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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차 사고의 원인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 바로 이튿날이라면 배인호가 내가 사는 아파트로 찾아온 날이다. 그날 전화를 받고 나간 게 이 소식을 들어서였나? 서란이 차 사고가 난 거면 확실히 급한 일은 맞았다. 그날 그렇게 급하게 나가고 며칠 동안 안 보인 이유가 여기 있었다.

‘그럼, 이우범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거 아닌가? 근데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은 거지?’

그러고 보니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았다. 이우범을 너무도 당연하게 나의 정보통으로 생각한 것이다.

나는 생각을 마치고 답장했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이제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네.」

정아가 ‘참 잘했어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나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그러고는 나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내일 아침 회사로 출근 도장을 찍고 본격적으로 일에 들어가야 하니 더 이상 이런 일에 시간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황에서 나는 잠에 들었다. 알람 소리가 울려서야 나는 비몽사몽 잠에서 깼다.

첫 출근인데 지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씻으러 갔다. 그러고는 허성재의 차를 타고 같이 회사로 향했다.

내가 배정받은 부서는 프로모션 부서였다. 허성재의 말로는 자회사기도 하고 아직 스타트단계라 프로모션부서가 굉장히 중요한 부서라고 했다. 루트 확장과 프로모션 등의 업무를 책임지는 부서라 나의 성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 직장 신입으로서 제일 중요한 건 착실하게 배우는 것이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열심히 배우겠노라고 다짐했다.

3일 뒤, 허성재가 회사 근처에 내가 살 집을 마련해 주었다. 그는 이삿짐센터를 찾고 이사까지 마치고 나서야 한숨 돌렸다.

“드디어 네가 적응할 수 있게 준비를 끝냈네. 아저씨가 하루에도 8통씩 전화해서 너 잘 보살피고 있는지 물어보셔, 무서워 죽는 줄.”

“아이고, 우리 오빠 고생했네. 월급 타면 밥 살게.”

내가 헤헤 웃으며 말했다.

“그때 형수님이랑 별님이도 같이 데려와요. 한 명도 빠짐없이.”

별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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