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30화 날 상관하지 마

비록 빠른 속도로 사라졌지만, 나는 흐릿하게 그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은 마치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었다.

나는 얼른 방으로 들어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관리사무소에서는 10분 만에 도착했지만, 그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저 CCTV 좀 볼 수 있을까요? 저 남자 분명 문제 있어요!”

나는 관리사무소 담당자를 향해 말했다.

나는 왠지 이 남자가 전에 엄마 병실 전원 스위치를 끈 사람과 연관이 있을 것만 같았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이튿날 바로 CCTV 영상을 나에게 넘겨줬고, 그 남자는 역시 본 적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전에 하미선 옆에 있었던 사람이었다.

역시, 하미선과 서란의 사람이었어.

나는 바로 경찰서에 가 해당 CCTV 영상을 제공했으며, 그 남자가 하미선 쪽의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허지영!”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까지 도착했을 때쯤, 서란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요 며칠간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하늘을 찌를 듯한 원한을 품고 있는 듯했다.

서란은 내가 마치 그녀의 부모를 죽인 원수라도 된 것처럼, 빨개진 두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와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 2, 3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뭔 일인데?”

“흐흐.”

서란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원한을 가득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가, 갑자기 섬뜩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알 수 없는 광기를 보여줬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혹시 미친 건 아니겠지?

서란은 핏기 없는 얼굴에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걸어왔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배인호가 감히 날 이용했어요. 나한텐 한 톨의 감정도 없는 거네요!”

나는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배인호 그 사람 자체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사랑 때문에 미치거나, 그게 아니면 무서울 정도로 이성적이거나, 둘 중의 하나로 명확한 사람이다.

“그 사람 지금 나랑 관계 정리하는 거로 당신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려는 거잖아요? 내가 당신들 후회하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