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홍수철은 웃고 나서 한지훈을 다시 보았을 때 갑자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지훈의 얼굴에서 어떤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오히려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왜 이렇게 평온한 거야?!그는 용국의 내란이 우려되지 않는 건가?! 이때,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홍씨 가문 가주, 지금 홍씨 가문 산장 밖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누구인지 밖에 나가서 보지 않겠나?"이 말을 듣자, 홍수철은 얼굴이 얼어붙었고 문득 어떤 가능성을 떠올렸다!그리고 이때, 홍씨 가문 다섯째와 여섯째 어르신은 이미 창가로 달려가 하늘에 떠 있는 신호탄의 빛에 의지해 산장 전체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순간, 두 사람 모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이건 불가능해... 어떻게 이럴 수 있지?"홍씨 가문의 다섯째 어르신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땅에 쓰러졌다!여섯째 어르신도 비참하게 웃으며 말했다."다 끝났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역시 북양왕이야, 그의 실력을 우리 홍씨 가문은 당해내지 못해……"이때, 두 사람의 눈에는 홍씨 가문 산장 전체가 군용 녹색 군복을 입은 중무장한 병사들로 가득 차 있는 장면이 들어온 것이다! 게다가 모두 중무기였고, 멀리서 바라보면 짙은 녹색 바다가 따로 없었다! 그 병사들은 마치 하늘을 찌르는 듯한 검처럼 어둠 속에 우뚝 서 있었고, 그들의 위엄은 매우 뛰어났다. 게다가 병사들 뒤에는 수백, 수천 대의 장갑차와 탱크가 있었고, 이 차량의 총구와 포신은 예외 없이 모두 홍씨 가문 산장을 겨누고 있었다! 명령 한 번이면 화력이 덮칠 것이고, 1초도 안 되어 홍씨 가문 산장 전체가 잿더미로 변하게 된다. 이때, 넋이 나간 다섯째와 여섯째 동생을 본 홍수철도 힘겹게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보았다.그 순간, 그 또한 넋을 잃고 말았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어째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지?"홍수철은 분노하며 말했
"총을 내리세요!"한지훈이 총을 쏘려고 할 때, 갑자기 문밖에서 다급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그 후, 양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달려와 한지훈 앞에 서서 숨을 헐떡이며 소리쳤다."한지훈 사령관님, 총을 내리세요! 소인의 체면을 봐서라도 우리 큰형님과 홍씨 집안을 풀어주십시오!""한지훈 사령관님께서 관대히 봐주신다면, 우리 홍씨 가문은 반드시 본분을 지키며 절대로 다시는 도를 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앞에 있는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은 누구지?"중년 남자는 서둘러 말했다. "한지훈 사령관님, 소인은 홍씨 가문 넷째인 홍이량이라고 합니다. 용국 총무처에서 일하며 직위는 제3부국장입니다.""총무처의 제3부국장이라고?"한지훈은 상대방의 정체를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홍이량도 재빨리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 사령관님, 모두 오해입니다. 한지훈 사령관님께서 큰형님을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반드시 그들을 잘 타일러 사령관님과 부인에게 확실히 사과하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홍이량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홍수철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형님, 빨리 사과 안 하십니까?"이 말을 듣자, 홍수철은 다급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소리쳤다."사령관님,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부디 홍씨 가문을 풀어주십시오! 사령관님께서 관대히 봐주신다면, 우리 홍씨 가문은 앞으로 뭐든 사령관님의 말씀을 듣겠습니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홍수철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방금 당신의 아내가 호천종 넷째 장로의 막내딸이라며 나를 상대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왜 이제 와서 용서를 비는 거지?"그러자 홍수철은 재빨리 자신의 뺨을 몇 번 때리며 말했다."한지훈 사령관님, 소인이 잠시 정신이 나간 듯합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이 말을 한 홍수철은 고개를 숙인 채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감히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한지훈
황학용은 냉소를 지으며 와인잔을 치켜들고 말했다.“괜찮아요. 진 종사와 담 종사께서 도착했으니 이제 우리의 계획을 시작해야죠.”“어르신, 그 두 분을 모시고 오세요.”“예, 도련님.”오허청은 지시를 받고 방을 나갔다.잠시 후, 그는 두 노인과 함께 황학용의 방을 다시 찾았다.황학용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예의를 다해 말했다.“어르신들, 이쪽으로 앉으시죠.”두 노인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자리에 앉았다.키가 크고 흰 수염에 눈썹까지 하얀 노인이 진태복, 진 종사였고 좀 뚱뚱한 몸매에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이 담무영, 담 종사였다.두 사람 모두 무도 종사 절정에 오른 강자들이었다.전쟁부 시스템으로 치면 4성 천급 용수의 실력이었다.황학용은 웃으며 두 노인에게 물었다.“어르신들, 준비는 어떻게 되었습니까?”진태복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도련님,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우리 둘이 출마하면 아무리 북양왕이라도 고분고분해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좋아요! 좋습니다! 두분께서 준비가 끝나셨으면 오늘 밤에 바로 움직이는 게 어떤가요?”황학용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들에게 물었다.진태복과 담무영도 고개를 끄덕였다.“저희야 아무래도 상관없지요.”황학용은 큰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중얼거렸다.“한지훈! 오늘이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나와 약왕파에게 사과하는 날이야! 진 종사와 담 종사께서 직접 출마하시니 네가 아무리 6성이라고 한들 당해낼 수가 있을까?”30분 뒤.병원에 있던 한지훈은 황학용의 초대를 받았다.오늘 밤 여덟 시, 마리안 호텔에서 만나자는 메시지였다.익명의 메일을 확인한 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옆에 있던 용린이 말했다.“주군, 제가 애들을 보내 미리 잠복할까요?”한지훈은 고개를 젓고는 웃으며 말했다.“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황학용을 상대하는데 그렇게 많은 인력을 소비할 필요는 없지. 그쪽에서 초대를 보냈
