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특별 초대?!오관우는 더욱 혼란스러워하며 고개를 내젓고는 장 소대장에게 물었다."말도 안 돼! 장 소대장님께서 실수하신 게 아닙니까? 저 자는 가문도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특별 초대장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절대 불가능합니다!”퍽!그러자 장 소대장은 오관우를 3미터 높이로 걷어찼고, 그가 땅바닥에 쓰러지자 허리에서 총을 빼내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날 의심하는 건가, 아니면 한 군단장님을 의심하는 건가!!!”“네? 아……제가 감히……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오관우는 배를 움켜쥐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했고, 얼굴이 붉게 타오르며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를 겨냥하고 있는 것은 진짜 총이 아닌가! 장 소대장은 콧방귀를 뀌고는 한지훈 앞에 다가가 차렷 자세로 서서 경의를 표하며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들어오십시오!” 한지훈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강우연의 차가운 작은 손을 잡고 놀란 사람들 앞을지나 파티장을 향해 걸어갔다."그럼 저희, 저희도 특별 초대장입니다!"특별 초대장을 손에 쥔 서경희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1초 전에는 사형에 처할 걱정으로 두려워하다가 1초 뒤에는 현장에서 가장 귀한 하객이 된 것이다! 강신 또한 뻔뻔하게 땅에서 일어나 거만한 표정으로 경비병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봤어? 내 손에 있는 건 특별한 초대장이야! 귀빈 중에서도 귀빈이라고! 어서 길을 내지 못해?!”다른 강 씨 가문 사람들도 파티장 안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고, 더욱이는 한민학 군단장이나 북양의 보스를 가장 먼저 만나고 싶어 했다! 장 소대장은 더 이상 뒷감당이 두려워 얼른 길을 비켜 주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시끄러운 강 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돌아보며 말을 꺼냈다."방금 이 초대장이 가짜이고 당신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 장 소대장, 저들 손에 있는 초대장은 받으면 안 되겠네요.”말을 마친 한지
이 순간, 관객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용국의 전설적인 인물, 북양의 보스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내 인생에서 북양의 보스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진짜 기대된다! 오늘 이 파티는 정말 오길 잘했군! 어서, 나중에 북양 보스와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강준상은 사람들 틈에 끼여 지팡이를 짚고 그 전설의 인물을 보고 싶어 목을 최대한 빼냈다.그는 용국의 명예이며,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위대한 영웅이다!"할아버지, 북양 보스가 저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이제 겨우 20대라고 들었는데 말이죠!" 강희연은 이 순간 이미 오관우는 안중에도 없었고, 아직 만나지도 않은 북양 보스의 호감을 얻을 작정이었다. 그의 눈에 들기라도 한다면 그녀의 인생은 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 20대에 용국의 일인자라니! 이런 사람은 우리 강 씨 가문이 소가 되더라도 시중을 들어야지 않겠니.”강준상의 눈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한쪽에 있던 강신도 북양의 보스를 기대하며 말했다. "엄마, 북양의 보스가 과연 누구일까?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어, 만약 그 사람에 대해 조금만 더 알고 있으면 우리 가문은 더 빌붙을 수 있을 건데 말이야.”서경희도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우리 강 씨 가문의 지위는 너무 낮아. 주위를 둘러보기만 해도 S시의 거물들인데 설령 빌붙는다 해도 우리 차례는 오지 않을 거다.” 강 씨 가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이때, 한민학이 강단에 서서 구석에 있는 한지훈에게 눈길이 갔다가 그의 정체를 밝히려는 순간 관중석에서 군복을 입은 군인이 달려와 그의 귀에 속삭였다. “한 군단장님, 방금 북양의 보스께서 신분을 밝히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한민학은 눈살을 찌푸리며 한지훈과 눈빛을 교환했고, 그는 곧바로 이해한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러분, 죄송하게도 북양의 보스께서 당분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S시의 세가와 기
