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빈이 막 입을 열려고 하던 찰나 조군해가 버럭하며 그의 말을 잘랐다.“빨리 쏘지 않고 뭐해! 이 자식이 조 장군님을 죽이려고 하잖아. 당장 움직여!”안달복달하는 그의 모습은 행여나 조유빈이 살려달라고 애원할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철컥.이 말을 들은 범표사 사병들은 즉시 총알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X발, 쏘긴 뭘 쏴. 당장 멈추지 못해?”조유빈은 깜짝 놀라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쳤다.말리지 않으면 유진우가 죽기 전에 본인이 먼저 저승길을 밟는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탕, 탕, 탕.조군해가 신호를 보내자, 사람들 속에 숨어있던 조씨 가문의 사격수 몇 명은 결국 몇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유진우를 맞힐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오발로 조유빈을 죽였다 한들 이 모든 건 그를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니 사람들이 이해를 해줄 거란 확신이 있었다.때가 되면 모든 책임을 유진우에게 돌리면 되니 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다.“어이가 없네.”총소리가 울리는 순간에 유진우는 이미 조유빈과 함께 몸을 피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덩치가 컸던 조유빈은 총알을 피하지 못했고 곧바로 새빨간 피가 뿜어져 나왔다.“X발, 누가 쏘라고 했어?”조유빈은 노발대발하며 화를 냈다.범표사 사병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으나 총을 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조씨 가문에서 움직인 게 틀림없습니다.”유진우는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 인간들이 당신을 죽이고 그 죄를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는데, 아직도 도와주고 싶어요?”“조씨 가문이?”조유빈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별안간 조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조 장군님, 저놈이 헛소리하는 겁니다.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조군해는 찔리는 듯 재빨리 변명을 늘어놓았다.“맞습니다. 장군님을 죽이려고 하는 건 저 자식이라고요. 저희는 돕고 싶은 마음뿐입니다.”보복이 두려웠던 조씨 가문 사람들은 하나둘씩 맞장구를 쳤다.조유빈은 섬뜩한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더니
홍연 전쟁 여제가 나타났다!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모두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돌리더니 눈도 깜빡하지 않은 채 문을 바라봤다.붉은색의 옷에 청봉장검을 든 한 여자가 많은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유히 걸어왔다.은빛 단발머리를 한 여자는 경국지색의 외모를 지녔고 그 아름다움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그녀의 모든 움직임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졌다. 위엄있고 우아한 분위기는 단번에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도도한 눈빛은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싸늘함이 담겨있었다.그녀는 다름 아닌 용국 최강의 여전사 조홍연이다.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조홍연? 홍연 전쟁의 여제 조홍연이라고?”“세상에나. 저 대단하신 분이 이 자리에 나타날 줄이야. 오늘 정말 눈이 번쩍 뜨이네.”“미모와 풍채가 뛰어나다는 소문이 있는데 실물로 보니 정말 그렇네요.”“미쳤어. 너무 예쁘잖아. 역시 용국 최강의 여전사다운 아름다움이야.”다가오는 조홍연을 보며 사람들은 놀라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그들은 이곳에서 홍연 전쟁의 여제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용국의 정상에 서 있는 거물이자 수백만 명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신이다.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그녀는 모든 여성의 우상이자 자랑이기도 하다.TV에서만 보던 인물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정말 영광이 아니겠는가?지금 이 순간, 감히 누구도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그들은 경외심과 초조함이 밀려오는 동시에 너무도 혼란스러웠다.모두가 알다시피 조홍연 같은 거물은 대부분의 시간을 국경에서 보내기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사람들은 조홍연이 갑자기 이곳에 나타난 이유가 궁금하면서도 그녀를 초대할 정도로 명성 높은 사람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잘됐다, 잘됐어. 우리 일명이 드디어 살았네.”놀라움을 금치 못한 조군표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흥분했다.“홍연 전쟁 여제를 모