그 시각, 한지훈은 이미 마리안 호텔에 도착했다.고대 풍의 건축 인테리어에 웅장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었다. 입구에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을 표현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었다.정문으로 들어가자 넓게 펼쳐진 정원이 보였다.정원을 지나니 넓은 로비가 펼쳐졌다.명품 정장을 입은 황학용은 뒷짐을 지고 로비에 서서 미소를 띤 채, 한지훈을 기다리고 있었다.그의 옆에는 오허청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오허청은 고개를 돌려 황학용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약속한 시간이 10분이나 지났는데 한지훈은 왜 아직 도착을 안 한 걸까요? 설마 겁먹고 도망친 거 아닙니까?”황학용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아닐 거예요. 한지훈과 오래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지만 지난번 만남에서 그가 극도로 오만하고 안하무인의 성격을 가졌다는 걸 간파했거든요. 그는 분명 초대에 응할 겁니다. 그 녀석은 누가 자기 와이프나 딸을 위협하는 걸 못 참거든요.”“내 배후에는 약왕파가 있죠. 그에게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느껴졌을 거예요. 그러니 무조건 온다고 봐요. 두 어르신께 룸에서 기다리라고 전해주세요.”말을 마친 황학용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오허청 역시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지금 바로 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뒤돌아서려던 순간, 한지훈이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양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느긋한 걸음걸이로 황학용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황학용은 한지훈을 보자 입가에 단단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한 사령관, 오랜만이야. 요즘 잘 지내지?”“셋째 도련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한지훈이 담담히 대꾸했다.하지만 그의 말투에서는 분노의 기운이 물씬 풍기고 있었다.황학용은 순간 표정이 굳나 싶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 사령관이랑 이야기나 하고 싶어서 불렀네. 안으로 들지.”한지훈도 사양하지 않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잠시 후, 황학용은 한지훈을 데리고 미리 준비한 룸 앞에 도착했다.그는 입구
하지만 한지훈은 일반인이 아니었다.그는 북양왕이자 이미 반보천왕을 돌파한 실력자였다.그래서 무형의 살기를 마주하고도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안으로 들어간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두 노인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고는 우아하게 찻잔을 들었다.황학용의 표정이 잠깐 굳었지만 이내 말을 이어갔다.“이 두 분은 장검각의 장로님들이시네. 진태복 진 종사님과 담무영 담 종사님이지! 두 분도 현재 우리 약왕파를 위해 일하고 있네.”“한 사령관, 소감이 어떤가?”황학용은 도발적인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한 표정으로 노인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소종주님, 지난번 일로 뭔가 깨달음을 얻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역시 당신은 멍청해!”그 말을 들은 황학용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한 사령관, 그게 무슨 말이지? 난 오늘 이야기나 하자고 자네를 부른 거야. 이런 태도라면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하!”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고 황학용을 보며 말했다.“황 소종주, 종사급의 무인들을 데려오면 내가 당황할 줄이라도 알았나 봐? 용국의 북양왕을 얕잡아봐도 분수가 있지!”그 말에 황학용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한 사령관, 오해야. 이 두 분은 내 안전을 보호하러 오신 분들이야. 다른 뜻은 없었어.”“그래요?”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문밖에 잠복하고 있는 놈들은 어떻게 해명하실 건가요?”그 말 한마디에 룸 안에 싸늘한 정적이 감돌았다.황학용의 두 눈에 살기가 번뜩 스치고 지나갔다.‘젠장! 어떻게 안 거지? 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거야?’분명 그는 한지훈을 안으로 들여보낸 후에 잠복을 지시했다.설마 투시 능력이라도 있는 걸까?음침하게 변한 황학용의 얼굴을 보며 한지훈은 냉소를 지었다.“그렇게 자책하지 마세요. 난 오감이 워낙 발달해서 저 정도는 쉽게 알아채거든요. 밖에 있는 사람들 움직임이 너무 커요. 게다가 실력이 가장 강한 자라고 해봐야 고작 군왕이나
