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인지 백소가가 알아챘을 때 온연은 이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백소가가 소리를 쳤다. "이러면 내가 그만둘 줄 알고?! 전화번호 새로 개통해서 다시 주문할 거야! 매일매일! 그리고 매일 환불 요청할 거야! 어디 한번 해보자고! 누가 이기나!" 온연은 무척이나 담담했다. 감정의 파동이 없어 보였다. "네 마음대로 해. 젊은 사람이 그렇게 패기가 있어야지. 하고 싶은거 다 해. 이미 다 녹음했으니까. 신고 할 수 있는 거 알지? 젊어서 감옥 가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꼭 그렇게 되게 계속 노력해야 해. 알겠지?" 백소가와 같이 사는 여자가 무서웠는지 그녀에게 말했다. "그만하자. 우리 그동안 얼마나 잘 먹었어. 솔직히 말해서 맛이 없는 건 아니잖아. 계속 이렇게 악플 다는 것도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음식에 이물질 나왔다고 사진 찍어서 올려도 이젠 소용없잖아. 이미 다 녹음 해놨는데. 우리 고소하려 할거야. 할거면 너 혼자 해. 우린 이제 안 할 거니까. 돈도 많이 들고, 그리고 디저트도 가끔 먹어야지. 그거 매일 먹기에는 우리 지갑이 감당 못 해." 친구가 하는 말에 백소가도 흔들렸다. 하지만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됐어. 나중에 얘기해. 돈 안드는 방법으로 다시 찾아보자!" 가게로 돌아온 온연은 기쁨에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녀의 기쁜 모습에 진몽요가 온연에게 제안했다. "연아, 우리 며칠만 더 쉴까? 해 바뀐지 하루 지났어. 좀 쉬어도 되지 않아?" 온연이 손을 휘적거렸다. "쉬고 싶으면 너나 쉬어. 요즘 손님이 적어서 혼자서도 가게 볼 수 있으니까. 며칠 배달 안 하지 뭐. 맞다. 백소가 문제 해결했어. 아까 그거 백소가가 주문한 거더라." 진몽요가 그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이밀었다. "역시 넌 참 대단하다니까. 난 싸우는 거 말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 네가 안 쉰다면야 그럼 나도 여기서 일해야지. 가게에서 노나, 집에서 노나 그게 그거지. 난 보던 드라
그들은 하루종일 바삐 돌아쳤다. 진몽요는 오늘의 매출을 계산했다. "연아, 오늘 꽤 많이 벌었는데? 맞은 편에 건물이 있어서 망하지는 않겠다. 며칠 뒤에 사람 뽑을 준비 해도 될것 같아. 솔직히 말하면 배달 어플이 중간에서 수수료 빼가잖아. 전화로 주문하면 더 많이 벌고 더 좋지 않겠어? 다음에 안야가 배달 갈 때 명함 좀 들고 가라고 해야겠다." 안야가 말을 꺼냈다. "몽요 사장님, 이미 드렸어요. 앞으로 전화로 주문하면 된다고 이미 말했어요." 진몽요는 준비해놓은 돈 봉투를 꺼냈다. "자. 오늘 일당." 안야는 기쁘게 돈 봉투를 받아들었다. 돈 봉투의 무게를 느끼자 그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건… 너무 많아요… 아무리 세배라고 해도 이건 너무 많은데…" 진몽요는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 "너한테 주는 거니까 그냥 받아. 연이랑 상의한 거야. 계속 여기서 열심히 일 해줘." 안야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할아버지 말고 그녀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준 사람이 없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해요."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게 인간 사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다. 목씨 저택. 어둠이 드리우자 목씨 저택이 환하게 빛이 났다. 목정침은 창가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탕위엔은 나른하게 그의 다리에 누워 자고 있었다. 목정침은 천천히 부드럽게 탕위엔의 등을 쓰다듬었고 탕위엔은 그릉그릉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이 모습… 예전이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온연이 떠난 후, 그는 탕위엔에게 애정을 퍼부었다. 탕위엔을 온연 대신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한쪽에 두었던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문자였다. 그는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고는 이내 답장했다. '내일 가게로 다시 출근해. 열심히 일하고, 다른 남자가 걔한테 접근하지 못하게 해.' 문자를 보낸 후, 그는 몸을 일으켜 탕위엔을 의자에 올려두었다. 그리고는 밥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유씨 아주머니는
