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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시연아, 또 만나네? 새해 복 많이 받아.”

연도진이 온화한 웃음을 띠며 김시연 옆의 개수대에서 손을 씻었다. 김시연이 불편한 심기로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일이 있어서. 넌?”

연도진은 옆의 벽에서 종이 타월 두 장을 뽑아내 손을 닦았는데 하나하나의 동작이 화보 속 한 장면 같았다.

“놀려고.”

김시연은 딱딱하게 한마디 내뱉고는 손의 물기를 털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런 김시연의 팔을 연도진이 잡았다.

“같이 밥 먹을 수 있을까?”

“안 돼.”

김시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성큼성큼 화장실을 걸어 나갔다. 식사 자리에 돌아오니 온하랑은 그녀의 안 좋은 안색을 눈치채고 물어왔다.

“무슨 일 있어요?”

김시연은 콧방귀를 끼더니 말했다.

“쓰레기를 봤더니 기분이 안 좋네요.”

온하랑은 이내 누굴 얘기하는지 알아차렸다.

“그 사람 여기 있어요?”

“네.”

김시연은 집히는 대로 두 입 먹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전 안 먹을래요. 먼저 방에 돌아가려고요. 밤에 나갈 계획 있나요?”

온하랑은 최동철을 바라봤고 최동철은 시계를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8시에 나가서 야경 찍는 법 가르쳐 드릴게요.”

“그래요, 그럼. 전 먼저 가서 좀 누워있을래요.”

김시연은 핸드폰을 들고 자리를 떴다.

“숙모, 저도 배불러요. 그만 갈래요.”

부시아도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온하랑은 최동철을 향해 말했다.

“그럼 우린 먼저 가볼게요. 이따 8시에 로비에서 봐요.”

“그래.”

온하랑 일행이 뜨자 자리에는 최동철과 이석 두 사람만 남았다. 이석은 머뭇거리다 말했다.

“최 대표님, 아까 꼬맹이가 온하랑 씨한테 숙모라고 부르던데요.”

“들었어.”

최동철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온하랑 남편이 누군지 알아봐.”

“네.”

이때 연도진이 접시를 들고 걸어와 최동철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그는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

“다 돌아갔어요?”

“응.”

이석이 놀리듯 말했다.

“시연 씨가 화장실에서 돌아오자마자 방으로 돌아가겠다던데요? 쓰레기를 봤다는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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