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모두 역외에서 돌아온 절세 강자들이었다. 적어도 속세에서 보자면, 오륙의 그 몇몇은 감히 그 둘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결국 성장 환경 자체가 달랐고, 역외에서는 하루하루가 생사를 가르는 전투였다.반면 오륙의 그 몇몇 이성 천신들은 그저 은거할 뿐이었으니, 이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컸다!이 때문에 한지훈이 처음에는 그들 중 여덟 명을 베어버릴 수 있었으나, 마지막 세 명을 끝내 쓰러뜨릴 수 없었던 것이다!전투 경험, 진법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심성까지 조 씨 노인과 허 씨 노인은 다른 자들보다 훨씬 더 강했다!“너희들은 스스로를 너무 높게 평가하는군. 나는 단지, 내가 깨달은 바를 확인해 보고 싶었을 뿐이다!”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고, 그의 말에 조 씨 노인과 허 씨 노인의 얼굴이 즉시 어두워졌다.“한지훈, 네가 정말 대단한 것은 인정하지. 하지만 방금 전의 혈투로 너는 이미 중상을 입었고, 우리는 경상에 불과하다!”“일성 준천신과 이성 천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 둘이 전력을 다해 공격하면,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조 씨 노인이 말하며, 온몸에서 황금빛이 피어올랐다!거대한 금룡이 형상화되어 순식간에 실체화된 듯 조 씨 노인의 주변을 휘감았다!“한지훈, 다시 말하지만 자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우리가 직접 너를 죽이면, 역외와 조정 사이에 틈이 생길 것이다!”“네가 정말 국왕이 역외 강자들의 위협을 받기를 바라느냐?”허 씨 노인은 뒷짐을 진 채 기운을 끊임없이 끌어올렸다.“흥! 너희가 과연 용국의 자손이라 할 수 있느냐? 나는 아직 역외에 가본 적은 없지만, 역외 놈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는 너희가 나보다 더 잘 알지 않느냐!”“그들은 우리 용국의 국운을 끊어버리려 하고 있다! 영원히 우리 용국을 짓밟아놓으려 하고 있다고! 그런데도 너희들은 스스로 대단하다 여겨 그들의 앞잡이가 되겠다는 것이냐?!”한지훈의 묵직한 질책에 조 씨 노인과 허 씨 노인의 얼굴이 더욱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연이은 격전 끝에 한지훈은 이미 강렬한 소모에 시달리고 있었고, 조 씨 노인은 그가 또 다른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의 기세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조 씨 노인은 몸을 떨며, 이전에 버렸던 장검을 다시 손에 쥐었다. 동시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 자루의 검을 내질렀다!쉭!은빛 검광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뻗어나갔다.그가 이 일행 가운데서 가장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이유는 단순한 개인 능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전수받은 것은 화산파의 실전 비진인 천성구요였다! 사실 천성구요는 단순한 진법으로 분류할 수 없었고, 엄밀히 말해 이미 진법을 넘어선 일종의 비술에 속했다! 심지어 이를 세상을 뒤흔드는 천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 천성구요는 화산파의 초기 창시자가 무려 백 년 동안 은거하여 깨우친 최상위 비술이었기 때문이다!다른 일반적인 진법과는 달리, 천성구요는 오로지 북두, 파군, 탐랑 이 아홉 개의 별을 다루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그렇기에 다른 어떤 진법보다 정밀했고, 그 공격력은 말 그대로 순도 100%의 파괴였다!천성구요를 완벽히 터득한 자들은 대부분 동급 무적의 존재들이었고, 심지어 이성 천신계 조차도 그들에게는 좀처럼 상대가 되지 않았다!하물며, 지금의 한지훈은 단지 일성 준천신에 불과했다!백여 년 전, 조화풍이 막 역외로 나가 동급의 강자와 싸웠을 때 단 한 번의 검격으로 상대를 참살했다!그것이야말로 그가 역외 강자들 사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군림하게 된 계기였다!그 위력은 한지훈이 깨우친 인체 자기장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게다가, 천성구요는 천생서문에서도 거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매우 드문 비술이었다.이 비술을 물려받은 자가 겨우 수십 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순간, 조화풍이 천성구요를 펼쳐 보이자 하늘조차 요동쳤다!창공의 구름이 미세하게 떨려 왔고, 마치 대지가 흔들릴 듯한 위압감이 퍼져 나갔다.“챙!”검이 허공을
