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관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내 곧 상대가 예천우라는 것을 확인한 그는 금세 꼬리를 내렸다.‘아니…이…이 사람은 회장님이 나에게 여러 번 당부하신 공포의 존재가 아닌가?’그는 비록 예천우의 정체를 잘 알지 못하였지만, 어젯밤 네 명의 당주가 모인 자리에서 양 회장이 특별히 언급했던 자라는 것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양 회장은 네 명의 당주 앞에서 여러 번 예천우를 언급하며 그의 공포스러운 존재를 거듭 강조하였다.만약 이 자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면, 그는 양 회장의 손에 죽게 될 지도 모른다……“할아버지, 저희 왔어요.”바로 이때 두 명의 젊은 귀공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 두 사람은 생김새가 훤칠하고, 귀티가 흐르는 것이 단번에 부잣집 자제들임을 알 수 있었다.이 두 사람 중 한 명은 유 씨 어르신의 손자인 유걸이다.유걸은 천해 시의 대가족 세력 중 하나인 유 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이다. 천하의 유 씨 가문이라면 이번 일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유걸아, 왔구나. 어서 들어오렴.” 이어서 장진관은 양 회장의 말을 잊지 않고, 공손하게 예천우의 방향으로 허리를 숙인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임 선생님, 이렇게 귀중한 분이 집에 계시니, 더 이상 제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군요…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이 말을 끝으로 장진관은 의기소침하게 뒤로 물러났다.그 말을 들은 임 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임 씨 가문에 귀중한 분이?대체 그 귀중한 손님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잠깐, 장진관은 방금 전 예천우를 바라보며 예의를 갖추었다. 설마 장진관이 말하는 귀중한 분이 예천우를 말하는 것인가!가족들은 모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장 선생님을 알아?” 임완유가 물었다.“아니, 몰라.”예천우가 말했다.“오…” 그렇다. 예천우가 장진관을 모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하지만, 날 보고 도망친 건 확실한 것 같아.”예천우가
“지금 누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말이야? 내가 보기에는 네가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임완유는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예천우의 뻔뻔함은 그녀의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였다…“내가 이미 몇 번이나 경고하지 않았니? 허풍 떨지 말라고.그러니, 제발 조용 좀 해!”“유걸 씨 좀 본받아! 유걸 씨는 예의도 바른 데다가, 줄곧 우리 가문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서서 도와주셨어. 남의 공을 가로채는 건 옳지 않아! 이젠 남의 공을 가로채려는 것도 모자라, 헐뜯기까지 하다니…정말 내가 너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맞아, 예천우. 능력도 없으면서, 허풍 좀 그만 떨어. 한번만 더 집에서 소란을 피우면, 확 쫓아낼 줄 알아!”임강도 맞장구를 치며 소리쳤다.“다들 그만하세요. 천우 동생은 시골에서 왔으니, 세상 물정을 잘 모를 법도 하죠. 뭐, 잘 나가는 제가 부러웠을 수도 있고요.” 유걸은 뻔뻔하게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 더욱 고개를 숙여야 하는 법이지. 이게 세상의 도리야!” 임완유가 소리쳤다.예천우는 가족들과 유걸의 말이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의 이어지는 비난에 예천우는 더 이상 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였는지 입을 굳게 닫았다. “천우야, 사람이 자고로 능력이 없다면, 허풍도 떨어선 안 되는 법이야…”임 씨 할아버지도 예천우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유걸에게 눈을 돌렸다. “참, 걸아…이번 일은 정말 고맙구나…정말 어떻게 보답을 해야 될 지 모르겠어.”“어르신, 괜찮습니다.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예요…” 유걸이 말했다.임 씨 할아버지은 유걸의 겸손함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완유의 짝은 이런 겸손하고, 능력있는 사람이었어야 해…’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예천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유걸은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참, 여러분! 여러분들께 가져온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역시 명문가의 자제다워. 동생을 챙길 줄도 알고…이렇게 각박한 세상에 저런 넓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이런 유걸 씨를 보고 좀 배워야할 텐데 말이야. 하루 종일 허풍을 떨게 아니라…쯧.” 유은수가 말했다.임 씨 할아버지도 유은수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생각해도 확실히 유걸은 그가 마음 속으로 그려왔던 사윗감이다. “확실히 걸이는 유 씨 가문 후계자 답구나…그러면 걸이 말대로 천우는 이번 만찬회에 같이 참석하렴. 