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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경찰들은 이엘리아가 국내에 없으니 체포할 방법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그 시각 김시연은 화를 주체할 수 없었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살기가 밀려와 당장이라도 이엘리아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죽이겠다는 목적 하나로 생각 없이 행동한 이엘리아는 계획이 실패한 건 둘째 치고 무고한 사람까지 이 일에 끌어들였다.

정황증거가 이렇게 명백한데 해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손을 쓸 수 없으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바로 이때 연도진의 국제전화가 걸 려왔다.

그의 번호를 본 김시연은 고민도 없이 수신 거부를 눌렀다.

연도진의 목소리조차 듣고 싶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김시연은 싸늘하게 말했다.

“왜?”

“시연아, 너 괜찮아?”

익숙한 그 목소리에 담긴 걱정과 불안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연도진은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알고 있는 눈치다.

시차를 계산해 보면 새벽인데 이렇게 빨리 소식을 접한 게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대충 둘러대려던 김시연은 순간 생각이 번뜩였다.

“안 괜찮아. 병원인데 지금 죽을 것 같아.”

“기다려. 내가 바로 갈게.”

“아니. 난 네가 보고 싶지 않아. 그냥 오지 마. 평생 안 왔으면 좋겠어.”

“시연아, 화난 건 알겠는데 걱정하지 마. 이번 일은 내가 반드시 꼭 설명해 줄게.”

김시연은 그 말을 듣고 입을 삐죽였다.

“할 말 없으면 끊을게.”

부모님이 목숨 걸고 이엘리아를 지켜주는 상황에 연도진이 할 수 있는 설명 따윈 없다.

김시연은 이미 그에게 아무런 기대를 품고 있지 않았다.

“잠깐만.”

그녀의 무심한 말투를 들은 연도진은 가슴이 미어졌다.

김시연은 이제 그에 대한 믿음이 조금도 없었지만 연도진은 노력한다면 반드시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왜?”

“앞으로 촬영 현장에서 무슨 일 있으면 승기 찾아가. 도와줄 거야.”

그 말에 김시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승기? 설마 그 어시스턴트를 말하는 건가?’

“알겠어. 끊을게.”

김시연은 연도진에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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