한지훈이 갑자기 크게 포효하며, 손에 쥔 적색 드래곤 장총에서 다시금 눈부신 광채가 터져 나왔다!“윙!”사방 수백 미터의 공간이 진동하며, 대지에는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다!하늘조차도 이 강대한 힘에 의해 찢어질 듯 뒤틀렸다!그리고 이 순간, 한지훈의 기세는 한계점을 돌파하며 극한으로 치솟았다!“허 씨 노인, 어서! 우리 함께 이놈을 죽이세! 저놈은 지금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을 뿐이네! 조금만 더 버티면 반드시 죽을 것이야!”조화풍이 허 씨 노인을 향해 소리쳤다.하지만 굳이 조 씨 노인이 말하지 않아도, 허 씨 노인과 노 씨 어르신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한지훈은 지금 생명을 불태우며 싸우고 있었다! 이 순간, 허 씨 노인 또한 최강의 힘을 폭발시키며 검을 휘둘러 한지훈을 향해 내리쳤다!딱 5분만 버티면, 저놈의 기운이 꺾일 것이고 그 순간이 바로 한지훈의 사망 시점이 될 터!“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네놈들이 진짜 날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한지훈이 싸늘하게 웃으며, 눈빛이 살기로 번득였다.“죽어라!”그 순간, 하늘을 가르는 강렬한 폭음이 울려 퍼졌고, 조 씨 노인이 다시 한번 전력을 다해 공격을 퍼부었다!“죽어라!”동시에, 한지훈도 손을 휘두르자 오릉군 가시가 허 씨 노인을 향해 날아갔고, 손에 쥔 적색 드래곤 장총 또한 강력한 기세로 조화풍을 향해 내질러졌다!“콰아아앙!”거대한 폭발음이 연이어 터졌다.허 씨 노인은 피를 토하며 공중으로 튕겨 나갔고, 손에 쥐고 있던 장검마저 손에서 이탈했다!조화풍 역시 강렬한 충격에 의해 수십 걸음 뒤로 밀려났다.한지훈은 입가의 피를 거칠게 훔치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천성구요?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비술일 뿐이었다! 수차례의 교전을 거치며, 한지훈은 조화풍이 강한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천생서문에 기록된 천성구요와 실제의 천성구요는 차이가 있었다!둘 다 우주의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식이었지만, 천성구요는 여타 진법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북두의 힘은
조화풍이 전력을 다해 공격을 퍼붓던 바로 그 순간, 멀리 구룡산의 한 천부동천에서 흰색 연단 위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그의 긴 머리가 바람에 흩날리며, 곁에 서 있던 한 노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화산의 조화풍인가?!”그 노인은 다름 아닌 한용이었다!한용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주인어른, 사실 며칠 전부터 이미 징조가 있었습니다. 서천술의 자손이 공격을 받으면서, 역외 세력들은 이미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번에 천신계 강자 열한 명을 보낸 것은 용국의 마지막 희망을 완전히 말살하려는 것이지요!”“한지훈이 죽는다면, 세 개의 용심은 주인을 잃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용족 유적을 다시는 열 수 없을 것입니다!”한용의 말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고, 마치 그에게는 이 모든 것이 자신과 무관한 일인 듯했다.이 말을 들은 광명파의 창시자 호천은 한지훈을 흘끗 바라보더니, 갑자기 하늘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한용, 네 손자의 목숨이 위태로운데도 걱정되지 않느냐?”그러자 한용은 미세하게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운명대로 흘러갈 것입니다. 만약 그가 이 길을 갈 운명이라면, 저 또한 그를 구할 수 없습니다. 대세는 변하고 있으며, 그 누구도 대세 속에서 모든 것을 지켜낼 수는 없습니다.”호천은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아니, 그는 죽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지금은! 우천존 등은 너무 어리석어. 그들은 용심을 손에 넣고 싶어 하지만, 용심을 가진 자가 감당해야 할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모르고 있지!”“한지훈이 이미 세 개의 용심을 얻었다면, 차라리 다섯 개를 모두 모아 용족 유적을 여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그렇게 말하며, 호천은 천천히 고개를 약간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살짝 감았다. 그러자 한용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주인어른, 만약 우리가 화산을 적으로 돌린다면 주인어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겠습니까?”광
