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동방풍은 팔짱을 낀 채 비웃고 있는 한지훈을 보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그리고 그의 시선이 옆에 있는 추미연에게 향했을 때, 눈동자는 원한으로 가득 찼다!이 망할 여자가 계속 거절만 하지 않았어도, 이 먼 강중까지 올 일은 없었을 텐데!그랬다면 이렇게 심하게 두들겨 맞지도, 팔 하나가 부러지지도 않았을 것이다!아니, 이제 그는 두 팔이 모두 부러질 테지!모든 것이 저 빌어먹을 년 때문이야!동방풍은 자신의 실수를 전혀 깨닫지 못하고, 대신 모든 책임을 추미연에게 돌렸다!“도련님, 죄송합니다!”동방이산은 발을 들어 동방풍의 관절을 무겁게 짓밟았다!동방이산의 양팔도 여러 군데 부러졌기 때문에 더 이상 힘이 없었고, 이런 거친 방법으로 그의 팔을 부러뜨릴 수밖에 없었다.이런 식으로 난폭하게 짓밟는 것과 직접 손으로 부러뜨리는 것은 느낌이 아예 달랐다.후자의 경우 기껏해야 병상에서 3-4개월 동안 회복하면 아물 정도로 뼈는 큰 손상을 입지 않지만, 발에 짓밟히면 뼈가 분쇄되는 수준으로 골절되어 후속 수술이 매우 어려워진다!동방풍은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지르더니 눈을 희번덕이며 기절했다.계속되는 심한 통증으로 숨이 가빠지고 몸이 한계에 이르렀다!“꺼져라,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한지훈은 그들이 있는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동방이산은 기절한 동방풍을 힘겹게 등에 업었다.한지훈은 동방 가문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데 흥미가 없었으며, 곧장 한편에 멍하니 있던 추미연을 데리고 호텔로 들어갔다.동방이산은 한지훈의 뒷모습을 석연찮은 듯 바라보며 조용히 떠났다.추미연을 위층으로 보낸 한지훈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 선 채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일찍 쉬도록 해.”추미연은 방금 전 상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듯해 보였고, 오늘은 확실히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날이었다!“들어와서 차 한잔하지 않을래?”추미연은 한지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고, 이런 문제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용 차량이 옥룡대에 도착했다. 현재 옥룡대 부근 5미터에는 모두 계엄령이 내려졌고, 완전 무장한 특수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옥룡대 천 미터 안에도 천자각의 고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지훈이 군용 차량에서 내렸을 때, 그는 자신의 주변에 사령관 강자보다 더 높은 경지에 있는 자들의 숨결을 느꼈고, 줄곧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심지어는 네 명의 천왕계 강자의 기운도 느낄 수 있었고, 한지훈이 차에서 내리는 몇 초 만에 기운이 사라졌다. 한지훈은 근처에 있는 경비병들을 힐끗 쳐다본 뒤, 앞서가는 장교들을 따라 곧장 옥룡대의 정자로 향했다. 한편, 정자 안에는 국왕이 코트를 입은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기침을 몇 번 하며 몸이 좋지 않은 듯했다. 가을이 되니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고 있었다. 한지훈이 정자에 들어섰고, 국왕은 뒷짐을 진 채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왔구나.”국왕이 조용히 말하며 돌아서서 기침을 몇 번 했다. 한지훈은 국왕의 안색이 좋지 않을 걸 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국왕 폐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그러자 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나이가 들었으니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거지, 고질병이네.”국왕은 한지훈에게 앉으라고 손짓하더니 차 한 잔을 따르며 말했다. “자, 들게나.”한지훈은 찻잔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물었다. “국왕 폐하, 무슨 일로 이렇게 급하게 용경에서 직접 강중으로 찾아오신 겁니까?”차를 한 모금 들이켠 국왕은 표정이 엄숙해지더니, 옆에 있던 부관에게서 문서를 받아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이건 오대주국의 새로운 계획일세. 작전부에서 오대주국을 새롭게 7대 전역구로 나눈다고 하지. 당연히 북양 전역구는 변동이 없고 말이야. 주로 서부 전쟁부 쪽에서 두 개의 독립된 전역구로 나뉠 거고, 남령해 쪽도 새로운 전역구로 구분될 걸세.”한지훈은 서류를 유심히 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국왕 폐하, 어째