이순이 웃었다. "아니에요. 아까 허리 숙이느라 숨 참아서 그래요. 그냥 숨 쉰 거에요." 그때 스무 살 넘는 젊은 남자 몇 명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정장을 빼어입고 있었고 목에는 사원 카드를 걸고 있었다. 무리에는 여자가 없었다. 그 점이 진몽요의 주의를 끌었다. 남자들이 모여서 디저트 가게에 찾아오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보통 여자들이 디저트 먹기 좋아하지 않나? 여자친구 대신 사러 온 것이라고 그녀는 의식적으로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어떤 거로 드릴까요? 저희 가게에 요즘 새로 나온 메뉴가 많아요. 여자분들이 다 좋아하세요. 추천 필요하세요?" 제일 앞에선 깔끔하게 생긴 남자가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 "저기… 그냥 제일 잘나가는 거로 사람수대로 준비해주세요." 진몽요는 눈썹을 들썩였다. "네? 여기서 드시려고요? 여자친구분 드리는 게 아니고요?" 같이 들어온 일행들은 이미 자리에 앉았다. "네? 여자친구 없는데요? 여자친구 찾으러 여기 온건데. 이 가게 직원 다 미인이잖아요. 직원이 몇 명 더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진몽요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순이 영수증을 들이밀었다. 그녀는 영수증을 테이블에 쾅 내려쳤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됩니다." 이순은 아무 표정 없이 그들에게 말했다. 인상이 좋지 않았음에도 그들은 그녀에게 추파를 던졌다. "번호 좀 알려줄래요? 그럼 연락하기 더 편하니까. 아니, 나중에 혹시라도 디저트가 먹고 싶으면 그냥 그 쪽한테 연락하면 되잖아요." 이순이 냉랭하게 대답했다. "저기 가게 번호 저장하시면 됩니다. 저기 벽에 쓰여 있네요." 거절당했음에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지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 "저기다 전화치면 그쪽이 받나?" 이순은 몸을 돌려 카운터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때그때 한가한 사람이 받아요." 깔끔하게 생긴 남자는 주문을 끝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방 쪽을 두리번댈 뿐이었다. 진몽요는
남자는 아무 핑계나 대기 시작했다. "그냥 배달시키기 편하잖아요." 안야는 온연의 전화번호를 그에게 주며 말했다. "매일 가게로 전화 쳐서 주문하시잖아요? 온연 사장님, 평소에 주방에 계시느라 바빠서 주문받으실 시간 없으실 거예요. 그냥 평소대로 가게로 연락하세요." 남자는 조심스럽게 전화번호를 저장했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가게로 돌아온 그녀는 이 사실을 온연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가게가 너무 바쁜 바람에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저녁, 곧 문 닫을 시간. 온연의 핸드폰으로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 '우유 한잔 주세요. 설탕 조금 넣어서요.' 주문이 왜 내 핸드폰으로 들어왔지? 그녀는 의아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답장했다. '어디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빠르게 답장이 왔다. '맞은편 건물이요. 먼저 만드세요. 다 만드시면 구체적인 주소 알려드릴게요.' 우유 한잔, 만들기 너무 쉬웠다. 그냥 데워서 포장만 하면 된다. 우유를 주문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준비를 끝마친 그녀는 그에게 문자를 보내 자세한 주소를 물어봤다. 그때 문자가 왔다. '배달 안 해주셔도 돼요. 당신 주려고 시킨 거니까. 연락처 추가해줄래요? 돈 보내드릴게요.' 그녀의 머리가 멍해졌다. 갑자기 목정침 생각이 났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았다. 목정침이 이런 행동을 할 리가 없었다. 그럼 누구지? 그녀는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가 걸렸다. 그녀는 친절하게 물었다. "누구세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숨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몇 초 뒤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 기억 못하실 수도 있는데… 가게에도 몇 번 갔었어요. 배달주문도 많이 했었고요. 다른 게 아니라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연락드린건데… 괜찮을까요?" 목정침이 아닌 걸 확인한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마음속에 왠지 모를 실망감이 차올랐다. 수화기 너머에 있는 남자가 누군지 알 것만 같았다
