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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작가: 종이워치
“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자를 꺼내 앉아 침술을 시행할 준비를 했다.

“잠깐만요, 뭐 하는 겁니까?”

양운철이 호통을 쳤다.

“치료요!”

“누가 당신더러 치료하라고 했어?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미 경성의 명의인 이대선 신의를 청했어. 그분이 곧 도착할 거니까. 빨리 비켜.”

양운철이 호통을 치다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착각하셨나? 이런 애송이를 신의라고 데려오다니, 사기꾼같이 생겼구만.”

지연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들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이었다.

예천우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때 문 앞에 두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중 한 명은 희끗희끗하고 약상자를 들고 있는 노인이었다.

양운철은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 신의 맞으시죠? 드디어 오셨군요. 빨리 제 여동생 좀 봐주세요.”

“그래!”

이 신의가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비키지 않고 뭐해? 내 여동생의 치료를 방해한다면, 너 같은 놈 10명의 목숨으로도 보상할 수 없어!”

양운철은 예천우에게 대놓고 욕을 퍼부었다.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옆으로 걸어갔다.

한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바로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

이 신의가 앞으로 나와 그녀의 맥을 짚어 보더니 바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단지 한독이 침입했을 뿐이야. 침 몇 번 맞고, 약 몇 번 바르면 반드시 나을 거야.”

양운철은 자기가 무슨 큰 공이라도 세운 듯 기뻐하며 말했다.

“봤어? 이게 진정한 신의야!”

이 신의의 은침이 그녀의 손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예천우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이 이 바늘로 찌르면, 목숨을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목숨을 앗아갈 겁니다.”

그의 말에 이 신의가 살짝 멈칫했다, 도대체 무슨 신분이길래, 자신의 실력에 의문을 품는 건지,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러자 또다시 양운철이 나서서 말했다.

“이봐, 이 신의가 계신데,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너도 이 신의가 어떤 사람인지 알 거야. 의사협회의 부회장님이라고!”

더 이상 헛소리하면, 앞으로 네가 함부로 의사 행각을 하지 못하게 할 거야!”

“못 믿으면 말고, 후회할 거야!”

예천우가 담담히 말했다.

“닥쳐, 좀 있다가 상대 해줄게.”

양운철이 매섭게 말했다.

그때, 이 신의도 입을 열었다.

“젊은 사람들이 실력이 떨어지는 건 괜찮지만, 경쟁을 위해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건 옳지 않아. 오늘 내가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말이 끝나자마자 손에서 은침이 빠르고 정확하게 떨어졌다.

이 신의라는 명색 답게, 침술이 꽤 고명했다.

그리고 그녀의 한기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통 한독이 아니라 극히 드문 사악한 한독이었다. 침 한 번에 오히려 몸 안에 사악한 기운을 북돋아 주는 광적인 반격으로 결국 몸이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된다.

지연수는 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 신의의 침 한 번에 딸의 안색이 조금 좋아진 걸 보고는 흥분하며 말했다.

“됐어, 좀 좋아졌어.”

양운철도 더욱 흥분하며 예천우에게 소리 질렀다.

“사기꾼아, 지금도 할 말 있어?”

이 신의도 만족스러운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3, 2, 1...”

그들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1’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양체은의 얼굴은 핏기가 없을 정도로 창백해졌고, 죽도록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더욱 심하게 떨었다.

“체은아, 체은아.......”

“이게, 어떻게 이렇게.....”

지연수는 몹시 초조했다.

