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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장

#온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일찍 잠에 들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그녀의 대답을 듣지 못하고,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줬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목정침은 꼭 온연을 보기 위해 매일 퇴근하자마자 집에 돌아오는 것 같았다. 그러곤 한참을 거실에 앉아 있었다.

  때문에 온연은 그를 피하기 위해 거실에 거의 발을 들여놓지 않고 주방과 뒤뜰에서만 일을 하며 그가 올라간 후에야 거실로 가서 청소를 했다. 서로 범하지 않는 내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그녀는 느꼈다.

같은 시간, 진몽요는 자신의 월세 집에서 조급하게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엄마! 혹시 내 은행카드 봤어?”

  강령이 거실에서 해바라기씨를 까면서 말했다.

“아니...잘 찾아봐, 엄마를 도둑으로 몰려고 하는 건 아니지?”

  진몽요는 집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은행카드는 찾지 못했다. 집에 왔었던 사람은 강령 빼고는 없었다. 그녀는 강령에게 말했다.

"엄마, 솔직히 말해, 내 카드 가져갔지? 비밀번호도 모르면서 카드 가져가서 뭐한 거야? 가져갔으면 빨리 돌려줘. 돈 써야 될 때가 있어."

  강령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꺼냈다.

“나한테는 돈 없다고 맨날 청승 떨더니 카드에 돈이 많았나 보네? 너가 무슨 급한 일이 있다고 돈을 써?”

  진몽요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말했다

“나 진짜 급해! 빨리 줘!”

  강령은 그녀가 장난하는 것 같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밍그적밍그적 거리면서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며 얘기했다.

“돈 좀 썼어.”

  진몽요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왠지 모르게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썼다니? 비밀번호를 모르는데 어떻게 쓴 거야?!"

강령은 소심하게 대답했다.

“네 모든 비밀번호는 네 생일인데...모르는 게 이상하지. 그리고 돈 좀 쓴 거 가지고 너무 뭐라 하는거 아니야? 카드에 3억이나 넘게 있는 걸 감추고 말이야! 좀 더 잘 살수 있는데 넌 꼭 그렇게 네 친 엄마를 거지처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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