이때 서경희가 차가운 얼굴로 일어서서 말했다. "아버지,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 민학 그룹과의 이번 협력에서 우리 집 우연이가 아니었다면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아버지가 직접 우연이를 쳐내시다니,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서경희는 사실 강우연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아들을 생각하면서 강우연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다. 강우연이 없었다면 강신이 어떻게 참가를 할 자격이 주어졌겠는가?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건 제 누나가 따내 온 프로젝트이니 강희연 혼자서 맡을 순 없어요! 적어도 저는 참여를 해야 합니다!’강신은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미래만을 생각했다. 서경희는 돌아서서 구석에 앉아 머리에 땀을 흘리고 있는 강우연을 급히 끌어당기며 말했습니다. “강우연! 무슨 말이라도 해봐, 이건 우리 가족이 따낸 프로젝트인데 강희연이 거저 가져가는 꼴을 보고만 있을 거야?”"그래 누나, 무슨 말이라도 해야지." 강신도 불안해하며 그녀를 대신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강문복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흥! 강우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인데 뭘 할 수 있겠어? 프로젝트를 알기나 해? 협력은? 우리 집 희연이 외에 누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맞아요! 이 프로젝트는 다름 아닌 우리 희연이가 맡아야 합니다!”설해연도 언성을 높였다. 곧이어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강문복 가족의 말을 거들었고, 서경희와 강신은 전혀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고! 착한 내 딸아! 멍청하게 굴지 말고 제발 뭐라고 말 좀 해보렴!”서경희는 조급해 죽을 지경이었다.구석에 앉아 있던 강우연은 불편함을 느꼈고,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기에 그녀는 더욱 겁에 질렸다. 그녀는 불안한 듯 작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옆에 있는 한지훈을 쳐다본 다음 서경희에게 힘없이 말을 꺼냈다.“엄마, 난……난 모르겠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그러니 이 프로젝트는 역시 희연이에게 주는 게……”“주긴 뭘 줘! 안 줘! 네가
한지훈의 말은 회의장 전체를 조용하게 만들었다!강희연은 곧장 화를 내며 한지훈을 가리키고 욕설을 퍼부었다. "한지훈! 네가 뭔데 끼어들어? 여기서 꺼져! 이건 우리 강 씨 가문의 가족 모임이지 외부인이 와서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가 안된다고!” "그래! 이 집 잃은 개야, 무슨 권리로 여기서 큰소리를 내는 거야! 당장 나가!" 설해연 또한 자신의 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강문복은 더욱 화를 내며 눈을 부라렸고, 고개를 돌려 강학주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강학주! 이 사람이 바로 네 좋은 사위라는 말이야? 건방진 놈이 어디서! 어르신의 말씀이 곧 법이란 걸 모르나? 감히 어르신의 말에 거역을 하려고 해?” 그러자 강학주는 어색하게 웃으며 눈살을 찌푸리고 일어서서 한지훈을 가리키며 화를 내며 소리쳤다. "한지훈! 그만! 이건 강 씨 가문의 가족 회의다. 더 이상 망신시키지 말고 외부인은 나가도록 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서경희는 불만을 품고 일어서서 강학주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이번에는 한지훈이 맞는 것 같아! 이건 원래부터 내 딸 우연이가 따낸 프로젝트인데, 왜 내 딸이 못 한다는 말이야! 버려져도 좋지만 내 아들은 무조건 참여를 해야 하니 책임자 자리를 만드는 게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승낙하지 않을 겁니다!” 말을 하며 서경희는 강우연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우연아, 중요한 순간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도록 해. 네가 하기 싫고 못 해도 괜찮아, 하지만 네 동생은 참여를 하게 해줘야지.”“그러니까 누나, 누나가 실력이 없어도 괜찮아, 내가 있잖아. 그러니까 빨리 말 좀 해봐.”강신도 창백한 얼굴을 한 채 강우연의 주위를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러자 강희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이고, 희한한 일이네. 언제부터 계모가 친엄마가 되셨대. 당신들이 처음에 어떻게 강우연을 대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말이야. 강우연,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해!”그녀는 한 번도 이런 압박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
