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강우연을 보고 “제가 물어볼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말했다.“네, 감사합니다.”강우연은 웃으며 대답했다.경비원은 경비실로 들어가 전화기를 들고 내부 전화를 걸어 몇 마디 한 뒤 다시 걸어 나와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가씨, 죄송하지만 맹 부회장은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내일 다시 오시겠습니까?”라고 말했다."없다고?”강우연은 어리둥절해하며 "그럼 다른 책임자를 찾아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경비원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아가씨, 상인 단체 내의 사람들은 모두 각자 업무가 있는데 다른 책임자들도 맹 부회장의 일에 끼어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내일 다시 오세요.”라고 말했다.강우연은 "그럼 맹 부회장께서 돌아오시면 제가 입구에서 기다린다고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강우연은 그저 문 앞에서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었다.왜냐하면 공장은 지금 위급한 상황에 부딪혔기 때문이다.만약 오늘 맹 부회장님을 기다리지 않으면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경비원은 문 앞에 서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강우연을 보고 할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그 시각 상인 단체 빌딩 6층의 부회장 사무실에서 맹시현은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아래층 대문 앞에 서 있는 강우연을 바라보며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이 여자, 좀 재밌네.”라고 말했다.그의 뒤에 있던 7명의 공장의 사장님들도 몇 번 쳐다보고는 비웃으며 “맹 부회장께서 이 여자한테 관심이라도 있습니까?”“말도 마,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괜히 S시의 한 송이의 꽃이 아니야.”"맹 부회장님 만약 관심이 있으시다면 그녀를 불러오는 게 어떨까요? 제 차에 마침 외국에서 가져온 약이 있는데 그 약은 여자로 하여금 순간적으로 행동 능력을 잃게 합니다! 그러면 원하시는 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지 기억도 못 합니다.”그러자 다른 여섯 명의 사장들은 모두 눈을 부릅뜨고 "와! 엄청 좋은 물건이네. 조씨, 우리도 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들어오세요.”중년 남성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우연이 문을 열자 사무실에는 어떤 중년 남성이 차를 끓이고 있었다.“맹 부회장 안녕하세요. 저는 강우연이라고 합니다. 천향 공장 때문에 찾아뵈러 왔어요.”강우연은 다짜고짜 본론부터 말했다.맹시현은 차를 부은 찻잔 두 개를 책상에 놓고 센스 있게 “금방 끓인 차인데 강우연씨 맛을 보시겠어요?”라고 물었다.강우연은 전에 이현식이랑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는 거절하려고 웃으며 “목이 마르지 않아서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맹시현도 강요하지 않고 혼자 몇 모금 마시고는 웃으며 "강우연씨가 저를 찾아온 목적을 알고 있습니다. 천향 공장에서 발생한 일을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보름 동안 폐쇄한다는 통지는 이미 내려왔고 강우연씨는 돌아가서 문서의 의견에 따라 공장 내부 환경과 설비를 정리하기만 하면 보름 후에 자연히 봉인이 풀릴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그 말에 강우연은 “맹 부회장님, 그런데 서류에 적혀있던 문제들은 우리 공장에서 발생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맹시헌은 웃으며 "강우연씨, 당신은 아직 너무 어립니다. 돌아가서 서류의 뜻을 잘 이해하시고 보름 후면 봉인이 풀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말을 다하고 맹시현은 몸을 일으켜 강우연 앞에 있는 찻잔을 들어 올리려는 시늉을 하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쉽네요. 강우연씨가 차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라고 말했다.그러자 강우연은 얼른 일어나 찻잔을 들고 웃으며 "맹 부회장님, 저는 사실 차를 아주 좋아합니다. 맹 부회장님이 우려낸 차는 분명 맛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그리고 강우연은 차를 마시고 "맹 부회장님, 우리는 공장 얘기는 좀 더 할 수 있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맹시현은 강우연이 차를 마신 것을 보고 눈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강우연씨 뜻이 그렇다면 제가 말씀해 드리죠. 사실 당신 공장의 문제는 해결하기 아주 쉽습니다. 돌아가서 정리하고 내일 신청하러 다시 온다면 문제를 해