그 말을 들은 사내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묵묵히 허리춤에서 무기를 꺼내들었다.황학용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 사령관, 너무 오만한 발언 아닌가! 아무리 자네가 이미 6성을 돌파했다 하더라도 이 두 분의 상대가 되지는 못해! 그러니까 좋게 말할 때 제안 받아들이고 얌전히 사과나 하라고! 그럼 나도 자네를 내 사람으로 받아줄게. 어때?”말을 마친 황학용은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마치 오늘의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두 명의 종사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한지훈은 시선을 들고 싸늘한 눈빛으로 환학용을 바라보며 말했다.“자신감은 좋은데 참 무지하군.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건드려서는 안 될 존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지!”말을 마친 그는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가 뿜어낸 살기가 순식간에 방 안을 진동했다.한지훈은 마치 지옥에서 온 사자처럼 영혼을 빨아들일 것 같은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황학용은 미간을 찌푸리고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날 원망하지 마! 당장 저놈을 제압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한지훈을 포위했다.그들은 음산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한지훈은 피식 냉소를 짓고는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팔소매에서 서늘한 빛을 반짝이는 수십 개의 침이 뿜어져 나왔다.여기저기에서 켁켁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은침은 마치 총탄처럼 순식간에 그들의 미간 중심을 시작으로 두개골을 관통했고 순식간에 바닥에 뻘건 피가 흩뿌려졌다.그와 동시에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십여 명의 경호원은 그대로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그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모든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황학용과 좌석에 앉은 두 명의 종사 역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한지훈이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십여 명의 강자를 쓰러뜨릴 줄은 몰랐다.그들의
말을 마친 그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손에 든 젓가락을 잠깐 바라보더니 순식간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젓가락이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서늘한 빛을 뿜으며 황학용을 향해 날아갔다.제대로 맞으면 바로 즉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옆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진태복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엄청난 살기를 뿜으며 테이블을 내리쳤다.“무례한 녀석! 감히 내가 보는 앞에서 이런 흉악한 짓을 저질러?”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손을 뻗어 들고 있던 찻잔을 공중으로 집어던졌다.찻잔은 마치 포탄처럼 한지훈을 향해 날아갔다.쾅!허공에서 젓가락과 찻잔이 부딪치며 거대한 소리가 났다. 찻잔은 그대로 부서져 바닥에 떨어졌고 젓가락은 여전히 놀라운 속도로 황학용을 향하고 있었다.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놀란 황학용이 비명을 질렀다.“악! 진 종사님, 저 좀 살려주세요!”진태복은 바닥에 떨어진 찻잔과 여전히 무서운 속도로 황학용을 향해 돌진하는 젓가락을 보고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황학용을 밀쳐 자신의 뒤로 몸을 숨기게 했다.그와 동시에 그는 손을 뻗어 허공에서 젓가락을 잡았다.냉소를 짓고 있던 진태복의 입가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졌다.분명 잡았는데 젓가락의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진태복은 당황하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하지만 젓가락이 지닌 엄청난 폭발력에 의해 그는 뒤로 연신 뒷걸음질쳤고 안간힘을 써서야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그 순간 진태복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너무도 강력한 폭발력과 충격력이었다!그런데 더 무서운 건, 한지훈이 그걸 정말 무심하게 던졌다는 점이었다. 대체 이 북양왕의 실력은 어디까지인 걸까? 갑자기 두려움이 들었다.“정말 강한 녀석이었군.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어.”진태복은 젓가락을 바닥에 던지고는 뒷짐을 지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손을 뒤로 감춘 이유는 손바닥에 난 뻘건 자국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한지훈은 차갑게 코웃음 치고는 말했다.“당신도 강해. 내 일격을 막
그 말을 들은 진태복과 담무영의 얼굴에 충격이 서렸다.이게 고작 30퍼센트의 힘이었다니!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고작 30퍼센트의 힘으로 무도 절정에 이른 종사를 속수무책으로 물리쳤다는 얘기였다.그렇다는 건 한지훈의 실력이 6성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얘기였다.진태복은 점점 더 자신이 없어졌다.한지훈은 고작 20대에 불과한 청년이었다.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업적을 이룬 것이 더 무서웠다.만약 그가 이대로 성장한다면 앞으로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될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용국의 역사를 통틀어도 이 정도의 업적을 이룬 사람은 고작 두 명뿐이었다.2대 천자와 과거 5대 주국을 통일하여 용국을 세운 장군 한용, 천용대원수!두 사람은 근대의 가장 걸출한 천재이자 영웅으로 불리고 있었다.진태복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담무영에게 시선을 주었다.담무영도 자리에서 일어나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한 사령관, 자네는 아주 강해. 우리의 예상을 초월했어. 