한지훈은 겉으로 보기엔 이미 강목 끝의 화살처럼 힘이 다한 듯했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천생서문에 기록된 칠성보법을 그는 이미 손에 익히고 있었고, 발걸음이 가볍게 들리며 끊임없이 위치를 변화시키자 조 씨 노인이 연이어 세 번이나 휘두른 검이 전부 헛되이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그 검기만으로도 멀리 있던 나무들이 산산조각이 날 정도였고, 한지훈은 창을 들어 찌르며 동시에 진법을 발동했다.수도 없는 살기가 각기 다른 방향에서 조 씨 노인을 향해 몰려들었다.“안 돼! 어서 물러나시오!”허 씨 노인이 다급히 조 씨 노인을 향해 외쳤다.그러나 한지훈의 창이 조 씨 노인의 몸을 꿰뚫으려는 순간, 조 씨 노인의 입가에는 담담한 미소가 떠올랐다.그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었다.조금 전의 탐색전에서 조 씨 노인은 이미 한지훈의 실력은 높지만, 실전 경험이 확연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동시에, 장검에서는 푸른빛이 더욱 찬란하게 피어올랐다.조 씨 노인은 한지훈에게 회피할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고, 반드시 일격에 끝내야 했다.조 씨 노인은 자신의 계산이 정확하다고 확신했으나, 한지훈은 경험이 부족할지언정 천생서문이 품고 있는 지혜는 무궁무진했다.이 정도 작은 전투 상황을 그가 간파하지 못할 리 없었다.한지훈은 이미 대비를 마친 상태였고, 조 씨 노인이 몸을 틀어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그는 이미 수십 미터 밖으로 물러나 있었다.푸른빛을 머금은 검강이 그를 향해 날아드는 찰나, 한지훈은 이미 먼 곳에 있었다.조 씨 노인은 무한한 자신감으로 검을 휘둘렀고, 그 검에는 무상의 성좌의 위력이 깃들어 있었다.반드시 적중해야 할 일검이었지만, 검이 겨우 찌르기 시작한 순간 한지훈이 마치 허공으로 사라진 듯 보이지 않게 되었고, 그 무시무시한 일검은 그대로 허공을 찌르고 말았다.그러나 이것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그가 칼을 허공에 찌르는 순간, 한지훈은 이미 그의 등 뒤에 나타나 그에게 공격을 가했다. 조 씨 노인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일격
한지훈이란 대체 얼마나 뛰어난 깨달음을 지녀야, 자신이 공격하는 동시에 상대의 공격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 버릴 수 있는 것인가?조 씨 노인이 방금 그 일격을 맞지 않았다면, 한지훈의 이번 공격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그의 오른쪽 몸 전체가 이미 무너졌고, 한쪽 팔은 축 늘어진 채 힘없이 흔들리고 있으며 다른 손 역시 텅 빈 상태였다.장검은커녕 쇳조각 하나조차 쥐고 있지 못했다.맨손으로 한지훈의 창을 받아내려는 것은 원자탄을 맨손으로 막아내려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씨 노인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뒤로 물러설 퇴로는 이미 완전히 막혔고, 돌아서려 하면 오릉군 가시의 맹렬한 공격을 마주해야 하니, 그것이야말로 십중팔구 죽음뿐이었다.“내가 죽더라도 네놈은 끌어내리겠다!”조 씨 노인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채 말했고, 온몸을 던져 한지훈에게 돌진했다.이 순간, 조 씨 노인에게는 오직 하나의 생각만이 남아 있었다.설령 한지훈의 창에 꿰뚫리더라도, 반드시 그를 죽음으로 끌어가야 한다!“주상! 그가 목숨과 맞바꾸려 합니다!”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도청전인이 조 씨 노인이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한지훈에게 날아드는 모습을 보고 다급하게 외쳤다.한지훈 역시 조 씨 노인의 필사의 각오를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이미 활시위가 당겨진 이상, 그는 멈출 수 없었다.조 씨 노인을 죽이려면, 지금이 유일한 기회였다.만약 한지훈이 공격을 거두고 물러선다면, 조 씨 노인은 그 틈을 타 도망칠 것이었다.이처럼 위험한 자를 놓쳐 버린다면, 후일 반드시 끝없는 재앙이 닥칠 터였다.비록 두 사람이 주고받은 공격은 몇 차례에 불과했으나, 그중 하나하나는 치명적인 살수였다.진정한 고수들에겐 수백, 수천 번의 공방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한 번의 공격으로 생사가 갈리고, 단 한 순간에 승패가 결정되는 법.“죽어라!”한지훈이 포효하며 장창을 휘둘렀고, 그의 창끝에서 눈 부신 빛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이번