한지훈의 아우라는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맹렬했다. "할아버지, 빨리 말씀하세요. 이 프로젝트 협력은 매우 중요해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강우연에게 어떻게 넘겨줄 수 있겠어요? 이건……우리 강 씨 가문의 명예를 훼손하는 거라고요!” 강희연은 즉시 강준상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렸다. 강준상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장단점을 생각하더니 차갑게 말했다. "좋다! 어찌 됐든 강우연이 프로젝트를 다시 가져온 거니 강우연이 참여하고 싶다면 참여를 하게 해주어야지!”"할아버지, 하지만……”강희연은 여전히 뭔가 말하려고 애썼지만 강준상은 손을 들고 그녀의 말을 끊었다."하지만! 그전에 나는 두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고 싶고, 두 사람은 각각 협력 계획을 세우고 나서 회사 내에서 익명으로 비밀 투표를 진행하게 될 거다. 그리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될 거야! 한지훈, 강우연, 이 생각에 동의를 하나?” 강준상이 말을 마치자 강희연 식구 3인의 눈은 옅은 미소를 띠며 무언가 깨달은 듯했다. 이건 어르신이 강희연을 편드는 것이 분명했다! 강학주의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그의 뜻을 이해했기에 곧장 소리를 치며 말했다."어르신, 이건 너무 강희연을 편애하는 것 아닙니다! 강우연은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런 상태에서 무슨 좋은 계획서를 만들 수 있겠어요!” "그래요! 아버지, 이건 강우연을 너무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에요.”강학주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한 마디를 거들었다. 강우연 조차도 이제는 그다지 자신감이 없었고 한지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침착하게 어르신의 말에 동의했다."좋습니다! 어르신의 말씀대로 하죠!” 회의가 해산될 때까지 서경희와 강신은 계속해서 무모하게 행동하는 한지훈을 꾸짖었다. "정말 지긋지긋해! 한지훈 그 자식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하는지! 하필이면 승낙을 할 게 뭐야!” 서경희는 화를 잔뜩 내며 하이힐 굽
한지훈은 애틋한 미소를 지었고, 태양이 그의 옆얼굴을 비추자 그의 온화하고 잘생긴 얼굴이 더욱 돋보였다. "응, 정말로." 한지훈은 강우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강우연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고, 수줍게 한지훈의 품에 숨어 훌쩍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잠시 뒤 그녀는 똑바로 앉아서 숨을 내쉬며 주먹을 쥐고 스스로를 격려했다."좋아! 나 강우연, 오늘부터 열심히 일할 거야! 파이팅!” 같은 날, 강우연이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는 강운 그룹에 관한 책 7~8권과 기획서 몇 권을 찾았다.강우연이 오랫동안 아무런 소득도 없는 책을 읽는 것을 본 한지훈은 힘없이 웃으며 책 몇 권을 더 골라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이 책들을 읽어봐.”강우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심스러운 눈으로 한지훈을 향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알아요? 군인이었던 거 아니에요? 군부대에서 이런 걸 배웠어요?"그러자 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설마 잊은 거야? 나는 한 씨 가문의 도련님이었고 이런 일은 우연이 너보다 더 많이 알고 있지.나는 이미 15살에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을 배웠고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도 접해봤어. 그때 우리 부모님께서는……”이때 한지훈의 표정이 갑자기 차가워졌고, 분위기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는 손에 들린 몇 권의 책을 바라보곤 조금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며칠 뒤에 부모님을 찾아뵈러 가고 싶네.”그러자 강우연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내가 같이 가줄게요. 음, 그분들도 제 시부모님이시잖아요. 비록, 우리가 아직……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한지훈은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강우연을 끌고 쏜살같이 집을 나섰다. 30분 후, 한지훈과 강우연은 혼인 신고서를 손에 들고 복지 센터에서 나왔다. 한지훈은 강우연을 그대로 안아 올려다보며 말했다.“이제부터 강우연, 당신은 내 아내이고 나는 당신의 남편이야!”강우연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그녀는 한지훈의 목을 덥석 껴안
