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송호문의 분노에 조명한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병원에서 신고를 받고 밤새 CCTV까지 뒤져가며 용의자들 위치를 파악했다.사망자가 워낙 많은 큰 사건이다 보니 이번 일만 깔끔하게 해결하면 특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그런데... 칭찬은커녕 불호령이라니.‘게다가 왜... 오히려 저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눈치지?’“청장님, 저희 용의자 체포하러 온 겁니다. 전체 철수라뇨. 그게 지금 말이됩니까? 저 자식들 7명이나 죽인 흉악범들입니다!”송호문의 말에 반박하며 조명한은 한지훈 일행을 힐끗 바라보았다.‘방금 전, 내가 느꼈던 건 분명히 살기였어. 청장님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으셨다면 정말 총격전이 벌어졌을지도 몰라!’“조명한, 너 미쳤어? 네가 뭔데 나대! 너만 경찰이야? 너만 경찰이냐고! 좋게 말할 때 당장 철수해, 알겠어?”송호문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시장님 특별 지시란 말이다, 이 자식아! 너나, 나나 자리 보전하고 싶으면 제발 내가 시키는대로 하라고!’비록 송호문 본인도 한지훈의 진짜 정체는 물론, S시까지 온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소지성 시장을 그렇게까지 벌벌 떨게 만들 사람이라면 결코 그가 상대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요. 정의감에 심취한 경찰이 일으킨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송호문은 최대한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려 애를 썼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얼굴에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다리마저 후들후들 떨려오기 시작했다.정말 강제 진압이 진행되기 전에 달려왔으니 망정이지 단 몇 초라도 늦었더라면 조명한을 비롯한 경찰특공대 팀 전체가 전멸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두려움은 점점 더 몸집을 키워나갔다.이때 한지훈 대신 용일이 앞으로 한발 나서며 비아냥거렸다.“하, 일개 경찰특공대가 이런 짓을 벌여요? 정말 미치신 겁니까?”분명 존댓말이지만 단어 하나하나 사이에 박혀있는
바로 전화를 끊은 한지훈의 주위에 살기가 피어올랐다. 긴 다리를 번쩍 들어 지프차에 탄 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부터 난 북양 총사령관 자리를 포기한다. 앞으로 난 군과 그 어떤 관련도 없는 민간인이야. 그리고 신룡전 애들한테 전해. 최대한 빨리 S시로 이동한다. 그리고 용오, 용육, 용칠, 용팔. 너희들은 산장에 남는다.”“사령관님, 정말 전역하실 겁니까?”용일이 다급하게 물었다. 북양왕, 현 시대의 가장 뛰어난 명장, 용국의 상징이자 8대 용장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 이대로 모든 걸 버린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앞섰다.“그래. 이미 결정한 일이니 더 이상 토달지 마. 타워 팰리스로 출발한다.”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한 한지훈이 거세게 엑셀을 밟았다.‘우연아, 조금만 참아. 내가 곧 갈게. 이제부터 넌 내가 지킬 거야.’이에 용일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용일, 죽을 때까지 사령관님을 따르기로 맹세한 몸, 저도 파용군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신룡전 소속으로서 사령관님을 모시겠습니다!”“용이 역시 죽을 때까지 사령관님을 따르기로 맹세한 몸, 저도 파용군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신룡전 소속으로서 사령관님을 모시겠습니다!”뒤이어 용일부터 용팔까지 모든 8대 용장이 파용군의 직책을 내려놓고 오로지 신룡전의 8대 용장으로서 한지훈을 보좌하기로 선포한다.신룡전, 비록 파용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민간 비밀 조직일 뿐, 공식적으로 군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곳, 국가가 아닌 오직 한지훈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모인 곳이기도 했다.힘들 결정일 텐데 기꺼이 그의 뜻에 따라준 8대 용장을 바라보던 한지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용국의 가장 신비로운 곳, 용각.경계가 삼엄한 내각 대청의 원탁에 네 명의 중년 남자가 앉아있다.전화기를 내려놓은 신한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휴, 어쩜 나이를 먹어도 변하는 게 없니. 여전히 고집불통이군.”“왜요. 저쪽에서 먼저 끊은 겁니까?”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 금테
