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젓고는 웃으며 “아니요.”라고 말했다.“아?”강우연은 어리둥절해졌고 의심스러운 듯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그럼 아까는….”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잊지 마세요. 저는 북양구의 귀화 병사예요. 파이터 킹은 전투에서 뛰어나 공을 세워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어요. 만약 림 도위소병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분명 그렇게 했을 거예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이런 것 들이에요.”그 말을 듣고 강우연은 깨달았다.하지만 한지훈이 아까 했던 행동은 호랑이 가죽을 벗겨 깃발을 만든 것이랑 다름없었다.그녀는 피식 웃으며 응석받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당신, 남의 이름을 함부로 쓸 줄 알았어요. 만약 진짜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려고요.”라고 말했다.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상관없어요. 우리 보스는 자신의 부하들을 엄청 사랑스럽게 돌봐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근데 당신은 오늘 왜 양천엽이랑 밥을 먹었어요?”라고 물었다.이 말을 하는 한지훈은 질투라도 한 듯 안색이 안 좋아졌다.강우연은 그 모습을 보고 “맞춰봐요.”라고 말했다.한지훈은 “여보, 앞으로 양천엽이랑 접촉하지 마세요.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그가 당신을 보는 눈빛도 틀렸어요!”라고 말했다.강우연은 손을 등 뒤에 가져가고 턱을 치켜든 채 오만한 눈빛으로 “왜? 질투해요?”라고 물었다.“맞아요. 우리 꽃다운 와이프는 다른 사람들 눈에 자꾸 띄인단 말이에요. 오늘은 당신 체면 때문에 그 자식을 때리지 않은 거예요!”한지훈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강우연은 꿀을 먹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알겠어요. 장난하지 않을게요. 양천엽은 단순히 저와 한고운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했어요. 어쨌든 저는 그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기 때문에 거절하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오늘 만났어요. 괜히 당신한테 말하면 아까처럼 질투 할까 봐 말 안 했어요.”말을 마치자 강우연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백조 같은 교만한 걸음걸이로 걸어갔다.“멍하니 뭐해요. 집에
이른 아침, 그는 도설현으로부터 회사를 다녀오라는 전화를 받았다.어젯밤 전동차 타이어에 못이 박혔는데 미처 수리하지 못해서 한지훈은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는 도설현의 비서 이안영을 보았다.“하이, 이안영.”한지훈은 활짝 웃었다.이안영은 오늘 베이지 컬러의 오피스룩을 입었고 전형적인 강남 미인으로 보였다. 마치 그림에서 나온 것 같았다.까맣고 윤기나는 긴 머리에 하얀 피부는 우유처럼 윤기가 나며 이목구비는 작고 정교하며 얼굴은 손바닥 만했고 두 눈은 가을 물결처럼 맑았다. 그녀가 한지훈 곁에 다가오자 그는 마치 눈앞이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너무 아름다웠다.“아, 한지훈? 당신도 여기 사십니까?”이안영은 당황한 듯 물었다.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맞아요. 금방 이사 왔어요.”라고 말했다.이안영은 환하게 웃었다.“오늘 당신 참 아름답네요.”한지훈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남을 칭찬하는 것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미덕이라고 한다.이안영은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감사해요.”라며 수줍게 말했다.그리고 두 사람은 몇 마디 잡담을 나누었다.차에 오르자 이안영의 아름다운 미모는 차 안의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한지훈은 그녀의 뒤에서 여러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꼈다.공교롭게도 차에는 자리가 없었고 이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차 안은 꽉 찼다.이안영은 문 옆에 서서 손잡이를 잡았다.한지훈은 그녀 뒤에 섰고 녹색 타투를 한 청년 몇 명이 일부러 이안영 곁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그는 씩 웃으며 차갑게 웃고 손잡이를 잡고 닭 털 같은 타투를 한 젊은이를 뒤로 밀었다.타투를 한 젊은이는 한지훈을 노려보았고 그가 자신보다 키가 크자 말없이 옆으로 물러섰다.한지훈은 그녀 뒤에 서서 넓은 몸으로 그녀를 지켜주었다!이안영은 몸이 굳어졌고 눈썹을 찌푸리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한지훈이 그녀에게 눈을 깜빡이며 웃으며 말하는 것을 보았다.“이비서, 앞으로 외출할 때
