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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말하며 연도진은 한 방향을 가리켰다. 김시연이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두 남자가 그곳에 서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김시연은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그래, 못 할 것도 없지.”

전화가 연결됐고 수화기 너머에서 온하랑의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시연 씨, 일 끝났어요? 우리 지금...”

“하랑 씨, 지금 연도진이랑 밥 먹으러 가려고요. 지금 못 갈 것 같아요. 다 먹은 뒤에 얘기하죠.”

온하랑은 잠시 멈칫하다 말했다.

“당연한 거죠. 그래도 몸조심해요, 뭔 일 있으면 연락해요.”

“안심해요.”

전화를 끊은 뒤 온하랑은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카메라를 집어 들고는 몇 미터밖에 서있는 부승민과 부시아를 향해 말했다.

“조금 더 붙어... 오케이. 그 상태로 웃자... 좋아!”

부승민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으나 부시아가 하도 같이 찍자길래 어쩔 수 없이 같이 찍었다. 부승민이 걸어와 온하랑 카메라의 사진을 보면서 물었다.

“아까는 김시연 씨 전화야?”

“응. 잠시 못 온대.”

온하랑은 진지하게 카메라의 사진들을 살피며 대답했다.

“전 남자 친구 혼혈이야?”

온하랑은 잠시 이해가 안 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눈이랑 얼굴 골격이.”

“글쎄 시연 씨가 그런 말 한 적은 없는데.”

온하랑이 대답했다. 그녀는 부승민이 제멋대로 추측한 거로 생각했다. 연도진의 오관이 뚜렷하긴 해도 한 번 봐서 혼혈이란 걸 알아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연도진은 사전에 맛집을 알아보고 현지 특색을 잘 반영한 샤브샤브집을 골랐다. 두 사람이 마주 앉고 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져와서 말했다.

“두 분 뭐 드실 건가요?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와서 저희 가게에서 커플 세트 요리를 런칭했답니다. 가성비가 짱인데 드셔보실래요?”

“됐어요.”

“그거로 주세요.”

김시연과 연도진은 동시에 대답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고 김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됐어. 그냥 주문하면 돼. 내가 돈을 못 낼 형편도 아니고.”

연도진이 입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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