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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장

솔직히 말하면 모두 다 가면을 쓰고 있어서 서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렇게 어색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인지 더 재밌게 놀 수 있었다. 오늘 클럽의 불빛이 유난히도 어두웠다.

온연을 무대 위로 끌고 온 여자의 모습이 어느샌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는 온통 무아지경으로 춤을 추는 사람뿐이었다. 커다란 무대에 사람들이 빈틈없이 꽉 들어찼다. 타인과의 신체접촉을 피할 수가 없었다.

무대 바닥은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따라 진동했다. 위에서 제대로 서있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진동에 따라 흔들어야만 겨우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온연은 진몽요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무대에서 내려가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쩐 일인지 그녀가 무대 중앙으로 밀려버렸다.

갑자기, 누군가가 등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변태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이런 장소에서 이런 일을 겪는 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이니까! 그녀는 바로 상대방을 밀쳐버렸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였다.

"연아, 나야…"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다정하고도 어두운 목소리였다. 마치 애정하는 물건을 다시 찾은 듯 행복함이 섞여 있는 목소리였다.

그녀의 몸이 얼어버렸다. 결국 그가 나타났다. 이런 곳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가면을 쓰고 있어 서로 알아볼 순 없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포옹이 그녀에게 미련을 남겼다.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고 신경 쓰는 사람도 없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을 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느끼고 싶었다.

몇분 뒤, 노래가 멈췄다. 무대 위에 노래하는 사람이 올라오자 사람들은 뿔뿔이 자리로 돌아갔다. 목정침도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녀가 뒤돌아 그를 찾을 때 목정침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나타난 적 없었던 것처럼. 마치 그녀의 상상인 것처럼.

그가 진짜로 왔다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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