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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작가: 봄가을
"아, 앞이 안 보여. 도와줘!"

적지 않은 폭도들이 한지훈이 걷어찬 모래에 눈이 멀어 계속 눈을 비볐다.

한지훈은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겨 상대방 십여 명을 또 죽였다.

한지훈의 두 발의 총알과 흑용군 병사와의 교전 끝에, 원래 50명이었던 폭군은 제시카를 인질로 잡고 있는 유리와 엔릭을 포함해 10명도 채 남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강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말이지? 안 되겠어, 빨리 철수해야 해. 엔릭, 이 여자를 데리고 재빨리 철수한다!"

유리 일행은 뒤에 숨어 있다가 이제 병영 입구까지 이르렀고, 앞에 있는 동료들이 막고 있는 틈을 타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쳤다.

"내가 말했지, 이곳에 온 이상 다 이곳에 남게 될 거라고."

한지훈은 차갑게 말했고, 폭도들을 향해 뛰어들며 그들이 총을 쏘기 전에 제압했다.

이제 폭도는 세 명밖에 남지 않았고, 유리와 엔릭, 그리고 제시카 외에 시종일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한 명이었다.

"용국 사람,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마. 이 공주는 당신 나라 사람도 아닌데 왜 보호해야 하지?"

유리는 달려가며 소리쳤다.

한지훈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그들을 향해 돌진해 엔릭에게 주먹을 날렸다.

"제리, 네가 나서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이곳에서 끝을 맞이하게 될 거다."

유리가 포효했다.

제리라는 폭도가 갑자기 돌아서 한지훈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쿠당탕.

한지훈은 그의 주먹에 격퇴했다.

"흥, 더 쫓아오면 죽여버릴 테다. 용국의 쓰레기야, 다시는 오지 마라."

제리는 원래 그를 방금 전 공격만으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지훈은 그저 격퇴할 뿐이었다.

제리는 매우 혼란스러웠고, 한지훈에게 겁을 주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방금 전에는 10분의 1도 안 되는 힘만 썼을 뿐, 너희에게 강자가 있을 줄은 몰랐네. 제시카 공주님을 데려가려고 정말 애를 많이 썼군 그래."

한지훈은 비웃었다.

"이 상황에서도 큰소리를 치다니, 이게 바로 너희 용국의 본성이구나.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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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한지훈이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하자, 이내 한 그림자가 급히 달려와 한지훈의 팔을 꽉 잡았다. “한 선생님! 제발 화를 푸세요. 오늘 이 일은 오해일 수도 있잖아요. 괜히 손댔다가는 상상치도 못할 후과를 초래할 수 있어요!”깜짝 놀란 여시수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의 말대로 장월동과 한지훈 두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건드리기 쉬운 사람은 아니었다. 강릉에서 둘 중 한 명이라도 사고가 나게 되면 그 후과는 여시수가 책임져야 했다. “오해?”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장월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이름을 사칭하고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돈 빼앗은 것도 모자라, 이젠 아무런 죄 없는 여자까지 창녀로 몰아넣으려 하잖아. 그런데 이것도 오해라고 할 수 있어?”이내 한지훈의 몸에서 기운이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하더니, 5성 용급 천왕계의 기세가 순식간에 전부 열리게 됐다. 한지훈의 팔을 잡고 있던 여시수의 몸은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여시수는 더 이상 한마디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목숨만 지킬 수 있다면, 감옥에 가는 것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생각에 잠긴 여시수는 이내 두말없이 땅에서 일어나 방을 벗어났다. 곧 전쟁터가 될 이곳에서 그는 죽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구경하고 있던 한 무리의 부자 상인들도 잇달아 입구로 피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멀리 가지는 않고 복도나 룸 입구에 선 채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다들 과연 장 씨 집안 후계자가 더 대단한지, 아니면 한지훈이 한 수 위인지 보고 싶었다. 한편 한지훈의 몸에서 폭발한 5성 용급 천왕계의 기운을 느끼게 된 장월동은, 어느새 안색이 어두워졌다. 한때는 4성 천급 천왕계였던 한지훈이 어느새 5성 용급 천왕계의 존재가 될 줄은 몰랐다. 그 말은 즉, 천신의 경지까지 단 한 발자국 남았다는 것이다. 든든한 믿는 구석 덕분에 두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장월동의 모습과 달리, 그의 실력은 사실 그리