“넌 이제 끝장이야. 홍연 전쟁 여제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목숨이 백 개라도 무조건 죽을 거야.”“도망가려던 찰나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 참 안타깝네.”“그래도 홍연 전쟁 여제의 손에 죽게 된 건 영광이 아니겠어요?”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쏠렸다.그중에는 연민과 동정도 있었지만, 더 많은 건 그의 불행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었다.조홍연은 범표사의 사령관이고, 조일명은 범표사의 고급 장교다.그러니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조일명을 구하려고 이곳에 온 거라며 단정지었다. 비록 유진우도 대단한 건 맞지만 아직은 조홍연과 겸상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이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며, 이를 설명한 이유 따윈 필요 없었다.왜냐하면 조홍연은 불패의 신화를 써 내려간 전쟁의 여제니까.“여긴 어떻게 오셨습니까?”한참 동안 멍해 있던 조유빈은 반가워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맞이했다.연경에 급한 일이 생겼다며 달려가던 그녀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났으니 당황하기 그지없었다.“조 장군, 왜 이렇게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무슨 일 있었어?”조홍연은 무뚝뚝하게 물었다.“연회 초대를 받고 이곳에 나왔는데 뜻밖에도 누군가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상황이 복잡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절 협박했습니다... 덕분에 안정을 되찾은 건 맞지만, 이곳에 나타나지 않으셨다면 결말이 얼마나 끔찍할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응? 누가 널 협박했다고?”조홍연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저 자식입니다.”조유빈은 씩씩거리며 손으로 유진우를 가리켰다.“뭐지?”그의 손을 따라 고개를 돌린 조홍연은 흠칫 놀랐고 도도한 눈빛에는 놀라움이 더해졌다.조홍연은 서울에 도착하고 직접 유진우를 만나러 갈 계획이었는데 이곳에서 사고가 났다는 부하들의 보고를 듣고서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던 그때 우연히 유진우를 만났다.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저 자식입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절 죽이겠다며 협박했습
댕강!조일명의 머리는 공처럼 떨어지더니 바닥을 두 바퀴나 굴렀다.두 눈은 한껏 튀어나왔고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남아있었다.아마도 조홍연이 자신을 죽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다.구세주가 한순간에 원수로 변했다.“뭐야?”갑작스러운 상황은 모두를 놀라게 했고 하나같이 귀신이라도 본 듯 아연실색했다.“이게 지금 어떻게 된 일이지?”“범표사의 사령관이라면 당연히 조일명을 대신해서 나서야 하는 거잖아...”“내가 지금 잘못 본 건 아니겠지? 조일명이 죽은 거야?”잇달아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죽... 죽었어?”조군해는 몸이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죠? 도대체 왜 조일명 씨를 죽이는 거냐고요!”충격을 받은 조윤지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아니... 말도 안 돼...”조군표는 벼락을 맞은 듯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한동안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본 거라며 현실 부정했다.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예상치 못한 일이 눈앞에 펼쳐지자, 그 누구도 침착할 수 없었다.조홍연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들은 유진우가 죽음 맞이할 거라고 확신했으나 그 확신과 달리 첫 번째 피해자는 조일명이 되었다.이 모든 과정에 조홍연은 이유도, 핑계도, 심지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칼 하나로 그를 죽이는 건 마치 닭이나 개를 도살하는 것만큼 간단하고 쉬웠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죽을 각오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조일명을 죽였다기에는 너무 터무니없는 일이다.“지금... 무슨 일을 하신 거죠?”옆에 있던 조유빈은 겁을 먹은 채로 몸을 벌벌 떨었다.조일명의 머리가 마침 그의 발 옆으로 굴러떨어졌고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 그 모습은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오싹했다.“쓰레기는 바로바로 처리해야지. 안 그래?”조홍연이 장검을 거두자 새빨간 피가 칼집에 꽂혔다.“쓰레기라뇨?”조유빈은 파르르 떨리는 입으로 머뭇거리며 입을 열