눈물 범벅이던 강우연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지금 그녀의 눈에 보이는 저 강인한 인상의 남자가... 정말 환각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 맞는 건지 의심스럽기마저 했다.가장 절망스러운 순간, 5년 동안 수없이 그리워했던 그가 드디어 나타났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 사실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마음과 달리 몸은 이미 이 상황을 인지한 듯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드디어... 드디어 왔네요. 드디어...”한지훈은 품에 안긴 가냘픈 그녀의 등을 내려다 보았다.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확연히 마른 몸이 그 동안의 고생을 말해 주는 듯했다.강우연의 눈물과 핏방울을 닦아주던 한지훈의 눈동자는 그녀의 총상을 발견하고 다시 차갑게 식어버렸다.심장과 단 몇 센치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 정말 하마터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살의가 치솟았다.“으악, 으흑흑...”한편, 김태우는 온몸이 피투성이인 양예나의 등을 다시 꾹 밟았다.비록 등은 찢어질 듯 아팠지만 양예나는 감동의 미소와 함께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았다.방금 전 몇 미터나 되는 곳에서 훌쩍 뛰어내려 강우연을 구하던 그 모습, 마치 영화속 멋진 남자주인공, 동화속 왕자님처럼 비현실적이었다.그와 동시에 양예나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설마... 저 남자가 고운이 아빠?’“우연아, 드디어... 드디어 만났구나. 축하해. 이제 저 사람이랑 행복하게 살아. 다시는 이런 데 오지 말고... 영원히 행복하게...”속삭이듯 이 말을 내뱉은 양예나는 이미 죽음을 각오한 듯 스르륵 눈을 감았다.“탕!”김태우의 총구에서 발사된 총알이 양예나의 두 다리를 관통했다.“꺄아악!”양예나의 비참한 비명소리가 건물을 가득 채웠다.하지만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김태우는 저 멀리 서로를 안고 있는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며 악을 썼다.“당장 잡아! 저 자식들 당장 내 앞으로 끌고 오라고!”저벅저벅.발걸음 소리가 건물을 가득 채우고 김
도검과 곤봉을 든 수백 명의 장정들이 그들을 향해 뛰어왔다. 그들의 기세에 강우연은 그 자리에서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런데도 강우연은 어깨가 찢어지는 고통을 견뎌내며 연약한 몸으로 한지훈의 앞을 막아서 그를 보호하려 했다. 그녀는 손에 중절모를 들고 파이프를 피는 중년 남자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제 잘못이에요. 이 사람은 풀어주세요! 제가 다 책임질게요... 제발요..."다리 힘이 풀려 스르륵 쓰러지는 그녀의 어깨를 따뜻한 손이 감싸주었다. 그녀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화가 난 얼굴을 한 한지훈을 보면서 말했다."뭐 하는 짓이에요! 김씨 가문의 김정학 어르신이에요. 어르신의 수하만 몇천 명이에요, s 시의 탑4 재력가중의 한 명이세요. 당신이 상대할 사람은 아니니 먼저 고은이를 데리고 이 자리를 떠나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한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다정한 눈빛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정리해 주면서 말했다. "자기는 내 사람이야, 내 여자가 누구 앞에 무릎 꿇고 비는 걸 볼 수 없어.""아! 삼촌... 삼촌... 살려줘요! 제발요..."피투성이가 된 김태우가 김정학을 향해 울부짖었다. 김정학은 그런 김태우를 쓸쓸한 눈빛으로 보았다. 너무나 비참한 모습을 한 조카를 보고 있자니 분노가 몸에 치솟았다."감히! 내 조카를 건드려? 죽는 게 두렵지 않나 보군?"한지훈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강우연을 자기 쪽으로 끌어안으면서 말했다."당신이 날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이놈!"김정학의 분노한 소리에 뒤에 있던 수백 명의 수하들이 도검과 곤봉을 꽉 쥐어 올렸다. 김정학의 한마디면 한지훈과 강우연을 흔적도 없이 썰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내 앞에서 두 눈 똑바로 이런 말을 하는 녀석은 처음이군. 너에게 두가지 선택지를 주겠다. 하나는 무릎 꿇고 빌게 된다면 사지를 못 쓰게 만드는 거로 끝내겠어. 다른 하나는 너와 이 여자 둘 다 죽는 거야."김정학의 말을 들은
