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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특별한 만둣국

병원 대문까지 다다랐을 때 이진은 이를 갈았다. 도망치려던 계획은 무산되었고 끝내 윤이건한테 손목이 잡힌 이 상황에 뭔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그녀는 사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핑계로 탈의실에 갔다가 윤이건을 따돌릴 생각이었는데 끝내 윤이건을 피하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순간 윤이건이 병원에 자기 사람을 얼마나 많이 심어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화가 치밀어 올라 고개를 홱 돌린 이진은 무표정한 남자를 빤히 바라봤다.

그와 동시에 병원을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은 어느새 그들에게 눈빛을 보내왔다.

본인 체면이 중요하지 않다고 마구 대하는 남자가 원망스러웠다.

“말했잖아. 고마워서 식사 대접하고 싶다고.”

윤이건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여자의 차가운 피부에 미련이 남았는지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윤 대표님, 대표님이 사랑하는 그 여자 이제 다 회복됐으니 퇴원할 수 있어요.”

이진은 눈썹을 치켜뜨며 윤이건에게 암시했다.

“그래서?”

“그래서 앞으로는 저한테 들러붙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윤이건이 이혼 서류에 사인하는 걸 거절한 이후부터 두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 엮였다. 그게 우연이든 고의든 이진은 화가 나고 그저 윤이건에게서 하루빨리 벗어나려는 생각뿐이었다.

“그게 지금 이 상황과 무슨 상관이지? 연서가 퇴원하는 거랑 내가 이진 씨한테 감사 인사 하는 거랑은 모순되지 않을 텐데.”

'이름 한번 애틋하게 부르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윤이건의 손에 힘이 빠진 틈에 이진은 곧바로 자기 손을 빼내더니 입을 꾹 다문 채 남자의 반응을 기다렸다.

‘동작 하난 빠르네.’

윤이건은 나지막하게 웃더니 곧바로 비서에게 전화했다.

“병원 와서 유연서 퇴원 수속 밟아.”

하지만 비서에게 명령하면서 시선은 여전히 이진의 얼굴에 고정했다.

통화가 끝난 걸 확인한 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대문을 나가 차에 올랐다.

이렇게 된 이상 두 사람의 질긴 인연도 끊어진 셈이니 자유의 몸으로 돌아가는 게 얼마 남지 않았고 그렇다면 집에 돌아가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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