아린이가 옆에서 잘 챙겨주렴.”임완유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임 씨 할아버지까지 동조한 마당에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이틑날 아침, 예천우는 양대복이 보낸 사진 한 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이는 자신이 양대복에게 찾아오라고 지시했던 여자 아이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대복으로부터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예 선생님, 사진은 잘 받으셨나요?” 양대복이 말했다.“응. 잘 받았어. 내가 찾으려고 했던 여자아이가 맞아.”예천우는 양대복이 이렇게 빨리 자신이 찾던 여자 아이를 찾아줄 줄 몰랐다. 그는 다시금 양대복의 능력에 깊이 탄복하였다.“공교롭게도 예 선생님이 찾던 여자 아이는 예 선생님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양대복이 말했다.“가까운 곳? 대체 그게 누구지?”예천우가 말했다.“임완유 대표님이십니다.”“뭐?”예천우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그 당시 그는 겨우 여덟 살이었는 데다가, 몸도 허약했던 터라 외진 정원에 숨어 살면서 겨우 목숨을 부지했었다. 그는 당시 외진 정원에서 우연히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다.그 소녀는 그의 지저분한 거지꼴을 꺼려하기는커녕 때때로 먹을 것과 옷들을 가져다주며 그를 진심으로 대해주었다.그는 아련한 눈빛으로 휴대폰 속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맞아…그 당시의 나는 이 사진 속 여자아이와 함께 참 많은 추억들을 쌓았었지…”그는 당시 그 소녀에게 자신이 나중에 근사한 사람이 되어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나겠다고 약속했었다. 또한, 그
오전 11시 반, 임완유는 예천우를 데리고 소정이 기다리고 있는 도원주가로 향했다.소정은 예천우를 보자 마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예천우, 너 정말 천궐1호 별장에서 지내고 있어?”예천우는 소정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크게 당황하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그럼, 너 용등 상회 양 회장님을 알아?” 소정이 물었다.임완유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 같은 촌 놈이 어떻게 양 회장님을 알겠어? 정말 말도 안 돼. 설마 예천우가 천궐1호 별장에 산다는 걸 믿는 건 아니겠지? 쟤 머리가 정말 어떻게 된 거 아니야?’하지만, 곧 들려온 예천우의 답변은 그녀의 머리를 세게 쥐어박고 말았다. “아는 사이야.”“정말로?” 소정이 물었다.“응, 양대복은 내 수하에 있는 사람이야.”예천우가 덧붙여 말했다.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니, 어이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그들은 살면서 허풍을 떠는 사람을 수도없이 많이 만나왔지만, 이토록 터무니없이 허풍을 떠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임완유는 당장이라도 예천우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소정도 임완유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양 회장님이 네 수하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방금까지는 네가 정말 천궐 1호 별장에서 지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네 행색을 보아하니, 내가 잠깐 크게 오해한 것 같네.”그녀는 그저 자신이 어제 헛것을 본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바로 그때 한 젊은 남자가 나타나 웃으며 말을 걸었다. “임 대표님, 오셨군요!”그 남자는 자연스럽게 소정의 곁으로 향했다.“너희들 설마…”이 젊은 남자는 정 씨 가문의 손자 정휘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줄곧 소정에게 구애를 해왔다.“다시 정식으로 소개할게. 내 남자친구 정휘라고 해. 집안 대대로 제약회사를 하고 있고, 자산은 수백 억 정도 돼.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배워온 터라 싸움도 참 잘해.” 소정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혁, 네가 왜 여기에 있지? 감히 임 씨 가문에게 20억 원을 빚지고 갚지도 않다니! 배짱 한 번 두둑하구나!” 임완유는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회장님께 빌려간 20억 원은 제 집에 있으니, 직접 오셔서 가져가시죠.”“그리고 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회장님께 약을 먹였다고 하시는 겁니까?”“허튼 소리하지 마세요! 매우 불쾌하네요.”장혁이 소리쳤다.“허튼 소리?” 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내가 지금 허튼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예. 그러합니다. 언제 한번 제 집에 또 놀러오세요. 제가 아주 환상적인 밤을 선물해드릴 게요.”장혁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임완유를 바라보았다.“너…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임완유는 그만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쳐오르고 말았다.