김정학 옆에 있던 부하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르신, 따라가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그냥 보내실 셈입니까?”부하의 말에 김정학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귀싸대기를 갈겼다. 어찌나 세게 후려쳤는지 부하가 땅에서 뒹굴 정도였다. “이런 쓸모없는 머저리 같은 것들! 썩 꺼져버려! 내 눈앞에서 사라지란 말이야!”김정학은 분노로 끓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텅 빈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땅에 널브러져 있는 부하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S시에서 감히 김씨 가문을 대적할 상대가 있다니……김정학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빨리! 형님한테 가야겠어. 앞장서!”김정학은 이 일을 한시라도 빨리 김씨 가문의 주인인 김정필한테 알려 그가 나서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김태우는 감히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인데…… 한지훈이 그리도 막강한 실력을 갖춘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다니 마음이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낭월 산장.강우연은 지프차에서 뛰어내리다시피 했고 온통 피투성이인 몸을 하고 비틀거리며 침실로 돌진했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 편히 잠든 고운이를 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고운이가 울음소리를 들을세라 입을 가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침대 앞으로 걸어가 조심스레 쪼그리고 앉아 고운이의 조그마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울먹였다.“고운아, 엄마 왔어. 고운아, 엄마야……”옆에 있던 세 명의 의사는 갑자기 들이닥친 피투성이 강우연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분이 사령관님 부인이신가? 이렇게 다친 몸으로 지금까지 견디다니, 이게 바로 엄마의 힘인가?’강우연은 급기야 침대 앞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진 뒤에도 여전히 고운이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정신 차리세요! 얼른 방으로 모셔!”세 명의 의사는 강우연을 옆 방에 눕히고 동시에 그녀의 상처를 치료했다. 강우연의 총상을 발견하고 세 명의 의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
“당신 뭐야! 이거 안 놔! 아프잖아!”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치던 강희연이지만 고개를 돌려 한지훈과 눈을 마주친 순간, 벼락에라도 맞은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뭐야, 이 남자... 이 눈빛... 정말 사람이 맞긴 해?’한지훈의 온몸에서 풍기는 무거운 살기가 그녀를 삼켜버릴 듯해 숨이 턱 막혔다.겁에 질린 강희연이 마른 침을 꿀꺽 삼킨 순간, 한지훈은 거칠게 그녀의 손을 놓아버렸고 그 충격에 강희연은 비틀거리다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강우연 역시 그대로 한지훈의 품에 쓰러지고 말았다.강우연을 꼭 끌어안은 한지훈이 다급하게 물었다.“우연아, 정신 좀 차려봐. 우연아!”한지훈의 품에 안긴 강우연은 쇼크가 온 건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상처에서 흐른 피로 붉게 물든 이마와 어깨, 그리고 벌써 감염이 시작된 건지 불덩이처럼 타오르는 이마...한지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젠장...”마음속 걱정과 다급함은 곧바로 방금 전 강우연에게 물을 끼얹고 모욕의 말을 던지던 강희연에게로 향했다. 한지훈이 바로 일어서 그녀를 응징하려던 그때, 강우연의 희고 가는 손가락이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그리고 숨소리처럼 미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안 돼요. 그만... 이제 그만해요. 나 이만 돌아가고 싶어요. 우리 고운이 얼굴도 얼른 보고 싶고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 집에 가요, 네?”강우연의 진심어린 말에 한지훈도 분노를 억눌렀다.“그래, 우리 집에 가자.”동시에 강우연을 번쩍 안아든 한지훈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고...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희연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거기서! 감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네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그런 곳인 줄 알아! 당장 잡아! 잡으라고!”강희연의 외침에 집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하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거구의 장정들 역시 그 자리에 얼어붙는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의 앞을 막아선 남자가 끔찍