몇 명의 경호원과 일곱 명의 공장 사장들도 부랴부랴 뛰어왔다!그들은 피투성이가 된 맹시현의 모습에 놀라서 “맹 부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라고 외쳤다."헐! 누가 맹 부회장을 이렇게 만들었어 살고 싶지 않은 건가?”"넌 누군데 감히 맹 부회장의 사무실에 침입해? 경호원! 당장 이 사람을 체포해라! 감히 S시 상인 단체에서 행패를 부리다니! 엄하게 처벌해라!” 몇 명의 사장들은 맹시현을 에워싸고 한지훈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순간 몇 명의 경호원들은 허리춤에서 폭동 방지대를 꺼내고 한지훈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한지훈의 얼굴빛은 차가워졌고 온몸에서 도천의 살의가 솟구치고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으로 경호원을 바라보고 있었다!따라서 그는 일어나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사나운 눈길로 걸어오는 경비원 몇 명을 노려보았다!"이 자식!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우다니 죽으려고!”“당장 머리를 싸안고 주저앉아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너한테 손을 댈 것이다!”몇 명의 경호원들은 화를 내며 손에 든 방지대를 휘두르며 한지훈의 머리를 공격했다!하지만!그리고!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 몇 명은 눈을 뒤집고 바닥에 쓰러졌다!매 사람의 얼굴에는 붉은 주먹 자국이 있었고 코피도 줄줄 흘렀다!조화림은 선두에 섰고 그 일곱 명의 사장들은 두려움에 떨어 화가 난 목소리로 “너… 너 누구니?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우다니? 여기가 S시 상인 단체인 것은 알고 있나? 네가 방금 건드린 사람은 상인 단체 부회장이야! 저분의 한마디면 넌 직업을 잃게 될 거다. 네 가족은 물론 친척 혹은 친구들도 너 때문에 직업을 잃게 될 수도 있다!”하지만!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조화림 및 그 뒤에 있는 맹시헌을 바라보며 “제가 강우연씨 남편입니다! 이 이유면 충분합니까?!”라고 말했다.그 말을 듣고 조화림은 멈칫 거리더니 차갑게 웃으며 “네가 바로 팔자만 좋은 그 쓸모없는 놈이야? 한때 한씨 가문의 상가견이야? 이 자식아, 내가 경고하는데 여기는 S시 상인 단체야!
한지훈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눈에는 살기로 건물을 뒤덮을 정도였다!“내 아내가 지금 혼자 쓰러졌다고 말하는 거냐?”한지훈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눈에는 아직 살기가 가득 담겨 용솟음치고 있었다!“...맞아! 내 사무실에 오자마자 천향공장에 관해서 얘기하다가, 몇 마디 하지도 못하고, 바로 혼자 쓰러졌다니까!”맹시현은 놀라서, 얼굴까지 창백해지며 소리쳤다.“그럼 왜 내 아내의 외투가 벗겨져 있는 거냐?!”한지훈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소리가 얼마나 큰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귀가 아플 정도였다!그제서야, 다른 사람들도 소파에 누워있는 강우연의 옷이 벗겨져 있는 걸 알았다. 만약 한지훈이 바로 오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그러고는 모두 입을 닫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맹시현을 쳐다봤다.“아니죠? 맹 부회장님이 진짜 그런 짓을 했다고요?”“역시...남자니까, 강 아가씨가 예쁘고 몸매도 좋으니까, 진짜 맹 부회장님이...”“우리는 어떡해야 하지? 누구 편에서 얘기를 해야 하는 거야?”문 앞에 S시 상인단체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고, 거기다 기업의 일을 처리하러 온 사장과 대표들까지 소곤대며 얘기를 하고 있었다.맹시현은 일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 걸 느끼고 모든 문제를 쓰러져 있는 강우연에게 씌우려고 얘기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이 옷...은, 그러니까 이건 혼자 벗은 거야! 그 천향공장이 오늘 조사해 보니 보름 동안 생산을 중지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네 아내가 달려와서는 공장일로 나를…그녀가 나를 꼬신 거야! 그래, 나를 꼬신 거라니까! 옷도 자기가 벗은 거야! 이런 나쁜 년 같으니!순간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다!남은 6명의 사장이 놀랐지만 금세 반응해서 소리쳤다.“그래, 맞아! 우리가 보증할 수 있어! 네 아내가 방금 들어와서 부회장님을 꼬시려고 했다고!”“틀림없어! 네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S시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몹쓸 년이잖아!”“한지훈! 네 아내가 바람이 났는데 오히려 맹 부회장
