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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238화

작가: 마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가 여태껏 천도준과 천태성 사이를 오갔던 것도 다 기회를 얻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그리고 이제 천씨 가문 노부인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그의 미래에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조력을 얻을 수 있었다.

재계를 종횡무진하고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는 주건희는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 말은 노부인에게 자신과 천태성은 친분이 있으며 자신이 이 지역에서 지내고 있는 힘이면 노부인의 수발을 들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태성이?”

아니나 다를까, 천태성이라는 이름을 듣자, 천 씨 노부인의 안색이 많이 풀어졌다. 더는 아까 같은 냉담한 기색이 아니라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천씨 가문에서 천 씨 노부인의 지위는 남달랐다. 비록 가주는 아니었지만 가주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했다.

그리고 젊은 세대 중에 천태성은 드물게 노부인의 환심을 사는 사람 중 하나였다.

눈치가 빠르고 분위기 파악을 잘하는 주건희는 노부인의 안색을 보자 몹시 기뻐했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기 전에 노부인은 다시 손을 저었다.

“되었다. 기왕 태성의 지인이라 하니 더는 따지지 않으마. 하지만 애야, 네 힘은 보잘것없으니 네 사람들을 데리고 그만 가보거라.”

쿵!

기쁨에 차 있던 주건희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저 높은 구름 위에서 추락하는 듯한 좌절감이 느껴졌다.

만약 다른 사람이 주건희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면 주건희는 당연히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주건희의 힘은 정말로 하늘도 가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한 건 천씨 가문 노부인이었다!

주건희는 자신의 주제를 잘 알고 있었다. 천씨 가문 노부인의 눈에 그는 어쩌면 한 마리의 개미로 칠 수 있었지만 그가 소위 힘이라고 생각했던 건 정말로 천씨 가문 노부인의 눈에 들지 않았다.

그 말에 그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도무지 반박할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저 멀리서 자동차 엔진음이 들려오더니 눈 부신 빛이 엄습했다.

찰나,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건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눈 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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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의 첫 햇살이 바닥을 비출 때, 눈을 뜬 천도준은 병실에 사람이 한 명 는 것을 발견했다.이수용은 피곤함에 전 얼굴로 병실 소파에 기댄 채 손을 베개 삼아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천도준은 순간 크게 기뻐했다.다급하게 이미 잠에서 깬 울프를 향해 어떻게 된 건지 묻는 눈빛을 보냈다.“어르신, 천도준 씨께서 깨셨습니다.”하지만 울프는 아예 그를 깨웠다.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울프를 쳐다봤던 건 이수용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이수용이 이렇게 일찍 병실에 왔다는 건 분명 어젯밤에 밤새 달려왔다는 뜻이었다.두 눈을 뜨고 천도준을 본 이수용은 피곤함에 마른 세수를 하다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제가 울프에게 깨시면 바로 절 깨워달라고 했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천씨 가문은 어떻게 됐어요?”가규의 일은 분명 잘 처리됐을 것이다.하지만 그 뒤의 문제도 적지 않을 게 분명했다.그도 그럴 것이 천태성은 천씨 가문 후계자 중 한 명이었고 그는 그저 천씨 가문 사람들 눈에는 밖에 버려진 ‘사생아’였다.만약 아버지와 이수용의 물흐리기 작전만으로 모든 게 해결이 됏다면 천태성의 후계자 신분은 너무 무의미했다.그 말에 이수용은 씁쓸하게 웃었다.“제가 어젯밤에 쉬지 않고 달려온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어젯밤 노부인께서 이곳에 도착하셨습니다.”천씨 가문 노부인이?천도준의 표정이 순간 굳더니 동공이 수축했다.놀라움이 가시자 그는 무력한 웃음을 지었다.“그 큰 인물까지 불러내게 되다니, 천씨 가문에서 천태성의 지위는 정말 남다른 모양이군요.”이수용도 무기력하고 더없이 실망한 얼굴을 했다.천씨 가문에서 노부인의 지위는 몹시 특별했다. 지난 세대를 겪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황태후가 수렴청정하는 듯한 아우라를 풍겼다.그녀는 비록 천씨 가문을 장관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주라고 해도 그녀에게 경의를 표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효도라는 단어 하나로도 가주를 무너트릴 수 있었다.크게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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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41화