이와 동시에 신룡전 소속 삼천 호용 고수들은 각자 전세기를 타고 용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그들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S시!그리고 그의 움직임은 바로 용국 항공관리국의 주의를 끌게 되었다.예정에도 없는 전세기가 갑자기 몇 천대가 늘어났으니 비상 상황은 아닐지 의심할만도 했다.관리국 국장은 바로 공군 작전보고실에 이 상황을 보고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막지 말고 전부 통과시켜라 였다. 아니, 민용 항공편을 취소해서라도 전세기들의 길을 막지 말라는 내용뿐이었다.신룡전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건 결코 항공 관리국만이 아니었다. 수 년간, 각자 움직이며 작전을 이어가던 그들이 이렇게 한 곳에 모인다는 건 뭔가 큰일이 벌어질 거라는 징조, 용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비밀 조직들이 전부 은밀하게 신룡전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들의 첩보원들이 전한 소식은 전부 동일했다.신룡전 호용 고수들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S시!용국의 작은 도시에 불과한 S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지 다들 의아할 따름이었다.다시 낭월 산장.지하실을 나선 한지훈이 거실로 돌아오고 용일이 빠르게 다가와 상황을 보고했다.“신룡전 삼천 호용 고수들 전부 용국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저녁부터 차례대로 S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그래.”짧게 대답한 한지훈이 창문 앞에 서 묘한 표정으로 저 멀리 어딘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4대 용존님도 S시에 도착하셨습니다. 지금 사령관님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요.”4대 용존, 한지훈을 제외하고 용일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들이기도 했기에 목소리에서 왠지 모를 흥분이 느껴졌다.삼천 호용고수에 4대 용존까지 모였으니 금조그룹이 아니라 S시, 아니. 동원구의 모든 재벌가 그룹들이 함께 힘을 쓴다 해도 결코 막을 수 없는 초강력 팀이 결성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알겠어. 호용 고수들은 S시 외각에서 주둔하라고 해. 평범한 시민들한테 피해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행적이 드러나지 않게 은밀하게 움직이라고 전하고.
4대 1의 수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에, 도청 전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상을 입었었다. “어르신, 안 돼요!”걱정되는 마음에 강우연은 도청 전인의 장검을 붙잡고는 말렸다. “어찌 됐든 저희도 따로 상의할 시간을 줘야죠. 내일 이 시간에 여러분들한테 답장을 드리는 건 어떨까요?”강우연이 순순히 복종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낙구영은 급히 일어선 채 말했다. “물론이죠. 저희도 인정이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강 대표님께서는 저희가 실망하는 일은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진국화를 데리고는 회의실을 나섰다. 끌려나가는 진국화의 모습에 당백성도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갔다. 그러나 회의실을 나서기 전까지도, 당백성은 매서운 눈빛으로 도청 전인을 한 번 흘깃 보았다. 그의 눈빛에서는 살의가 은은하게 드러났다. 그렇게 그들이 멀리 떠나고 나서야 강우연은 도청 전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르신, 몸도 성치 않은데 혼자서 저놈들을 상대하는 건 죽음 밖에 남는 게 없어요! 차라리 진 씨 집안의 산업을 포기할지 언정, 어르신께서 이렇게 목숨을 바치는 건 전 용납 못해요!”그 말을 들은 도청 전인은 자기도 모르게 감동했다. 강우연을 한참 동안 쳐다보던 그는 이내 털썩하며 강우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모님의 관심은 매우 감사합니다만, 이번 일은 어떻게든 무력으로만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천검종 4대 수좌로서,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강중에 돌아올 것입니다! 설령 제 뼈가 부서지더라도, 한 선생께서 돌아오시기 전까지는 제가 반드시 주모님을 잘 보호할 겁니다!”그 말을 들은 강우연도 내심 크게 감동하여 급히 두 손으로 도청 전인을 부축했다. “주모님, 오늘 밤에는 되도록이면 돌아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나 씨 집안에 가서 잠시 하룻밤 묵는 건 어떨까요?”도청 전인은 여전히 걱정되는 마음으로 제안을 했다. 사실 방금 당백성의 살기 어린 눈빛을 보아낸 도청 전