맹시현이 손을 감추며, 당황한 얼굴로 한지훈에게 화내며 소리쳤다.“그래? 그럼 내가 병원에 가서 이 차 좀 검사해 봐도 되겠지? 그리고 내 아내도 조사해 보면 네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겠지!”한지훈이 소리쳤다!한지훈의 말에 맹시현은 너무 놀랐다. 진짜 검사를 하게 되면 거짓말이 바로 들통나게 될 것이다!그래서, 그는 이를 물고 문 앞에 있는 비서에게 소리쳤다. “뭐 하고 있어? 사람을 안 부르고! 남을 중상 모략하고 있는데! 빨리 사람을 불러서 잡아가게 해!”비서가 놀라 급하게 뛰어나가 사람을 부르려 갔다!하지만, 그때!급하게 보안요원을 데리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거기다 집행기관의 검사원까지 있었다!“다 멈춰! 한지훈 선생을 데려갈 수 있으면 데려가 봐!”소리를 치자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모든 사람들이 소리에 따라 쳐다보니 50살이 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상기된 얼굴로 들어왔다!맹시현이 그 남자를 보자 얼굴이 사색이 되며 소리쳤다. “회장님? 어떻게 이 시간에 여기에?”유국중이 달려와, 화난 얼굴로 맹시현을 보더니 그대로 뺨을 후려쳤다!촥!뺨을 후려치는 소리가 건물을 울렸다!“맹시현! 네가 한 짓을 봐라! 내가 상인 단체에 없다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있지?!”유국중이 분노에 차 소리쳤다. 눈이 분노에 차 떨릴 정도였다!맹시현은 부어오른 뺨을 붙잡았다. 얼굴에는 억울함이 가득했고, 속에는 화가 나지만 참을 수밖에 없어 바람새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유 회장님! 왜 저를 때리시는 거죠? 이놈이 지금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보세요, 저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거기다 이 경비들도 다 이놈이 때린 거라고요!”유국중이 분노에 찬 눈으로 맹시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얘기했다. “때려? 널 죽이지 않은 게 한 선생님이 자비를 베풀어준 것으로 알아라!”“...” 맹시현이 할 말을 잃어 눈만 크게 뜨고 있었다.그리고, 그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놀라서 눈이 커졌다!유국중은 빠른 걸음으로 한지훈의 앞에 가서 허리를 숙
하지만, 맹시현에게 설명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대로 잡아 가버렸다!한지훈이 유국중을 한번 쳐다보고는 그대로 잠들어 있는 아내를 안아 들고 물었다. “쉴 곳이 있나요?”유국중이 바로 대답했다. “이쪽입니다. 한선생님 저랑 가시죠.”유국중은 빠르게 한지훈을 데리고 상인 단체의 꼭대기 층의 자기 휴게실로 갔다.강우연을 침대에 눕히고 한지훈이 손을 짚으며, 허리춤에 비침으로 강우연의 기사 영허, 신봉 등몇 개의 혈을 조심히 찔렀다!헛구역질을 한번 하더니 강우연이 놀라며 깨어나 위에 있던 차를 토해냈다.정신이 아직 없었다. 그녀는 눈앞에 따뜻한 수건으로 자신의 땀을 닦아주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지훈씨...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여기는 어디죠?”감우연은 몸이 약해져 힘을 쓸 수가 없어 조용히 물어봤다.“상인 단체의 휴게실이야. 너 방금 쓰러져서 상인 단체의 책임자가 나한테 연락이 왔었어.”한지훈이 미소 지으며 맹시현이 벌인 일을 얘기하지 않았다.강우연은 눈을 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려 했지만 차를 마신 거 외에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맹시현과 몇 마디 나누었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맹 부회장님은? 그를 찾아서 공장에 대해 얘기해야해요.”강우연은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나서 내려가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한지훈에 품에 안기고 말았다.“바보야. 지금 몸이 약해져서 일단 쉬어야 해. 공장 관련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한지훈의 품에 안긴 약해진 강우연에게서 그윽한 향기가 났다.강우연은 한지훈의 몸에 안겨서 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얘기했다. “진짜에요? 정말 다행이네요. 고마워요 지훈씨, 매일 도움만 받네요.”“나한테 고맙다는 말 할 필요 없어. 너는 내 아내잖아.” 한지훈이 웃었다.두 사람은 조용히 이 잠깐의 평화를 느꼈다....한편, 도중기도 S시 상인 단체의 맹시현 부회장이 조사 받고 있는 소식을 들었다!쾅!그가 사무실을 책상을 내리치며, 어두워진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지금 바
하지만, 강우연이 차에 타자마자, 뒤따라 탄 인파속에 그 차가운 표정의 남자가 있었다!남준!차에서 내릴 때까지 남준은 강우연에게서 두 자리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차에서 내려 강우연은 공장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곳은 공장 부근으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비교적 구석진 곳이었다.몇 걸음 지나지 않아 강우연은 누군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걸 느꼈다. 하지만 고개를 빠르게 돌려 봐도 아무도 볼 수 없었다.착각이었던 걸까?강우연은 다시 한번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살펴보다 몸을 돌렸을 때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왜냐하면 그녀의 눈앞에 흉악하고 무서운 얼굴의 남자가 냉소를 머금고 있었기 때문이다!강우연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상대가 그녀의 목을 쳐서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남준은 눈앞에 쓰러진 가냘픈 미인을 보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임무가 이렇게 간단할 줄이야. 