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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카메라를 제거하다.

사실 배인호가 후유증이 남아서 나를 보려 하지 않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속으로 나도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다. 그는 자존심이 강한 남자라, 내 앞에서 저런 나약한 모습을 절대 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이 정도로 심각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 휠체어에 앉아있을 줄이야, 지금은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나는 내가 봤던 장면이 믿어지지 않아 한참 동안 넋을 잃었다. 마음속으로 참고 참았던 무거운 기분 탓에 참지 못하고 눈물까지 흘러내렸다.

이때 그 여성이 배인호의 휠체어를 밀며 내 쪽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들리지는 않지만, 한쪽으로는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듯 보였다.

내가 원래 여기 온 목적은 차에서 내려 그를 보려 했지만, 지금은 차마 차에서 내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들이 차 옆을 지날 때, 나는 심지어 허리를 숙인 채 숨었고, 그들이 차에 있는 나를 발견하지 않기를 바랬다.

기사 아저씨는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듯했고, 그들이 멀리 떠난 후에야 나에게 말을 건넸다.

“아가씨, 저 사람들 갔어요.”

내가 몸을 일으켰을 때 내 얼굴에는 이미 눈물범벅이었다.

점점 멀어져가는 그의 모습을 보니 나는 마음속으로 엄청 속상했고, 차에 앉아 한동안 멍해 있었다.

——

나는 차에서 내린 뒤 기사 아저씨더러 먼저 가보라고 하고, 나는 그 부근에 남기로 했다. 배인호가 돌아올 때쯤 다시 한번 그를 보고 싶으니 말이다.

이때 정원 문이 다시 열리더니 이번에는 누군가가 나오는 것이었다. 거기에서 나온 사람은 내가 예상치도 못한 인물, 바로 빈이였다.

빈이는 손에 공을 하나 들고 기웃거리더니 다시 문을 닫고 외출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빈이의 근황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전에 배인호와 김미애가 나에게 그 근황에 관해 말해준 적은 있다. 나는 배인호와 연락이 끊긴 후로부터 빈이에 대한 소식은 듣지를 못했다. 나는 빈이가 지금까지 해외 복지기관에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계속 배인호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나는 혼자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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