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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빨리도 오네요

“내가 말했죠. 빈이가 혼자 다친 거라고. 인호 씨가 병원에 약 가지러 갔다가 나와 우연히 마주쳐서 임시로 내게 맡긴 거예요. 인호 씨 오늘 중요한 회의 있는지 몰랐어요?”

나는 문제를 다시 민설아에게 던졌다.

“나도 알고 있는 걸 민 선생님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민설아가 모른다고 대답한다면 그녀와 배인호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거다.

배건호와 김미애 앞에서 민설아는 이를 인정할 리가 없다. 몰라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민설아는 빠르게 대답했다.

“당연히 알고 있죠. 근데 나는 인호 씨가 허지영 씨에게 아이를 맡겼다는 건 못 믿겠어요.”

“못 믿을 게 뭐가 있어?”

김미애는 계속 나를 감쌌다.

“오늘 나와 빈이 할아버지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려고 하다가 집에 사람이 없으니 믿을만한 사람을 찾다가 서로 알고 지내는 지영이가 좋아서 시름 놓고 맡긴 거야.”

민설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녀는 배건호와 김미애가 이 정도로 나를 감싸고 돌지 몰랐다. 빈이의 안전과 관계된 일에서도 배건호와 김미애는 나를 믿는 걸 선택했다.

하지만 민설아는 이 일에서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아무튼 빈이는 내가 낳고 내가 홀로 키운 내 아이예요. 내 목숨과도 같은 존재인데 나도 이럴 수밖에 없어요. 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밝혀낼 거예요.”

민설아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허지영 씨, 켕기는 게 없다면 왜 내가 신고하는 걸 두려워한 거죠?”

나는 그녀의 의식이 흐름이 참 신기했다. 결국엔 신고해서 나를 못살게 굴려는 거였다.

“빈이야, 할머니한테 말해 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김미애가 갑자기 엄격하게 빈이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빈이는 김미애의 엄숙한 표정에 켕기는 듯 머리를 숙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빠는 일하러 갔어요...”

“그럼, 얼굴에 난 상처는 어떻게 된 거야? 빈이는 착하니까 거짓말하면 안 돼.”

김미애가 다시 물었다.

빈이가 입을 삐죽거리더니 무서운 듯 자기도 모르게 긴장한 눈빛으로 민설아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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