  • 용왕사위   제2368화

    이내 한지훈과 담효운이 한걸음 한걸음 룸 안으로 들어섰고, 사람들은 일제히 머리를 돌려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응?”영문을 알 리 없는 사람들은 그저 멍해졌다. 왜냐하면 그들의 눈앞에 똑같게 생긴 한지훈 두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담효운 또한 마찬가지로 멍해졌다. 여태 한 번도 마주 선 적 없었던 두 사람은 그동안 단지 서로에게 약간의 공통점이 있다고만 여겼다. 그러나 정작 마주한 순간, 그들은 비로소 서로의 깊은 유사성과 차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기운 그리고 기세조차도 매우 닮아있다는 것을. 그러나 장월동의 몸에 있는 기세는 더욱 도도하고 위엄감이 있는 반면, 한지훈은 다소 평화로워 보였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여시수는 손에 술잔을 든 채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한지훈을 마주한 장월동 또한 깜짝 놀랐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흥! 한지훈!”진짜 한지훈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 이상, 장월동도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 그는 술잔을 들고 와인 한 모금을 마시고는 얼굴에 득의양양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지훈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거짓말일 테지만, 장월동은 결코 평범한 명문가 도련님이 아니었다. 필경 그는 천산 장 씨 집안의 후계자이기 때문에 아무리 약하다 하더라도 그의 실력은 평균 이상일게 뻔했다. 게다가 장월동은 장 씨 집안의 서열 2위의 후계자로서, 가문에서 중점적인 교육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장월동 역시 심상치 않은 저력을 품고 있었다. “너 대체 누구야? 뭔데 나로 위장하고 다니는 건데!”한지훈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장월동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다가 이내 술잔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는, 드디어 가면을 벗어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월동은 그렇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냈다. “헉!”장월동의 진짜 얼굴을 똑똑히 보아낸 여시수는 깊게 숨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이 얼굴, 그는 결코 낯설지 않았다. 천산 장 씨 집안은 비

  • 용왕사위   제2367화

    한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스... 스카이 호텔에 있어. 하지만 네 마음은 잘 알겠는데, 이렇게 네가 허무하게 죽게 놔둘 수는 없어!”담창운은 머리를 돌리고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옆에 서있던 담효령도 간곡히 권고했다. “우연이나 지금 한창 임신 중인데 너한테 절대 사고가 나서는 안되지. 괜히 무슨 일이 생겼다가는 내가 대체 무슨 체면으로 우연이 얼굴을 봐!”“내가 말했지. 나 한지훈이라고!”그러자 한지훈이 정색하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서 그동안 그들이 만난 한지훈은 가짜라고 강조했다. 사실 담씨 집안사람들은 거의 모두 장월동을 한 번씩 본 적이 있다. 장월동의 기세, 그리고 각 방면의 기품으로 보아도 그는 한지훈과 같은 차원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눈앞의 이 젊은이가 바로 명성이 자자한 북양 왕 한지훈이라는 것은 감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효령아, 나도 데리고 가!” 한지훈은 병상에 누운 담효운이 더 이상 아무런 큰 문제가 없고 안정까지 되찾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몸을 돌려 담효령에게 말했다. “그게...”담효령이 한창 난처해하고 있을 무렵, 담효운이 병상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래! 내가 너를 데리고 갈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랑 같이 죽으면 되지!”“효운아!”담효령은 당장이라도 말리고 싶었지만, 담효운은 이미 한지훈과 함께 아래층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담창운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막으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설령 막는다고 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뒤이어 담효령이 아래층까지 쫓아갔을 무렵, 한지훈은 이미 담효운을 데리고 스카이호텔로 향하고 있었다. 떠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담효령은 급한 나머지 발까지 동동 굴렀고, 이내 급히 비서를 소환하여 차를 타고 다짜고짜 쫓아갔다. 한편 그 시각, 스카이 호텔 천자 1호의 대통령 스위트룸에서는 강릉의 고위 간부들이 차례대로 장월동에게