일반인을 상대하는 건 역시 쉬워.”“근데, 이 여자 꽤 괜찮게 생겼잖아.”말을 하며 남준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숙여 강우연을 어깨에 메고 빠르게 근처로 사라졌다!잠시 뒤 남준은 강우연을 어둡고 습한 지하실에 던져 놓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한지훈의 연락처를 찾았다.바로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한지훈은 도설현이 도씨 그룹이 S시에 새롭게 개발한 상업지구를 같이 시찰하고 있었다. 주변이 황무지로 농가밖에 없었지만, 농민들이 나와 개조 보상금 문제로 소란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도설현은 실제 S시 기준에 맞춰 보상금을 측정하고 심지어 집집마다 2천만원 이상을 더 추가로 주기로 했다!하지만 정책을 잘 모르는 농민들은 농가에 있는 몇 안 되는 양아치들에게 넘어가 말도 안 되지만 집집마다 1억 이상을 요구하고 있었다!그래서 도설현이 어쩔 수 없이 직접 나와 하나씩 설명하고 있었다.도설현이 입이 닳도록 설명하고 있었지만, 농민들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특히 앞쪽에 서 있는 건달들은 무례하고 오만방
차에서 한지훈이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꺼져있었다!그리고 바로 한고운이의 선생님 소완에게 전화를 걸었다.소완은 아이들과 놀아 주고 있었는데 한지훈의 전화를 보고 의외라는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한 선생님, 무슨 일인가요?”“고운이가 유치원에 있나요?” 한지훈이 급하게 물었다. 동시에 차를 빠르게 몰며 신호등을 무시해 달리고 있었다!“고운이요?”소완은 주변에 아이들에 둘러싸여 놀고 있는 고운이를 찾고 웃으며 얘기했다. “지금 다른 아이들과 놀고 있어요. 왜 그러시죠, 무슨 일이 있나요?”“소완 선생님! 제가 유치원에 도착할 때까지 누구도 고운이를 데려가지 못하게 해주세요!”한지훈이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웅웅!”차에 모터가 소리를 내며, 바람을 가르면서 신아 사립 유치원으로 향했다!소완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운이가 아이들과 즐겁게 노는 모습을 바라봤다.“무슨 일이 생긴 건가?” 소완이 혼잣말로 조용히 물었다.유치원의 울타리 밖에는 모자를 눌러쓰고 음산하고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가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동시에, 그는 휴대폰을 꺼내 한 장의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어떤 아이인지 목표를 찾고 있었다!그와 동시에 유치원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가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유치원을 향해 오고 있었다!한지훈은 문을 발로 차 열고 매우 급한 얼굴로 차에서 내려 유치원으로 들어갔다!이 모든 장면을 유치원 울타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남준이 보고 있었다!얼마 뒤, 한지훈이 한고운을 안고서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남준은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딸을 안는 그 순간 안심했나 보지?”갑자기!그 순간, 유치원 안에서 한고운을 안고 있던 한지훈의 눈이 차갑게 변하며 울타리 밖에 모자를 쓰고 있는 남자에게로 고정되었다!“내 아내는 지금 어딨지? 아내의 손끝 하나라도 건들면 죽어도 묻힐 것도 없게 만들어주지!”한지훈의 눈동자에는 모든 것을 죽일 것 같은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짝!”한지훈의 손이 번개처럼 임천덕의 뺨을 강타했다.임천덕은 그 자리에서 바닥을 뒹굴며 마당으로 나가떨어졌고, 그의 광대뼈까지 함몰되었다.얼굴이 시뻘겋게 부어오른 임천덕은 마치 부모를 잃은 듯한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들어와라!”한지훈은 한 치의 자비도 없이 날카롭게 호통쳤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드러운 태도로 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이때가 돼서야 도청전인은 사태의 전말을 눈치챌 수 있었다.그는 한지훈의 손에 들린 약환 세 알을 바라보며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한지훈의 의도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임천덕은 손으로 함몰된 얼굴을 부여잡으며, 바닥을 기어 다시 대청 안으로 들어왔다.그가 한지훈을 바라보는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말해라. 이 약은 대체 무슨 약이지? 그리고 네 몸에 해독제는 있는 거냐?!”한지훈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이... 이 약은 ‘백일단장단’이라 불리는 약입니다. 이걸 먹으면 백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아무리 경지가 높은 강자라도 창자가 썩어 죽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임천덕은 말을 하며 몰래 한지훈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한지훈의 살기가 서린 시선을 마주친 순간, 그는 몸을 움츠리며 다시 바닥에 엎드렸다.