그는 임완유와 같은 부류의 여자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약을 먹인 후, 그녀들을 찍은 동영상을 가지고 협박한다면, 보통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다…그랬기에 임완유도 지난번 일을 감히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더 두려울 게 없었다. 그는 더욱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임완유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바로 그때 정휘가 나서서 물었다. 지금 자신의 재력과 힘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임 대표님, 저 사람들은 대체 누구죠?”“술집 주인이예요. 저 사람 밑에 수십 명의 부하 직원들이 있죠. 저희 집안에 20억원이라는 큰 빚을 지고도 갚지 않았어요.”“듣기로는 집에 경비원이 수십 명이 될 정도로 돈이 많다고 해요.”그 말을 들은 정휘는 참지 못하고 책상을 탁 치고 일어섰다. 기껏해야 가게 직원일 뿐인데, 천하의 정 씨 가문 손자가 이런 평범한 가게 직원을 두려워할 리 없다!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가게 직원을 한껏 내려다보았다.“감히 제 친구를 건드리다니…세상 두려울 게 없나 보군요. “이어서 옆에 있던 소정은 경멸의 눈빛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예천우, 지금 네 아내가 위험에 처해있는데 나서지 않
임완유를 포함하여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말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였다.특히, 임완유는 결정적인 순간에 정말 예천우가 나설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여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또 있구나!”“너 같은 놈은 내 상대가 될 수 없어!”장혁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닥쳐!” 예천우가 소리쳤다.“뭐라고?” 장혁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바로 그때, 예천우가 장혁에게 주먹을 날렸다.장혁은 예천우의 강대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퍽!장혁은 예상치 못한 예천우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심지어는 얼굴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한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아…”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장혁의 뒤에 있던 직원들은 서둘러 장혁에게 달려가 그의 상태를 확인하였다.“형님, 괜찮으세요?” 한 직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장혁을 바라보았다.특히 임완유는 그간 예천우에게서 보지못한 모습에 크게 당황한 듯 보였다.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혁은 얼굴이 반쯤 붓기 시작하였다. 그는 충격에 가득 찬 표정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너…너 대체 정체가 뭐야?”예천우는 차가운 얼굴로 장혁을 바라보았다.“나는…임완유 남편되는 사람이야.”예천우가 소리쳤다. 이어서 그는 책상 위에 놓인 나이프를 들고 장혁에게 다가갔다.“너…너 대체 그걸로 뭘 하려는 거야!”그는 공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장혁을 바라보았다. 장혁을 바라보는 예천우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내가 뭘 할 것 같은데?”장혁의 안색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제서야 죽음이 두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안 돼! 멈춰!” 임완유가 소리쳤다.임완유는 예천우의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그러나, 법치 국가인 이 사회에서 살인이란 있을
“그럼 됐어.” 임완유가 말했다.두 사람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소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일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많이 호전되었다. 이는 그녀가 원했던 그림이 아니다.유걸이야 말로 임완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이다. 예천우 같은 남자는 절대 임완유와 함께 할 수 없다!“이봐, 예천우. 법치국가인 이 곳에서 함부로 싸웠다가는 징역이야! 알아? 그러니 너무 우쭐대지 마.” 소정이 소리쳤다.“맞아!”“그깟 싸움 좀 잘한다고 해서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너무 우쭐대지 마.”“내가 가진 강대한 권력에 비하면 그깟 싸움을 좀 잘하는 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어!”정휘도 소정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다행히 임완유가 제때에 장혁을 막은 탓에 정휘가 입은 부상은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그래. 하지만, 자기 여자 하나 정도는 지킬 줄 알아야 사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그리고 네가 가진 패물과 권세가 과연 영원할 것 같아?” 