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59화 거짓말일 뿐

“그래, 기다릴게.”

내가 답했다. 나는 내 마음속의 호기심을 억제할 수 없었고, 냥이가 과연 나한테 어떤 말을 할지가 궁금했다.

이왕 배인호가 그녀더러 나와 이야기해 보라고 한 거면, 그게 즉 배인호의 뜻일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배인호가 내 앞에서 직접 말하기는 싫고, 내가 포기하게 만들고 싶으니 냥이더러 나를 찾아와서 이야기하게 한 거라고 말이다. 그렇게 내가 그를 깔끔히 포기하고 제주도를 떠나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이런 가능성까지 생각해 보니 나는 원래 짜증 났던 심정이 더욱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떠날 준비를 하긴 했는데, 직접 그런 말까지 들어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마음 한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공항에 도착 후, 나는 공항입구에서 냥이가 오기를 기다렸고, 이우범도 나와 같이 기다려주었다.

약 10분 뒤, 냥이가 배인호의 차로 공항에 도착했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냥이는 내 위치를 확인 후 바로 내 쪽을 향해 걸어왔다.

“지영 언니.”

“차에 타서 얘기하자.”

나는 냥이에게 애써 미소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탔다. 냥이가 차에 타니, 이우범은 얼른 차에서 내렸다.

“둘이 얘기해요.”

아마 본인까지 차에 있으면 우리가 이야기하기 불편할 거라고 생각한듯했다. 하지만 확실히 그러하다. 어쨌든 감정상으로 얽힌 문제라, 제삼자가 옆에 있으면 말하기도 어색할뿐더러, 나 또한 이우범 앞에서 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이우범이 차에서 내린 뒤, 차 안은 금세 조용해졌고 냥이의 표정 또한 복잡했다. 아마 어떻게 말을 해야 내가 상처를 덜 받을지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냥이야, 할 말 있으면 바로 해도 돼. 배인호 씨가 너 보고 여기 오라고 한 거 아니야?”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입을 열었고, 그녀 앞에서 불쌍하게 보이기 싫었다.

“네, 맞아요. 원래는 어제 나보고 언니한테 말하라고 했는데, 제가 하루 미룬 거예요.”

냥이도 애써 웃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