그러더니 서둘러 몸에서 파란색 작은 병을 꺼내 들고는 한지훈에게 내밀었다.“하, 한지훈 선생님! 이… 이게 해독제입니다!”한지훈이 병을 받아 들고 뚜껑을 열자 은은한 향기가 퍼져 나왔고, 확실히 해독제임이 틀림없었다. 한지훈은 다시 임천덕에게 차갑게 물었다.“이 약을 더 가지고 있나?”임천덕은 고개를 들어 한지훈의 손끝을 보았고, 그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백일단장단이었다.임천덕은 서둘러 남은 다섯 알을 꺼내어 두 손으로 받쳐 들고 한지훈에게 내밀었다.“한지훈 선생님, 이 약은 총 여덟 알뿐입니다. 이것은 제 스승님께서 임종 전에 물려주신 것입니다!”“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이 약을 조제할 줄 모릅니다!”한지훈은 약환을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임천덕은 품에서 검붉은 약환 세 알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며 말했다.“이 약은 현재 다섯 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세 알이면 한지훈 선생님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예를 갖추며 약환 세 알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쳐 한지훈에게 내밀었다.한지훈은 약환 한 알을 집어 들고 코밑에 가져가 냄새를 맡았고, 순간 지독한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사람을 살리는 약이라면, 그 향기가 반드시 은은하게 퍼지기 마련이다.그러나 이처럼 비린내가 나는 약은 독약임이 분명했다.초보적인 의학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알아챌 수 있는 이런 속임수는 한지훈 앞에서 더더욱 우스꽝스러워 보였다.“오호, 약이 꽤 좋아 보이는군요. 그런데 왜 하필 이름이 백생단입니까?”한지훈은 약환을 손에 들고 입으로 가져가는 척하더니, 다시 내려놓았다.임천덕은 순간 당황했다. 이건 명백한 만성 독약인데, 백생단이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귀의문의 역대 종사들은 독약을 연구하는 데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에는 전혀 열의가 없었다.한지훈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임천덕은 대답을 망설이다 결국 떠듬거리며 말했다.“그, 그것이... 이 약을 복용하면 부패한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살이 돋아나며, 오장을 보양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어서 백생단이라 부릅니다!”“임 문주, 이렇게 좋은 약이라면 문주께서도 하나 드셔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한지훈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약환을 들고 임천덕을 바라보았다.“아, 아뇨!”임천덕은 두 손을 흔들며 급히 말했다.“이 약은 너무나 귀해서 제가 먹으면 낭비일 뿐입니다! 필요한 분께 써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갑자기 임천덕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잡으며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임천덕, 정말 내가 의술에 대해 모를 줄 알았나? 이 약의 냄새가 이토록 비릿한데,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독성이 섞인 것이지?”“아, 아뇨! 한지훈 선생님, 오해십니다! 저희
한지훈은 손을 가볍게 저으며 담담히 말했다.“에이, 사람이 이렇게 선의로 다가오는데, 우리가 너무 차갑게 대할 순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임 문주?”임천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염려 마십시오. 제가 최선을 다해 진료하겠습니다!”그는 한지훈의 맞은편에 앉아 손을 뻗어 맥을 짚기 시작했다.약 오 분 정도 지나, 임천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제 진단에 따르면 상태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상처가 가벼워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오장육부에 손상이 갔습니다. 만약 치료를 서두르지 않으면...”한지훈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오? 제 상처가 그렇게 심각합니까? 얼마나 심한 상태란 말이죠? 치료를 미루면 어떻게 됩니까?”“그게... 치료를 미루면 오장이 손상되어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임천덕은 신중한 척하며 답했다.하지만 그의 말은 전부 허풍이었고, 그는 한지훈이 의술에 무지하리라 믿고 배짱을 부리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한 가지 사실을 알지 못했다.한지훈 앞에서 그의 의술은 고사하고 황약사조차도 한 수 접어야 할 정도로 보잘것없다는 것을 말이다! 천생서문에는 만 가지 학문이 담겨 있었으며, 의술은 그중 하나에 불과했다.게다가 한지훈은 본래 의술에 관심이 많아, 용국군에서도 ‘신의’라는 칭호를 얻은 인물이었다.천생서문의 여러 학문 중에서도 한지훈이 가장 정통한 분야는 바로 의학이었다.“아이고, 이렇게 위험할 줄이야! 임 문주께서 제때 와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아직도 무지한 채로 있을 뻔했군요. 오늘 아침만 해도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한지훈이 이런 말을 하자, 도청전인은 다급해지며 황급히 손을 저었다.“한지훈 선생님, 이런 자의 말만 믿어선 안 됩니다. 비록 제가 부족하지만, 의학에 조금 식견이 있으니, 제가 직접 진맥을 해보겠습니다!”하지만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선생님, 저희
