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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네...”

연 비서는 숨을 참으며 겨우 대답했다. 부승민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성큼성큼 사무실을 떠났다. 연 비서는 그제야 겨우 숨을 길게 내쉬고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호텔을 예약했다.

온하랑 일행은 8시경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도시 외곽을 따라 걸으면서 셔터를 눌러댔고 김시연은 가끔 모델 역할을 해주었다. 매번 온하랑이 찍은 사진을 보며 부족한 부분을 최동철은 직접 시범해 보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부시아가 힘들어서 투덜대자 이석은 시아를 번쩍 안아 들고 걸었다.

열 시가 조금 넘어서 호텔에 돌아와 세수를 마친 뒤 온하랑은 침대에 누워 오늘 찍은 사진을 하나하나 넘겨보면서 다양한 지식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부시아는 이미 곯아떨어졌고 그녀도 핸드폰을 내려놓고 불을 끄고는 잠을 청했다.

그날 밤, 이상하게도 온하랑은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 자신이 꿈을 꾸는 것 같았는데 어떻게 해도 깨어날 수 없었다. 꿈속에서 사람들과 둘러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서 어떤 옷차림이 멋진 남자가 술잔을 들고 헌팅하러 왔다. 온하랑은 간단하게 넘기고 귀찮다는 듯 화장실로 갔는데 무심코 거울을 본 뒤 놀라서 깨어났다.

눈이 크게 떠졌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방안은 칠흑같이 손을 내밀어도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녀는 눈을 감고 아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떠올렸다. 그 모습은 마치 만삭의 임산부 같았는데 배가 불러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꿈을 꿀 수가 있지? 설마 아이가 너무 갖고 싶은 건가?

온하랑은 가까스로 숨을 토해내고는 부시아가 그녀의 품에 안겨서 곤히 잠든 모습을 보며 손을 내밀어 아이의 볼을 꼬집었다. 하지만 꿈은 희한하게 최동철이 했던 얘기와 맞아떨어졌다. 그가 얘기한 다른 이야기들도 그녀를 속이는 것 같지 않았으나 그녀는 어떻게 머리를 쥐어짜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녀는 곰곰이 기억을 되새겼다. 그때, 머리에 날카로운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스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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