    천도준은 상처가 벌어지며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참으려 애를 썼다.시트에 몸을 기댄 채 크게 심호흡을 해도 고통은 가셔지지 않았다.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죄를 물으러 왔을 텐데 제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그거야말로 큰 죄가 아니겠어요??”이수용은 순간 표정이 굳었다.가슴이 막 갑갑해지며 무거운 감정으로 가득 찼다.그가 보기에 천도준이 이러는 것은 도무지 방법이 없어 일부러 부상을 여사님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으로 보였다.만약 다친 게 천태성이었다면 이런 행동은 절대로 할 리가 없었다.천씨 가문에서 천태성은 여사님의 얌전한 손자였고 부상을 당해도 여사님의 앞에 무릎 꿇고 아프다고 앓는 소리 몇 번 하면 여사님이 알아서 복수를 해줬었다.그러나 천도준은 거의 아물어가는 상처를 억지로 벌려야만 겨우 여사님의 한발 양보를 바랄 수 있었다!똑같은 천씨 가문의 사람이었지만 대우는 이토록 천지 차이였다. “괜찮아요, 어르신.”천도준은 웃으며 이수용을 위로하며 운전 중인 존에게 말했다.“그만 보고 얼른 들어가요, 더 늦으면 피가 다 굳겠어요.”존은 억지로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롤스로이스를 운전했다. 다만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에도 짙은 씁쓸함과 무력함이 가득했다.출신이라는 두 글자는 참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밤의 장막 아래, 사인회관은 산허리쯤의 숲속에 위치해 있었다. 마치 그대로 산허리에 박혀 들어간 것 같은 풍경이었다.이 지역의 최고급 회관으로 주건희와 주준용 같은 호걸이라고 해도 초대장이 있어야만 입장할 수 있어, 일반적인 권력자들은 발을 들이지도 못했다.그리고 그것은 사인회관을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만들기도 했다.그리하여 천도준마저도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거대한 대문은 고대 건축 양식을 띄고 있었다. 높은 담벼락에 커다란 마당은 회관을 단단히 에워싸고 있었다.대문 앞, 높게 걸린 커다란 ‘사인회관’ 편액 양옆으로 특별 제작된 커다란 붉은 등이 걸려 있었다.붉은빛을 흩뿌리는 광경은 장엄함과 엄숙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42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상처가 벌어지며 극심한 고통이 일어 천도준은 처량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얼마 걷지 않아, 시야 속에 작은 별채가 보였다.별채는 소박하고 소탈해 사인회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여사님, 천도준 도련님이 인사를 드리려고 이리 왔습니다.”이수용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조금 소리 높여 외쳤다.“들거라.”한 목소리가 별채 안에서 들려왔다.이수용과 존의 부축을 받으며 천도준은 조금 불쌍하게 상처를 부여잡은 채 별채로 향했다.걸음을 옮기며 이수용은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도련님, 최대한 참으셔야 합니다.”천도준은 씁쓸하게 웃었다.눈빛이 번뜩이더니 오른손이 저도 모르게 복부의 상처를 꽉 움켜쥐었다.자신이 그 도리를 몰랐다면 직접 거의 다 아물어가는 상처를 다시 벌렸을 리는 없었다.어둠 속에서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여기까지 온 그는 가끔은 적당히 고개를 숙이는 건 나중에 더 높이 날기 위해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끼익….별채의 문이 열렸다.점심에 천도준을 소견 했던 세 명의 정장남도 전부 별채 안에 있었다.선두에 있던 사람은 곧바로 안쪽으로 안내하는 손짓을 했다.“여사님께서는 안채에 계십니다.”안채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공기 중에는 옅은 향냄새가 가득했다.그와 함께 불경을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여사님은 상위에 앉아 눈을 감은 채 오른손은 조용히 염주를 세며 불경 소리를 따라 불경을 외웠다.그 옆,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이 단정하게 앉아 조심스럽게 보좌하고 있었다.천도준이 안으로 들어오자 중년이 낮은 목소리로 귀띔을 했다.“여사님, 천도준이 왔습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여사님은 두 눈은 뜨지 않은 채 계속해서 염주를 넘기며 불경을 외웠다.중년은 자연스레 그 뜻을 알아채고는 천도준 일행에게 대기하라는 눈짓을 했다.천도준은 상처를 움켜쥔 채 중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이분은 이 지역에서 권력이 가장 큰 사람이었다. 그런 상대가 자신을 난감하게 만들지 않았는데 상대의 체면을 바닥에 내팽개칠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43화