“오늘 이곳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을 모두 잡아서 철저하게 조사해.”조홍연의 손짓에 범표사는 조씨 가문의 사람들을 일일이 포박했고 그 행동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소란 피운 사람은 유진우랑 강린파 아니었나? 왜 조씨 가문을 잡아가는 거야?”“가해자를 잡아야지, 왜 애꿎은 조씨 가문을...”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억울합니다. 저희는 정말 억울합니다.”잠시 넋을 잃었던 조군해는 처참한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저희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왜 이러시는 겁니까?”조윤지는 겁에 잔뜩 질린 채로 불안에 떨며 물었다.“정말 억울합니다. 잡아서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저희가 아니라 저 자식이라고요!”잔뜩 당황한 조씨 가문은 하소연하며 불평을 늘어놓았다.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가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고 갑작스럽게 닥친 재난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조사해 보면 알겠지? 일단 전부 데려가.”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조홍연은 귀찮아하며 그들을 쫓아냈다.유진우를 건드리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가됐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며 다짐했던 조홍연이다. “억울하다, 억울해!”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조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잡혀갔다.선우 가문과 황보 가문을 비롯해서 연회에 참석한 모든 손님들이 두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감히 누구도 입을 열어 사정할 수가 없었다.자칫 입을 잘못 놀리는 순간 조씨 가문과 함께 감옥살이하게 될 수도 있으니 강건한 조홍연의 태도 앞에서 그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조씨 가문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이 일과 관련 없는 사람은 전부 나가주세요.”조홍연의 주위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얼른 가자...”모두 주저하지 않고 와르르 흩어지며 자리를 피했다.신발이 떨어졌음에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앞만 보고 도망치듯 걸음을 재촉했다.“X발, 저 자식은 왜
조유빈은 자신의 인식을 뛰어넘는 이 상황에 전혀 침착하지 못했다.조홍연과 유진우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고 두 사람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이 분명했다.열여덟 살부터 전쟁터에 나간 조홍연은 결단력과 무자비한 살인으로 명성을 떨쳤다.감정 없는 사람처럼 누구를 만나던 큰 기복이 없던 그녀였기에 친구, 부하 직원을 비롯해 심지어 가족마저도 웃는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조홍연이 미소를 지을 뿐만 아니라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아주 환하게 웃고 있다.평소의 차갑고 도도한 모습과는 정반대되는 상황인 만큼 조유빈은 그녀가 악령에 씌인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웃을 수 있겠는가? 설마 유진우가 마법을 써서 조홍연을 홀렸나?“연경의 일은 이미 다 처리했어요. 희생양 몇 명을 죽였으니, 한동안은 잠잠할 거예요.”조홍연은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됐어.”유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울에 도착하고 나서 밥은 먹었어?”“아니요.”조홍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일단 뭐 좀 먹으러 가자. 먹으면서 얘기하자.”“좋아요!”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조유빈은 마음이 착잡했다.그는 종래로 볼 수 없었던 조홍연의 다정함에 충격을 받은듯했다.“공요.”조유빈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조홍연의 부장을 붙잡았다.“왜?”공요는 눈살을 찌푸렸다.“저 사람 누군데 저렇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거야?”조유빈은 떠보듯이 물었다.“남 일에 참견하지 말고 앞가림이나 잘해.”공유는 그를 째려보고선 자리를 떴다.“유란?”그는 잔뜩 움츠러든 채로 다른 여부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으나 유란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시크하게 콧방귀를 뀌고는 그냥 가버렸다.순간 불길한 기운이 엄습해 온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X발, 괜히 미움 사는 건 아니겠지?”...그 시각 선우 가문.“뭐라고? 조씨 가문 전체가 잡혀갔다고?”소식을 들은 선우희재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