  • 용왕사위   제2366화

    그 말을 들은 집사는 급히 몇 사람을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2층으로 뛰어올랐다. “둘째 아가씨! 아가씨 얼른 문 열어요!” 곧이어 위층에서는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둘째 아가씨 방문이 열리지 않는데요!”집사는 이마에 식은땀까지 흘리며 뛰어 내려와 초조하게 말했다. “그럼 뭘 기다려, 얼른 문을 부수고 열어야지!”담창운은 급해난 나머지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비할 데 없이 후회하며 가슴을 치게 됐다. 사실 담효령이든 담효운이든 그에게 있어 매우 소중한 손녀들이었다. 다만 애정 표현에 서툴렀던 그였기에 그동안 항상 투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손녀가 정말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담창운은 크게 후회됐다. 한지훈은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 담씨 집안 하인 몇 명을 한꺼번에 밀치고는 방문을 걷어찼다. 방안은 칠흑같이 어두운 가운데, 담효운의 목에는 천이 묶인 채 몸은 공중에 높이 걸려있었다. “어? 둘째 아가씨...”집사가 막 나서려 하자, 한지훈이 먼저 방으로 뛰여 들어 손을 들어 담효운을 풀어주었다. 어느새 담효운의 몸은 좀 차가워졌다. 한지훈은 급히 손을 뻗어 담효운의 맥박을 살폈다. 담효운의 맥상은 이미 매우 미약하게 뛰고 있어 10분만 늦었더라도 저승길을 갈 뻔했다. “아가씨! 둘째 아가씨!”이내 하녀 몇 명이 급히 달려와 담효운을 침대에 눕혔지만, 그들이 어떻게 불러도 담효운은 여전히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곧이어 담창운과 두 중년 남자도 방문에 다가섰다. 그중 한 중년 남자는 쏜살같이 담효운의 침대 앞에 달려들어 초조하게 소리쳤다. “효운아! 담효운! 너 이렇게 죽으면 안 돼! 나한테 딸은 너 한 명뿐인데!”“효운아!”담창운은 눈물을 훔치며 천천히 침대 앞으로 다가와, 침대에 누워 겨우 숨을 쉬고 있는 담효운을 보면서 통곡하고 말았다. “만약 이대로 정말 죽게 된다면, 당신들 모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한지훈은

  • 용왕사위   제2365화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이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이어 입구에 서있던 하인을 밀치고는 담효령을 데리고 별장으로 직접 들어섰다. 그들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담창운이 2층 방향을 가리키며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무리 혈육의 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말 너 때문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는 꼴을 보고 싶은 거야?”그의 곁에 서있는 십여 명의 하인들은 모두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두 중년 남자는 잘못을 저지른 두 초등학생처럼 담창운 앞에 풀이 죽은 채 서서,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발자국 소리를 듣게 된 담창운은 입구에 선 담효령을 발견하였고 그녀와 함께 온 한지훈은 아예 외면했다. 그의 시선 속 한지훈은 정말 너무나도 평범해서 굳이 여겨 볼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효령이야?”담창운은 눈살을 찌푸린 채 담효령을 바라보았다. “너 마침 잘 돌아왔어. 얼른 가서 네 여동생 좀 설득해 봐. 오늘 저녁 한 선생과 잠자리를 가지지 않으면 우리 담씨 집안에 큰 화가 닥치게 될 거야!” “우리가 20여 년동안 깨 키워준 은혜를 봐서라도, 이번만큼은 우리를 위해 나서줘야 되지 않겠어!”그러나 담효령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지훈이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어르신, 안심하세요. 손녀 분을 그곳에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저랑 효령이가 이곳까지 찾아온 건 바로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그 말을 들은 담창운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흘깃 보고는 더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흥, 말 참 쉽게 하네. 어떻게 이걸 해결할 건데? 뭔 자신감으로 그렇게 장담을 하는 거야? 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해?”“한지훈이죠!”한지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상대가 한 선생이란 걸 잘 알면서도 네가 어떻게 해결한다는 거야? 설마 고작 네 혀로?”담창운은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을 터뜨렸다. 어린놈이 이렇게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줄은 몰랐다.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일에

  • 용왕사위   제2364화

    “허허, 아가씨,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나의 감시 하에 있어. 당신이 언제 강중에 갔는지 언제 강중을 떠났는지 등등... 난 전부 상세한 보고를 받고 있다고!”이내 낙소종은 휴대폰을 꺼내, 문자 메시지를 클릭하고는 담효령의 앞에서 건들거렸다. “당장 차 치워. 우리 지금 바쁘거든!”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뭐라고?”낙소종은 그런 한지훈을 힐끗 훑어보고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네 까짓게 뭔데? 난 한 선생을 대신해서 여기서 저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한 선생을 불쾌하게 만들면, 그 후과를 네가 감당할 수 있기나 해!”역시나 담효령이 예상한 바와 같이, 그는 자기가 담효령을 얻을 수 없는 이상 그 누구도 얻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낙소종은 장월동과 함께 식사를 할 당시, 이미 담효령을 깨끗하게 팔아넘긴 상황이었다. 담씨 집안 자매들은 하나하나 모두 아릿 다운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그중에서도 담효령이 가장 예뻤다. 다만 얼마 전 그녀는 강중으로 돌아간 후 줄곧 소식이 없었다. 그리하여 장월동이 직접 사람을 파견하여 그녀를 강제로 강릉으로 데려오려고 계획할 무렵, 낙소종은 부하들로부터 담효령이 강중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낙소종은 일단 급히 장월동에게 보고를 올리고는, 담효령이 향하는 길로 직접 달려와 그녀를 막은 것이다. 가짜 한지훈이 든든한 빽으로 있는 이상, 낙소종은 차에 탄 눈앞의 진짜 한지훈은 안중에 두지도 않았고, 더욱이는 담씨 집안을 더욱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했다. 지금으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은 바로 담효령을 강제로 호텔로 데려가 자칭 “한 선생”의 쾌락을 만족시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할게. 차 치워, 지금 이럴 시간 없다고!”눈빛에 이미 살기가 배어 있었던 한지훈은 차갑게 말했다. “그렇게 바빠? 죽고 싶어 환장했나!”낙소종이 차문을 열려는 순간, 한지훈이 그의 뺨을 후려쳤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낙소종의 몸은 끊어진 연처럼