우리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무조건 자네를 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그건 많이 힘든 싸움이 될 것 같군.”그 말을 들은 황학용이 당황하며 물었다.“담 종사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두분이 힘을 합쳤는데도 한지훈 한 명 쓰러뜨리기 곤란하다는 건가요?”담무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셋째 도련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돼요. 6성 이하는 우리 둘이 가볍게 해치울 수 있어요. 6성이라고 해도 우리 둘이 모든 힘을 다 쏟으면 해치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대는 북양왕이죠. 우리가 필사적으로 싸워서 잃는 게 얻는 것보다 크다고요.”“만약 용각이나 천자 쪽에서 해명을 요구하면 우리가 치를 대가는 적지 않다고 봐요.”담무영이 말하고자 하는 뜻은 명확했다.그들과 한지훈을 싸우게 하려면 그럴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황학용은 바로 그 말을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담 종사님, 두 분이 한지훈만 쓰러뜨리면 두 분께 무극단을 드리
한지훈의 말에, 유장군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유장군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필칸트는 4성 천급 천왕계인데, 너 같은 사령관 강자가 찾아가서 괜히 남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마영리를 되찾을 생각은 영원히 기대하지도 마! 그러나 한지훈은 필경 흑병대 사람이기에 유장군은 불만을 품고 있어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국에서의 흑병대 권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컸으니까. 만일 잘못 보였다가 한지훈이 용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왕 네가 기어코 죽으려고 그 길을 떠나려 한다면, 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게! 이내 진개국은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선생님,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저녁, 정말 필칸트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희 용인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고요!”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 용인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고요? 그럼 더더욱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네요! 마침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그 말을 들은 유장군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에 반면 진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흑병대 본부가 한지훈을 파견한 이상 그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내 잠시 생각에 잠긴 진개국은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럼 저희는 한 선생님이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선물을 준비하고, 저희는 저녁에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하는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선물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원짜리 봉투 두 개만
그 말에 진개국은 난색한 표정을 띤 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 선생님, 전 사실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서도 서열 6위를 차지하는 대가문입니다. 반면 저는 단지 소상인일 뿐이라 그만큼의 대가문을 만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내 진개국은 한지훈과 유 장군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실 칸트 가문은 용국이나 미륙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의 공작 가문으로서,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근 십여 년 동안 가문에서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용국과 달리 프랑스는 전투력으로 귀족 간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었다. 근 몇 년간 칸트 가문은 젊은 세대 강자만 해도 네 명의 천왕급 인물을 배양시켰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까지 달성했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 그리고 수제자 오마르와 함께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에 오른 후, 유장 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진 선생이 전혀 힘을 쓰려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칸트 가문은 지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은 감히 마영리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러니 한 선생께서는 부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니 남에게 강요하기도 불편했다. 이때 한창 운전하고 있던 진개국이 한마디 했다. “한 선생님, 만약 정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뵙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네? 무슨 방법이죠. 말해보세요!”진개국은 허허 웃