    차가운 목소리가 안채에 울려퍼졌다.방안의 공기도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양쪽 구레나룻이 희끗희끗한 한 중년의 동공은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그는 이내 곧 경악에 휩싸였다.이수용과 존은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대표님, 무례를 범하지 마세요.”말을 마치고, 그는 다급히 이미연에게 해명했다.“어르신, 제가 대표님을 대신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제발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하.”이미연은 냉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수용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천도준을 흘겨보았다.처음부터 끝까지 천도준의 얼굴에는 냉기 외에는 조금의 감정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이미연과 당당히 눈을 마주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는 안채에 들어서자마자 이미연이 불교의 전통 초도경문인 ‘지장보살본원경’을 읊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미연에게 한 발 물러서달라고 용서를 구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화를 꾹 참았었다. 하지만 이미연은 그저 경문을 외우기만 할 뿐, 천도준을 아예 신경쓰지도 않았다. 만약 이수용이 그녀를 제지하지 않았다면 이미연은 정말 ‘지장보살본원경’을 백 번이나 읊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경문을 백 번이나 읽다니…… 천도준을 피 말려 죽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천도준은 용서를 구하러 온 게 확실했다. 하지만 그는 쉽게 이용당할 사람도 아니고, 충동적인 사람도 아니었다.이미연은 경문으로 그를 설교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천도준이 무엇을 더 참으란 말인가?그 모습에 이수용은 안절부절못했다. 이미연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은 어느새 새빨개졌다.방으로 들어갔을 때, 그는 이미 이미연이 초도경문을 읽는 것을 알아챘었다. 하지만 그는 감히 천도준을 말릴 수 없었다.천도준의 안색이 점점 나빠지지 않았다면, 그는 감히 말을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뜻밖에 천도준이 경문을 읊는 이미연에게 대들 줄이야……그건 아주 불경스러운 일이었다.그때, 이미연은 천천히 일어나 컴퓨터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독경 소리를 끄고, 발걸음을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44화

