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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배인호가 나를 1년이나 피했다. 나는 내가 여기 며칠은 더 있어도 괜찮을 거라 믿고 있다. 배인호는 일단 어떤 사실을 하나 인정하면 그를 이해시키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단은 그의 그 고지식한 생각부터 고쳐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냥이가 공항을 떠난 뒤 이우범은 다시 차로 돌아왔다. 조금 전 담배를 피웠는지 그의 몸에서는 담배 냄새가 났다. 전에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사람은 원래부터 변하는 동물이니 나 또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떻게 됐어요? 뭐래요?”

이우범이 물었다.

“저 여기 한동안 남아있으려고요. 혹시 저 좀 도와줄 수 있어요?”

비록 나 스스로 어이없긴 하지만 유일하게 생각난 가장 좋은 방법이 이것뿐인 것 같았다.

이우범은 살짝 눈빛을 반짝이더니 낮은 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어떤 도움이요? 말해봐요.”

나는 내 계획을 이우범에게 말해주었다. 그는 일단 침묵하더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나 또한 조금 전 했던 그 말이 후회되기 시작하면서 곧바로 그에게 해명했다.

“솔직히 안 들어줘도 괜찮아요. 그냥 현재로서는 이 방법밖에 생각이 안 나서요. 이우범 씨한테 있어서는 불공정한 거니까 너무 자신을 강요할 필요 없어요.”

이우범은 시선을 거두더니 고개를 돌려 나를 몇 초간 바라보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에요, 조금 전 어떻게 하면 효과가 가장 좋을지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면 저 도와주는 거예요?”

사실 마음속 한쪽으로는 이우범이 날 도와줄 거라고 믿고는 있었다. 이기적인 소리지만 나도 내 마음속의 그 이기심은 부정할 수가 없다.

단지 그가 침묵할 때 나는 내가 괜히 생각이 많은 건 줄 알았는데 그래도 결국은 그래도 내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제가 전에도 말했잖아요.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는 언제든지 들어줄 거라고요.”

이우범의 말투에는 별 큰 요동이 없었고, 나는 거기에서 부드러움을 느꼈다.

나는 속이 말이 아녔다. 일단 이우범에게 그가 원하는 결과를 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 그를 이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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