자꾸만 선을 넘는 발언에, 낙구영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언짢은 눈빛으로 당백성을 쳐다보았다. 참다못해 낙구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도청 전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여러분들의 뜻은, 무력으로 해결하자는 겁니까?”“아니에요! 절대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당백성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낙구영이 급히 먼저 나서서 해명했다. “사실 진 씨 집안더러 모든 산업을 내놓으라고 한 요구에 대해서는 저도 납득할만합니다. 하지만 강 사장님, 조금만 더욱 넓은 아량으로 진 씨 집안에게 살아남을 길 하나 정도는 남겨주시죠!” 낙구영은 최대한 나긋한 말투로 부탁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낙구영을 지그시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저희 한번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죠. 만약 그날 원 씨 집안사람들이 이겼다면 진 씨 집안은 과연 저희 우연 그룹을 봐줬을까요?”“이제는 더 이상 단순한 비즈니스 문제가 아닙니다. 보세요, 이런 회사들도 사실 원래부터 산업을 모두 넘기기로 약속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왜 다시 그들에게 돌려줘야 되죠?”“그 이유가 혹시, 그들은 주모자가 아닌 종범일 뿐이니 제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용서하고는 주모자만 처단하라는 겁니까?”“그게...”낙구영은 헛기침을 두 번 하며 당황을 감추치 못했다. 고작 20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강우연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매우 똑 부러진 사람이었다. 그녀는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단번에 상대들을 기선제압하였다. “강우연,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나 얘기해!”당백성은 이 와중에도 눈치 없이 끼어들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내 진국화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 대표님, 사실 지금 이 모든 일의 발단에 대해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저희 몇 명의 문주들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상, 만약 강 대표님께서 계속하여 고집부리고 저희한테 미움을 사려 한다면, 진 씨 집안뿐만 아니라 저희 4대 종문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때가 되
“허! 이 영감 건방진 거 보소!”당백성은 도청 전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당 문주, 흥분하지 마세요! 저 사람은 바로 검경까지 섭렵한 고수 도청 전인입니다. 최대한 그를 안정시키면서 되도록은 충돌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낙구영은 말을 마치고는 진국화를 끌어당겨 작은 소리로 당부했다. “절대 함부로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오늘 이곳에 온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지 원수를 맺기 위해서는 아니잖아요!”그러자 진국화는 무거운 말투로 대답했다. “걱정 마요. 저한테 속셈이 있어요!”그러나 진국화의 표정을 읽어낸 낙구영은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내 수많은 사람들이 진국화를 따라 우연 그룹에 들어서게 되자, 낙구영도 일단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고는 함께 따라갔다. 회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진국화 일행들은 각자 의자를 찾아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당백성이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도청 전인을 바라보고 있는 한편, 도청 전인은 담담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분,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천천히 하나하나 얘기하면 되죠!”“하지만 이것 하나는 명심하세요. 여기는 우연 그룹이지 여러분의 무종이 아니기 때문에, 분수에 맞게 행동하세요!”그리고는 다시 칼자루 위에 손을 얹은 채 살벌한 태도를 보였다. “흥! 네가 바로 도청 전인이야? 너희 천검종이 한지훈을 숭배하든 말든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야. 우린 전혀 다르거든. 적어도 너희들처럼 이렇게 연약하지는 않아!”당백성은 힘껏 책상을 두드리며 노발대발했다. 그 말을 들은 도청 전인은 매서운 눈빛으로 당백성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강우연의 분부 없이는, 그는 함부로 나설 수가 없었다. “그만하시죠. 저희 모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까지 온 건데, 굳이 이렇게까지 논쟁할 필요는 없잖아요!”낙구영은 급히 나서서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그러자 강우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모두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곳에 모인 거잖아요. 전 이전과도 같은 일은 더 이상 반