    천도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차가운 서리가 내려앉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네, 좋습니다. 무릎 꿇을게요.”그는 복부가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이 순간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창백했던 천도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지만 그의 두 눈에는 물기가 어려있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움켜쥐고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순간, 손의 핏줄이 더욱 선명해졌다. 굴욕이었다.천도준이 아무리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무릎을 꿇으면 후계자가 될 확률은 얼마든지 있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주 비참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쿵.무릎과 바닥이 부딪쳤다. 천도준의 심장은 빠르게 요동쳤다.순간, 그는 의식이 몽롱해지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난 네 뼈가 철로 만들어졌는 줄 알았는데 너도 무릎을 꿇을 줄 아는 구나?”이미연은 경멸과 혐오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천도준을 내려다보았다.“네가 나의 착한 손자인 태성이를 다치게 한 죄는 어떻게 갚을 거냐?”그녀의 말에 이수용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여사님, 그 일은 이미 집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까?”“흥.”이미연은 갑자기 두 손을 휘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도준이는 우리 착하고 말 잘 듣는 태성이를 괴롭히고, 자꾸 물을 흐리려고 하고 있어. 너희들은 내가 정말 죽었으면 좋겠어? 멀쩡한 우리 손자 몸을 그렇게 만들어놓고, 그렇게 쉽게 일을 끝내려고 하는 거야?”‘말 잘 듣고 착한 아이?’천도준은 냉소했다. 그의 두 눈에서는 분노가 끓어올랐다.이렇게 손자를 두둔하고 드니, 어떻게 사람들이 죄를 물을 수가 있겠는가?“여사님, 대표님도 칼에 찔리셨습니다. 대표님 몸의 이 상처는 정말 안 보이시는 겁니까?”이수용은 빨갛게 달아오른 눈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천도준을 대신해 따지기 시작했다.“건방지게, 어디 하찮은 놈이 감히 입을 놀려? 너에게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이미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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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이수용과 존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공포가 극에 달했다.이수용의 눈빛은 어느새 절망으로 가득찼다.‘이젠…… 완전히 끝장났어.’이미연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사생아가 감히 그녀에게 이렇게 행동하다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이미연은 천씨 가문을 쥐락펴락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천씨 가문의 가주라 하더라도 그녀에게 공경을 다해야했다.이미연은 기분이 좋을때에만, 천도준을 천씨 가문 가주의 아들로 여기면서 그를 사생아라고 칭한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때면, 천도준은 그녀에게 있어서 아무 것도 아니었다. 천도준은 이미연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순간, 그의 기세등등한 모습과 당당한 눈빛은 모든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한 잔 올리겠습니다. 천씨 가문의 권력을 장악하고 계신 분인데, 제가 할머님을 공경하지 않으면, 할머님이 뭐라고 감히……”그의 말에 이미연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얼굴이 점점 새빨개지고, 수양으로 쌓아온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미연은 이를 꽉 악물었다.하지만 천도준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미연에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죄를 묻는 다면, 제가 할머님 체면을 한 번 살려는 드리겠습니다. 저 스스로 제 상처를 헐뜯으면 할머님께서도 양보해주세요. 전 할머님께서 양보해주시는 걸 바랄 뿐이지, 지장보살본원경으로 저를 몰아붙여라는 게 아니에요.”우뢰와 같은 목소리에 귀가 번쩍 뜨였다.천도준은 나쁘지도, 멍청하지도 않았다.그는 이미연의 언행에서 그녀가 자신의 아버지는 풀어주되, 자신을 죽여버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천도준은 물러서거나 참을 수 있었다. 심지어 무릎까지 꿇을 각오도 있었다. 하지만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면, 천도준은 쉽게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안채의 공기는 숨이 꽉 막힐 정도로 굳어있었다.양쪽 구레나룻이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은 미간을 점점 더 찌푸렸다. 천도준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점점 더 매서워졌다.이런 상황에 이수용과 존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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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정강수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해보였다.정강수는 국화의 대가였다. 그는 도도하고 자신의 존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에게서 사과라는 단어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물며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한테 사과하라니?그저 멍하니 서 있는 정강수를 보고, 유 원장은 화가 났다.“너, 나랑 박씨 어르신을 믿어, 못 믿어?”박씨 어르신도 한숨을 쉬었다.“가, 어서 사과 해. 체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뭐.”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 그것도 천씨 가문 가주가 아들을 위해 이미연에게 협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천도준이 정강수의 사과를 받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순간, 정강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유 원장이 혼자 이러는 거면 무시해도 되겠지만, 박씨 어르신까지 이러니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가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일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정강수는 한숨을 쉰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엄마, 아빠. 제가 도준이를 잡으러 갈게요.”고청하는 감격에 겨워 밖으로 뛰쳐나갔다.오해가 풀렸다. 이건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여자로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정강수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안채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고덕화와 이은화는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오늘 밤,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다.기쁨에서 분노로, 다시 공포로 변했다. 두 사람은 그저 오랜 친구들을 불러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믿을만한 남자인지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길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조금 전 천도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두 사람은 얼굴이 뜨거워졌다.고덕화는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흘겨보았다.“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 어떻게 두 사람은 아직도 나를 속일 수가 있지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0화