  • 용왕사위   제2363화

    강우연은 한껏 어두워진 담효령의 표정에 답답한 듯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담효령은 겨우 침을 삼키고 작은 손을 벌벌 떨며 전화를 받았지만, 당황스러운 표정은 감출 수가 없었다. “효령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데 그래? 너 나 못 믿어?”평소와는 다른 담효령의 이상한 모습을, 강우연이 전혀 못 알아챌 리는 없었다. 이내 담효령은 고개를 돌려 강우연과 한지훈을 흘깃 보고는 난색을 표하였다. “이... 이번 사건은 한 씨 집안이랑 연관되는 일이야. 하도 무서운 일이라 난 굳이 너를 이번에 연루시키고 싶지는 않아!”뭐라고?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한지훈은 처음에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지만, 한 씨 집안사람과 연관된 일이라는 말을 듣고는 순간 눈이 번쩍였다. “한 씨 집안사람이라고? 효령아, 나한테 자초지종을 얘기해주지 않을래?”담효령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여동생이 보낸 작별 문자를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메시지를 확인한 한지훈의 눈에는 순간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 “도청!”자신을 부르는 한지훈의 목소리에 도청 전인은 급히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주상!”“이것 봐봐!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한지훈은 그 문자를 도청 전인 앞에 내밀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헉!”도청 전인 또한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메시지 속에서 가리키는 한 선생은, 바로 한지훈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문제는 여태 강중에 이런 소문이 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지훈은 줄곧 해외에 지내다가는, 돌아오자마자 동방 오우와 백일봉에서 약전을 펼쳤었다. 그런데 대체 강릉에 갈 시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강릉에서 떠돌아다니는 이 한지훈은 필연적으로 짝퉁이었다. “저... 저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바로 사람을 보내 조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청 전인은 두 손으로 다시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 조사? 한지훈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말했다. “필요 없어. 시

  • 용왕사위   제2362화

    바로 여시수 뒤에 서있었던 담창운은, 그들의 얘기를 들은 후 가슴이 저절로 가라앉았다. 자신의 두 손녀는 그 누구 하나 고집이 세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만약 담효운이 고집부리고 죽을지 언정 따라가지 않으려 한다면 담씨 집안에도 큰 화를 초래할게 뻔했다. 게다가 지금 이 상황은, 전에 이 씨 집안이나 낙씨 집안을 마주할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 한지훈이 용국에서의 지위가 하늘을 찌를 듯하니까. 이내 여시수가 허리 굽히고 한지훈을 차에 태우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담창운은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다만 애석하게도 그가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는 사실은, 눈앞의 한지훈은 가짜 인물이라는 것이다. “효운아, 방금 한 선생의 말도 들었다시피 네가...”담효운은 이빨을 악 문채, 울먹이긴 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담창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담창운은 불길한 마음이 들어, 급히 담효운을 끌고 차에 올라탔다. 만약 담효운의 언짢은 표정을 한지훈이 보기라도 한다면, 담씨 집안은 필연적으로 큰 재난이 닥치게 될 거라 믿었다. 현재 한지훈의 명망으로는 얼마든지 담씨 집안을 쉽게 멸망시킬 수 있긴 하다. “효운아, 사실 할아버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 선생은 우리 담씨 집안이 절대 미움을 사면 안 되는 거물이야! 그의 한마디로 우리 담씨 집안 수십 명의 식구들 목숨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담창운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담효운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다들 한지훈이 대영웅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내한테도 잘해주는 사람이라면서요? 설마 그 모든 소문들이 거짓말이라는 거예요!”사실 담효운의 마음속에는 줄곧 짝사랑하고 있는 대상이 있었다. 두 사람의 감정은 줄곧 아주 안정적이었다. 다만 지금까지도 그 창호지를 뚫지는 못했다. 그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가장 귀한 첫 경험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에게 남기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니까. 설령 상대의 지위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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