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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아무일도 없었어요

가슴 쪽이 시원해졌다. 나는 지금 분명히 옷이 벗겨진 채로 흐트러진 모습일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의 장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아 보였고 머리를 파묻으려 했다.

재빨리 손을 뻗어 배인호를 막았다. 하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또 날 시험하려는 거예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배인호의 눈 속에 담긴 욕망이 반으로 사그라들었다. 그는 몇 초 정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다시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까 상황이 꿈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행동은 빠르고 냉랭했다.

나도 조용히 몸을 돌려 배인호와 등지고 누웠다. 마음속에 낙담만 커져갔다.

언젠가 나도 배인호를 몸으로 유혹하려 했다. 그와 아이를 낳고 간단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이혼하고 각자의 생활을 살기를 바랐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든 탓에 나는 12시가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일어나 보니 문자가 여러 통 와있었다.

한 통은 어머님이 보낸 문자였다. 볼일이 생겨 세종시로 돌아간다는 문자였다.

또 한 통은 민정이었다. 상업성 콘서트 제안이었다.

마지막 한 통은 모르는 번호였다. 하지만 내용이 아주 놀라웠다. 어제 기선우의 손을 잡고 주차장에서 나오는 사진이었고 각도로 봤을 땐 연인 같았지만 기선우는 많이 다쳐 있었고 조금 불쌍해 보였다.

나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머릿속에 여러 가능성들이 떠올랐다. 파파라치한테 찍힌 건가? 아니면 어제 그 뚱보들이랑 한패인 사람들이 찍은 건가?

아빠와 남편의 신분이 특별하긴 해도 난 항상 조용하게 지내왔다. 배인호와 결혼하고 나서는 정아도 잘 만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파파라치한테 찍히게 된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듯한 원인이 생각나지 않았다. 모르는 번호로 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쪽에서 끊어버렸다.

할 수 없이 문자를 보냈다.

「누군지 물어봐도 될까요? 이름이라도 알려주세요.」

만약 사진이 새나가면 기선우와의 사이가 아무리 결백하다 해도 자초지종을 모르는 누리꾼들에게 오해를 살 것이다. 그냥 조용히 얼굴 반반한 애와 잠시 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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