서경희는 화가 폭발했다!그녀는 여태껏 한 번도 이토록 화가 난 적이 없었는데 오늘 한지훈이 그녀의 심기를 매우 건드린 것이다!"뭐라고? 네까짓 게 뭔데! 강우연은 비록 내 친딸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난 강우연 엄마야! 너희들이 한 혼인 신고를 난 받아들일 수 없다! 절대로!”서경희는 격분하며 소리쳤다.그녀는 부잣집 도련님이나 기업체 사장 몇 명을 강우연에게 소개해 주려던 참이었다. 어쨌든 강우연은 S시에서도 여전히 눈에 띄는 외모를 가졌기에 아이를 낳았지만 부자와의 결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S시에 얼마나 많은 다이아몬드 귀족들이 불임인데, 아이가 있으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한지훈은 서경희와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고 강우연을 끌어당기며 그녀의 옆을 지나갔다. 그러자 서경희는 서둘러 그녀를 쫓아가며 소리쳤다."너, 너너……정말 건방진 태도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감히 날 무시해? 난 이 집의 가장이야! 내가 너희들더러 꺼지라고 하면 당장 그 자리에서 꺼져야 한다고!” 쿵!이때, 갑자기 한지훈이 멈춰 섰고, 그의 몸에서 알 수 없는 분노와 사악한 기운이 솟아올랐다!서경희는 그를 끝까지 따라가고 있었고, 하마터면 그와 부딪힐 뻔했다."그럼, 만약 우리를 쫓아낸다면 민학그룹과의 협력은 당신의 착한 아들이 참여할 기회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아두어야 할 겁니다!”한지훈이 차갑게 돌아서며 대답했다.그러자 서경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강신은 곧바로 달려가 그의 어머니를 붙잡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형부, 화내지 마. 어머니가 조금 다급하셔서 그런 걸 거야. 오늘 온 것도 누나가 준비가 잘 된 건지 보러 온 거라고.”말을 하며 강신은 선물세트 몇 개를 들고서 건넸다."봐봐, 우리 엄마가 특별히 누나를 위해서 영양제도 사 왔어, 엄마가 누나 건강을 얼마나 걱정하는데.”"허허.”그러자 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당신들이 우연이의 건강을 신경 쓴다고? 본심은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은데……선물세
강우연은 수줍게 고개를 숙였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고운이 작은 입을 가리고 눈을 가늘게 뜨며 깔깔거리며 웃었다."오오오, 엄마가 부끄러워한다……”강우연은 이 말을 듣고 즉시 화난 척하며 한고운의 뒤를 쫓아갔다."고운아, 무슨 소리야! 엄마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 아빠, 엄마가 나 괴롭혀." 한고운은 달려가 한지훈의 품에 안겼고, 강우연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고운이 버릇을 잘못 들여놨어.”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한고운과 함께께 강우연을 향해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내 딸을 내가 버릇을 들여놓겠다는데 뭐?”한편, 강신과 서경희가 한지훈의 집을 떠난 후 그들은 화가 나서 손에 든 선물 세트를 모두 땅에 던지며 소리쳤다."엄마! 한지훈 좀 봐, 왜 이렇게 날뛰는 거지? 뭔데 감히 우리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성질 나 죽겠네!” 서경희 역시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됐다 됐어, 그만 말해. 민학 그룹 프로젝트만 아니었어도 네 엄마는 이런 허름한 곳에는 발도 들이지 않았을 거다! 요 며칠 동안만 매일 와서 강우연의 계획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도록 해!”강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숨을 한 번 크게 내쉬며 대답했다.“우리도 그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네.”어느새 나흘 뒤.강운 그룹의 회의실 안, 두 가지 계획서에 대한 투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두 계획서 모두 익명으로 진행되었고, 회의실에서 투표에 참여한 30여 명의 회사 사장과 본부장, 이사회 구성원들은 이 두 계획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지 못했다.한지훈은 강 씨 가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회의실에 들어가 참석할 수 없었고, 조용히 밖에 앉아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강희연과 강우연은 자연스럽게 옆에 앉아 그들의 투표를 기다리고 있었다.강희연은 팔과 다리를 꼰 채로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고, 강우연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흥! 강우연, 꿈도 꾸지 마! 내 계획서가 반드시 이길 거야. 4일 안에 네가 무슨 좋은