이 말을 들은 낙구영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당장 나서서 도와주려고 했으나, 이내 무영종과 천우종의 종주가 손을 내밀어 그를 막았다. 두 사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계홍을 흘깃 보고는, 단호한 태도로 낙구영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도와주려는 착한 마음은 잘 알겠는데, 그전에 상대가 어떤 놈인지 잘 판단하고 움직여!”낙구영은 매우 난처한 기분이 들었다. 한편은 자신의 의형제와도 같은 친구들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한지훈이 있었다. 솔직히 그는 한지훈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는 무영종과 천우종 두 종주의 체면을 구길 수는 없었기에 애써 속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나계홍은 진국화를 힐끗 쳐다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진 대표, 내가 경고하는데 그만 적당히 나대. 나이를 먹을 대로 먹었으면 정도껏 할 줄도 알아야지!”이내 나계홍은 힘껏 진국화의 손을 밀어냈고, 싸늘한 눈빛으로 주위 사람들을 힐끗 훑어보고는 저벅저벅 우연 그룹으로 들어섰다. 뒤이어 사무실로 돌아온 나계홍은 한동안 고민에 잠겼다. 하지만 그는 결국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에서 발생한 모든 일들을 알려주기로 결정했다. 비록 진국화 한 명은 상대하기 쉽지만, 남은 그 몇 명의 문주들은 결코 쉬운 상대들은 아니었다. 이렇게나 큰 스케일은 그 혼자서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계홍은 급히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강우연은 전화를 받았다. “나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그... 강 사장님, 지금 좀 좋지 않은 일이 생겼어요. 진국화가 몇 명의 문주들을 데리고 직접 이곳까지 찾아왔어요. 그런데 그중에는 심상치 않은 한 40대 문주도 있었는데, 진국화에게 이상하게도 불쾌한 태도를 보이고 있더라고요.” 나계홍은 낙구영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낙구영의 표정은 이미 진국화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 말은 즉, 낙구영이 이 사람들 중에서 우두머리일 가능성
이것은 모두 낙천종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원성천이 하지 못한 일을 당백성이 해낸다면, 원씨 가문이 그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흥! 무슨 도의가 있습니까, 무종에는 그저 주먹만 있을 뿐이지요! 한지훈이 친구가 있다고 저희는 없겠습니까? 저는 낙 문주님께서 무영종과 천우종의 문주, 장교와 모두 친분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게다가 우리 낙천종과 사대 종문이 같이 찾아가면, 감히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는 못 배길 겁니다!”이 말이 나오자마자 진국화는 즉시 화색을 띠며 서둘러 낙구영에게 말했다. “낙 씨, 이 형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지 않은가. 사실 자네의 한마디 말이면 충분한 일이네!”“자네의 체면이 내 체면보다 훨씬 더 크고, 4대 종문이 함께 목소리를 내도 한지훈이 봐주지 않는다면 우리 4대 종문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어찌 그런 대담한 짓을 할 수 있겠는가?!”진국화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진이신도 말을 거들며 간청했다. “맞습니다 어르신, 만약 어르신께서 저희 진씨 가문을 도와주시지 않는다면, 저희는 정말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습니다! 저희 형제와 아버지가 함께 거리에 나앉는 것을 지켜보실 수 있겠습니까?”그는 말을 하며 눈물 몇 방울을 흘리기까지 했다. “에휴!”낙구영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말이 이렇게까지 나왔는데도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정말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한 상황이 되었다. “그래, 알겠네. 내일 아침 일찍 무영종과 천우종의 종주에게 연락하여 함께 강중에 다녀오도록 하지! 하지만, 이 일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걸세!”낙구영은 끝까지 한지훈에게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싶지 않았다. 한지훈이 걸어온 길이 얼마나 영웅적인가? 이러한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낙구영의 속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는 한지훈 같은 사람에게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낙구영의 대답에 진씨 가문 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낙구영은 4대 종문을 등에 업고 있는데, 한지훈이 지
