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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나를 만나려 하지 않다

밥을 먹고 나는 정아와 노성민에게 차를 만들어주었다. 잡담을 나누긴 했지만 내 정신은 다른데 팔려 있었다. 계속 현관문을 확인했다. 대문도 미리 열어둔 상태였다. 중개인이 매입자를 데리고 오기만을 기다렸다.

오후 3시쯤 되어 차가 시동을 끄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바로 몸을 일으켜 정원으로 향했다.

집 앞에는 빨간색 차가 세워져 있었다. 부동산 중개인이 먼저 내려 나를 향해 웃으며 인사하더니 뒷좌석을 열었고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나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남자가 익숙한 모습이길 바랐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남자는 낯설었고 배인호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유일하게 닮은 곳이라면 성별뿐이었다.

정아와 노성민도 따라 나왔고 차에서 내린 남자를 보더니 다들 실망한 표정이었다.

“허지영 씨, 이분이 바로 이 집을 매입하겠다고 한 진도하 씨입니다.”

중개인이 내게 소개해 줬다.

나는 실망한 마음을 추스르고 가볍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진도하 씨, 안녕하세요.”

“허지영 씨, 안녕하세요. 오늘 특별히 집을 구경하러 왔습니다.”

진도하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는 손에 땀이 많이 나서 그런지 손이 축축했다.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그의 손을 놓았다. 그러고는 중개인에게 바로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면 된다고 눈치를 주었다.

나는 진도하의 걸음걸이와 옷 디테일, 그리고 때때로 땀을 닦는 동작까지 세세히 관찰했다. 중간중간 중개인에게 여러 문제를 물어보면 내가 중개인을 대신해 바로 대답했다.

2층에 도착해 진도하는 놀고 있는 로아와 승현이를 보고 걸음을 멈추더니 핸드폰을 꺼내며 물었다.

“허지영 씨, 자제분들인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맞아요. 왜 그러세요?”

“너무 귀여워서 그러는데 혹시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제가 원래 아이를 좋아하거든요, 특히 이렇게 귀여운 아이는 더더욱 좋아해요.”

진도하가 대답했다. 하지만 이 대답은 정말 어딘가 수상했다.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저 그가 핸드폰으로 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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