예천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소리쳤다.“네…네가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그깟 놈은 나 혼자서 처리할 수 있었어!”정휘가 소리쳤다.“하하…”예천우는 차갑게 웃으며 정휘의 말에 굳이 반박하려 하지 않았다.“참, 정휘 씨. 절 지키기 위해 대신 나서준 거 고맙게 생각해요. 상처는 좀 어때요? 괜찮나요?”임완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정휘를 바라보았다.“괜찮아요. 그 놈이 기습만 하지 않았다면, 제가 혼자서 잘 처리했을텐데… 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이에요.”정휘는 여전히 자신을 뽐내는 데 바빴다.계속되는 정휘의 잘난체에 임완유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자, 슬슬 배가 고픈 것 같은데, 이제 음식을 시켜볼까요?” 임완유가 말했다.그렇게 네 사람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쇼핑을 하기 위해서 백화점으로 향했다.그러나 여러 가게를 돌아다녀도 임완유의 마음에 드는 옷은 없었다.“어? 저 원피스 괜찮은 것 같아.”이때, 임완유는 한 가게에 걸려있는 검은색 원피스가 마음에 든
그 말을 들은 소정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본래 그 여자가 사려고 했던 원피스는 자신들이 먼저 구매하려고 하였다. 먼저 무례하게 행동한 건 자신들이 아니라 송강의 여자친구이다! 하지만, 정휘의 이어진 말은 그녀를 더욱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소정아, 어서 사과드려.” 정휘는 조심스럽게 소정에게 속삭이며 말했다.“뭐라고? 지금 나보고 사과하라고 한 거야?”소정은 정휘를 보고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자신이 만난 남자가 이토록 찌질하고 비겁한 남자라니… 그녀는 정휘의 태세전환에 그만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어쩔 수 없어…이 분은 내가 아까도 말 했다시피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소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어떻게 예천우보다 더 찌질한 남자가 자신의 남자친구일 수 있다는 말인가!이때, 임완유가 나서며 말했다. “미안해요. 사과의 의미로 옷 값은 저희가 계산하는 걸로 할게요.”하지만, 그 여자는 쉽사리 물러날 것 같지 않았다. “지금 내가 돈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아? 어서 빨리 무릎꿇고 사과해!”“소정아, 확실히 이번 일은 네가 잘못했어. 어서 무릎꿇고 사과드려… 이 분은 절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분이 아니야…”“그리고, 송강 형님의 여자친구에게 무릎 꿇을 수 있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야…” 정휘가 말했다.정휘의 마지막 말은 소정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남자가 이토록 뻔뻔한 물건일 줄은 몰랐다.‘내가 미쳤지… 저런 남자가 내 남자친구라니…’ 그녀는 그 순간 예천우가 정휘보다 만 배는 더 좋은 남자라고 생각이 들었다.“소정아, 이만 가자.” 임완유는 소정의 친구로서 자신의 친구에게 이런 큰 모욕감을 안겨다 줄 수는 없었다.“이대로 가겠다고?”“이대로 가버리면, 나중에 우리 오빠가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텐데?”바로 그때, 뒤에 서 있던 송강은 임완유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게 그는 임완유의 아름다운 외모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무릎 한 번 꿇는다고 무릎이 닳는 것도 아닐텐데,
허씨 가문의 위세는 꽤 강력했지만 4대 가문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실로 엄청났다.많은 허씨 가족 특히 허가연 아버지의 동생인 허종우와 그의 아들 허광호는 손씨 가문과의 인연을 통해 가문이 성장하기를 바랐다. 손씨 가문과 손을 잡으면 분명히 집안의 실력도 훨씬 더 강해질 것이고 그들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허가연의 엄마인 조은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지난번에도 자신이 몰래 허가연을 보내서 임선호를 만나러 천해시로 가게 했었다.허가연의 아버지인 허성태도 마음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한편 허가연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꺼내 임선호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임선호는 답장이 없었다. 게다가 양가의 대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도 임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허가연의 마음은 무거워졌다.임선호의 집안이 아주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가 적어도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줄 알았기에 실망스러웠다.임씨 가문 사람들이 말했던 대단한 예천우라는 존재도 결국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허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자 허가연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틀 후면 좋은 날이니 그날 약혼식을 올리는 게 어떨까요? 