문에 들어서자마자, 임천덕은 한마디 말도 없이 두 제자의 뺨을 연달아 갈기고는 한지훈의 발치 앞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아직도 뭐 하고 있느냐! 어서 한지훈 선생님께 무릎 꿇고 사죄드려라!”그러자 한지훈은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됐습니다. 저도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은 아니니, 그냥 그들을 내버려두십시오.”“어서 한지훈 선생님의 너그러운 은혜에 감사드려라!”임천덕이 제자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한지훈 선생님의 관대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두 제자는 연신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고 물러났다. 두 사람이 떠난 뒤, 임천덕은 한지훈에게 허리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다 제 불찰입니다. 제가 평소 문하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제자들이 감히 한지훈 선생님을 모독하는 불경을 저질렀습니다!”“괜찮습니다, 임 문주께서 이곳에 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한지훈은 손을 휘저으며 미소를 띠고 물었다.임천덕은 도청전인을 힐끔 쳐다보더니 잠시 머뭇거렸고, 다시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사실 요 몇 년간 특히 젊은 세대 가운데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이는 다름 아닌 한지훈 선생님이십니다!”“무엇보다 한지훈 선생님께서 친히 파용군을 이끄시어 오국 연합군을 격파한 그 업적은, 용국의 국경을 수호하신 그 누구도 잊을 수 없는 위대한 공로입니다!”한지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임천덕을 바라보았다.이 늙은이는 말만 열었다 하면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군, 이런 자일수록 더욱 경계해야 하는 법!“며칠 전, 제가 강중 지역을 지나던 중 라이언 킹 찰리가 한지훈 선생님께 도전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필 얼마 전, 한지훈 선생님께서 청봉문에서 부상을 입지 않으셨습니까!”“제가 알기로 이 찰리라는 자는 내력이 대단하며, 아시란치 가문의 일원입니다. 그래서 한지훈 선생님의 상태를 염려하여 이렇게 진료를 도와드리려 온 것입니다. 제 의술은 변변찮습니다만, 그래도 귀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지훈 선생님께 조금이
한지훈은 그들을 다시 볼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며, 천검종의 두 제자에게 담담히 말했다.“앞으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그냥 쫓아내라. 나에게 보고할 필요도 없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다.같은 시각. 임천덕의 두 제자는 풀이 죽은 모습을 하고 돌아와 임천덕에게 울며 하소연을 했다.그러자 노 씨 어르신은 반쯤 감긴 눈으로 둘을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쓸모없는 놈들! 이런 네놈들의 태도에 한지훈이 어찌 고분고분 따를 거란 말이냐!"노 씨 어르신이 화를 내자 임천덕이 앞으로 나와 다급히 말했다. “노 씨 어르신, 진정하십시오. 제가 직접 가서 반드시 한지훈이 고분고분 따르게 만들겠습니다!”그렇게 말하며 그는 두 제자를 흘겨보고 소리쳤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당장 따라와라!”두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임천덕의 뒤를 따라 한지훈의 별장 앞에 다시 도착했다.별장 입구에 있던 천검종의 제자 두 명은 그들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보자 눈썹을 치켜세우며 칼자루를 움켜쥐고 차갑게 말했다. “보아하니 아까 준 교훈이 부족했나 보군!”“아뇨, 아닙니다! 두 분은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 보십시오. 저는 임덕천이라고 하고, 특별히 한지훈 선생님을 뵈러 왔습니다!”임천덕은 상냥하고 공손한 태도로 두 천검종 제자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지 못하는 법.게다가 임천덕은 어쨌든 귀의문 문주로서 나름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에, 천검종 제자들도 함부로 그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또한, 그의 두 제자와는 다르게 임천덕은 상황 판단이 빨랐으며 처음부터 태도에서 격식과 진지함이 느껴졌다.“너희 둘, 당장 이리 와라!”임천덕이 뒤에 있던 두 제자를 향해 소리치자,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인 채 풀이 죽은 얼굴로 다가갔다. “두 분께 사과드려라!”두 사람은 서로를 한 번 쳐다보며 임천덕의 의도를 헤아리지 못했다.하지만 그들이 주저하는 사이, 임천덕이 그들의 뺨을 갈겼다. “귀가 먹었느냐?!”임천덕이 또다시 호통을 치자,
