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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형도 봤다시피 아버지께선 매일 쉬겠다는 말을 달고 사세요. 전 매일 눈만 뜨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라 눕기만 하면 바로 잠들 수 있죠. 저 이젠 곡을 못 써요. 그럴 체력도 없고요.”

오민혁은 내 말에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떠보았다.

“형, 솔직히 말해요. 혹시 누가 시켜서 온 거예요?”

그는 유리창 밖으로 바쁘게 움직이며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며 결국 입을 열었다.

“하, 그래.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겠지.”

“허예지가 소속사랑 곧 계약이 끝나가거든. 그런데 허예지가 네가 만든 곡만 부르겠대. 누가 먼저 네가 만든 곡을 가져오면 바로 계약하겠다잖아. 이렇게 좋은 일을 듣고도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 그래서 나더러 널 설득해 보라고 회사에서 시킨 거야.”

그의 말에 드디어 의문이 풀렸다.

허예지는 이세리와 아주 친한 사이였다.

그녀는 늘 내가 톱배우인 이세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그런 조건을 내걸 수 있단 말인가. 분명 누군가 시켜 억지로 한 것이 틀림없었다.

“해일아, 그냥 대충 한 곡 써주면 안 되겠냐. 빈손으로 돌아가기엔 조금 그래.”

나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생각한 후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다음 날에도 출근해야 했던지라 오민혁은 밤 비행기로 바로 돌아갔다.

나는 일을 미뤄두고 굳게 닫아버린 작업실의 문을 열었다.

잠깐 복잡한 생각을 지워버린 순간 머릿속 깊이 봉인되었던 곡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듯 떠올랐다.

4시간 만에 나는 곡을 만들어냈다.

샘플을 먼저 오민혁의 메일에 보낸 뒤 나는 자러 갔다.

나는 일부러 샘플에 함정을 파놓았던지라 결과는 내일이면 알 수 있게 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핸드폰을 보니 오민혁이 내게 수십 통의 전화와 문자를 보내왔다.

[해일아, 네 신곡을 또 진성균이 공개했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난 분명 네가 보내준 샘플을 회사에 보냈어. 그런데 진성균은 대체 언제 그걸 손에 넣고 녹음까지 해서 공개한 거지?]

나는 얼른 SNS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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