“뒤로 갈 수 없어요.”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안영은 그 말을 듣고 반박할 수 없었고 귀 뒤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귀뽈이 빨개졌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었고 주위 건달들의 질투를 샀다!왜냐하면 한지훈과 이안영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다.찍!버스는 갑자기 급정거했고 이안영은 원래 주의력을 집중하지 않았는데 차가 급정거하여 뒤로 넘어지면서 한지훈과 더욱 가까워졌다!이안영의 얼굴은 빨개졌고 마침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여 그는 지체 없이 뛰어내렸다!그런데 옆에 있던 중년 아주머니가 한발 앞서 나가다 실수로 그녀를 부딪쳐 그녀는 발을 삐끗하여 한지훈의 품속에 안겼다!한지훈은 자신의 품에 안긴 이안영의 작은 몸을 느꼈다. 그는 코끝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인츰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이안영의 두 손은 한지훈의 가슴을 눌렀다!자세는 그야말로 썸을 타는 것 같았다!그는 급하게 한지훈을 밀어내고 자신의 오피스룩을 정리하고 얼굴이 빨개서 차에서 내렸다.한지훈은 어이없다는 듯 쫓아가며 “이 비서, 너무 빨리 가지 마세요.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은 오해예요. 탓하려면 버스기사님 탓이에요!”라고 말했다.이안영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화가 난 듯 한지훈을 노려보며 “오해? 무슨 오해요? 고의 적으로 저한테 접근한 거죠. 당장 도 사장님한테 일러 당신을 해고하도록 하겠어요!”라고 말했다.보아하니 이안영 미녀는 정말 화난 것 같았다.한지훈은 인츰 뒤쫓아가서 설명했다.“진짜 오해예요. 저는 아까 그저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어요. 차에 탔던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것을 제가 눈치 못 챈 것도 아니고.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를 그들이 엉큼한 눈빛으로 보는데 제가 차마 참을 수 없었어요.”“당신은 그럼 좋은 마음이었어요?”이안영은 차갑게 웃더니 가슴을 껴안고 바보를 보는 듯 한지훈을 보았다.한지훈은 웃으며 계속 설명을 하려 했지만 갑자기 불청객이 찾아왔다.그는 표정이 어두워졌고 돌아서 보니 타투를 한
타투를 한 청년은 엄청 까불었다.그의 눈에는 한지훈이 곧 자신의 손에 죽을 사람처럼 보였다! 그래서 근본 그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이안영은 한지훈 뒤에 숨어서 그들의 상스러운 대화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뭐라고요! 더 심하게 말하면 제가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모욕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앞장서서 가방을 꼭 껴안고 핸드폰을 꺼내려는 제스처를 취했다.“아이고, 동생 겁먹었나 본데 형님들은 뭘 기다려요!”타투를 한 청년은 옹졸한 얼굴로 손바닥을 비비며 이안영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퍽!”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한지훈이 때린 뺨은 독하고 단호했다!타투를 한 청년은 무슨 일인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몇 바퀴 돌았다.“씨발! 감히 나를 때리다니?”타투를 한 청년은 부어오른 볼을 감싸 쥐로 이를 갈며 한지훈을 노려보았다.“당신, 저 여자 옆에 누가 있는지 못 봤어요? 앞으로 오면 내가 때리지 누가 때리겠어요?”한지훈은 팔짱을 끼고 차갑게 웃으며 타투를 한 젊은 청년을 바라보았다.이안영도 한지훈의 맹렬한 손놀림에 놀랐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갑자기 온기가 솟구쳤고 한지훈을 보는 눈빛도 변했다.한지훈의 마인드는 여자는 무조건 보호해야 하고 미녀는 더더욱 보호해야 했다. 그는 이안영이 조롱당하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었다!타투를 한 젊은 청년은 화가 났고 바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흉학한 얼굴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씨발! 내가 너를 죽이고 말 거다!”라고 소리를 질렀다.말을 하고 타투를 한 청년은 칼을 들고 한지훈의 배를 향해 돌진해 왔다!남은 두 까까머리를 한 청년도 인츰 돌진해 왔고 그들의 목적은 아주 간단했다. 이안영을 잡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들은 이 기회를 타 미녀에게서 한몫 챙기려는 사심도 있었다!그들은 음흉한 얼굴로 이안영의 옷을 잡아당기며 찢어버리려고 했고 크게 웃으며 “미녀야, 부끄러워하지 마. 우리 형제들과 좀 놀아줘.”라고 말했다.만약 이런 미인과 하룻밤을 자게 된다면 그들은
