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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한 마디 원망에 어머니가 이렇게 크게 화를 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화에 그치지 않고 손찌검까지...!

어머니가 매를 든 건 어릴 적 이후로 처음이었다.

“다시는 그런 말 입에 올리지 말아라. 네 아버지이자 내 남편이야. 그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과는 별개로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고 노여움에 가득 찬 눈빛이었다.

“하지만 우리를 버렸잖아요! 혼자 부귀영화를 누리러 떠났잖아요!”

마음속 뿌리 깊은 원망이 숨겨지지 않았다.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그 사람이 알기나 해요?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셔서 병든 거, 아버지 없는 아들이 어려서부터 사생아라고 온갖 욕을 먹으면서 자란 걸 그 사람이 알기나 하냐고요!”

“그 입 다물어!”

이난희가 큰 소리로 꾸짖으며 가슴을 격렬하게 아래위로 들썩였다.

“도준아, 네가 아직 어려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많아서 그래. 전엔 네가 아빠를 원망해도 엄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젠 너도 컸잖아. 네 아빠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힘든 일들을 겪은 게 아니야. 도준아, 아빠를 원망하면 안 돼.”

이난희의 모습에 천도준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홧김에 태어나서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에 눈이 멀어 그만 어머니의 상태를 소홀히 하고 말았다.

“엄마, 화 푸시고 숨 크게 들이쉬세요.”

천도준이 다급히 그녀를 케어했다.

이난희는 심호흡을 반복하며 서서히 흥분되었던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녀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천도준을 바라보며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난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

“아팠지?”

가슴 아파하는 그녀의 눈빛에 천도준은 고개를 저었다.

“이해가 안 돼요. 엄마가 왜 그 양심을 저버린 사람을 감싸주는지.”

사그라지지 않은 분노를 억누르는 목소리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침묵.

긴 침묵이 흘렀다.

이난희는 손을 아래로 떨구며 고개를 숙였다. 추억에 잠긴 것 같기도 깊은 사색에 잠긴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십분이 흘렀을까.

“하...”

이난희가 깊은 한숨과 함께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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