양운철도 겁에 질려 이 신의를 쳐다보며 다급하게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나, 나도 몰라. 이럴 리가 없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이 신의도 당황해서 쩔쩔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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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상민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고 그 주변이 금세 부어올랐다.단 한 대만 때렸지만 예천우가 얼마나 강하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남궁상민은 얼굴의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예천우를 분노와 혼란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넌 남궁 가문을 두려워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애써야 하는 거 아니었어? 그런데 이렇게 강하게 나오다니. 이래서야 우리가 어떻게 협상할 수 있겠어!’하지만 그가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예천우가 다시 걸어오자 남궁상민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이 녀석은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하지원 또한 상황을 보며 표정이 굳어졌다. ‘협상하려면 적당한 선에서 멈춰야 협상이 가능할 텐데. 예천우가 너무 젊어서 이 정도로 심하게 나오면 문제를 크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그러나 그녀는 예천우와는 만난 적도 별로 없었기에 뭐라 조언할 수도 없었다.예천우가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지자 남궁상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외쳤다.“멈춰! 얘기하자고. 얘기! 우리는 충분히 화해할 수 있어.”그는 겁에 질린 나머지 스스로 먼저 화해를 제안했다.‘이 녀석의 목적은 어차피 협상일 거야. 내가 먼저 낮춰주면 협상으로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하지원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안도했다.‘역시 운이 좋네. 예천우가 너무 강하게 나왔지만 남궁상민이 겁을 먹어줘서 오히려 상황이 나아졌어.’하지만 예천우가 한 다음 말은 하지원을 더 놀라게 했다.“화해? 누가 화해하겠다고 했어?”남궁상민은 머리가 멍해졌다.‘화해를 원치 않는다고?’예천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 같은 놈이 내 친구를 그렇게 모욕해 놓고 화해를 바란다고? 화해하고 싶다면 방법이 없진 않아. 당장 너 스스로 불알을 까버려. 그러면 내가 협상을 시작해 보지.”남궁상민은 경악했다.‘X발, 뭐라고? 그럴 거면 차라리 날 죽으라고 하는 게 낫지! 여자 없이 내가 어떻게 살라고!’더구나 예천우는 말한 것처럼 이건 단지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일 뿐이지 그것으로 끝내겠다는 말은

  • 용왕 귀환   제1163화

    예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 요즘 애들은 머릿속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하지만 그는 더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눈앞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그는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도 하지원과 장미나가 묶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들의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예천우는 자신이 여기 들어온 지 꽤 되었는데도 그녀들을 풀어주지 못한 걸 깨닫고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아, 미안. 내가 잊고 있었네.” 그는 오른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어떤 마법 같은 동작인지 알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을 묶고 있던 줄이 순식간에 끊어졌다.하지원과 장미나는 멍하니 뒤를 돌아보며 줄이 풀린 걸 확인했다.그들은 예천우의 놀라운 능력에 충격을 받았지만, 동시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드디어 우리를 기억했네! 이 사람 진짜... 우리는 여기서 묶인 채로 너희 둘이 알콩달콩하게 지내는 걸 구경만 했다고!’예천우는 그들을 향해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괜찮아요?”“네, 괜찮아요. 천우 씨, 정말 감사합니다.”장미나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가 와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우리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그러자 예천우는 살짝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비가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너라도 나를 찾았어야지. 왜 그렇게 안 했어?”‘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나비가 정말 죽을 뻔했어. 그랬다면 내가 여기 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남궁상민을 죽인다고 해도 죽은 나비를 다시 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야.’그러자 장미나는 얼굴에 억울함을 가득 담고 대답했다.“저도 그러고 싶었죠! 근데 나비 언니가 계속 말리잖아요. 천우 씨한테 민폐 끼친다고... 게다가 저한테 천우 씨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엄청 뭐라고 했어요.”예천우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그럼 너는 언니가 말리면 그냥 안 해? 다리는 네 몸에 붙어 있잖아. 몰래 찾아갈 생각은 못 했어?”“...”장