제이슨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한지훈은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잡혔다. 뒤이어 이틀 동안 한지훈은 줄곧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필경 이번 유럽 방문기는,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제이슨 또한 마찬가지로 이틀 동안 용국 특산물까지 가득 사들고는 집안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의 미래는, 이 집안에서 미움을 받게 되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대가를 따지지 않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 가문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한지훈은 제이슨과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 한지훈은 제이슨으로부터 이번에 유럽 무도 학원에 모집된 용국인 학생은 6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6명의 실력은 대부분 사령관 경지에 머물러 있었고, 유럽의 학생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실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 말은 즉, 용국에는 천왕계 실력의 수강생이 한 명도 없다는 거네!”“주인님, 비록 천왕계 수강생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용국에서는 두 명의 교사를 파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 사실 이러한 학생 모집은 바로, 무도 학원이 고의로 용국을 소외시켜 다른 수단을 통해 용국을 배척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야비한 속셈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행기는 프랑스의 수도에 착륙하였고, 제이슨은 한지훈을 데리고 가장 먼저 무도 학원으로 향하여 등록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도와 학원에 이틀간의 휴가를 내고는, 한지훈을 데리고 무도 학원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제이슨은 비로소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인님, 방금 엄청 위험했어요. 아까 그 교관이 바로 러셀로란 가문 사람이었어요!”“방금 주인님께서 계속 아래
한지훈은 반드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유럽 여행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게 된다. “한 선생님, 사실... 그 출입국 기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진 선생님과 함께 출국하셨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한 군림의 정체가 바로 한 선생님이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나계홍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진우에게 문자를 보내, 즉시 그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소각하라고 했다. 이내 한지훈은 나계홍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그러자 나계홍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일단 제 차에 타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한 씨 공관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한 씨 공관?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중을 떠난 지 이제 겨우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또 한 씨 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어두워진 한지훈의 표정에 나계홍은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사실 변한 건 크게 없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를 조금 개선했을 뿐입니다. 이것 또한 도청 선배님의 뜻이라 전 단지 명령받은 대로 진행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새로 이름까지 지었습니다. 필경 사모님도 이젠 국부인의 신분이 되셨으니 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나계홍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차는 한 씨 별장으로 향했다. 지금의 한 씨 별장은, 며칠 전 한지훈이 지냈을 때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담장만 해도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있었고, 담장 정중앙에 있는 별장은 앞문과 뒷문으로 향하는 길에 모두 1리 정도 되는 광활한 땅을 두고 있었다. 이는 도청 전인이 강우연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였다. 또한 주위에 안배한 천검종 제자 초소들 중, 가장 실력이 약한 초소라 하더라도 최소 4성 전신계 강자였다. 일반 무종이라면 감히 한 씨 공관에 한 발짝도 들어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강중에 벌써 도착했다고?”“그렇습니다. 저는 가문을 대표해서 용국 무도 학원에 입학할 학생들을 선발하러 온 겁니다. 이틀 안에 오륙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 사람들이 의심할 겁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시간이 이렇게 촉박하다고?”한지훈은 의아한 듯 물었다.“주인님, 사실상 무도생은 이미 내정되어 있고 저는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추는 겁니다. 혹시 미리 정해둔 학생과 얼굴이 좀 다른지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다른 건 제가 나설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제 권한으로 주인님은 실력 테스트를 면제해 드릴 수 있습니다!”제이슨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오늘 오후에 바로 강중으로 돌아가지.”한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고, 국왕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지훈 사령관, 이번에 오륙에 가는 김에 용국을 위해 한 사람만 데려와 줄 수 있겠나? 그자는 광명존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네.”