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두 사람은 무신종에 도착했고, 산기슭에서 한지훈과 신한국은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려 우뚝 솟고 장엄한 무신산을 올려다보니 산 정상은 일 년 내내 하얀 눈이 펼쳐져 있다. 신한국은 한지훈의 곁에 서서 진지하게 말했다."이 녀석아, 잠시 뒤 산에 올라가면 무슨 일이 있어도 무신종의 사람들과 충돌하면 안 된다! 이곳은 용국 무종의 제일 대종이야! 모두 고수들이니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한지훈은 뒷짐을 지고 서서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그 후, 두 사람은 계단을 따라 걸어 산을 올랐다.두 시간쯤 지나서야 두 사람은 산 정상에 올라 무신종문 앞에 설 수 있었다.문 앞에는 무신종 제자들이 문을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신한국이 방문 초대장을 건네는 것을 본 후에야 두껍고 고풍스러운 석을 밀어 열고 두 사람을 무신종으로 안내했다. 석문을 밀고 들어가자, 눈앞에 끝없는 광장이 펼쳐졌다. 광장의 양쪽에는 다양한 표정과 위엄 있는 모습을 한 모든 종류의 우뚝 솟은 석상이 있었고, 그 조각상들을 보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마치 여러 역사를 넘나들며 이 조각상에 속한 시대를 목격한 것처럼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신한국은 한쪽에서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이놈아, 이따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말대꾸해서는 안 된다. 저 사람은 무신종의 종주이고, 용국 무종에서 일언천금인 존재란 말이다! 국왕이라 할지라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알겠나?"한지훈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광장 중앙에 있는 길을 따라 주전으로 향했다. 주전 입구 양쪽에는 이미 수백 명의 무신종 제자들이 서 있었고, 모두 심각한 얼굴과 날카로운 표정으로 한지훈과 신한국을 응시하고 있었다! 신한국은 식은땀이 흘렀고, 비록 그가 용각의 네 장로 중 한 명이지만 무신종은 보통 종문이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면 무신종은 용각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한지훈이 막 대전에 들어서려는 찰나, 그 앞에 무신종의 몇몇 제자들이 일어서
"흥! 북양왕이 뭐가 그리 대단합니까? 모두 헛된 명성일 뿐이지요!"순식간에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무신종의 적지 않은 제자들이 한지훈과 신한국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지훈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오늘 무신종의 종주를 만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겠군.""하하하! 웃기는 소리! 당신 실력으로 우리 종주님을 뵐 생각이었나?!"한지훈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한 무신종의 제자는 그를 비웃기 시작했고, 그의 얼굴은 경멸로 가득 찼다. 그러자 한지훈은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주위의 무신종 제자들을 둘러보며 차갑게 말했다."나 북양왕은 너희들에게 단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길을 비켜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손을 쓰겠다!"이 말을 들은 무신종 제자들은 더욱 크게 웃으며 한지훈을 조롱했다. "웃기지도 않는군! 무신종 대전 앞에서 우리에게 손을 쓰겠다고?!""북양왕! 당신 혼자서 우리 모두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여기는 무신종이지, 당신 북양왕이 위세를 부리며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모두의 분노에 찬 질책 앞에서 한지훈은 무력하게 고개를 저었고, 그의 몸에서 기세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천왕계의 기운이 무신종 대전 앞에서 한순간에 기승을 부렸고, 무신종 제자들도 한지훈의 기세에 넋을 잃고 말았다! 한지훈과 가장 가까이 있던 제자들은 충격에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몸을 안정시켰다. "당신!"특히 한지훈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했던 무신종 제자가 가장 충격을 받았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고,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한지훈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건방지군! 이곳은 무신종이고, 주전 문 앞이다! 감히 북양왕 따위가 이렇게 날뛰며 무력을 사용하려 한다고?!""종주님을 대신해서 무례한 네놈을 없애버리겠다!"그 후, 제자는 먼저 한지훈에게 주먹을 날렸다! 한지훈은 상대방의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차갑게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무신종은 이렇게 손님을 대접하는군! 한낱 삼성지급 사령관