필경 상대방의 신분을 알지는 못했기에, 제자들은 냅다 경솔하게 무력을 행사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키 큰 남자는 여전히 실눈을 뜨고는 고개까지 쳐든 채 얄미운 표정으로 그들을 도발하였다. “얼른 나와서 우리를 맞이하라고 해! 우린 귀의 임천덕 문주의 제자들이거든! 우리 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길, 한지훈 사령관이 곧 용국 무종의 체면이 걸린 찰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기에 특별히 직접 나서서 상처를 치료해 주겠다고 하셨거든!”“사실 우리 사부님은 이렇게 쉽게 주동적으로 나서서 은혜를 베풀지는 않으셔! 이번에는 오직 무종을 위해서 나서신 거지. 무려 우리 사부님의 치료를 받게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해!”키 큰 남자는 거만한 표정을 한 채 큰 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천검종의 제자 두 명은 서로 마주 보며 눈빛을 주고받았다. 암만 생각해도 그들이 감히 사사로이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아 이내 급히 별장으로 달려가 한지훈에게 보고하였다. “한 선생님, 별장 앞에 두 중년 남자가 찾아왔는데 귀의 임천덕의 문하생들이라고 합니다.” “귀의 임천덕이 직접 하산하여 한 선생님의 상처를 치료하러 왔다고, 선생님더러 얼른 나와서 자신들을 맞이하라고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임천덕은 무종의 체면을 위해서 이번에 특별히 나서려고 한답니다!”‘뭐? 임천덕?’ 한지훈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지만, 도청 전인에게는 낯설지 않은 사람이었다. 사실 임천덕은 오래전부터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가 사람을 구한다면 기본적으로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긴 했지만, 반면 누군가 독극물을 먹고 죽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사람들은 열 건 중 아홉 건을 흔히 임천덕의 짓으로 의심하였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갑자기 달려와서 한지훈의 상처를 치료한다니. “주상, 이 사람은 평판이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무맹의 편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차라리...”도청 전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이미 예상이 갔다. 그는 노 씨 어르신이 보낸 살인자라는
그 말을 들은 임천덕은 깜짝 놀라 멍해졌다. ‘목숨을 살리는 게 아니라 끊으라고?’ “그건... 어렵진 않긴 한데, 어르신께서 그렇게까지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여전히 어리둥절했던 임천덕은, 노 씨 어르신이 자신을 강중으로 부른 목적을 알지 못했다. 임천덕은 사람을 구하는 것에 있어서는 확실히 황약사와는 차원이 다른 실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사람을 죽이는 건 아예 다른 일이었다. “사실...”이내 노 씨 어르신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고, 또 라이언 킹 찰리와 한지훈의 결전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었다. 자초지종을 듣게 된 임천덕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한동안 깊이 생각에 잠긴 후에야, 고개를 들어 말했다. “어르신, 그럼 저더러 독을 넣으라는 것입니까?”그러자 노 씨 어르신은 인상을 찌푸리며 임천덕을 노려보았다. “뭔 소리 하는 거야! 난 엄연히 무맹 장로인데, 어떻게 그렇게나 일을 추잡하게 진행할 수가 있어?” “게다가 라이언 킹 찰리는 이방인이야. 이방인이 우리 용국 공신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미는데 내가 어찌 용국 공신에게 독을 먹일 수가 있냐고! 너 날 대체 뭐로 보는 거야?”쉿! 노 씨 어르신으로부터 제대로 혼쭐이 난 임천덕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 그... 그럼 대체 어떻게 진행하실 심산인 겁니까?”노 씨 어르신은 침착한 표정으로 임천덕을 힐끗 보며 말했다. “전에 낙구영과 한번 대결을 치르는 과정에 한지훈이 부상을 입게 됐어. 아마 결전 전에는 어떻게든 반드시 상처를 치료하려 할 거야. 하지만... 상처라고 모두 다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내 말 알겠지?”눈을 깜박거리던 임천덕은 한참을 궁리하고 나서야 노 씨 어르신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젠장... 그 말은 즉 한지훈한테 독을 내려라는 거 아니야?’ “하지만 결전 당일 전까지 한지훈은 죽으면 안 돼, 알겠어?”노 씨 어르신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즉 노 씨 어르신
