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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내 남자

“이진아, 네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는 물론 아주머니와 이영도 널 매우 걱정하고 있었어.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건데, 시간이 된다면 오늘 다 같이 식사라도 하지 않을래?”

이기태는 이진은 매우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가 벌인 짓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가 정말 딸을 아끼는 좋은 아버지라고 믿었을 것이다.

이진은 원래 속이 메스꺼웠는데, 이 말을 듣자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이런 연기 따위는 정말 질리도록 봤어.’

이진은 손에 든 유리잔을 내려놓고는 비웃는 듯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이기태 씨, 지금 식사 자리를 원하시는 게 아니라, 당신의 딸과 제 남편을 이어주려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이진은 두세 마디로 세 사람이 애써 만든 조화로운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뜨렸다.

이기태는 이진이 이렇게 가차 없이 그들을 까발릴 줄은 몰랐다.

이진이 적어도 이건의 앞에서는 조금이나마 자신의 체면을 세워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이건의 의심하는 듯한 눈빛을 마주하자, 이기태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호통을 쳤다.

“이진아,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는 그저 네가 걱정되어 너와 밥 한 끼 먹고 싶었을 뿐이야.”

“그렇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 빠를 것 같네요. 당신은 정말 제 아버지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진은 비꼬듯이 말을 꺼내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세 사람을 훑어보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경고하는데, 여긴 제 집이고 윤이건 씨는 제 남자예요. 제가 이곳에 있는 한, 아무도 이건 씨를 빼앗진 못할 거예요. 더 이상 환영하지 않으니 당장 제 집에서 나가주세요!”

“이진!”

이기태는 얼굴이 노기로 붉게 달아오르더니, 화가 난 나머지 이건이 앞에 있다는 사실마저 잊은 채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이진을 해코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건은 불쾌한 마음에 눈썹을 찌푸리고는, 이진의 손을 잡고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이기태 씨, 제 아내가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는 이상, 이만 돌아가 보시는 게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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