  • 용왕 귀환   제1162화

    남궁상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발걸음을 멈췄다.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예천우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진나비를 위로했다.“됐어. 내가 왔으니까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모든 건 내가 해결할게.”“네...”진나비는 예천우의 말에 마음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그를 꽉 끌어안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옷이 약간 흐트러져 일부가 노출된 상태였다. 두 사람이 가까이 붙어 있는 상황을 깨달은 진나비는 얼굴이 빨개지며 서둘러 손을 놓았다. ‘평생 이렇게 천우 오빠랑 안고 있고 싶지만... 지금은 좀 아닌 것 같아.’그러나 그녀는 남궁상민이 어떤 사람인지 떠올리자 다시 얼굴이 창백해졌다.“천우 오빠... 저 사람은 남궁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야. 정말 대단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알아.”예천우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난 남궁 가문 따위는 무서워하지 않아.”예천우의 말에 진나비는 멍해졌다.‘오빠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남궁 가문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니... 아니면 날 안심시키려고 저렇게 말하는 걸까?’남궁상민은 멀찍이서 이 대화를 듣고 있었고 그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헛소리야. 저 녀석이 남궁 가문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오히려 두려움 때문에 허세를 부리는 거겠지.’ 남궁상민은 속으로 비웃었다.‘어떻게든 날 속여서 협상하려는 수작이야. 이렇게 해서 내가 순순히 물러나 주길 바라는 거겠지. 하지만 그럴 리가 없지. 감히 내 여자를 탐내다니. 이번에 넌 반드시 죽게 될 거야. 그런데 지금만큼은 너랑 타협하는 척하며 네 조건을 모두 들어줘야겠지. 그런데 내가 돌아가면 즉시 가문에서 고수들을 모집해 널 죽여버릴 테야.’하지원도 남궁상민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젊은이가 꽤 똑똑하네. 이렇게 나가면 일단 오늘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도 몰라.’ 사실 예천우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다. 하지원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풍부한 인생 경

  • 용왕 귀환   제1161화

    장미나와 하지원은 방금 전 중년 경호원의 실력을 보며 충분히 놀랐지만 예천우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며 완전히 말을 잃었다.둘은 경호원이 무서운 존재라 생각했지만, 예천우와 비교하니 그 차이가 너무도 분명했다.“역시 예천우 씨야!”장미나는 가슴이 벅차올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말 멋져! 정말 대단해!”하지만 하지원은 장미나처럼 단순히 기뻐할 수 없었다. “남궁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데... 아무리 예천우가 실력이 강해도 남궁 가문의 강자들과 엮이면 결국 위험할 텐데.”그래도 지금 당장의 위기는 넘긴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하지원은 앞으로 닥칠 더 큰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되었다.진나비는 멍하니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고 예천우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예천우가 그녀 앞에 서자 남궁상민은 이미 겁에 질려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다.남궁상민의 형이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그의 형은 타고난 재능으로 무공 실력이 대단했지만 남궁상민은 무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남궁상민은 여자를 쫓아다니는 일에만 몰두했고 이 일 때문에 남궁 가문의 어르신들과 부모님에게 여러 차례 꾸지람을 들었다.하지만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는 누구도 고칠 수 없었고 결국 모두가 포기했다.남궁상민은 집안의 자원을 써가며 겨우 암경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보통 사람이 남궁 가문의 자원을 얻었더라면 최소한 화경 초급 경지의 정도는 도달했을 것이다.예천우는 진나비의 뺨에 선명히 남아 있는 손자국을 보고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괜찮아? 아직 아파?”진나비는 조금 전까지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강한 척했다.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꾹 참고 울지 않았다.하지만 예천우의 다정한 말이 그녀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고 그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진나비는 예천우에게 달려가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흑흑...”눈물이 홍수를 이룬 듯

  • 용왕 귀환   제1160화

    진나비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경호원은 그녀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지만 그런데도 경호원은 순식간에 도착해 그녀의 자살을 막았다.그만큼 이 경호원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꺼져!”하지원과 장미나를 비롯한 몇몇 여자들은 잠시 멍해졌고 예천우의 거침없고 용감한 모습에 감탄했다.‘그러나 정말 그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경호원을 이길 수 있을까?’중년 경호원은 얼굴이 차갑게 변했고 사실 그는 이미 자신이 예천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주인의 명령이니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덤벼. 네 실력을 한 번 보여줘 봐.”중년 경호원은 크게 외치며 두 주먹을 쥐고 폭발적인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다.그 순간, 방 안의 모든 물건이 바람 없이 흔들리며 강렬한 위압감이 감돌았다.여자들은 하나같이 그 압도적인 기세에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 그리고 무서운 기세의 경호원이 예천우를 향해 날아서 덮쳐왔다.그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의 고수보다도 더 무시무시해 보였다.그녀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생각했다.‘끝났어!’‘이제 정말 끝장이네.’‘천우 오빠가 아무리 강해도 이런 경호원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 없을 거야.’하지만 그 모든 예상을 깨고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그 말이 끝나자 그는 오른손을 내저었고 그 순간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그러자 압도적인 힘이 폭풍처럼 경호원에게 가서 맞았다.“쿵!”경호원은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그는 통제할 수 없이 뒤로 날아가며 강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입에서 피가 몇 번 튀어나왔고 그 자리에서 즉시 기절했다.경호원은 정말 바로 기절해 버렸다. 기절하기 전에도 그의 눈에는 충격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했다.그는 예천우의 기세를 보고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직감했다. 자신보다 한 단계 강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은 단지 예감에 불과했다. 그는 자