이견 없으시죠?”손동욱의 어머니인 강지혜가 제안했다. 이미 허씨 가문는 손씨 가문으로 시집오는 게 결정되었고 허성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조은희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딸이 마음 접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때 갑자기 문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바로 그 순간 예천우와 임선호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었다....그 시각, 용도의 예씨 가문.이른 아침에 가문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조금 전 전해진 소식은 충격적이었다.어젯밤 백호 전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그는 외부에
유은수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뒤돌아보니 정말 예천우가 와 있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하여 어색하게 말했다.“천우야, 왔구나. 아까는 내가 그냥 헛소리 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요?”그는 이번에는 다른 차를 타고 왔다. 아마도 그래서 유은수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굳이 따지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완유야, 선호야, 차에 타.”임선호와 임완유는 즉시 차로 다가가 올랐다.“선호야, 네가 운전해.”예천우는 바로 차 열쇠를 선호에게 던졌다.그러자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쇠를 잡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운전을 좋아해서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흥분된 얼굴이었다.유은수도 차에 오르려 했지만 예천우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아줌마, 어디 가시려고요?”“나도 같이 가야지. 선호 일인데 부모가 곁에 있어야 할 거 아니야?”유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요? 그렇다면 부모님이 계시니 저는 굳이 안 가도 되겠네요.”예천우는 내리려는 척하며 차 키를 건네려 했다. 유은수는 이를 보고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야, 아니야. 그럼 난 집에서 기다릴게. 천우야, 선호를 좀 부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차에 앉았다. 뒤이어 임완유가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가 있으니 선호는 무사할 거예요.”“그래, 그래. 안전하게 다녀와.”유은수는 차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욕했다.‘왜 저렇게 잘난척하는 거야? 용왕일 뿐이잖아. 용국의 다른 대단한 사람들은 너랑 달리 그렇게 예절 바르던데.’차가 출발하자 임선호는 예천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말했다.“매부, 죄송해요. 다시 한번 매부한테 폐를 끼치게 되네요. 아까 엄마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좀 입이 거칠어요.”“괜찮아.”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편하게 운전이나 해. 정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
김형준은 잠시 당황하다가 급히 말했다.“저는 어릴 때부터 체력이 남다른 편이라서 굳이 훈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하라면 하는 거야. 안 갈 거야?”예천우가 물었다.“가겠습니다!”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싶어 김형준은 바로 대답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곧바로 알려주고 직접 양박군에게 전화해 이 일을 설명했다.아직 당장 예천우를 따라다닐 수는 없었지만 이제 예천우의 작은 동생이 된 셈이니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할 거라며 김형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유이안은 예천우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하자 바로 다가와 물었다.“형부, 언니 일은 좀...”“이미 말했잖아, 더 얘기할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난 자야겠어. 더 할 얘기 없으면 얼른 돌아가.”유이안은 무척 답답했다.‘뭐가 더 할 얘기가 없다는 건지. 분명 중요한 일인데... 형부가 일부러 피하고 있는 거잖아.’이번엔 정말 예천우가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되면 임완유는 어쩌나 싶어 걱정이 밀려왔다.어쩔 수 없이 유이안은 김형준과 함께 자리를 떠났고 가는 길에 유은수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예천우가 이미 단호히 결심했고 더 이상 그들과 얽힐 의사가 없다고 했다.사실 유이안이 예천우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유은수의 도움이 컸다. 유은수는 유이안이 예천우를 설득해 임완유를 용서하게 만들길 바랐던 것이다.그러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유은수는 자신이 한 일들이 크게 후회되기 시작했다.‘내가 왜 그렇게 어리석게 굴었을까.’두 사람을 돌려보낸 후 예천우는 푹 자고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문득 임완유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임선호와 함께 동성시로 가기로 한 일이었지만 너무 사소한 일이라 깜빡 잊었다.예천우는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향했다. 과속 감시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선 속도를 내며 빠르게 이동했다.한편 임선호는 아침 7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