“하지만 칸트라는 가문에 의해 숨겨져서 우리가 사람을 보내 몇 번이나 교섭을 시도했지만 전부 허탕만 쳤지!”한지훈은 눈썹을 두어 번 꿈틀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 그자의 이름이 뭡니까?”“마영리! 한때 흑병대 소속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지. 광명존의 입을 통해 알아낸 사실인데, 그자가 용국의 기밀 문서를 다수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다만 그 문서들은 용국 내에 있어서, 섣불리 용국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니……”국왕은 말을 하다 말고 진우에게 시선을 돌렸고, 진우는 재빨리 말을 받았다. “그 기밀 문서들이 바로 그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패인 셈입니다. 그자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문서를 넘기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영리만 잡아들여서 기밀 문서를 전부 없애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보죠.”진우는 명함 한 장을 한지훈에게 건네며
“오늘, 진왕검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우리 용국의 국운은 창대하리라!”쏴아!진왕검의 칼날에서 섬광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대지를 환하게 비추었다!양옆으로 서 있었던 사졸들은 일제히 총을 높이 치켜들고, 국왕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백성 또한 일제히 무릎을 꿇고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백 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웅장한 굉음이 멎은 후에야, 한지훈은 몸을 일으켜 국왕에게 말을 건넸다. “국왕 폐하,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해 갔던 카일 가문이 오늘 폐하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엎드려 있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서며 손짓으로 안드레 일행을 가리켰다.한지훈의 손끝이 향한 곳을 바라보니, 안드레와 카일 가문의 무리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죽은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국왕은 부릅뜬 눈에서 날카로운 광채를 뿜어내며, 눈앞에 서 있는 수십 명의 무리를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비록 그들이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했던 원흉들은 아니었지만, 나라의 원한과 가문의 깊은 슬픔은 뼈에 사무쳐 잊을 수 없었다!“무릎 꿇어라!”수천 명의 어림군이 일제히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무릎 꿇어라!”수만 명의 백성들 또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조차 국왕과 어림군, 그리고 용국 백성들이 뿜어내는 거대한 위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그의 뒤에 서 있던 카일 가문 사람들은 한지훈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안드레,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나의 용국 국왕께, 열 번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라!”한지훈은 뒷짐을 진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털썩!안드레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고, 고개를 쳐들고 국왕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저 안드레가 카일 가문을 대표하여, 용국의 국왕 폐하와 용국 만백성에게 사죄드립니다!”말을 마친 안드레는, 두 눈을 감고 오만했던 고개를 숙였다.쿵!무거운 굉음과 함께, 안드레의 이마가 땅에
용칠은 소매로 이미 굳어버린 눈가의 핏자국을 거칠게 훔쳐냈고, 두 손으로 정복자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검자루를 움켜쥔 그의 손에 온 힘이 실리며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오마르는 섬뜩한 냉기를 뿜어내는 정복자의 검날이 자신의 목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안 돼!”푸욱!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오마르의 머리가 공중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잘려나간 머리가 뒹굴고, 몸통은 핏물을 왈칵 쏟아내며 갑판 위로 푹 쓰러졌다.오마르의 시체가 갑판에 쓰러지는 것을 본 안드레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몸을 휘청이며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오마르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이자, 미래의 후계자였다!20년 안에 천신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강자였거늘!그런 제자가, 하필이면 용국에서 온 저 정체불명의 젊은이를 잘못 건드린 탓에 목이 잘려 죽다니!“안드레, 네놈이 직접 카일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용경으로 가서 국왕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도록 하라. 불만은 없겠지?!”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안드레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치욕감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 불만 없습니다!”한지훈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용칠의 손에 들린 정복자의 검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이 검은 내 친구에게 선물로 주겠다. 괜찮겠나?”괜찮겠냐고?!안드레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감히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리가.그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괜찮습니다!”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뱃머리로 걸어가 거친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때 유람선은 이미 방향을 틀어 용국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 후였고, 밤낮으로 꼬박 하루를 항해한 끝에 유람선은 용국의 북방 항구에 닿았다.이곳에서 용경까지는 불과 200리 떨어져 있었고,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 일행은 용경으로 돌아왔다.천자각.흑병대로부터 진왕검이 용국으로 돌아왔다는
