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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바라고 바라던 사람

유연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는 의사들에게 그녀를 잘 보살필 것을 명령한 윤이건은 곧바로 병실로 나와 이진에게 전화했다.

야릇한 사진 때문에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진은 하필 그 일을 벌인 주인공에게서 전화가 오자 당연히 표정이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도 어쩌겠는가 그 일에 대해 상의는 해봐야 하기에 이진은 눈을 홉뜨더니 이내 수신 버튼을 눌렀다.

“왜요?”

어제 비행기에서 내린 뒤로부터 윤이건은 이진을 보지 못했다.

계속 한 지붕 아래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상대의 휴식을 방해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지금 두 사람의 관계를 돌이켜보자 윤이건은 자기도 모르게 이진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상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빛마저 부드러워졌다.

“나 지금 병원이야…….”

“병원이요? 어디 다쳤어요?”

이 남자의 말을 듣는 순간 이진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지금 이 남자를 걱정하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진의 그런 변화를 눈치챈 윤이건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 지었다.

“서연이가 많이 아파. 방금 병원에서 모든 검사했는데 이유를 못 찾았어.”

‘이런 미친놈을 봤나.’

이진은 들려오는 남자의 대답에 이를 갈았다. 이건 뭐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뭐요? 저 한테 봐달는 거에요?”

“응, 올 수 있으면 좋고.”

“윤 대표님, 그게 사람한테 부탁하는 태도예요?”

상대가 누군지는 몰라도 그녀가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환자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전화 건너편에서 한참 동안 숨소리만 들려오더니 끝내 낮게 깐 음성이 들려왔다.

“부탁할게.”

벌써 외투를 걸치고 있던 이진은 상대의 한 마디에 잠시 멈칫했다. 윤이건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은 유연서를 위해 한 거란 것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답답했다.

이진은 입을 뻐금 거리다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리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 시각 전화 건너편에서 윤이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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