전화를 끊고 예천우는 일부러 양씨 가문 별장에 들러 양체은에게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직접 전했다. 이제 그녀가 억울한 느낌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양체은은 이 말을 듣자마자 몹시 기뻤다. 그녀는 예천우가 행복하다면 자신도 행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동시에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비록 예천우와 영원히 함께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완벽한 결혼식 아니면 혼인 신고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양대복은 한숨을 쉬며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어마어마한 부귀가 우리 양씨 가문과는 정말 인연이 없는가 봐.’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예천우는 차를 몰고 천궐 1호로 돌아왔다.그러나 집 앞에 도착하자 뜻밖의 불청객 두 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한 명은 자신이 혼쭐을 내준 놈이었는데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않고 여기까지 쫓아온 것이다.‘설마 자기가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 걸까?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있나?’잠깐 유이안도 와 있었네. 이 계집애가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구나. 약간 성가시긴 하지만 유이안이 임완유에게 잘해줬던 건 사실이었다.두 사람은 예천우를 보자마자 즉시 다가왔다.그런데 이번에는 유이안이 말하기도 전에 김형준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죄송합니다! 전에 제가 잘못했어요. 눈이 멀어서 형님을 무례하게 대했어요!”예천우는 순간 당황했다.‘형님? 뭐라는 거지?’유이안이 예천우의 표정을 보고는 황급히 설명했다.“형준이는 용왕님 그러니까 형부를 정말 존경해요! 그런데 형부의 신분을 몰랐던 거죠. 그래서 제가 조금 전에 알려줬어요.”“맞아요! 형님께서 용왕님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절대로 함부로 대하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정말 형님을 따르고 싶어서 꿈에서도 따라다닐 정도예요!”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를 따른다고? 네 실력으로 말이야? 힘들 텐데.”김형준은 잠시 멍해졌다. 어쨌든 자신도 화경 초기에 도달한 실력자로 고수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말
임완유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어젯밤 일이 떠오르자 마음 한편에 묘한 욕망이 생겼다.“헤헤. 너도 많이 날 원한다고 했잖아. 아니야?”예천우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큰 문제가 해결되었기에 그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아니었으면 양체은에게 너무 미안했을 테고 나중에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무슨 소리야. 지금 나한테 그런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어.”이때 임완유는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랐고 이제는 정말 마음이 지쳐버렸다.“무슨 일이야? 혹시 허씨 가문 쪽에서 찾아왔어?”예천우가 물었다. 지금 상황에서 임씨 가문의 문제는 임선호의 일뿐이다.“그건 아니야. 그런데 허씨 가문과 손씨 가문 쪽에서 내일 양가 부모님끼리 만나 약혼식을 정하기로 했대. 그리고 좋은 날을 골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거야. 그래서 선호가 흥분해서 내일 허씨 가문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허씨 가문과 손씨 가문의 약혼은 절대 못 본 척하지 않겠다는 거야.”임완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사실 그녀는 아직 양가가 약혼하는 것뿐이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서 예천우가 일을 마친 뒤 도움을 요청할까 했었다.지금 도와달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의심을 살 수도 있고 예천우의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예천우가 그 문제를 해결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그렇구나, 이 자식이 꽤 의리가 있네. 걱정하지 마. 내일 내가 직접 같이 가서 이 일을 해결해 줄게.”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 잘됐어. 네가 있다면 틀림없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고마워.”임완유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입으로만 고맙다고 하면 섭섭한데.”“그럼 어쩌라는 거야. 이 늦은 밤에 나보고 네가 원하는 걸 해주러 나가라는 거야?” 임완유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내가 원하는 게 뭔데? 무슨 뜻이야?”“나쁜 자식. 나도 몰라.”임완유는 갑자기 전화를 끊으며 얼굴이 빨개졌다. 이렇게 애교 섞인 말을 자신이 했다는 게