신한국은 한쪽에서 잔뜩 긴장했는지, 머리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분명 흥분하지 말라고 했는데, 한지훈을 여전히 막을 수 없었다! 무신종의 제자들을 보면 모두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한지훈을 죽이지 않고는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신한국은 황급히 앞으로 나서서 설명했다."여러분, 진정하시고 흥분을 가라앉히십시오."그러나 무신종의 제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화를 내며 포효했다."저리 비켜라! 오늘, 우리가 이 오만한 놈을 처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신종이 아니다!""네놈이 우리 일곱째 사형을 다치게 한 이상, 우리 무신종의 적이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사과할 생각은 하지 마라! 무릎을 꿇고 사과해도 우리 무신종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무신종 제자들은 분노하여 한지훈을 죽이려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뒷짐을 지고 있었고, 직접 신한국을 제지하며 말했다."원로님, 저놈들에게 설명해 봤자 통하지 않습니다.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면 오직 주먹만이 답입니다."한지훈은 눈에서 한기를 뿜어내며 말했고, 그는 주변에 있는 100여 명에 가까운 무신종 제자들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쾅! 순식간에 한지훈의 몸에 가해진 기세가 다시 폭발하더니 천왕계의 위압감이 순식간에 무신종 광장 전체를 휩쓸었다!한지훈을 주시하고 있던 무신종의 제자들도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모두 굳은 표정과 진지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천왕! 저놈이 천왕 강자라니!""어쩐지 일곱째 사형을 한방에 꺾더라니!""이게 어떡하지? 소종주를 제외하고는 저 사람 상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이 순간 무신종의 제자들은 모두 당황했다.천왕 강자 앞에서, 전신과 사령관 급의 그들은 이길 승산이 전혀 없었다! "뭐가 무서워! 여긴 무신종이다! 아무리 천왕 강자라도 무신종에 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그중 한 명이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고, 나머지 사람들도 즉시
대전 깊은 곳의 전망대 위에는 돌상이 하나 있었다.돌상 위에 앉은 건장한 사내에게서는 강렬한 위압감이 풍기고 있었다.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한지훈은 저 위에 있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그가 바로 무신종 종주였다.대전 안은 숨막히게 고요했다.돌상에 앉은 사내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북양왕, 내 제자들을 다치게 한 죄, 인정하나?”“인정하지 않습니다.”한지훈은 대전에서 전혀 두려움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용국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인 무신종 종주와 마주했지만 한지훈은 전혀 물러서거나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그가 바로 용국의 북양왕이기 때문이었다.무적천은 냉소를 짓고는 싸늘한 눈초리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넌 죽을 죄를 범했어!”짤막한 한마디에 대전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무적천에게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기운이 한지훈을 압박했다.쾅!한지훈은 그 기운에 밀려 뒤로 세 걸음 물러나다가 중심을 잡고 우뚝 섰다.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돌상 위에 앉아 있는 무적천을 바라보았다.그가 놀랄 정도면 엄청나게 강력한 기운이었다.한지훈은 이를 악물고 그의 기운을 받아냈다.“재밌군.”무적천은 담담하게 한마디 하고는 다시 온몸의 기운을 폭발시켰다.쾅!한지훈은 자신을 압박하는 기운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마치 거대한 산이 그의 몸을 짓누르고 있는 느낌이었다.점점 다리가 떨려오기 시작했다.“이래도 안 꿇어?”무적천이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기운으로 한지훈을 압박했다.2성 천왕의 위압감을 그대로 받아내는 모습을 보고 무적천은 다시 기운을 끌어올렸다.쾅!순식간에 대전 안에 3성 천왕급 기운이 해일처럼 휘몰아치며 한지훈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땅마저 갈라버릴 엄청난 기운이었다.일반 천왕급 강자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절대 아니었다.한지훈도 예외는 아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한쪽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순식간에 타일이 산산이