노 씨 어르신은 음흉한 표정을 한 채 이를 갈며 말했다. “안됩니다, 선생님! 찰리님의 뜻을 오해하지는 마세요. 결투하기 전까지, 절대 한지훈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혹여 죽게 되더라도 찰리님의 손에 죽어야 합니다!”로말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그 이유는 이번 결투는 찰리의 미래 인생이 걸려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한지훈이 찰리의 손에서 죽지 않게 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말을 들은 노 씨 어르신은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렇다면 찰리 선생한테 이 말을 꼭 전해줘. 그가 원하는 대로, 결투 그날 반드시 한지훈을 죽여달라고!”그제야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이내 서로 마주 보고 크게 웃었다. 뒤이어 로말은 자리를 떠났고, 노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방 안을 몇 바퀴씩 돌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그는 갑자기 약왕파 황약사를 떠올렸다. 그러나 거듭된 고민 끝에 그는 생각을 접었다. 만약 황약사가 한지훈을 상대할 수 있었다면, 한지훈은 진작에 그의 손에 죽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황약사 또한 무맹이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강자는 아니었다. 필경 무적천과는 동급의 강자였으니까. 노 씨 어르신은 어쩔 수 없이 생각을 접고는 성내의 다른 고수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문득, 귀의 임천덕이 떠올랐다. 귀의문은 무종 중에서도 무도 패륜이라고 불리는 작은 문파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귀의문 역시 만만치 않은 강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나 그들은 독극물을 잘 이용하고 의술도 능통했다. 게다가 약왕파 다음으로, 의도로 문파를 세운 종문이었다. 이내 노 씨 어르신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귀의문의 문주인 임천덕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평소에 명성이 극히 나쁘기로 유명했던 임천덕이, 무려 노 씨 어르신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 건 그야말로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격이었다. 무맹은 단지 민간 조직일 뿐이긴 하지만, 그 지위는 무시할 수 없었으니까. 노 씨 어르신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귀의문의 미래도
한편 그 시각 강중의 한 스위트 룸에서는, 금발을 한 한 30대의 남자가 어린 모델 두 명을 껴안고는 입에는 담배를 문 채, 옆에 있는 백인 남자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뭐? 그 한지훈이라는 놈이 무맹 사람들한테까지 미움을 샀단 말이야?”이 금발의 남자가 바로 라이언 킹 찰리였다. 그가 이번에 강중으로 온 것은 바로 한지훈을 죽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일단 한지훈에게 손을 대지 않고 먼저 다른 몇 명의 용국 종문 장교나 문주들을 처단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죽음을 모두 한지훈에게 덮어씌울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한지훈은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될 테고, 무종도 한지훈을 놓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뜻밖에도 한지훈이 이미 무맹의 미움을 사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다 된 밥상에 누군가가 숟가락을 얹어준 셈이었다. “찰리, 저희 이번 기회를 아주 잘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무맹 쪽과 연락할 방법을 찾아보려고요!”백인 남자는 라이언 킹 찰리의 곁에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좋아, 아주 좋아! 당장 무맹에 연락해서 내가 곧 3일 후에 한지훈과 결투를 하게 될 거라고 전달해! 만약 그가 감히 도망치려 한다면, 무종 전체는 전멸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거야!”이내 찰리는 손에 든 물컵을 깨뜨리며 환호하였다. “네!”백인 남자는 짧은 대답과 함께 돌아서서는 스위트 룸을 나섰다. 아시란치 가문의 자손으로서 라이언 킹 찰리는 어디를 가든지 항상 격을 차리는 걸 중시했었다. 전에 서효양을 암살하러 갈 때도 그는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였었다. 그런데 만약 이번 기회에 한지훈을 죽일 수만 있다면, 그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 그야말로 최고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 명예를 안고 유럽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온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에게 있어 권력과 명예는, 아시란치 가문의 명예보다도 훨씬 중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간절했던 건, 한지훈의 몸에 있는 하나의 용심이었다. 용심만 되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