임완유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와서도 유은수는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계속 이렇게 간다면 예천우가 돌아온다 해도 결국 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유은수는 임완유의 표정을 보고 더욱 초조해하며 화를 냈다.“그건 무슨 눈빛이야? 정말 네 동생이 죽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임국종도 급하게 말했다.“완유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 동생은 항상 널 지지해 왔어. 누나로서 응당 동생을 도와줘야지.”“맞아. 완유야, 반드시 선호를 도와줘야 해.”임강도 바쁘게 말을 덧붙였다.임선호는 살짝 입을 열었지만 사실 누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로 임완유와 예천우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는 정말로 허가연을 잃고 싶지 않았다.가족들의 시선에 임완유는 마음속으로 매우 괴로워하며 말했다.“당신들은 제가 정말 그렇게 동생을 돕지 않을 사람으로 보이나요?”그러자 임국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임선호는 바로 말을 이었다.“누나, 난 누나를 믿어. 하지만 만약 누나가 불편하면 내가 직접 가겠어.”“너도 날 믿지 않네.”임완유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바로 방으로 향했다.남은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초조해진 유은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임완유,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진짜 동생이 죽는 꼴 보고 싶어? 역시 친...”“그만해!”임국종이 먼저 큰 소리로 말리며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유은수는 자기가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임완유가 아무 반응도 없는 걸 보니 아마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뭐라 하는 거야. 우리는 완유를 믿어야 해. 완유는 그동안 항상 가족을 위해 마음을 다해왔고 유일한 동생인 선호를 몹시 아꼈잖아. 선호를 그냥 놔둘 리가 없어.”임국종은 일부러 임완유가 듣게끔 높고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다.하지만 임완유 출생의 비밀은 사실 임국종, 임강과 유은수 세 사람
“하지만 사모님은 곧 오실 거예요.”“좋아요. 그러면 기다릴게요.”어머니가 괜찮다는 소식을 듣고 예천우는 안심했지만 어머니가 지금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일지 걱정했다.“다시 확인할게요. 제가 더 이상 양체은과 결혼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예천우가 다시 물었다.“네!”“좋아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곧바로 떠났다. 상대가 이렇게 매력적인 여자였고 선우서림은 심지어 그의 어떤 행동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선우서림은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그녀도 예천우가 이렇게 가버릴 줄은 몰랐다.‘내가 이렇게 매력이 없었던 걸까?’선우서림은 처음으로 자신의 매력을 의심했다.그동안 선우서림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다가가면 어떤 남자도 자신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남궁은서였다.“여보세요. 사모님,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선우서림은 전화를 받고 급하게 말했다.“괜찮아!”“방금 들었는데 천우가 양체은의 속에 있는 현음 진기를 얻었다고 했어. 그래서 양체은과 함께 있든 말든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현음 진기? 그게 뭐예요?”선우서림은 그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그건 네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어.”“알겠어요!”선우서림은 마음이 답답했다.‘이렇게 되면 예천우와 임완유가 다시 가까워질 텐데... 그러나 임완유는 전혀 예천우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내가 오히려 더 잘 어울릴 거야.’전화를 끊은 남궁은서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이번 일을 통해 임씨 가문 사람들이 정말 깨닫기를 바랐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도 잔인해질 수밖에 없었다.남궁은서는 과연 예천우가 지금 어떤 경지인지 궁금했다. 양체은의 현음의 기운을 흡수했으니 아마 종사 절정의 경지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직 부족해.’그렇지 않았다면 남궁은서도 줄곧 숨어 있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예천우는 떠난 후 다시 부하들에게 부탁하여 선