“국왕 폐하!”한지훈의 얼굴에 감동의 빛이 어리며, 국왕을 빤히 바라보았다.국왕은 몇 번 기침을 하더니 허리춤에서 금용령을 꺼냈고, 영패 전체는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다섯 개의 발톱을 가진 황금 용이 조각되어 있었다!그는 손에 쥔 금용령을 보며 물었다.“자네는 이 금용령이 무엇인지 아는가?”한지훈은 국왕의 손에 있는 영패를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국왕 폐하께서 명시하여 주십시오.”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것은 바로 용국 대원수의 영패이다! 한때 이 영패는 네 할아버지의 것이었지! 하지만 후에 그 사건으로 인해 네 할아버지는 용국에서 다시는 대원수의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였지!”“하지만 이제, 짐은 다시 직접 용경 전역구 외의 6대 새로운 전역구를 책임질 대원수의 자리를 만들려 한다네!”“한지훈 사령관! 이 금용령을 이제 자네에게 넘겨줄 걸세! 오늘부로 자네가 우리 용국의 새로운 대원수이네!!!”두둥!국왕의 말에 한지훈은 온몸을 떨며 다급히 말했다.“국왕 폐하,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찌 제가 대원수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겠습니까…”하지만 국왕은 고개를 저으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지훈 사령관, 거절하지 말게나. 짐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받으시게.”국왕은 금용령을 한지훈에게 건네며 말했고, 한지훈은 이를 받으며 황급히 경례했다 “저 한지훈, 결코 국왕 폐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그러자 국왕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한지훈 사령관, 비록 금용령이 자네에게 주어졌지만 이 일은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을걸세. 반드시 필요할 때에만 이 금용령을 꺼내 6대 전역구에 명령을 내리고 국가를 보호해야 하네!”“만일 언젠가 용국이 존망의 기로에 처했을 때, 새로운 국왕이 국법을 어긴다고 해도 자네는 이 금용령을 통해 6대 전역구의 주력을 동원하고, 지하 궁전의 용검을 취해 군주의 목을 베고 용국을 지켜야 하네! 내 말을 이해했는가?”국왕은 매우 심오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예, 알겠습니다!”“참, 북양 전역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국왕이 묻자, 한지훈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유청에게 맡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유청?”국왕은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너무 이르지 않은가, 우선 부사령관으로 임명을 한 뒤 그를 잘 이끌도록 하거라. 그도 훌륭한 인재이니 말이야.”“알겠습니다.”한지훈이 대답한 뒤, 옥룡대를 떠났다. 한지훈이 떠난 후 국왕은 옥룡대 안에 서서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보았고, 그 뒤로 용 선생이 다가와 말을 꺼냈다. “국왕 폐하, 바람이 부니 들어가서 쉬도록 하시지요. 찬 바람에 병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국왕은 기침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인 후 돌아서서 용 선생의 옆을 지나갔다. 하지만 순간, 국왕은 걸음을 멈추고 용 선생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용 선생, 오늘 일을 무신종이 알고 있는가?”그의 말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천둥소리가 하늘을 가르는 듯한 기세로 울려 퍼졌다!! 용 선생은 얼른 몸을 굽히고 몸을 떨며 땅에 무릎을 꿇은 뒤 말했다. “국왕 폐하! 소인은 폐하께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그런가?!”국왕은 씩 웃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 말했다. “용 선생이 한 말을 지켰으면 좋겠군.”국왕이 떠난 후 용 선생은 떨리는 가슴을 움켜쥐며 일어섰고,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국왕이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용 선생의 안색은 몹시 안 좋았지만, 곧 국왕을 바짝 뒤쫓았다. 한지훈은 별장으로 돌아온 후, 금용령을 꺼내 굳은 얼굴로 몇 번 쳐다보았다.국왕께서는 탁고를 하신 것이 아닌가.보아하니, 용국에 뭔가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군! 그는 생각을 한 뒤 곧장 용운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용운, 신룡전 사람들을 비밀리에 귀국시켜라! 언제든지 내 명령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예! 용왕님!”전화 너머로 용왕이 대답했고, 재빨리 그의 명령을 신룡전 본부에 전달했다. 3일 후, 신룡전