“조군해 쪽은 더 이상 희망이 없으니까 다른 길 알아봐야지.”선우희재는 생각에 잠기더니 신중하게 말했다.“꼭두각시 될만한 사람 몇 명을 더 찾아봐. 누군가는 조군해를 대신해서 일해야지. 명심해, 절대로 신분을 드러내서는 안돼.”“알겠습니다!”부하는 대답하고 곧장 자리를 떴다.“이번에는 실수가 없었으면 좋겠네.”선우희재는 눈을 감으며 혼자 중얼거렸다.직접 나서고 싶었지만, 조선미의 외할아버지 때문에 소심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귀찮은 노인네 때문에 일이 복잡해진 건 사실이다....점심 무렵의 로즈 레스토랑.유진우와 조홍연은 창가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오빠를 귀찮게 했던 그 사람들은 제가 확 다 죽여버릴까요?”조홍연은 밥을 먹다가 진지한 말투로 불쑥 말을 꺼냈고 조유빈은 헛웃음이 나왔다.“죽을죄를 지은 건 아니니까 며칠 가둬놓고 고생만 시키면 돼.”조일명은 선을 넘었기에 죽는 게 마땅하지만 조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죽을 정도의 죄를 지은 건 아니다.물론 그것보다는 조선미의 감정이 더 큰 이유를 차지했다. 어찌 됐든 그들은 조선미의 친척이니까.만약 다 죽여버리면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지낼까?“알겠어요. 그럼 목숨은 살려줄게요.”조홍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진우만 좋다면 그를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오빠, 며칠 있으면 생일이죠?”조홍연이 갑자기 물었다.“아마 그럴걸? 네가 말하지 않았으면 까먹을뻔했네.”유진우는 생일 따위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이다. 밥 먹고 술 마시고, 가끔 케이크를 사 먹는 게 전부였다.“그럼 이번 생일은 어떻게 보낼 계획이에요?”호기심이 가득한 조홍연과 달리 유진우는 대수롭지 않았다.“아마 밥 한 끼에 생일 케이크 사 먹겠지?”“생일을 이렇게 간단하게 보낸다고요? 그건 절대 안 돼요!”조홍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이번 생일은 제가 준비할게요. 오빠를 위한 생일 파티를 열 거니까 기대해도 좋아요.”“귀찮게 그럴 필요 없어.
“칠색 영지요?”그 말을 들은 유진우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목소리마저 높아졌다.“어디서요?”학수고대하던 끝에 마침내 행방을 찾았다.이제 이 영약만 손에 넣는다면 구전수명단을 만들 수 있다.“사실대로 말씀드리면 남궁 가문에 있어요.”황성태는 재빨리 설명을 이어갔다.“이틀 뒤가 남궁을용 씨의 생신입니다. 누군가 선물로 칠색 영지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그걸 손에 넣을 수 있을지는 사장님의 능력에 달렸어요.”“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중에 두둑하게 보상금을 챙겨드릴게요.”유진우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칠색 영지의 행방을 알아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대가를 치러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그건 사양할게요. 전에 했던 약속 기억하시죠? 저에게 신세를 졌으니,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사장님에게 연락할게요. 그걸로 갚으면 됩니다.”황성태는 웃으며 답했다.“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도와드리죠.”유진우의 망설임 없이 제안을 승낙했다.“역시 사장님은 시원시원하시네요. 그럼 행운을 빕니다.”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주고받은 후 전화를 끊었다.“홍연아, 오빠가 급하게 처리할 일이 생겨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 먼저 판용산장으로 돌아가. 나중에 찾으러 갈게.”유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오빠, 무슨 일 있어요? 제가 도와줄까요?”조홍연은 몹시 궁금했다.“괜찮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니까 얼른 들어가. 말 들어야지?”유진우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로즈 레스토랑에서 나온 그는 값비싼 선물을 준비한 뒤 곧장 남궁 가문으로 향했다.비록 지금은 은퇴했지만, 당시의 남궁을용은 황보용명에 못지않은 베테랑 장군이었다. 그들은 제자가 만천하에 있는 덕망 높은 거물이자 고위층의 존경을 받는 인물들이다.10년 전부터 서로 교류가 있었던 터라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유진우는 후배로서 줄곧 그를 찾아뵙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해왔고 마침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생신 축하를 건네는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