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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 말을 들은 남성들의 얼굴에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그들은 애써 가식적인 미소를 쥐어짜 냈다.

그중 얼굴에 기름기가 가득한 남성이 몸을 일으키며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

"강우연 씨의 남편분이시군요. 실례지만 직업이 어떻게 되십니까? 차림새가...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군요. 옷을 갈아입을 시간조차 없었는지, 아니라면 저희를 무시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당황한 강우연의 입술 끝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해명하려는 찰나, 한지훈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능력도 변변찮고 직업도 없습니다. 오늘은 그저 제 아내의 파트너 자격으로 이 자리에 온 겁니다."

"하하, 백수라는 말입니까?"

남자가 한껏 비웃음을 담은 눈빛으로 좌중을 훑어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작게 코웃음 쳤다.

"다들 모르셨죠? 이 사람이 바로 그 5년 전 망해버린 한정그룹의 자제, 한지훈이에요. 이젠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죠."

한시라도 입을 놀리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수연이 얼른 끼어들며 한껏 비꼬았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하루아침에 망해버린 그 한정그룹 사람이라고?"

"세상에나. 우연아, 왜 모임에 이런 사람을 데리고 오는 거야. 재수 없게."

"그러게, 윤아는 아직도 널 친구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설마 윤아를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듣고 있던 강우연의 얼굴이 금세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가 얼른 해명했다.

"윤아야, 내가 다 설명할게. 다른 의도는 전혀 없고, 그냥 내 파트너로 데리고 온 것뿐이야."

강우연이 간절한 시선을 담아 한지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지훈 씨, 정말 미안한데 잠깐 밖에서 기다려 줄 수 있을까요?"

어쩐지 절박해 보이는 강우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지훈이 한숨을 삼켰다.

"알았어. 문 앞에서 기다릴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말을 마친 한지훈은 바로 복도로 나가 연신 담배를 피웠다.

한지훈이 방 안을 벗어나자마자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한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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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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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진
진짜 답이없다 이여자 제발여기서 몹쓸짓당하게 내벼려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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