신한국은 걱정스럽게 말했고, 그의 눈에는 많은 추측이 담겨 있었다.“한지훈, 우리는 용국 조정에 큰 변화가 생길까 걱정이 되고 있어. 그러니 넌 반드시 이 일에 미리 대비해야 하네! 지난 며칠 동안 각 전역구 인원이 집중적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우리 관리 범위를 넘어섰어!”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얼굴이 가라앉았다.각 주요 전역구의 인원이 집중적으로 이동하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이는 군대와 장군을 바꾸고, 큰일을 도모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알겠습니다! 원로님, 북양 쪽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용경이 위험에 처하면 제가 군대를 이끌고 지원하러 갈 것입니다!”한지훈이 말하자, 신한국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우리는 그걸 걱정하지 않아,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자네가 그때쯤이면 북양을 지휘할 권리조차 없어질 것이라는 거야! 현재 국왕께서는 천자각 안에서 3일 동안 조회를 열지 않으셨어! 모든 일이 3일 전에 새로 설립된 내각에 맡겨진 것이지!”“내각이요?”한지훈은 얼굴을 찌푸렸고, 그의 낯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설립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다니… 누가 주도한 겁니까?”한지훈이 물었다. “용 선생일세!”“용 선생…?!”그 이름을 들은 한지훈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 일이 무신종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약왕파의 황약사는요? 그는 용국 제일의 명의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한지훈이 되묻자, 신한국은 서둘러 대답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려던 일일세, 황약사는 지난 며칠 동안 다시 국왕 폐하의 병을 치료하고 있지만, 더욱 몸이 나빠지고 있어! 어제 나와 강 씨가 황약사를 만났는데, 그가 우리에게 국왕께서 이미 때가 이르렀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은연중에 말을 하더군. 게다가, 우리에게 요 며칠 동안 용 선생이 국왕 폐하의 곁을 지키며 모든 일을 용 선생이 처리하고 있다고 했네!”“그의 말을 얼마나 믿습니까?”한지훈이 묻자, 신한국이 대답했다.“황약사 그 사람은 믿을 만해! 민족 대의 앞에서 그는 절대 엉뚱한 짓을
“강 장로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압니다.”한지훈은 이 말을 남긴 후 전화를 끊었었고, 더없이 어두운 얼굴로 별장에 서 있었다. 국왕이 중병에 걸려 용경의 십만 근위대가 파견됐고, 주요 전역구는 더욱 움직임이 빈번해졌다! 이 배후에는 어떤 음모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무신종, 결국은 야망을 드러내는구나! 한지훈은 생각을 하더니 즉시 북양 전역구에 전화를 걸어 명령했다.“용일, 전군에 전비를 하라고 명하라! 총으로 무장하고, 모든 인원은 반드시 전투태세를 갖추며 출동 대기 명령을 기다린다!!”“사령관님,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이때, 북양 전쟁부 지휘실 안에서 용일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국왕께서 병이 위독해 천자각은 이미 용 선생이 장악하고 있다. 주요 전역구는 빈번히 병력을 이동하고 있으니, 큰일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 북양은 반드시 모든 돌발 상황에 대비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해!”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예, 사령관님! 곧 명령을 내리겠습니다!”용일이 대답한 뒤 전화를 끊고 곧장 명령을 내렸다. 같은 시각, 동원구와 남영구에서도 각각 명령을 내렸고, 용국 전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모든 것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한편, 무신종 종주 대전 안. 무적천은 종주의 자리에 앉아 있었고, 대전 안 용 선생은 한쪽에 서서 허리를 반쯤 굽힌 채 공손히 말했다. “종주님, 모든 것이 준비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용각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보입니다. 북양과 동원, 남영 전역구 또한 비밀리에 군대를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저희의 계획을 방해하진 않을지 걱정됩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무적천은 석좌에 앉아 오른손으로 머리를 괴고, 왼손으로는 석좌의 팔걸이를 몇 번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용각과 북양…”“흠! 내 일을 망치는 자는 그 누구든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나를 따르는 자는 번영하고, 나를 거역하는 자는 필히 망한다! 국왕이 중
