더는 너와 싸울 생각 없어. 하지만 계속 고집부린다면, 널 기다리는 건 오직 죽음뿐이야!" 조유빈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했다.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범표사 장군으로서, 반드시 위엄을 유지해야 했다.인질로 잡혀 있더라도, 조금도 겁먹은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조유빈, 난 너랑 쓸데
조유빈이 막 입을 열려고 하던 찰나 조군해가 버럭하며 그의 말을 잘랐다.“빨리 쏘지 않고 뭐해! 이 자식이 조 장군님을 죽이려고 하잖아. 당장 움직여!”안달복달하는 그의 모습은 행여나 조유빈이 살려달라고 애원할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철컥.이 말을 들은 범표사 사병들은 즉시 총알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X발, 쏘긴 뭘 쏴. 당장 멈추지 못해?”조유빈은 깜짝 놀라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쳤다.말리지 않으면 유진우가 죽기 전에 본인이 먼저 저승길을 밟는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탕, 탕, 탕.조군해가 신호를 보내자, 사람들 속에 숨어있던 조씨 가문의 사격수 몇 명은 결국 몇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유진우를 맞힐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오발로 조유빈을 죽였다 한들 이 모든 건 그를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니 사람들이 이해를 해줄 거란 확신이 있었다.때가 되면 모든 책임을 유진우에게 돌리면 되니 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다.“어이가 없네.”총소리가 울리는 순간에 유진우는 이미 조유빈과 함께 몸을 피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덩치가 컸던 조유빈은 총알을 피하지 못했고 곧바로 새빨간 피가 뿜어져 나왔다.“X발, 누가 쏘라고 했어?”조유빈은 노발대발하며 화를 냈다.범표사 사병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으나 총을 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조씨 가문에서 움직인 게 틀림없습니다.”유진우는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 인간들이 당신을 죽이고 그 죄를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는데, 아직도 도와주고 싶어요?”“조씨 가문이?”조유빈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별안간 조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조 장군님, 저놈이 헛소리하는 겁니다.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조군해는 찔리는 듯 재빨리 변명을 늘어놓았다.“맞습니다. 장군님을 죽이려고 하는 건 저 자식이라고요. 저희는 돕고 싶은 마음뿐입니다.”보복이 두려웠던 조씨 가문 사람들은 하나둘씩 맞장구를 쳤다.조유빈은 섬뜩한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더니
홍연 전쟁 여제가 나타났다!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모두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돌리더니 눈도 깜빡하지 않은 채 문을 바라봤다.붉은색의 옷에 청봉장검을 든 한 여자가 많은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유히 걸어왔다.은빛 단발머리를 한 여자는 경국지색의 외모를 지녔고 그 아름다움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그녀의 모든 움직임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졌다. 위엄있고 우아한 분위기는 단번에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도도한 눈빛은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싸늘함이 담겨있었다.그녀는 다름 아닌 용국 최강의 여전사 조홍연이다.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조홍연? 홍연 전쟁의 여제 조홍연이라고?”“세상에나. 저 대단하신 분이 이 자리에 나타날 줄이야. 오늘 정말 눈이 번쩍 뜨이네.”“미모와 풍채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있는데 실물로 보니 정말 그렇네요.”“미쳤어. 너무 예쁘잖아. 역시 용국 최강의 여전사다운 아름다움이야.”다가오는 조홍연을 보며 사람들은 놀라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그들은 이곳에서 홍연 전쟁의 여제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용국의 정상에 서 있는 거물이자 수백만 명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신이다.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그녀는 모든 여성의 우상이자 자랑이기도 하다.TV에서만 보던 인물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정말 영광이 아니겠는가?지금 이 순간, 감히 누구도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그들은 경외심과 초조함이 밀려오는 동시에 너무도 혼란스러웠다.모두가 알다시피 조홍연 같은 거물은 대부분의 시간을 국경에서 보내기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사람들은 조홍연이 갑자기 이곳에 나타난 이유가 궁금하면서도 그녀를 초대할 정도로 명성 높은 사람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잘됐다, 잘됐어. 우리 일명이 드디어 살았네.”놀라움을 금치 못한 조군표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흥분했다.“홍연 전쟁 여제를 모
“넌 이제 끝장이야. 홍연 전쟁 여제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목숨이 백 개라도 무조건 죽을 거야.”“도망가려던 찰나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 참 안타깝네.”“그래도 홍연 전쟁 여제의 손에 죽게 된 건 영광이 아니겠어요?”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쏠렸다.그중에는 연민과 동정도 있었지만, 더 많은 건 그의 불행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었다.조홍연은 범표사의 사령관이고, 조일명은 범표사의 고급 장교다.그러니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조일명을 구하려고 이곳에 온 거라며 단정지었다. 비록 유진우도 대단한 건 맞지만 아직은 조홍연과 겸상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이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며, 이를 설명한 이유 따윈 필요 없었다.왜냐하면 조홍연은 불패의 신화를 써 내려간 전쟁의 여제니까.“여긴 어떻게 오셨습니까?”한참 동안 멍해 있던 조유빈은 반가워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맞이했다.연경에 급한 일이 생겼다며 달려가던 그녀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났으니 당황하기 그지없었다.“조 장군, 왜 이렇게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무슨 일 있었어?”조홍연은 무뚝뚝하게 물었다.“연회 초대를 받고 이곳에 나왔는데 뜻밖에도 누군가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상황이 복잡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절 협박했습니다... 덕분에 안정을 되찾은 건 맞지만, 이곳에 나타나지 않으셨다면 결말이 얼마나 끔찍할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응? 누가 널 협박했다고?”조홍연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저 자식입니다.”조유빈은 씩씩거리며 손으로 유진우를 가리켰다.“뭐지?”그의 손을 따라 고개를 돌린 조홍연은 흠칫 놀랐고 도도한 눈빛에는 놀라움이 더해졌다.조홍연은 서울에 도착하고 직접 유진우를 만나러 갈 계획이었는데 이곳에서 사고가 났다는 부하들의 보고를 듣고서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던 그때 우연히 유진우를 만났다.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저 자식입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절 죽이겠다며 협박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