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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진정한 첫사랑은 다른 사람이었다

7장의 사진, 사진마다 모두 한 소녀가 있었다.

앞에 4장에는 소녀와 배인호가 함께 찍은 것이었다. 벚나무 아래에서, 사찰 앞에서, 흔들다리에서, 관람차에서 두 사람은 커플 옷을 입고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뒤에 두 장은 슬픔이 가득 담겨있었다. 울면서 찍은 셀카는 손목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마지막 한 장이 제일 두려웠는데 물에 빠진 시신 한 구가 있었다. 온몸이 젖어 있었고 이끼가 붙어 있었다. 피부는 희게 물에 부어있었다.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니, 이 여자는 누구예요?”

“이 여자하고 닮은 사람 너도 본 적 있지?”

어머님은 낮은 목소리로 내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서란은 사진에 여자와 똑 닮았다. 어머님은 사진을 넣으시며 한숨을 쉬셨다.

“지영아, 이 여자는 민설아라고 해. 인호가 전에 좋아하던 여자애야.”

“어머님, 자세하게 말씀해 주세요. 저랑 어떤 관계가 있죠?”

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전부 알게 되었다. 나는 배인호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모르는 비밀도 있었다.

거의 졸업이 다가온 시기에 정아와 애들과 함께 나는 인턴을 했었다. 그 기간이 내가 유일하게 배인호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다. 다른 도시에서 매일 문자로 연락하려고 노력했었다.

나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배인호는 당시에 절대로 바꾸지 않던 프사를 핑크색 복숭아 캐릭터로 바꿨었다.

나도 그것을 보고 배인호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건 아닌지 엄청나게 걱정했었다. 사실 당시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배인호는 그 사이 민설아를 만났고 처음으로 그에게 진정으로 좋아한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해준 여자였다.

전에 그저 데리고 놀기만 하던 여자들과 다르게 배인호는 진지하게 민설아와 사귀었다. 하지만 집안에서 반대했다.

마침 할아버님이 위중해지시면서 배인호가 빨리 결혼하는 것이 소원이었기에 적당한 인물을 찾던 중 결국 내가 가장 적합한 결혼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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