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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의문의 비명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나와 정아는 병원을 나섰다.

“나 집에 좀 데려다줘.”

차에 탄 내가 정아에게 말했다.

“집? 어느 집?”

정아가 의아해서 물었다.

“우리 집 안 가고?”

저녁에 이우범과도 만나야 하는지라 정아네 집에 계속 있으면 불편했다.

“수정 팰리스 그쪽으로 데려다줘. 가는 길 알지?”

수정 팰리스는 지금 내가 혼자 쓰는 집이다. 대학 시절 정아랑 애들도 자주 와서 놀다 가곤 했다.

박정아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더 묻지는 않았고 액셀을 밟아 수정 팰리스로 향했다.

수정 팰리스에 도착하고 나는 정아의 부축하에 자리에 앉았다. 정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지영아, 발목 상태가 이런데 진짜 혼자 괜찮겠어? 혼자서 몇 발짝 못 걷잖아...”

“괜찮아. 발목이 이러니까 아무 데도 가기 싫어. 그냥 계속 누워만 있고 싶어. 나 걱정하지 말고 얼른 들어가. 길에서 운전 조심하고.”

나는 정아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 그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고. 언제든 달려올 테니까!”

정아가 할 수 없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정아가 가고 나는 그대로 소파에 앉아 멍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샌가 잠에 들었고 일어났을 땐 좀 으스스했다.

악몽을 꿨다. 꿈에서 민설아의 시체가 내 앞에 놓여 있었고 가까이 가서 보려는데 민설아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는 내 목을 조르려고 손을 뻗었다. 목소리엔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배인호 당신이 뺏어갔어!”

꿈에서 깬 뒤에도 심장이 벌렁거렸다. 악몽으로 인한 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급하게 티브이를 켰다. 채널을 돌려 시끌시끌한 드라마를 찾았고 재잘대는 말소리를 듣고 나서야 조금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니 사색은 또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배인호와 결혼한 그날 그는 나에게 듣기도 거북한 말들을 가득 내뱉었다. 동침하긴 했지만 내 손끝도 건드리지 않았고 새벽 1시가 되자 집을 떠났다.

그때는 그저 배인호가 나랑 같이 자는 게 싫어서 나에게 면박을 주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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