  • 용왕 귀환   제1159화

    예천우가 문을 차고 들어오자 남궁상민은 분노에 차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문을 차고 들어온 예천우를 한눈에 알아봤다.‘공연장에서 본 그 자식이군. 이 젠장, 이 자식이 살아있다니! 게다가 와서 내 좋은 일을 방해하려고 하든 거야? 병신 같은 백지훈, 이 새끼를 죽이지 못했던 거야?’문을 차고 들어오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모두 자연스럽게 문 쪽을 바라봤다. 장미나와 하지원도 그 소리를 듣고 시선이 갔다.장미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굴에 기쁨과 흥분이 가득해졌다.‘예천우 씨야! 예천우 씨가 오셨어!’그녀는 예천우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예천우가 온 것에 정말로 기뻐하며 상황이 그나마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하지원도 조금 놀라며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처음 보던 그 남자와는 전혀 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분명히 남궁상민이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을 얻었기 때문에 이렇게 급히 달려온 것이겠지. 나비가 결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예천우는 남궁상민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직접 와주었다. 하지원은 이 사실만으로도 그는 상당히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사람이라면 나비가 예천우를 좋아하는 이유도 알겠네. 하지만 남궁 가문이 너무 강력해서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거야.’‘무술 실력은... 이 발차기만 봐도 꽤 강한데.’그러나 하지원은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여전히 걱정했다. 남궁 가문은 무술 세가였고 남궁상민의 경호원은 모두 엄청나게 강하고 무서운 인물들이었다.진나비는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예천우의 등장으로 남궁상민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그때 진나비는 급히 그를 밀쳐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서둘러 옷을 고쳐 입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다행히 중요한 부분은 아직도 안전하게 보호된 상태였다.그제야 그녀는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서 예천우를 발견하자 한순

  • 용왕 귀환   제1158화

    ‘세상에 조금만 더 늦었으면 나비는 아마 이미 여기서 죽었을 거야.’이 장면을 본 남궁상민은 즉시 화가 치밀었다. 진나비가 죽어도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모습에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이야? 그 자식은 얼굴이 좀 잘생긴 것 외에 뭐가 있지? 잘생긴 얼굴이 밥이 되냐?’남궁상민은 매우 화가 나 있었고 미친 듯이 분노했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다가가며 진나비를 붙잡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진나비, 내가 이렇게 미운 거냐? 좋아, 네가 나를 싫어할수록 오늘 내가 너를 여기서 당장 사람들 앞에서 치욕을 안겨주지.”“꺼져!”진나비는 급히 오른손을 들어 남궁상민의 얼굴에 거침없이 뺨을 날렸다.남궁상민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그는 제대로 방어할 틈도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나비가 그를 건드리기도 전에 이미 막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이 쓰레기 같은 년이 감히 나한테 손을 대?”남궁상민은 분노로 가득 차서 손을 휘둘러 진나비의 뺨을 쳐버렸다.“팍!”또 한 번의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고 진나비의 얼굴에는 분명하게 남은 손자국이 보였다. 남궁상민은 정말로 화가 난 것 같았다.그러자 진나비는 땅에 쓰러져 있었고 남궁상민은 아무런 동정 없이 그녀를 끌어올려 소파에 넘어뜨렸다.그리고 그녀의 옷을 마구잡이로 찢기 시작했다. 진나비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고 그녀의 얼굴은 두려움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진나비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굴복하지 않으려고 죽도록 발버둥 쳤고 눈물은 계속해서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녀는 억울했다.‘난 왜 죽을 수도 없는 거야. 왜 죽지도 못하게 하는 거냐고!’ 그녀는 자신의 순결은 오직 예천우에게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장미나는 진나비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아팠는지 잘 알았다. 하지만 장미나는 정말 힘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중년의 경호원은 차갑게 표정을 유지하며 몇 명의 여자들이 죽든 살든