좋은 일은 안 생겨도 그만이지만, 좋은 사람이 곁에 없는 건 염려스럽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당백성은 충동적인 기질을 가진, 매우 고집스러운 사람이었다.낙구영이 가장 걱정한 것은 당백성도 연루되는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이 몰려드는 법! “당 문주님, 부디 화를 가라앉히십시오. 어쨌든 한지훈은 한때 북양왕이었는데, 어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 진 씨, 나한테 더 설명하지 않은 세부 사항이 있는가?”낙구영이 진국화를 빤히 쳐다보며 묻자, 이 말을 들은 진국화는 속으로 뜨끔했다. 사실, 진씨 가문 형제 두 명이 수백 개의 의약 회사를 끌어들여 우연 그룹과의 협력을 중단한 일을 진국화가 낙구영에게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다. 낙구영이 유심히 살피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진국화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이 말을 들은 낙구영은 저도 모르게 진이신을 올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참 어리석도다, 진씨 가문은 정말 장사꾼이나 다름 없군! 상인은 상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지!”“무종의 일에 어찌 참견할 수 있단 말이오? 수백 개의 회사를 끌어들여 맞서다가 결국 일을 그르쳤지 않소, 한지훈이 당신들을 이렇게 대한 것도 이미 인정을 다 한 거라고 봅니다 나는!”“우리 무종의 규례대로라면, 진씨 가문의 행위는 마땅히 멸문되어야 할 것일세! 그자는 지금 당신 가문의 목숨을 원하지 않고, 당신들의 사업만 원했으니 내가 이 일에 참견하는 것은 불편한 게 사실이네!”낙구영은 또한 속으로 진씨 가문의 두 형제가 정말 정신병자라고 생각했다! 높은 곳에 오르고 싶어도 타이밍을 잘 봐야 하지 않겠는가! 원씨 가문의 가주도 한지훈을 평정할 수 없었는데, 그들은 오죽하겠는가? “낙 씨 어르신, 저희가 잘못한 건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저희는 강우연을 찾아가 직접 사과를 하러 갔었죠. 하지만 오히려 강우연은 저희더러 내일 해가 지기 전에 사업을 넘기지 않으면… 저희 가문을 멸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겁
이때, 한 제자가 낙구영에게 다가와 그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한참을 중얼거렸다. 사건을 신고한 한 제자가 낙구영에게 다가와 낙구영의 귀에 기대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뭐라고? 빨리 모셔 오거라!”낙구영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당백성에게 말했다. “당 문주님, 죄송합니다. 제 오랜 친구가 찾아와서 잠시 갔다 오겠습니다!”낙구영은 말을 마친 후 곧장 대문으로 향했다. 낙구영을 마주한 진국화는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울음을 터뜨렸고, 이를 본 낙구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황급히 진국화를 부축하며 말했다. “진 씨, 이게 무슨…”“낙 씨, 우리 진씨 가문이 아주 큰 괴롭힘을 당하고 있네! 그들이… 우리 가문에게 내일이 지나기 전에 모든 재산을 넘기라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일가를 전멸시키겠다고 하오!”“도저히 다른 방도가 없어서 이렇게 염치없이 도움을 청하러 왔으니, 자네가 나 좀 도와주게!”진국화는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하며 매우 슬프게 울었다. 청봉문의 제자들조차 그의 울음소리에 동요하여 고개를 돌려 진국화를 바라보았다. 낙구영은 순간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진 씨, 도대체 무슨 일인가? 상대방이 아무 이유 없이 자네의 재산을 노리려는 거야?”이 말을 한 낙구영은 좌우를 살피고는 두 제자에게 손짓을 해 진국화와 진이신을 내실로 들여보냈다. 이때, 내당에는 청봉문의 장교들 외에도 당백성과 낙천종의 몇몇 수좌와 부문주도 있었다. 진국화가 울면서 걸어오는 것을 본 모두가 눈살을 찌푸렸다.“낙 문주님, 이게 도대체…”당백성은 손가락으로 진국화를 가리키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아, 제 의형제가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같으니 신경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낙구영은 의자 두 개를 옮기라고 명령한 뒤 진국화와 진이신을 앉게 했다. “진 씨,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어서 말해 보시게!”낙구영이 진지한 표정을 한 채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진국화는 서둘러 있었던 일을 부풀려서 그들에게 설명