“사실 전...”선우서림은 진실을 거의 말할 뻔했지만 남궁은서의 당부가 생각났고 지금 예천우에게 그녀가 천해시에 있다는 사실을 절대 알려줘서는 안 되었다.그래서 선우서림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천우 씨가 믿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천우 씨가 뭘 하든 전 상관하지 않아요.”“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비록 저는 서림 씨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서림 씨 미모라면 제 부하들은...”“네가 감히!”선우서림은 모욕감을 느꼈고 억울해서 화를 내며 말했다.“정말 그렇게 되면 전 죽어도 천우 씨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선우서림은 말하면서 눈물을 터뜨렸다.이 장면을 보자 예천우는 오히려 어리둥절해졌다. 특히 상대방이 그렇게 억울하고 분노에 차 있는 모습을 보니 자신이 정말 나쁜 사람처럼 느껴졌다.그녀의 애처롭고 불쌍한 모습 때문에 예천우는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졌다.“알았어요. 말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이번 일은 서림 씨가 주도한 것이니까 이제는 그만할 수 있겠죠?”어차피 자신에게 큰 해가 되지 않았고 순리롭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예천우도 더 이상 캐묻고 싶지 않았다.선우서림은 예천우의 변화된 모습에 속으로 생각했다.‘이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네.’그래서 선우서림은 계속해서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화를 내며 말했다.“안 돼요! 천우 씨는 반드시 양체은과 결혼해야 해요.”남궁은서가 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기에 그녀도 마음을 바꿀 수 없었다.그러자 예천우는 말문이 막혔다.“도대체 뭘 원하는 거죠? 지금 목적은 달성했잖아요.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죠? 다른 목적이 있는 거예요?”“몰라요. 천우 씨가 어떻게 하든 마음대로 하세요.”남궁은서가 말하지 않으니 선우서림은 대답할 수 없었다.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바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림 씨는 이 일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거네요. 자, 아까 그 여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사실대로 말해봐요.”그러자 선우서림은 안색이 변했다.
선우서림은 깜짝 놀랐고 예천우의 대단한 상상력 때문에 몹시 당황했다.“그분은 그냥 제 사업 파트너예요. 설마 그녀가 천우 씨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않겠죠? 천우 씨는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시는 것 같네요. 만약 그 사람이 천우 씨 어머니였다면 이미 나와 천우 씨를 만나러 오셨겠죠.”“그렇겠네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또 곧바로 말했다.“하지만 서림 씨 말처럼 제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왜 저를 찾아오지 않는 걸까요? 어쩌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죠.”“...”선우서림은 마음속으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예천우가 정말 똑똑한 남자라고 생각한 선우서림은 계속 부인했다.“천우 씨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좋아요. 그럼 서림 씨가 말해봐요. 제 어머니는 지금 어떻게 지내요?”“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은 잘 지내고 있어요. 지금 일 때문에 엄청 바쁘니까 끝나면 천해시에 와서 천우 씨를 찾을 거예요.”“정말이에요?”예천우는 몹시 흥분했다. 수년간 어머니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기에 어머니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자 엄청 기뻤다.“물론이죠.”“그럼 저에게 완유와 이혼하고 체은과 결혼하라고 한 것도 서림 씨가 주도한 거예요?” “네!”선우서림은 단호하게 대답했다.“왜 그런 거죠?”“천우 씨는 당당한 용왕이고 저는 천우 씨의 약혼녀예요. 임씨 가문 사람들이 천우 씨를 그렇게 대하는 게 정말 못마땅했어요. 그래서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었죠. 그리고 임완유라는 여자는 천우 씨가 그렇게 헌신적으로 도와줬는데 한 번도 천우 씨를 믿지 않고 결국 천우 씨를 내쫓았잖아요. 정말로 이토록 미련한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 천우 씨의 곁에 있는 거죠?”선우서림은 분노에 차서 반문했다.“그래서 서림 씨가 임완유를 내쫓고 저와 양체은이 결혼하게 만든 거예요?”“네. 임씨 가문이 후회하게 만들고 임완유도 후회하게 하고 싶었어요. 제 목표는 분명히 달성했죠. 임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천우 씨를 되찾으려고 안달 났어요.”“완유와 헤어지게 만드는 건