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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담은 내가 더 커

“정아가 찾아서요.”

나는 아무렇게나 둘러댔다.

자정이 넘어 클라우드 호텔 주차장에 도착했을 땐 기선우는 이미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었다.

오버스러운 금목걸이를 한 뚱뚱한 남자 서너 명이 담배를 물고 있었다. 그러다 나를 발견하고는 비웃었다.

“저분이 네가 연락한 빽이냐 이 자식아. 고작 아줌마를 불러왔어?”

“설마 우리랑 하룻밤 보내는 걸로 목숨 값하려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인 말이었다.

나는 기선우 쪽으로 걸어가 그를 일으켰다. 멀쩡하던 젊은 사내가 눈탱이가 밤탱이 되어 못 알아볼 정도였고 그 모습은 꽤나 딱했다.

“누나, 여기서 알바로 발레파킹 중이었는데 실수로 저분들 차를 살짝 긁었어요. 배상해 드린다고 했는데 2000만 원이나 달라고... 그렇게 많이는 없는데...”

기선우가 작은 소리로 나에게 자초지종을 말해줬다.

“무슨 차길래? 한번 봐봐.”

내 물음에 기선우가 멀지 않은 곳을 가리켰다. 밝지 않은 불빛 아래 하얀 티구안이 세워져 있었다.

고작 이 차로? 나는 자기도 모르게 눈쌀이 찌푸려졌다. 한 대가 4000만 원 정도일 텐데 조금 긁힌 거로 1000만 원이라니, 장사도 이런 장사가 없었다.

“어때요 아가씨, 보상은 어떻게 하실라고?”

“삐쩍 마른 게 가슴이 나보다도 작네. 하룻밤으로는 안되겠는데!”

뚱뚱한 남자들이 상스러운 말을 계속 뱉어내자 기선우가 기를 쓰고 몸을 일으켜 세웠고 피로 얼룩진 손으로 그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말 가려서 해! 아님 그냥 날 때려죽여!”

그 말에 나는 살짝 놀랐다. 요즘 대학생들 다 이렇게 혈기왕성한 건가?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내 뒤에 숨어 덜덜 떨 줄 알았는데 내 예상을 빗나갔다.

기선우의 남자다운 모습에 뚱보들은 다시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나는 기선우를 몸 뒤로 숨겼고 무섭게 뚱보들을 쏘아보며 말했다.

“3분만 기다려.”

이렇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기는 클라우드 호텔 소속이었고 기선우는 호텔 알바생이었다. 이런 일이 생기면 호텔 책임자가 나서서 해결하는 게 맞지만 아직까지 그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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