    정강수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했다.그들은 모두 오래된 절친한 친구고,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들이어서 만약 진짜로 싸운다면 누구 하나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유 원장은 얼굴을 붉히며 욕설을 퍼부었다.“넌 정말 양심도 없는 놈이야. 내가 너랑 싸우는 것을 두려워할 것 같아? 너한테 맞으면 난 내가 직접 치료하면 되는데, 넌 누가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난 절대 치료 못 시켜줘.”“너……”정강수는 얼굴을 붉혔다. 고덕화는 아직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같은 편들끼리 왜 갑자기 싸움을 벌이는 거지? 그때, 박씨 어르신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유 원장과 똑같이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강수를 바라보았다.“강수야. 이번 일은 네가 경솔했어. 유 원장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너 까지 왜……”정강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세 사람 중, 박씨 어르신이 제일 진중하고 침착한 편이었다. 아니었으면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 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이야?”고덕화가 다급히 물었다.이은화와 고덕화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유 원장은 성격이 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구르며 를 가리키며 정강수에게 소리를 질렀다.“다시 한번 저 그림을 자세히 봐봐. 그래도 천도준이 선물한 그림이 가짜라고 한다면 오늘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말에 정강수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천도준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했다.‘내가 진짜 잘 못 본 걸까?’정강수는 다시 를 들고 신중하게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돋보기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았다.아까와 비교하면, 정강수는 확실히 침착했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어찌나 조용한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것 같았다. 고덕화 일행은 막막했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부끄럽기도 하고, 어딘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9화

    그의 한 마디에 방은 순식간에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정강수는 오히려 거만한 표정으로 천도준을 아니꼽게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고청하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갸냘픈 몸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부모님은 불같이 화를 낸다. 처음 부모님을 소개시켜드리는 자리는 이렇게 완전히 망해버렸다.그럼 앞으로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고청하는 힘겹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준아……”그녀가 막 말을 내뱉은 순간, 천도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미소는 봄바람처럼 따뜻했다.당백호의 는 이수용이 그에게 준 것이다. 그는 이수용이 고작 그림 한 점으로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박씨 어르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해도 절대 가짜일 리가 없었다.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바로 정강수의 독단적인 태도였다. 그는 그림을 단 한 번만 보고 가짜라고 판단했다. 그건 아무리 전문가여도 너무 독단적이었다.그의 이런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기쁨과 환희가 차 넘쳐야 할 자리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고청하의 목소리를 듣고, 천도준은 웃으며 말했다.“청하야, 난 괜찮아. 난 이만 나가볼게.”이미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그가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고청하만 중간에서 곤란해질 뿐이었다.고청하는 그가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렵게 얻은 이 진실된 감정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하지만 지금, 난처해하는 고청하를 보고 있자니 천도준은 마음이 아파왔다.말을 마친 천도준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도준아……”고청하는 그를 잡으려고 했다.하지만 고덕화가 그녀를 붙잡았다.“청하야. 아직도 모르겠어?”“아빠…… 아빠는 제가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세요?”고청하는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청하야, 천도준은 이 도시에서 젊은 인재라고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8화

    쿵.그의 한 마디에 방 안의 몇 몇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했다.모두가 돈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이런 소장품에 대해서는 모두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서화 면에서는 정강수처럼 조예가 깊은 사람은 없었다.한 폭의 그림이 거의 50억에 달한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이 선물은 아주 귀한 것이었다.그 말에 천도준도 깜짝 놀랐다. 이수용은 너무 손이 컸었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로 50억을 쓰다니?잠시 후, 천도준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아저씨,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들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50억 정도는 내놓을 수 있습니다.”“어린 나이에 말은 잘하네?”정강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점잖은 그의 얼굴에 흉악한 분노가 일었다. 고청하는 눈을 반짝였다. 천도준의 몸값을 생각했을 때, 50억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녀가 막 뭐라고 해명하려고 할 때, 정강수는 갑자기 냉소를 지으며 천도준에게 말을 걸었다.“방금 잘 못 들었어? 내가 말한 건 3년 전 시가야.”“잘 들었습니다.”천도준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49억 2천 8백만원. 구체적인 가격을 어떻게 알았냐고?”정강수는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당시 이 그림이 경매에 팔렸을 때, 내가 그 경매 현장에 있었지. 이 그림은 당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한 신비로운 구매자 손에 들어갔어. 게다가 이 그림은 3년 전에 사간 이후로 한 번도 세간에 나타난 적이 없었지. 나이가 많이 어린 것 같은데, 설마 당신이 그때 그 그림을 산 사람이라고 하진 않겠지?”그 말에 고청하는 몸을 움찔했다. 그녀의 두 눈은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3년 전이면 천도준과 오남미가 결혼하던 해다.그때의 천도준이 어떻게 50억 짜리 그림을 살 수 있었을까?‘설마…… 진짜 가짜란 말이야?’순간, 고청하의 눈앞은 순식간에 캄캄해졌다.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텅 빈 듯 공허해졌다.고덕화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그는 정강수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국화의 대가이고, 이 방면에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7화