“이젠 굴복해?”호천은 담담하게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 씨 어르신은, 깜짝 놀라 온몸에 식은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단 한 손가락만으로도 이렇게나 할 수 있다니? 호천 앞에서, 자신은 마치 땅강아지같이 비천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호천의 몸 주위에는 조금의 위세도 없었다. 마치 그는 하늘과 땅, 이 주위의 모든 것과 하나가 된 듯했다. 그의 등장과 방금 보인 그 손가락도, 모두 이 세상의 뜻인 것 같았다. 한지훈이 경악할뿐더러, 한창 라이브를 보고 있던 안드레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지훈이 단 한 손가락에 의해 패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럼 대체 저 사람은 얼마나 높은 경지에 다다른 건가? 4성 천신계거나, 혹은 반보 인왕? 아니면... 설마 인왕계 강자인 건가? 그 생각에 안드레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설마 광명파의 창세주가 직접 나섰단 말인가? 유럽은 일찍이 광명파에 관한 소문을 듣긴 했었지만, 창세주의 실물을 본 사람은 없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안드레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한편 그 시각, 용경 천자각에 있던 국왕도 놀란 얼굴로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손가락만으로도 한지훈을 무너뜨리는, 상대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국왕은 뒤쪽에 선 한용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이 사람, 설마 광명파 전설 속의 창세주 호천이 아닐까?”“그 말고는 이 세상에 대체 누가 이렇게나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건지 정말 더는 생각이 나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가 저희의 적군이 아닌 아군이길 바랄 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양 왕은 위태로울 수도 있습니다!”종묘 대장로는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렇게 전 세계의 시선이 호천에게로 향했다. 그의 등장은 단번에 이 세계를 진동시켰다. 그러나 호천은 개의치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지금 이 경지에 이르러, 그는 평범한 일반인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
그러나 조 씨 노인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가슴을 부여잡은 채 겨우겨우 호천이 있는 방향으로 무릎을 꿇었다. “네 스승은 괜찮으시대?”한편 호천은 나 씨 노인을 향해 곁눈질하며 물었다. “이미 백 년 동안 만나지도 못했는데, 제가 어찌 알 리가 있을까요?"나 씨 노인은 매우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호천은 갑자기 몸을 돌려 한지훈을 응시하며 말했다. “천성 구요의 비밀은 본래 자연에 있는 것이고, 삶이 없으면 죽음도 없나이다! 무념무구, 무생무사! 별빛은 본래 빛이 아니거니!”호천이 담담하게 내뱉은 한마디는, 마치 혼잣말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지훈을 일깨우는 것 같았다. 그 말에 한지훈은 내심 마음이 흔들리게 되었고, 호천의 깨달음이 꽤나 놀랍다고 느끼기도 했다. 단 무념무구, 무생무사 이 여덟 글자만으로도, 호천은 일반 사람들보다도 깊은 깨달음을 갖고 있었다. “자기장은 성신의 중력으로서 이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고, 조석이 바로 그 자기장의 구현이노라. 사계절은 바로 자장의 끊임없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고, 생사가 바로 우주의 본상이노라!”이내 한지훈 역시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 “역시 가르칠만한 유자야!”호천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용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방금 보여준 건 바로 호천의 직접적인 탐색이었다. 만약 한용이 말한 대로, 한지훈이 오성이 있다면 그의 말 뜻을 알아들을 거라 생각했다. 반대로 한용이 거짓말을 한 거라면, 그는 한용을 그 자리에서 죽일 생각까지도 했다. “선배님 말씀, 감사드립니다!”한지훈은 호천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는 말했다. “그나저나 방금 보여주신 선배님의 뜻은, 사람은 물처럼 선해야 한다는 건가요?”한지훈의 마음은 저도 모르게 움직였다. 사실 물이 정말 부드럽긴 한걸가? 답은 아니다. 높은 산이든 바위든 물의 공세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정작 물은 날카롭지는 않다. 부드러워 보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난공불락이다. 방금 호천이 뱉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