깜짝 놀란 진몽요는 입안에 물었던 음식을 책상에 떨어트렸다. "당신 아니에요? 그럼 누가 잘못 배달한 거겠네요? 이미 열어서 먹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누가 독이라도 타서 준거겠죠? 어떡해요? 나 이제 곧 죽어요!" 경소경이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마음 놓고 먹어요. 제가 한 게 아니긴 한데 사람 시켜서 한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쪽에 2호점 냈거든요.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배고플 거 같아서 만들어서 보내라고 했어요. 아마 너무 늦어서 그냥 놓고 간 것 같은데." 진몽요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왜 이렇게 못 됐어요? 주면 주는 거지 놀래키기는 왜 놀래켜요. 됐어요! 배고파 죽겠어요! 밥이나 먹을래요. 끊어요!" 전화가 끊긴 후, 온연은 진몽요의 이마를 밀었다. 그녀의 행동을 멈추었다. "아까 네 말투, 경소경이랑 통화하는 네 말투가 어땠는지 알아? 왜 이렇게 못됐어요~ 둘이 나 몰래 연애라도 하는 거야? 여기에 2호점 낸 것도 너 때문인 것 같은데? 너 밥 먹이려고?" 진몽요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 그래? 막말하지 마. 그거 그냥 내 원래 말투잖아. 나 때문이기는? 그래도 좋은데? 확실히 밥 먹기는 편해졌네. 그동안 못 먹어서 그리웠는데. 넌 아니야?" 온연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진짜 아무 사이 아니야?" 진몽요의 눈빛이 달라지더니 말투가 진지해졌다. "진짜 아니야. 그럴 일도 없고. 아마 평생 그럴 일 없을 테니까 밥이나 먹자. 얼른 쉬어야지." 진몽요가 이렇게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온연도 더 이상 장난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김에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채팅 목록에 모르는 사람이 떴다. 꽤 멀끔하게 생긴 남자였다. 나이도 그녀와 비슷하고. 아마 가게에 왔었던 것 같은데. 그녀는 프로필을 눌러 확인해보았다. 저녁에 우유를 시킨 그 남자였다. 아까 친구 하자는 말에 대놓고 대답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추가가 올 줄은 생
목정침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온연은 창백한 웃음을 지었다. 하긴… 만나고 싶어하면 안 되는 거지… 그게 나아… 그날 술집에서의 포옹은 그냥 잊어버리면 그만이니까. 회사에 도착한 목정침은 고위관리자의 인솔하에 각 부서를 시찰했다. 안경에 가려진 그의 눈에서 차갑고 험악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 주위 사람들은 덜덜 떨고 있었다. 모두 혹여나 그의 눈앞에서 실수라도 저지를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이고는 방금 온연에게 커피 주문을 했다. 그는 목정침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다는 걸 곁눈질로 확인하고는 황급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계속 일에 열중했다. 아침에 목정침이 온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이런 때에 농땡이 부리다 들키면 잘릴 게 분명했다. 목정침은 이고의 옆을 지나가더니 갑자기 멈춰섰다. "여기, 복도가 너무 좁아요." 고위관리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황급히 대답했다. "네네! 알겠습니다. 얼른 재배치 시키겠습니다!" 갑자기,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이고의 핸드폰이 울렸다. 온연의 답장이었다. '네. 금방 만들어드릴게요.' 메시지 알림음이 목정침의 주의를 끌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이 온연이란 걸 확인하자 목정침의 눈동자가 어둡게 드리워졌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앞쪽에 있는 사무실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뒤에 서 있던 고위관리자가 이고를 째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이고를 나무랐다. "너! 앞으로 근무 시간에 핸드폰 보지 마!" 이고는 조금 긴장되었다. 고작 문자 하나 온 것뿐인데. 뭐 어떻게 되겠어? 사무실에 도착하자 목정침이 입을 열었다. "아까 그 직원, 들어오라고 해요." 고위관리자가 대답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이고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확인한 이고는 일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황급히 사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목 대표님…" 목정침은 고위관리자를 밖으로 내보냈다. 고위관리자는 웃으며 방을 나섰다.