이튿날, 부상 사절단 방문이 다가와 한지훈은 전용기를 타고 강중을 떠나 용경으로 향했다. 용경 국제공항에서 한지훈은 군복을 입은 채 3천 명의 파용군을 거느리고 공항에 대기하고 있었다.그 순간, 전용기 한 대가 착륙하며 문이 열리더니, 기모노와 나막신을 착용한 십여 명의 남녀가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수염을 기른 중년 남자는 검은색 기모노를 입고 있었고, 차가운 얼굴을 한 채 허리에는 사무라이 칼을 차고 있었다. 그 뒤에는 같은 검은 기모노를 입은 6명의 무사가 있었으며, 그들은 모두 부상 전쟁부의 엘리트 무사였다!한지훈은 힐끗 쳐다만 봐도 이 여섯 무사 중 가장 약한 자도 준 사령관 강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보아하니 좋은 의도로 온 것은 아니었다. 이때, 중년 남자가 나막신을 밟고 한지훈 등에게 다가와 그들을 매우 거만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북양왕인가?”한지훈 또한 뒷짐을 진 채 담담하게 소좌룡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렇습니다만.”“흥!”그러자 소좌룡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용납할 수 없군! 우리 대일제국에서 당신들의 이런 환영 의식은 매우 무례한 것이다!”“용국은 5천 년의 문화를 가진 역사가 오랜 나라이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예의범절이라고 했는데, 이제 보니 용국은 예의마저도 없는 듯하군! 당신들은 모두 못 배워먹은 야만인들인 건가?!!!”“나는 반드시 오늘 이 무례한 영접식을 우리 천황폐하께 보고드릴 걸세!!!”그러자.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좌룡! 이곳은 용국이지 부상이 아닙니다!! 대일제국?! 허허, 그 비좁은 땅에 있는 비천한 무리가 감히 스스로를 대일제국이라 칭하나 보지!!”“당신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백 년 전의 전쟁을 우리 용국인은 영원히 기억할 것임을요!!! 오늘 내가 직접 당신들을 맞이하러 온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존경을 표한 것입니다!!! 만약 당신들이 우리 예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당신네들 집으로 돌아가시지요!!!”그
한지훈의 말은 매우 위협적이었고, 소좌룡은 놀라서 넋을 잃고는 한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삼엄한 얼굴로 이미 돌아선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빌어먹을 북양왕 같으니라고! 감히 우리 대일제국을 능멸하다니! 조만간 우리 대일제국이 용국의 지배자가 될 테니 두고 보라지!!!”“소좌룡 각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소좌룡의 뒤에서 한 호위병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소좌룡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대답했다.“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우리는 큰일을 하러 온 것이니 당분간은 그자와 일을 벌이지 말도록!”“하지만, 원래 계획대로 무신종의 대표와 비밀리에 접촉하도록 하라.”“예!”호위병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뒤 대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좌룡과 그의 일행은 용경에 있는 외빈 호텔로 안내되었다. 호텔 문 앞에서 장교로 보이는 한 남자가 한지훈 앞에 공손하게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사령관님, 저희가 비밀리에 감시해야 할까요?”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고, 이상한 행동이 보이면 나에게 바로 보고하도록! 그리고, 호텔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의 신원 또한 확인해야 한다.”“예, 사령관님!”장교가 한지훈을 향해 경례했다. 위층 스위트룸 안, 소좌룡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창 앞에 서서 지프차를 타고 떠나는 한지훈을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흥! 지금 당장 실행하도록 하라!”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용국 의상으로 갈아입은 세 명의 부상 남자가 소좌룡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스위트룸을 나섰다!동시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나막신을 신은 채 소좌룡의 뒤를 따라 걸어가며 허리를 굽힌 채 말했다. “소좌룡 각하, 전화가 왔습니다.”소좌룡이 휴대폰을 받자, 그의 차가웠던 얼굴에 서서히 옅은 미소가 번지며 말했다. “용 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소좌룡 각하, 용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내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신지요?”전화 너머로 용 선생이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