저분은 틀림없이 한지훈 사령관님이시다! 한지훈의 모습을 또렷이 확인하는 순간, 용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체할 수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고, 국보인 진왕검을 되찾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애초에 이 배에 오를 때부터 용칠은 살아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상대가 아무리 모진 고문을 가해도, 그는 단 한 마디의 정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한지훈은 성큼 걸음을 옮겨 용칠의 바로 앞에 섰고, 온통 피투성이인 용칠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그랬느냐!”한지훈의 질문에 오마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는 안드레를 향해 도움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한지훈 선생님, 저희는 정복자의 검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용국 국왕께 무릎 꿇고 사죄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부디......”안드레가 한 걸음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그의 속내는 뻔했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니,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넘어가자는 것이었다.“내가 너에게 묻고 있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냐?”한지훈은 안드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용칠에게 다시 물었다.용칠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안드레 뒤에 서 있는 오마르를 가리켰다.“한지훈 선생님, 저는......”안드레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짝!한지훈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여 안드레의 뺨을 후려쳤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네놈을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은혜가 하늘에 닿을 듯하거늘, 쓸데없는 소리를 한마디라도 더 지껄였다간, 그땐 죽음뿐이다!”안드레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었고, 천천히 뒷걸음질 쳐 물러섰다.“저놈을 쳐 죽여라!”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오마르를 가리키며 명령했다.“예!”용칠은 즉시 앞으로 튀어 나가 주먹을 휘둘러 오마르의 얼굴을 강타했다.퍽! 퍽! 퍽!연달아 세 방의 주먹이 꽂혔고, 오마르는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네
너무 업신여긴다고?!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진왕검을 손에 쥔 채 안드레의 코앞까지 다가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업신여겨? 네놈은 아직 업신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섬광처럼 뻗어나간 발이 안드레의 뺨을 후려갈겼다!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안드레의 뺨에는 선명한 신발 자국이 새겨졌다.“감히 나의 용국 백성을 살해해? 천벌 받을 놈!”한지훈은 손을 휘둘러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의 몸이 해수면에 닿기도 전에, 한지훈이 손을 뻗자 불가사의한 힘이 안드레를 끌어당겨 다시 한지훈의 눈앞으로 되돌려 놓았다.콰앙!한지훈의 묵직한 주먹이 안드레의 흉곽 정중앙을 꿰뚫었다.“커헉!”안드레는 입안 가득 피를 쏟아내며 곧장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쏴아아!한지훈이 손을 들자, 심해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다. 소용돌이는 안드레의 몸을 휩쓸어 수면 위로 끌어올리더니, 순식간에 백 미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묻겠다, 카일 가문을 용경에 끌고 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것에 이의가 있나?!”한지훈은 손을 뻗어 안드레의 멱살을 움켜쥐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안드레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의 없습니다!”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에, 안드레의 얼굴은 불타는 듯 뜨거웠다.그가 누구인가?발 한 번 구르면 오륙 전체가 떨며 그 앞에 무릎 꿇게 만들 수 있는 안드레였다!그런 그가 지금, 굴욕을 삼키고 있었다.평소라면 일국의 국왕조차 함부로 알현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그를 만나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했고, 막상 만난다 해도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했다.하지만 지금은?한지훈의 눈앞에서 그는 그저 굴욕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나의 용국 백성에게 사죄하라 명할 것이다. 불만 있나?!”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왕검은 섬뜩한 빛을 뿜어냈다!“없… 없습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무릎 꿇어라!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