고위관리자는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갔다. "저기… 목 대표님. 이고 사원과의 일, 전해 들었습니다. 모르는 게 죄라고 하잖아요? 이제 알았으니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이고 엄청 능력 있는 사원이에요. 목 대표님, 어떻게… 선처라도…?" 목정침은 의자에 앉아 담담하게 문서를 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뿜어내던 냉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자른다는 말은 안 하지 않았나? 당신 말대로 모르는 게 죄니까. 회사 전체에 전해. 온연이 내 부인이라고. 걔가 만든 디저트는 좋아해도 상관없는데, 걔를 좋아한다면…" 고위관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뜻인지 압니다. 모두 알아들을 겁니다. 근데 사모님은 왜 이런 데서 디저트 가게를?" 그의 질문에 목정침은 그를 째려보았다. "당신이 알아야 할 문제인가? 디저트 하나만 사다 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랑." 고위관리자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사모님네 가게에서 사면 될까요?" 목정침이 한심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럼?" 고위관리자는 더 이상 못 있겠는지 빠르게 대답하고는 사무실을 떠났다. 일자리를 잃게 될까 두려웠던 이고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관리자님, 저 자르신데요?" 고위관리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말씀 안 하셨어. 모르는 게 죄라고. 걱정마. 너 안 잘려. 지금 사모님 가게로 디저트 사러 가야 하니까 귀찮게 굴지 말고 가서 일이나 해! 목 대표님 엄청 부드럽다고 들었는데 다 가짠가 봐! 땀 난 것 좀 봐!" 고위관리자는 급하게 온연의 가게로 향했다. 통통한 체격과 술 때문에 한껏 나온 배가 그를 힘들게 했다. "사모님… 여기… 여기… 디저트 하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가게에 새로운 카운터는 젊은 엄마였다. 이름은 란샹. 이제 갓 유치원에 다니는 세 살짜리 아이가 있었다. 고위관리자가 이렇게 부르자 그녀는 조금 부끄러웠다. "저 사모님 아니에요. 저희 가게에는 사모님이 없는데? 사장님은 있어도. 사장
진몽요는 바로 입을 닫았다. 그녀는 란샹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란샹은 그것을 무시한 채 다른 일을 하러 갔다. 저녁,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온연은 그 종이를 들고 한참 동안 연구했다. 진몽요는 한편으로 경소경이 보낸 음식을 먹으며 한편으로 잔소리를 했다. "으이구, 쓸 거면 쓰고, 말 거면 말아. 뭘 선택하든 응원해줄 테니까. 그러니까 그만 뚫어져라 쳐다봐. 종이 뚫리겠다." 온연은 종이를 치워버렸다. "넌 먹기나 해. 경소경 아무래도 돼지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아. 너 살찌워서 어디다 팔아버리려나 봐. 너 이렇게 더 먹다가는 공처럼 동그래지겠다." 진몽요는 무척이나 낙관적이었다. "뭐가 걱정이야? 난 결혼 할 생각 없어. 혼자 살래. 편하고 좋잖아. 하고 싶은것도 맘껏 하고. 인생은 짧아. 그러니까 현재에 집중하자.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은데 뭐. 죽어서 후회하기엔 너무 늦잖아?" 진몽요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그래도 여자인데. 진몽요도 옛날에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했었다. 사람들이 자기를 뚱뚱하다고 놀릴까 봐 걱정도 했었다. 온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몽요야, 솔직히 말해. 너 납치 되던 날, 무슨 일 있었지? 너 그날 이후로 엄청 변했어." 진몽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젓가락을 들고 있던 그녀의 손에 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아… 아니야. 그냥 강연연 때문에 고생이나 좀 했지. 다른 건 없었어. 그 일은 갑자기 왜 꺼내는데?" 경소경이 진몽요를 찾은 후 온연은 무척이나 기뻤다. 걱정하느라 푹 쉬지 못했던 탓에 그녀는 상태가 무척이나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진몽요의 상태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때 뭐가 좀 이상하긴 했다. 강연연이 진몽요를 때렸다면 온몸에 멍이 들었겠는데… 그때 진몽요는 목에만 선명하게 빨간 자국이 남아 있었다. 맞은 게 아니라… 입에 담기 어려운 일이었다. 진몽요가 말하기 싫어하는 것도 이해가 되긴 했다. 하지만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