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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이우범의 격려

나는 원래 배인호를 초대해 같이 식사할 생각이 아니었다. 하지만 배인호가 이미 젓가락을 든 이상 나도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

배인호는 오늘 나를 도우러 온 건 사실이었고 마음을 담아 풍성한 요리까지 시켜주었다.

나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밥을 먹는 데에만 집중했고 최대한 배인호의 존재를 무시하려 했다. 배인호는 식사할 때 말을 별로 안 하는 편이기에 우리는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었다.

절반 정도 먹었는데 배인호의 핸드폰이 “딩동딩동” 울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누군가 그에게 여러 통의 문자를 한 듯싶었다.

핸드폰을 확인한 그의 얼굴에서 짜증이 묻어났다. 아마도 서란이거나 기예은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했다.

“인호 씨, 바쁘면 일 보러 가요.”

내가 이 기회를 틈타서 말했다.

“바쁜 거 아니야. 먹자.”

배인호가 새우를 하나 까서 내 접시에 올려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접시에 놓인 새하얀 새우를 보고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지금 나와 그의 사이는 이렇게 핑크빛이 돌 사이가 아니었다.

내가 그 새우를 배인호에게 다시 집어 주자 배인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까준 게 싫어?”

나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부정했다.

“아니요. 그냥 새우가 별로 안 땡겨서요.”

그는 내가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는지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새우를 먹어버렸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배인호의 핸드폰이 다시 울려왔다. 이번에는 전화를 걸어 온 것이었다. 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이 향했고 “트러블메이커”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트러블메이커, 나는 갑자기 이 호칭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서란은 절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인호가 휴대폰을 한번 힐끔 보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시선을 거두고 조용하게 밥을 먹었다.

“내가 정리할게요.”

배인호가 테이블을 정리하려 하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몸이 아까보다는 많이 개운해진 걸 보니 열이 내린 듯했다.

“내가 할게.”

배인호는 내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남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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