그 기운은 대전 전체를 휘감았다.그 순간 한지훈의 눈앞에 있는 무적천의 뒤로 세 마리의 흉물스러운 흑용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한지훈을 노려보더니 포효하며 그에게 습격해 왔다.쾅!그들이 뿜어낸 기운은 그대로 한지훈의 몸을 짓눌렀다.한지훈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다시 무릎이 바닥에 쾅 하고 닿았다.지면에 균열이 생기고 먼지가 사방으로 튀었다.한지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끝까지 반항했다.쾅!그와 동시에 그에게서도 압도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1성 준천왕의 기운이 순식간에 대전을 휩쓸었다.그 순간 한지훈의 등 뒤에는 금용의 형상이 나타나더니 그를 감싸며 포효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기운은 무적천의 것에 비하면 너무 약했다.쾅!순식간에 한지훈을 감싸던 기운이 흩어졌다.한지훈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코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손으로 땅을 짚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절규했다.“악!”한지훈은 마치 상처 입은 야수처럼 포효하며 자신을 압도하는 기운을 떨쳐내려고 했다.무적천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냉소를 지었다.“나랑 맞설 생각을 하다니. 한씨 가문의 핏줄은 역시 어마어마하군!”말을 마친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손가락을 튕겼다.그 순간 한지훈을 누르고 있던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한지훈은 숨 돌릴 틈이 생기자 거친 숨을 내쉬며 음산한 눈빛으로 무적천을 노려보았다.“무적천!”그의 주변으로 진한 살기가 퍼지기 시작했다.무적천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쾅!순식간에 사방에서 몰려온 기운이 거대한 망치처럼 한지훈의 몸을 때렸다.한지훈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리고 지면조차 거대한 균열이 생겼다.무적천은 담담한 얼굴로 손을 내리고는 일어나서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북양왕, 무신종에 왔으면 무신종의 규칙을 따라야지.”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분노한 눈빛으로 무적천을 노려보며 말했다.“무신종 종주께
말을 마친 무적천은 바로 손을 뻗어 한지훈의 목을 움켜쥐었다.하지만!비수 하나가 입구 쪽에서 날아왔다.무적천은 즉시 뒤로 후퇴했고 비수는 그와 한지훈 사이를 날아 뒤에 있는 석상을 관통했다.쾅!석상이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렸다.무적천은 인상을 찌푸리고 분노한 눈빛으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사내를 노려보았다.검은 옷을 입은 사내는 안으로 들어오며 싸늘하게 말했다.“무적천, 감히 내 손자를 건드려? 내가 무신종 전체를 멸문 시켜줘?”한용이었다.한지훈이 고개를 돌렸을 때, 한용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와 서 있었다.한용은 부상을 입은 한지훈을 보자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감히 내 손자를 다치게 하다니! 무적천!’무적천은 한용을 알아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왕년의 용국 대원수께서 진짜 살아 있었을 줄이야.”“한용, 무신종을 침입하는 건 사형감이야! 자네가 왕년의 천용대원수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어디 가서 얼굴도 못 내미는 쥐새끼에 불과하다고!”한용은 뒷짐을 지고 싸늘한 눈빛으로 무적천을 바라보며 말했다.“무적천, 나랑 싸우자는 거야?”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위압감 넘치는 기운이 대전을 휩쓸었다.쾅!무적천과 한용에게서 갑자기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대전 전체가 두 사람이 뿜은 강력한 기운으로 뒤덮였다.무적천은 자신이 슬슬 밀리자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쳤다.“한용! 정말 무신종을 적으로 만들 생각이야?”한용은 차갑게 코웃음치고는 말했다.“내가 무신종을 적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 너희 무신종이 먼저 우리 한씨 가문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른 거지!”그 말을 들은 무적천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한씨 가문은 천 년 동안 천산서록을 지켜왔어. 자네가 끝까지 외부인에게 대여하지 않는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어도 그런 비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그건 한용 네 잘못이라고!”“하!”한용은 크게 웃고는 그에게 말했다.“무적천, 억지를 부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천산서록은 한씨 가문의 소유야. 무신