타투를 한 망나니는 처참하게 울부짖었고 행인들은 놀라서 피해 갔다.만약 한지훈이 좀만 힘들 더 썼더라면 그의 팔 전체가 바로 부러졌을 것이다!“탕” 하는 소리가 나더니 타투를 한 청년의 손에 있던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그쪽에 있는 두 사람, 그만 안 해?! 진짜 내 손에 의해 팔이 부러지는 것을 보고 싶어?”한지훈은 차갑게 말했다.이안영을 덮치고 있는 두 까까머리를 한 청년들은 한지훈을 차갑게 쳐다보기만 할 뿐 전혀 멈출 생각이 없었다!그들은 한지훈이 이렇게 잘 싸우니 이 여자만 잡는다면 저 녀석은 순순히 속수무책으로 잡힐 거라 생각했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에서 한기가 나왔고 마음속으로부터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들었다!“칵!”한지훈이 힘을 주자 타투를 한 까까머리 청년의 팔이 부러졌다!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마치 폭죽처럼 귓가에 울려 퍼졌다!“아! 내 팔…. 내 팔! 아아아아!”타투를 한 청년은 너무 아파서 울부짖었고 얼굴은 새파랗게 된 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는 엄청난 외력에 의해 팔이 비틀어 부러졌는데 그 고통은 보통 사람이 참을 수 있는 게 아니다!그리고 한지훈은 쏜살같이 이안영 앞으로 달려갔다.타투를 한 청년은 자신의 눈앞에서 바람이 지나간 것을 느꼈고 그 후 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한지훈이 미녀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두 손으로 자신의 형제들의 목을 조르는 것을 보았다!두 까까머리를 한 청년도 갑자기 나타난 한지훈 때문에 놀라서 온몸을 떨었다!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쓰기도 전에 한지훈이 손으로 그들 목덜미를 잡고 들었다!와!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행동인데?한 손에 한 사람을 든다고?사람이 맞아?두 까까머리를 한 청년은 너무 놀랐다!그들은 절대 이런 사람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너희 들이 정말 죽고 싶다면 내가 한방 날려 줄게!”한지훈은 말을 하고 두 손에 힘을 주어 두 까까머리를 한 청년의 목을 세게 조았다. 그러고 두 사람을 허공에 바
겁에 질린 둘은 급기야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형님, 목숨만 살려주세요. 저희가 다 잘못했습니다!”한지훈은 이안영을 가리키며 싸늘하게 말했다.“나한테 사과할 게 아니라 저분한테 해야지!”두 명의 양아치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무릎걸음으로 이안영의 앞에 다가가서 고개를 숙였다.놀란 이안영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그들이 말했다.“누님, 저희가 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문신남과 대머리 청년은 진심을 담아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가… 가세요. 앞으로 다신 이런 일하지 말고요.”겁에 질린 이안영은 한지훈의 뒤에 숨어 머리만 빼꼼 내밀고는 그들에게 말했다.“꺼지라잖아.”한지훈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으름장을 놓았다.“네… 네! 당장 꺼지겠습니다!”군기가 바짝 든 양아치들은 기절한 동료들을 깨워서 도망치듯 골목을 벗어났다.한지훈은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는 놈들의 뒷모습을 싸늘하게 노려보고는 이안영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제 괜찮아요.”이안영이 얼굴을 붉히며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감사해요. 전에는 지훈 씨 참 무모한 사람이라 안 좋게 봤는데 미안했어요.”갑작스러운 그녀의 사과에 한지훈은 어색한 얼굴로 머리만 긁적였다.둘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회사로 돌아갔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도설현이 한지훈을 사무실로 호출했다.“저녁에 나랑 미팅 자리에 좀 나가줘요.”“미팅이요?”한지훈이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리양제약 사람들을 만날 거예요.”도설현이 말했다.리양제약 얘기가 나오자 한지훈은 지난번에 와서 온갖 갑질을 해대던 송천우의 아버지, 송경림을 떠올렸다.“알겠어요, 같이 가죠.”한지훈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저녁, 어느 고급 레스토랑의 별실.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설현은 굳은 얼굴로 송경림과 그의 부하들과 대치하고 있었다.“그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어요.”도설현이 차갑게 말했다.송경림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설현아, 너도 알다시피 너희가 비록 다