  • 용왕 귀환   제1157화

    사실 하지원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녀가 아무리 소리쳐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남궁상민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고 차분하게 비웃으며 말했다.“실컷 소리쳐. 목이 터지라 소리쳐 봐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잊고 말 안 한 게 있는데 너희 주변엔 이제 다른 사람이 묵고 있는 방이 하나도 없어. 이전에 있었던 몇 개의 방들은 이미 너희가 공연할 때 모두 쫓겨 나갔지.”쫓아내는 방식은 간단했다. 호텔에 조금 돈을 주고 호텔 측은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서 쉽게 처리했다.이 말이 나오자 세 명의 여자는 완전히 절망했다.이제 정말로 아무리 목이 터지라 소리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실력이 강력한 경호원을 마주한 세 여자는 거의 저항할 힘도 없었고 잠시 후 손이 뒤로 묶인 채 입에는 테이프가 덧씌워졌다.남궁상민은 그녀들의 비명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바로 세 여자를 기절시켜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세 여자에게 무엇이 권력과 지위인지, 무엇이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진나비, 나를 원망하지 마. 이건 네가 날 건드린 죄야. 오늘 나는 너를 여기서 널 놀릴 뿐만 아니라 이 두 여자 앞에서 너를 놀릴 거야.”남궁상민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참, 그리고 말인데. 하 대표, 잠깐만 기다려줘. 다음엔 바로 네 차례니까.”그 말을 들은 하지원은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남궁상민이 이렇게 뻔뻔할 줄은 몰랐다. 자신과 같은 30대의 여자도 가만두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장미나는 별로 남궁상민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진나비는 절망 속에서 분노를 터뜨리며 말했다.“네가 감히! 내가 분명히 말했어. 네가 정말 그렇게 하면 나는 무조건 경찰에 신고할 거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와 함께 죽을 거야.”“함께 죽는다고? 난 죽지 않을 뿐 오히려 사람들은 너희들을 빌어먹을 기생년이라고 욕하겠지. 내 말을 안 믿을 거야

  • 용왕 귀환   제1156화

    “그게 정말 사실이에요?”하지원은 그가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슈퍼 집안의 사람들은 보통 연예인을 아내로 맞이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다.남궁상민은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 “물론이지!”그는 마음속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단 하지원을 속여서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고 했다.그러자 하지원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렇다면 나비는 살짝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남궁 가문이 진짜로 나비를 받아들일까요?”“내가 약속했으니 당연히 문제없을 거야. 나비야, 넌 어떻게 생각해?”남궁상민이 물었다.진나비는 잠시 멈칫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원이 입을 열려던 찰나 남궁상민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넌 좀 입 다물고 있어!”그는 하지원과 대화하면서 진나비의 표정을 계속 주의 깊게 살펴봤고 그 표정이 너무 어색하다는 걸 느꼈다.게다가 왕철수에게 들었던 소식도 있고 오늘 진나비가 그 남자와 함께 노래를 부른 상황까지 알고 있었다.진나비는 몹시 당황했다.“저, 저는...”“그럼 방금 하 대표의 말이 전부 나를 속이려고 했던 거야?”남궁상민이 차갑게 묻자 진나비는 얼굴이 굳어졌다.진나비는 더 이상 남궁상민을 속이는 것도 단지 일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현실에 직면할 날이 오기 때문이다.“도련님, 우리는 안 될 것 같아요. 포기하세요. 그리고 저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좋아하는 사람?”남궁상민의 표정은 점점 차가워졌고 그는 냉정하게 말했다.“오늘 너랑 노래를 부른 그 새끼 맞지?”그가 왕철수에게 물어본 결과 오늘 행운의 관객은 사실은 진나비가 미리 지정한 관객이라는 걸 알았다.그리고 그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계속 속삭였고 아주 친밀해 보였다.진나비는 예천우와 함께 있을 때 너무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표정은 연기가 아닌 한 사람을 좋아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오늘 진나비의 표정을 보고 나서야 남궁상민도 자신이 어쩌면 속았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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