단해룡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십 명의 천왕계 고수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단해룡을 중심으로 한 무리는 더 이상 강우연과 말다툼을 벌이지 않았고, 행동으로 강우연에게 한씨 가문이 반드시 멸할 것이라고 알렸다! “너희들…… 정말 내 스승님이 돌아오시는 게 두렵지 않다는 말이냐?!”천검종의 한 제자가 급히 앞으로 나서서 강우연을 가로막으며 창백한 얼굴로 외쳤다.도청전인은 이제 단해룡과 무리를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단해룡 일당에게 있어 초천서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도청전인은 대화조차 나눌 자격이 없는 존재였다.“네가 말하는 게 도청전인이냐?! 그가 내 앞에 선다 해도, 감히 나를 반하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단해룡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말과 함께, 단해룡의 몸이 번개처럼 움직이며 순식간에 강우연을 향해 돌진했다.“멈춰라!”단해룡이 강우연으로부터 다섯 걸음도 채 떨어지지 않았을 때, 무리 뒤에서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사람들은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도포를 두른 한 노인이 있었다.백발이 바람에 휘날리며, 선인과 같은 풍모를 자아내며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였다.“도청전인?!”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놀라서 소리쳤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도청전인이 강우연을 위해 직접 나설 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문제는, 과연 단 한 명의 도청전인이 단해룡을 포함한 수십 명의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모두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였고, 도청전인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혼자서 이 모든 적을 상대할 수는 없을 터였다.“도청전인, 나는 불필요한 살생을 원치 않는다. 천검종과 한씨 가문은 본래 아무런 연관도 없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강우연과 초천서의 자식들을 위해 이 많은 무림인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냐?”단해룡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도청전인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빠르게 강우연에게 다가갔다. 그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예를 갖춘 채 말했다.“노비가 늦게
그때가 되면 누가 국왕의 자리에 오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단해룡은 이렇게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단해룡! 감히 국왕 폐하를 무시하다니, 네 놈은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이순풍이 분노를 터뜨리며 손을 들어 단해룡의 가슴을 향해 공격했고, 사성 천왕계의 강대한 힘으로 주변 공기가 요동치며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 그 기세는 단해룡을 단숨에 제압할 듯했지만, 이순풍의 손바닥이 단해룡에게 닿기 불과 세 치 거리에서 단해룡이 주먹을 내질렀다! 그 주먹에는 강력한 진법의 위력이 담겨 있었다.이순풍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그가 채 손을 떼기도 전에, 단해룡의 주먹이 이미 그의 가슴에 명중했다!“푸욱!”이순풍은 즉시 피를 토하며 공중으로 튕겨 나갔고, 그의 몸은 무려 7~8미터가 날아가 거대한 고목을 들이받고서야 땅에 나뒹굴었다.“이 장로님!”대장로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 쓰러진 이순풍을 부축했다.“이 장로님, 괜찮으십니까? 상처가 깊습니까?”이순풍은 이미 숨이 가빠져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는 힘겹게 손가락을 들어 단해룡을 가리켰지만 단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흥! 난 이미 경고했다. 당신 따위는 감히 나와 싸울 자격조차 없다고!”그는 거만하게 고개를 젖히고 큰소리로 웃었다.“단해룡! 감히 종묘의 장로를 해치다니, 그 대가가 얼마나 클지 알고나 있느냐!”대장로는 이를 악물며 쏘아붙였다. 그러나 단해룡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흥, 아직도 이해를 못 한 것 같군. 그 계약이 폐기되는 순간, 세상은 완전히 뒤바뀔 것이다!”“그때가 되면 무력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올 텐데, 너희 같은 종묘나 무종 장로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그리고 한 가지 확실히 말해주지, 그날은 멀지 않았다!”이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종과 명산들은 그동안 산속에 틀어박혀 세속과 단절된 삶을 살아야 했었기에, 그들에게 있어서 이 말은 마치 구원의 빛과도 같았다.
