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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귀청이 터질 듯한 함성에 눈 부신 불빛.

죽음의 위협을 느끼는 이 순간, 천도준은 더없이 마음이 평온했다.

그는 제자리에 멈춰선 채 맞은편에 있는 지옥의 악귀를 주시하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꿀단지에 파묻혀 자란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대부분 사람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며 자랐다.

‘생사는 한순간에 결정돼.’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고통스러워.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하니까.’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본능이야.’

‘그러나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경험해 보면 누구나 죽음을 마주할 용기가 있어.’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래서는 안 되는 거야...."

지옥 악귀의 마음속에 거대한 파도가 일었다. 그는 습관적으로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은 뒤,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으로 우승자인 자신의 우월감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 천도준이 보인 반응은 그를 당황하게 했다.

쉭!

그가 오른손을 떨자, 섬뜩한 비수가 다시 반지에서 튀어 나왔다.

"죽어!"

지옥의 악귀가 이를 갈며 낮게 외치더니 갑자기 천도준에게 달려들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비수를 숨기면서 공격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비수를 불빛 아래 드러나게 한 채 공격했기에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너, 당황했네."

천도준이 빙그레 웃었다.

나지막한 속삭임이 지옥 악귀의 귓가에 닿자,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지옥의 악귀가 한눈을 판 이 순간, 천도준이 갑자기 움직였다.

그가 몸을 휙 움직여 자기를 찔러 들어오는 반지에 달린 비수를 재빨리 피하더니, 오른손 손날로 지옥 악귀의 목을 재빨리 공격했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지옥 악귀의 목구멍에서 나지막한 비명이 흘러나왔다.

풀썩!

지옥 악귀가 바닥에 쓰러졌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던 귀청이 떨어질 듯한 함성이 뚝 그쳤다.

수많은 시선이 바늘처럼 천도준에게 꽂혔다.

"휴...."

천도준은 한숨을 내쉬더니 바닥에 쓰러진 지옥 악귀는 한 번도 쳐다보지 않은 채 곧바로 몸을 돌려 철장 문 쪽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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