나계홍이 씩 웃으며 말했다.“강 대표님, 저는 단지 수행원일 뿐입니다. 진국화는 화가 나도 그걸 저에게 풀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요 며칠 동안은 한지훈 선생님께서 안 계시니 회사에 오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만약 급한 일이 있으면 서 비서에게 요청해 서류를 강 대표님 댁으로 보내겠습니다. 대표님께서도 이참에 따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시지요.”이 말을 들은 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장서서 사무실을 나섰고 도청전인과 나계홍이 그 뒤를 따랐다.같은 시각, 진씨 가문 별장 안.집에 돌아온 진국화는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강중에서 감히 그의 체면을 구기는 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대접을 받다니!이 생각을 한 그는 진이신에게 소리쳤다.“차를 준비시켜라, 청봉문으로 간다!”“넵!”진이신은 노인이 이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진이군을 혼자 집을 지키게 둔 뒤, 진 씨 어르신과 진이신은 밤새 강중을 빠져나왔다.청봉문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무종 문파 중의 하나였다.비록 10대 종문에 들지는 못했지만, 강중 일대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다!그곳에는 족히 천 명의 제자가 있었고, 수좌와 장교만 해도 여섯 일곱 명에 달했다.게다가 청봉문의 소유주인 낙구영은 매우 겸손한 사람이었으며, 수장 자리를 넘겨받은 이래 어떤 세력과도 충돌한 적이 없었다.게다가 그는 사성 천왕계 강자였고, 십여 년의 고된 수련 끝에 오성 용급 천왕계에 반쯤 들어섰다!낙구영의 탁월한 힘과 친절 덕분에 그는 무종의 모든 종파의 추앙을 많이 받고 있었다.이것이 그와 무적천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했다!이때, 낙구영은 무종의 두 친구와 함께 술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그중 한 명이 낙구영에게 말을 꺼냈다.“낙 문주님, 제 생각에 문주님의 실력으로는 무적천에게 질 수 없겠지요?”“그는 사성 천왕에 불과하지만, 문주님께서는 오성 천왕 경지에 들어서려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이 말을 들은 낙구영은 몇 번이고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은 채로 대답
서은정은 강우연이 이미 화가 나 있고, 더 이상 감히 숨길 수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맞았는지 그녀에게 말해야 했다.“그럼 왜 그때 사람을 부르지 않은 거야!”강우연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졌고, 주먹을 꽉 쥐었다. “강 대표님, 그냥 한 대 맞았을 뿐이지 별거 아니에요. 어디 크게 다친 것도 아니니 괜찮습니다!”서은정은 진씨 가문이 만만찮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강중의 시장까지도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어야 했다. “됐어, 가서 일 봐!”강우연은 서은정이 우물쭈물하며 혹시나 일이 잘못될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더니 손을 내저었다. 서은정이 사무실을 나가자, 나계홍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꺼냈다. “강 대표님, 진씨 가문은 반드시 우리에게 복수할 겁니다. 제가 보기에, 오늘 기사가 대표님을 바래다주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말을 마친 후 나계홍은 도청전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이제는 다들 한 식구가 됐으니, 나계홍이 어떻게 도청전인에게 아부할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일찍이 도청전인에게 번호를 물어봤었고, 요즘 기회만 되면 그를 극진히 대접했다. “저는 진씨 가문이 국법을 지킬 거라는 걸 믿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강중은 여전히 법치의 땅이지 않습니까!”강우연은 이를 악문 채 가슴에 맺힌 분노를 꾹 참으며 말했다. “강 대표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합니다. 지금 한지훈 선생님께서 강중에 안 계시니, 만약 실수라도 한다면 두 명의 목숨을 잃는 겁니다!”나계홍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강우연은 마지못해 도청전인을 불러 자신을 데리러 오게 했다. 어쨌든 그녀의 뱃속에는 한지훈의 혈육이 있으니, 만약 정말 실수라도 하면 강우연은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청전인은 두 명의 제자를 데리고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는 강우연에게 앞전에 있었던 일을 물은 뒤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 그자는 확실히 만만하지 않습니다!”“저희 무종 사람들도 진국화를 꺼립니다! 그자는 몇 년 전 장래의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