용국을 배반한다니?!이순풍의 흰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단해룡을 바라보았다.“용국을 배반한다고? 단 맹주, 자네 간이 참으로 크구려!”말이 끝나자마자, 이순풍은 사성 천왕계 강자의 기운을 뿜어내며 단해룡을 응시했다.무종의 대장로 또한 손에 든 지팡이를 힘껏 쥐며, 차디찬 눈빛으로 단해룡을 주시했다.'배반'이라는 단어는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대역죄다.단해룡이 어떤 신분이든, 이 말을 내뱉는 순간 곧바로 역적이 되는 것이며, 역적이라면 누구든 죽여 마땅했다!“흥! 겨우 사성 천왕계 따위가 감히 내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거요?!”단해룡은 이순풍을 전혀 눈에 두지 않았다.종묘 장로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어도, 그들의 권위는 단해룡 같은 무종 강자 앞에서는 무의미했다.무종에서 통하는 것은 오직 주먹뿐이며, 힘이 곧 정의였다! “쾅!”단해룡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거센 돌풍이 평지를 휩쓸었다.이때 하늘엔 먹구름이 몰려들며 대낮의 태양마저 어둠 속에 가려졌다.곧이어 하늘에서 천둥이 울려 퍼지더니, 맑았던 하늘에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비록 아직 싸움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승부는 갈린 것이나 다름없었다.두 사람은 비록 서로 손을 대지 않았지만, 이미 우열을 가리기에는 충분했다. 단해룡이 아무렇지도 않게 진법을 펼쳐, 기후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이순풍과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드러나는 것이었다!“이 씨 어르신, 어찌 생각하오?”단해룡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얼굴이 굳어진 이순풍을 보고 비웃듯 말했다.“자네는 아직도 내가 예전과 같은 경지일 거라 생각한 거요?”“지난 수십 년간, 나는 단 하루도 단련을 멈춘 적이 없소. 비록 옛날에 내가 자네에게 한 수 밀렸던 적이 있긴 했지. 하지만 지금 자네는 나와 싸울 자격조차 없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오!”쿠궁!단해룡의 이 말은 그야말로 극도로 거만했다!종묘 장로조차 자신과 싸울 자격이 없다는 듯이 내뱉다니!이순풍의 호흡이 한층 거칠어졌다.강우
한지훈의 아이들도 반드시 죽어야 한다!이곳에 모인 자들은 애초부터 강우연과 말로 해결할 생각이 없었고, 그들의 신분만으로도 강우연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바로 그때, 검은색 SUV 한 대가 달려와 한지훈의 저택 정문 앞에서 멈춰 섰다.문이 열리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는 바로 무종의 대장로였다! “이 많은 인원이 모여서 고아와 과부를 괴롭히려 하다니, 너무한 것 아닌가? 더구나 한지훈의 시신이 아직도 식지도 않았거늘, 국왕 폐하의 조명이 내려진 상태에서 국부인인 강우연을 감히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대장로는 지팡이를 짚고 서서 묵직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동시에, 반대편 차 문이 열리며 종묘의 한 장로도 차에서 나와 단해룡 무리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무종이든 무맹이든, 국가의 법도를 따를 줄 알아야 할 것이다!”“혹시, 자네들은 천성종의 사례를 잊은 것이냐? 설마 국왕 폐하께서 다시 한번 천성종의 비극을 자네들에게도 반복하게 만들지 않을 거라 믿는 게야?!”종묘 장로가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천선종은 30년 전에 국가의 대군에 의해 멸망한 무종의 종문이었다. 그 당시 천성종의 한 제자가 사소한 자존심 싸움 끝에 한 도위소병을 살해했고, 무종 제자의 신분인 그는 조정이 이 일을 그냥 넘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뜻밖에도 국왕은 즉시 명을 내려 두 개의 야전 군단을 출동시켜 천성종을 포위했고, 살인자를 넘기지 않으면, 천성종을 평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당시 천성종의 문주는 무종의 고위층 및 무맹 맹주와 친분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조정의 행동이 그저 경고일 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다음날, 두 전투 군단은 만 개 이상의 포를 동시에 쏘아 올리며 심지어 공군까지 동원했다. 무종의 제자들이 강하다고 한들, 이런 급이 다른 공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당시 국왕은 작전부에 포탄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부인, 큰일 났습니다! 문밖에 수십 명의 고수가 몰려왔습니다. 게다가 천검종 제자들 중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고, 상대측에서 십 분 안에 나오지 않으면 강제로 쳐들어오겠다고 선언했습니다!”한 천검종 제자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강우연 앞으로 달려와 떨리는 목소리로 보고했다.뭐라고?!강우연은 최근 며칠 동안 벌어진 일들이 분명 배후에서 조종하는 자가 있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무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지금 한지훈이 사라지고 도청전인마저 행방이 묘연한 상황에서, 강우연의 현재 실력으로는 이 많은 고수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하지만,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강우연은 설령 싸워서 이길 수 없더라도 정면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물러나 있어라. 내가 직접 나가 보겠다!”강우연은 단호히 말한 뒤, 간단히 몸을 정리하고 검복으로 갈아입은 뒤 저택을 나섰다. “여러분, 제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토록 몰려와 죄를 묻는 것이죠?”