    그의 한 마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덕화의 표정도 순식간에 굳어졌다. 고청하 어머니의 표정도 오싹하기 그지 없었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저씨, 도준이는 가짜 그림을 선물할 사람이 아니에요.”고청하는 다급히 해명했다.이건 천도준이 그녀의 부모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다. 그녀의 가세로 보아, 고청하의 부모님은 천도준이 준 선물의 가치를 절대 따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물이 가짜라면 그건 의미가 달라진다.이건 가식적이고 무례한 일이 아닌가?“그래, 맞아. 한 번 더 자세히 봐. 함부로 말하지 말고.”유 원장도 고청하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는 천도준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다. 천도준 같은 사람이 어떻게 가짜를 구입할 수 있단 말인가? 반드시 정강수가 잘못 본게 틀림없었다.“그래, 아까 그저 얼핏 봤잖아. 네가 잘못본 게 틀림없을 거야.”박씨 어르신이 말했다.“뭐?”정강수는 박씨 어르신을 노려보았다.그는 국화의 대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그림 한 점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었다.그는 수십 년 동안 서화에 빠져있었고 직접 본 서화는 부지기수였다.당백호의 는 정강수가 한 눈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당신……”박씨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천도준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정강수를 향해 말했다. “이 당나귀 같은 놈아. 오늘은 청하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인사를 하러 온 날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이 어떻게 가짜 그림을 선물할 수 있겠는가?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만약 이번 일로 천도준이 대노한다면 천씨 가문의 명령하나 만으로 정강수는 그동안의 명성을 전부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왜 나를 탓하는 거야?”정강수는 매섭게 쏘아붙였다.“난 저 녀석이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선물로 가짜 그림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야. 보잘것 없는 선물이라도 정은 깊다는 말도 있는데 값비싼 선물을 주지 못해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6화

    “걱정하지 마. 이따가 확실하게 단련시켜 줄 테니까.”박씨 어르신은 워낙 권위가 높은 사람인지라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유 원장과 정강수도 고개를 끄덕였다.“걱정마시게나. 우린 오랜 벗이잖아. 우리를 초대했으니까 우리도 자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걸세.”“도대체 어느 잘난 놈이 청하 마음을 사로잡은 건지 똑똑히 봐둬야겠어.”고덕화는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함께 주먹을 맞잡았다.바로 그때, 고청하는 잔뜩 민망해하는 천도준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왔다.천도준을 보자마자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동시에 아연실색했다. 그들은 깜짝 놀라 순식간에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저…… 저 사람이 고덕화의 예비 사위라고? 세상에.’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권세도 높고 지위도 높은 사람들이었지만, 천도준을 보자마자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일었다.이렇게 큰 인물을 감히 누가 누구를 테스트하고, 누가 누구를 단련시킨단 말인가?박씨 어르신은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이율 병원 원장인 유 원장은 천도준의 어머니가 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그는 천도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장 의사를 통해 천도준에 관한 일을 들은 적이 있었다.“저 사람이 바로 네가 말한, 우리더러 잘 테스트해봐라던 그 사람이야?”유 원장이 말했다.옆에 있던 박씨 어르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유 원장을 쳐다보았다. 그는 유 원장이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사실, 천도준은 방에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오늘 밤 고청하의 부모님을 만난 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거물급 인물들이 함께 있을 줄이야.박씨 어르신뿐만 아니라 유 원장도 있었다.그의 어머니가 이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어머니를 돌봐느라 병원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럴 때에 유 원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오직 그 점잖은 얼굴을 한 사람과만 초면이었다. 하지만 그는 박씨 어르신, 유 원장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또한 만만한 인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5화