강우연 역시 당혹스러운 얼굴로 답했다.“나도 몰라요. 오늘 낮에 전화를 받았거든요. 전화 상으로는 내일 도착한다는 얘기만 했어요.”“나는 그쪽과 완전히 관계를 단절했는데 마중을 나가야 할까요?”강우연은 고민이 많았다.비록 그쪽과 완전히 관계를 끊는다고 하고 오군을 떠나 강중에 온 것이지만 아예 무시하자니 마음에 걸렸다.어쨌거나 20여년을 가족으로 살아온 그들이었다.솔직히 강우연도 매몰차게 끊어내고 싶지만 강학주에게 사실을 전했을 때 강학주는 그래도 만나보자고 했다.강학주의 말에 의하면 결국 죽어서는 강씨 가문의 사당에 묻힐 텐데 아예 무시하면 그것은 조상님에 대한 불효라고도 했다.아버지의 말을 듣고 강우연은 고민이 더 많아졌다.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그녀를 보자 한지훈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만나자. 차라리 만나서 얘기하는 게 나아. 아예 그들을 피할수록 우리가 그들을 신경 쓰는 것 같잖아. 마침 그들이 무슨 꿍꿍이인지도 궁금하고.”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만나자. 괜히 이런 거로 고민할 거면 만나는 게 낫지.’강우연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다음 날.비행기 한 대가 강중 공항에 착륙했다.공항에서 나온 강문복과 강희연은 주변을 둘러보며 혀를 내둘렀다.“딸, 역시 여기는 오군이랑은 완전히 다르네.”강문복은 차를 타고 주변에 우뚝 선 고층건물과 약국을 바라보며 감탄했다.강희연은 각선미를 강조한 섹시한 미니드레스를 입고 얼굴에 파우더를 덧바르고 있었다.탁!거울을 내려놓은 그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아빠, 오군에 비하면 소도시인데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역겨운 한약 냄새 때문에 혼미하더라고요!”강문복은 그런 딸을 흘겨보며 말했다.“한약의 도시라고 불리는 강중이야. 약 냄새가 풍기는 건 정상이라고. 참, 이따가 우연이 회사에 가면 절대 싸우지 마. 이번에는 우리가 부탁이 있어서 온 거니까. 입씨름이 심해지면 나중에 말을 꺼내기도 힘들어.”강희연
이 회사가 강우연 거라고?그들의 회사에 비하면 수십 배는 큰 규모였다.“아빠, 이게 우연이 그년이 세운 회사 맞아요?”강희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건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강문복도 경이로움에 한참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핸드폰으로 주소를 다시 확인해도 이곳이었다.“여기 맞아. 강우연이 강중에서 이 정도 규모의 회사를 세웠을 줄이야.”강문복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강우연이 강씨 가문을 떠나 이렇게 잘 살고 있었을 줄이야!그 사실이 강문복을 불쾌하게 했다.강희연 역시 굳은 얼굴로 말했다.“아빠, 상황을 보니 강우연 돈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네요. 이따가 4백억 정도 더 달라고 하는 게 어때요?”그 말에 강문복은 눈을 번뜩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맞아! 400억은 더 달라고 해야지!”곧이어 두 사람은 가슴을 활짝 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조카가 대표로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니 강문복은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그들에게 물었다.“어떻게 오셨나요?”강문복은 거만하게 뒷짐을 지고 말했다.“강우연 대표 만나러 왔어.”“강 대표님이요? 예약은 하셨나요?”여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강문복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다짜고짜 귀뺨을 날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예약? 두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봐! 내가 예약이 필요한 사람이야? 나 강 대표 큰아버지야! 당장 강우연 내려오라고 해!”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당황한 직원이 울먹이며 말했다.“그런데 사람은 왜 때리고 그러세요?”“흥!”강문복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주제를 모르니까 매를 맞는 거 아니야!”“그러니까! 일개 직원 주제에 감히 우릴 막아? 당장 강우연 내려오라고 해!”옆에 있던 강우연도 팔짱을 끼고 기세등등하게 호통쳤다.여직원은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직장에서 화를 낼 수도 없었기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예약을 안 하셨으면 강 대표님은 만나기 힘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