송경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설현아, 내가 젊었을 적에 말이다. 난 네 아빠와 함께 서로 믿고 도우며 회사를 일으켰어. 오늘의 리양과 도영이 있기까지 서로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지. 우린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과도 같은 관계야. 도영이 요즘 위기를 겪고 있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용경의 소영제약도 지금 오군 시장에 진군하려고 준비하고 있어. 그들은 이곳에 의학 산업단지를 창설할 생각이야. 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우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어!”“나중에 그런 거물을 상대해야 하는데 아마 그쪽에서 제시한 제안이 나보다 더 좋을 것 같아?”도설현이 말이 없자 송경림은 계속해서 떠들어댔다.“다행히 소영 그룹 오너 일가와 내가 친분이 좀 있어. 그러지 말고 나랑 손을 잡자. 도영에서 연구성과를 공유해 주고 이윤을 50프로 정도만 우리 리양에 양보하고 소영에도 어느 정도 이윤을 챙겨주면 내가 어떻게든 소영 제약을 설득해 볼게. 그때가 되면 넌 신약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윤만 챙기면 되는 거야. 얼마나 편하고 좋은 일이야?”송경림이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50퍼센트나 되는 이윤을 리양에 양보하는 것도 모자라 용경의 소영제약까지 챙기려면 도영그룹이 가져가는 이윤은 극히 미미했다.뻔뻔한 인간들 같으니라고!도설현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분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자인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했다.“제약 회사 회장이나 된다는 사람이 여자한테 협박질이나 해가면서 장사해요? 이게 당신들 리양의 기업 문화인가?”등 뒤에서 싸늘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양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지훈 씨!”도설현은 한지훈을 본 순간 화색을 띠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쩐 일인지, 조금 전 느꼈던 불안하고 초조했던 감정이 그가 나타난 순간 순식간에 사라지고 든든한 느낌마저 들었다.“왜 이제야 왔어요?”그녀가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였다.
송경림의 얼굴에 교활한 미소가 피어났다.“그럼 리양은 이윤을 어느 정도 가져가실 겁니까?”한지훈이 물었다.송경림은 우아하게 와인잔을 들며 말했다.“리양이 모든 걸 맡아서 하니 당연히 50퍼센트는 챙겨 가야지.”별실 안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한참이 지난 후, 한지훈은 시시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결론적으로 도영에서 가져갈 수 있는 이윤은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네요? 게다가 신약 연구 일지까지 리양에 넘겨야 하고요. 송 회장님, 욕심이 너무 크십니다. 그걸 다 소화하다가 배탈 나요.”송경림이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상대에게서 풍기는 진한 살기에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송 회장님, 사람이 욕심을 너무 부리면 탈 나요.”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제가 제안 하나 하죠. 지금 당장 기자들 불러서 리양제약이 파산했다고 알리세요. 그러지 않으면 제가 대신해 드리겠습니다.”송경림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그는 음침한 얼굴로 와인잔을 거칠게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소리쳤다.“미친놈이 뭐라는 거야!”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회장님도 협박은 기분 나쁘죠? 저도 그렇습니다. 도영그룹은 당신이 마음대로 주무를 정도로 만만하지 않아요.”“그래, 그렇게 나온다 그거지?”송경림이 음침한 얼굴로 으르렁거렸다.“무사히 이곳을 나가고 싶으면 지금 당장 연구 일지를 우리한테 넘기는 게 좋을 거야.”이때, 도설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차갑게 말했다.“아저씨, 아빠가 이 일을 알면 어떻게 나올지 생각해 봤어요?”“하!”송경림이 비웃음을 터뜨렸다.“네 아빠는 본사 일을 해결하느라 바빠.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고. 알면 뭐 어때? 내 도움 없이 이 사업을 무사히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설현아, 상황 파악 다 했으면 얌전히 계약서에 사인이나 해. 그럼 내가 옛정을 생각해서 오늘 나한테 무례하게 군 건 문제 삼지 않을게.”“뭐라고요?”분노한 도설현의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