    죽림 정원.웃음 소리가 본연의 고즈넉함을 깨뜨렸다. 고청하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아버지와 그의 몇 몇 오랜 벗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봤다.한 쪽의 대원들 외에, 국화의 대가, 의학의 권위자 등등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이 사람들은 국내에서 명성이 자자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위상이 높았다. 이 사람들은 모두 고청하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들이었다. 이따가 천도준이 오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자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못 본 새에 이율 병원 원장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하더군.”중년 남자는 활짝 웃으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외국의 의학 잡지에 자네가 자주 등장하더군.”“하하하. 그만 칭찬하게나. 이게 다 검은 머리가 희도록 밤 새서 노력한 결과물이니……”유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걸로 따지면 정강수가 제일 자격이 있지.”그 말에 점잖은 외모에 안경을 쓴 또 다른 중년 남자가 말을 이어갔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국제적으로 유명하다니? 정말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친 건 내가 아니라 고씨 지. 석유 재벌과 실리콘밸리의 가물들과 어울려 놀잖아.”“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이번에 너희를 부른 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야.”“바로 사윗감을 테스트 하는 거지.”박씨 어르신이 진지하게 말했다.이 말에 유 원장과 정강수는 동시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은 앞다투어 고덕화의 예비 사위가 누구인지 물었다.고덕화는 말없이 웃으며 나중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생각지도 못했어. 덕화가 이 도시에서 가문을 일으켰는데 사위도 이 도시에서 찾고, 어느 집 재주가 뛰어난 놈이 우리 조카딸을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게 한 거야?”유 원장은 참지 못하고 한 마디했다.“기다려보면 알아.”고덕화는 살짝 웃었다. 그러면서 고청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마침 사람들도 다 모였으니 이 녀석들이 나를 도와 그 녀석이 진짜 합격된 놈인지 아닌지 테스트할거야.”고청하는 두 손을 맞잡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54화

    세 개의 분양 아파트 실시간 데이터는 꾸준히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일주일 정도면 이번에 나온 매물들을 다 팔 수 있을 것 같았다.이건 그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결과였다.그는 큰 주목을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빠른 이익화를 실현하려고 했다.오후 5시, 천도준은 마영석에게 오늘 밤 축하연을 마련하라고 했다.하지만 그의 테이블로 배달된 초대장 하나가 그의 계획을 완전히 허사로 만들었다.초대장에 적힌 글자를 보고, 천도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기뻐하면서 조금 놀란 것 같았다.초대장에는 사인회관이라는 장소가 적혀 있었다.사인회관의 초대장이다. 입문 자격을 갖췄다는 뜻이었다.“누가 보낸 거지?”그는 울프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울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떤 젊은 사람이야. 그저 초대장만 건네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어.”천도준은 엉겁결에 웃음을 터뜨렸다.이 초대장은 진짜 초대장이 맞았다. 사인회관의 명성이 워낙 강하다보니 아무도 감히 이 초대장을 위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초대장에는 주인의 이름이 빠져있었다.‘혹시 박씨 어르신인가?’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의 신분으로 이 초대장을 보낸다면 자신의 이름을 빼먹지 않을 것이다.“축하연은 오늘 너희끼리 해야겠어. 나는 약속 장소로 가봐야 해.”그는 초대장을 흔들며 마영석에게 말을 걸었다.만약 정말 박씨 어르신이 보낸 초대장이라면 상대방의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간단한 초대장 한 장이라고는 하지만, 주건희, 주준용같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지금 상대방이 직접 그의 손에 가져다줬는데 그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건 멍청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깊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사인회관은 여전히 독특한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자랑했다.작은 뜰.환한 등불이 비추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초대장이 없으면 함부로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진정한 사인회관의 단골손님만이, 전체 사인회관에서 이 대나무 숲의 작은 뜰에 출입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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