단해룡 등 무리를 마주해도 그녀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네 따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릴 자격이 있단 말이냐? 사실대로 말해 주지. 오늘 우리가 온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한지훈이 남긴 빚을 갚으러 온 것이다!”단해룡이 뒷짐을 진 채 험상궂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원상호도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이 우리 원씨 가문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죽였는데, 어쨌든 우리에게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해명?!강우연은 이를 악물고 싸늘하게 말했다. “어떤 해명을 말하는 거지?”“흥! 한지훈이 저지른 죄악을 말하자면 끝이 없지. 하지만 우리 원씨 가문은 원래 도리를 중시하는 집안이다. 한지훈이 우리 원씨 가문의 두 어르신을 죽였으니, 그 대가는 당연히 치러야겠지!”“목숨은 목숨으로 되갚는 것이야말로 가장 공정한 처사다! 그렇지 않습니까?”원상호가 말하며 뒤쪽에 서 있는 무리들을 돌아보았다.“옳소! 살인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그래! 한 목
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도청전인?”국왕은 지금까지 도청전인을 만나본 적이 없었고,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다.하지만 한지훈이 추천한 인물이라면 믿을 만했다.“그럼 짐이 그에게 관직을 하사하여, 나라를 위해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겠는가?”국왕이 신중하게 묻자, 한지훈은 손을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용국이 위기에 처하면 그가 스스로 나설 것입니다. 그는 무종 사람으로 자유로운 삶에 익숙합니다. 오히려 관직을 주면 그에게 부담이 될 것입니다.”“제가 그를 국왕께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부터 저는 공개적인 장소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오륙으로 떠나기 전까지, 적어도 제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합니다.”국왕은 이 말을 듣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한지훈, 그대는 진정 나라의 기둥이로구나! 가장 먼저 찾은 것이 아내와 자식이 아니라 짐이라니! 짐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겠구나!”위기가 해소되자 국왕의 표정도 한층 부드러워졌고,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오직 국왕 폐하의 근심을 덜기 위해 이곳에 온 겁니다. 이제 할 말을 다 했으니, 저는 물러나겠습니다.”한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국왕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조용히 물었다.“한지훈, 이번 곤륜에서의 경험이 상당했을 텐데... 지금의 그대는 어느 경지인가?”잠시 침묵이 흘렀다.“천신입니다!”짧고 날카로운 대답이 밤하늘을 가르며 울려 퍼졌고, 순식간에 한지훈의 모습이 사라졌다.“천신...?!”국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지훈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그의 마음은 한동안 진정되지 않았다.“국왕 폐하, 방금 누군가 다녀갔습니까?”진우가 문을 밀고 꼭대기 층 테라스로 들어오며 말했고,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주변을 살폈다.“그래, 한지훈이었다!”국왕이 담담히 대답했다.“한지훈이라고 하셨습니까?!”진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귀신이나 환영 같은 걸 믿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한지훈은 이미…“쓸데없이 놀라
이 시각, 강중에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도는 것과 달리, 용경은 한층 더 고요했다.용각에서 국왕은 홀로 천자각 꼭대기에서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거닐고 있었다. 지금 한지훈이 부재한 상황에서, 용국은 반드시 그를 대신할 인물을 찾아야만 했다!그러나 유청은 그 기준에 명백히 미치지 못했다.적어도, 실력이나 경지에 있어서 유청은 열국을 위압할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바로 그때, 한 사람의 그림자가 불쑥 내려앉았다!“누구냐!”국왕은 즉시 돌아서며 크게 외쳤고, 동시에 허리에 손을 뻗어 검을 뽑으려 했다.“국왕 폐하, 저입니다.”스윽—!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국왕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한... 한지훈?!그 이름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 국왕은 등줄기를 타고 한기가 훑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너... 너는 사람이냐, 귀신이냐?”국왕은 말을 하며 몇 걸음이나 물러섰고, 정신을 가다듬어 자세히 보니 과연 한지훈이었다!다만, 지금의 한지훈은 이전과는 어딘가 달라 보였고, 그의 분위기 역시 확연히 변화한 듯했다.예전의 한지훈에게서는 절대적인 위엄이 느껴졌다면, 지금의 한지훈은 더욱 깊고 심오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국왕 폐하, 이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하산한 뒤에서야 국상을 알았지만, 다행히 운 좋게도 죽지 않았습니다!”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죽지 않았다니?!”국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눈가에는 감격의 눈물이 맺혔다.“한지훈! 네 녀석... 나를 기절초풍하게 만들 뻔했구나! 네가 정말 죽었다면, 용국은 도대체 어떻게 되었겠느냐!”국왕은 말하며 성큼 다가와 한지훈의 옷깃을 움켜쥐고는 세차게 흔들었다.“하지만, 예 씨 부부는 저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가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두 부부 덕분입니다! 그 부부가 목숨을 걸고 저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 수정층 아래에 누워 있는 것은 바로 저였을 것입니다!”한지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래… 예 씨 어르신
황약사가 말을 마치자, 옷자락을 휘날리며 앞마당을 나섰다.일반인들은 황약사가 의술이 뛰어나고 그 실력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고만 알고 있었다.하지만 극히 일부만이, 황약사가 진정한 천왕계 강자이며 무적천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실력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설령 단해룡이 직접 나선다고 해도, 황약사의 손에서 쉽게 이득을 보지 못할 터였다.황약사의 예상대로, 한지훈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장씨 가문이든 단해룡이든 가슴 한편에 약간의 설렘이 부풀어 올랐다. 한지훈이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아내와 자식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장씨 가문의 사람들이 괜히 희생된 것도 아니고, 단해룡이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었다.예충기가 살아 있다면 감히 나서지 못했겠지만, 그마저도 곤륜산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젠 아무런 거리낌도 없었다!노 씨 어르신 무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각 문파와 접촉했고, 화산과 항산 역시 이에 호응하며 손을 잡았다. 이제 강우연이 강중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바로 그녀를 찾아가 책임을 묻겠다는 움직임이 퍼졌다!겉보기엔 용국이 평온해 보였지만, 물밑에서는 거센 격류가 휘몰아치고 있었다.사대 가문 중에서도 특히 동방 가문과 원씨 가문이 한지훈과 가장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기에, 이제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가주님, 듣기로는 노 씨 어르신과 무맹이 이미 열 개가 넘는 문파를 규합하여 한씨 가문을 찾아가 응징할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저희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원상용은 차분한 시선으로 보고한 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 원씨 가문의 원한이 그냥 묻힐 수는 없지!”“한지훈, 네가 살아 있을 때 우리 원씨 가문 사람들의 목숨을 수없이 앗아갔다. 이제 네가 죽었으니, 우리가 잔인하다고 탓하지는 말아라!”원상용은 말을 마친 뒤 보고를 한 사람을 바라보며 다시 말을 꺼냈다. “원상호, 네가 원씨 가문을 대표하여 강중으로 가 강우연에게 책임을 물
이때, 약왕파에서 생방송을 지켜보던 장로들이 하나같이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비록 약왕파와 한지훈 사이에는 오래된 원한이 있었으나, 한지훈의 삶은 의롭고 당당하여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하아! 북양왕의 생애가 너무나도 짧았구나. 만약 그에게 10년만 더 주어졌다면, 이처럼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최후를 맞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군.”“수만 도에 달하는 고온 속에서라면, 누구라도 수증기로 변해 사라졌을 것이야. 하지만 제릉산에 의관총이라도 마련된 것이 그나마 영광이라 해야겠지.”장로들은 저마다 의견을 나누었다. 그러나 오직 오 장로만은 깊은 눈빛으로 화면을 응시하며 나지막이 말했다.“내 생각엔 며칠 안 가서 무종의 사람들이 우리 문파를 찾아올 거요. 우리 약왕파는 이미 한지훈과 엮여 있었으니, 지금이라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소?”그의 말에 주변 장로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쏠렸다.“오 장로, 자네가 한지훈에게 당한 게 있다 해도, 그의 시신이 아직 식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소!”대장로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비록 무종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해도, 최소한의 체면은 지켜야 했다.한지훈이 막 숨을 거둔 상황에서 즉각 손절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문파의 명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터였다.“제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 아닙니다. 저는 약왕파 전체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단해룡이나 원씨 가문, 동방 가문 같은 세력은 논외로 치더라도, 장씨 가문, 천산, 화산, 항산의 인물들이 한지훈을 가만히 두겠습니까?”“그들 중 어느 누구도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지금까지 한지훈을 건드리지 못했던 것은 오직 그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며, 더군다나 예충기까지 함께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제가 들은 바에 따르면, 예충기 부부마저도 이번 사태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그리고, 헬기를 통해 촬영된 그들의 시신 사진도 이미 공개되었습니다!”뭐라고?!앉아 있던 장로들은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